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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소녀 류하 시리즈
작가 : 루날
작품등록일 : 2017.7.9

비정한 청부업자들과 범죄조직들이 판치는 부산을 배경으로, 오갈 데 없는 한 소녀가 방황한다. 무기력하고 무감정한 소녀가 거친 세계 속에서 살아남으며 성장하는 하드보일드하고 피카레스크한 이야기, 지금 여기서 개막.

 
0 - 소녀는 신을 믿지 않는다
작성일 : 17-07-10 20:34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2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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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안개 속에서 배가 움직였다.

 인적도 드문 새벽이었거니와 작은 나룻배였기 때문에 그 배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배는 철제 십자가를 담고 있었는데, 십자가에는 누군가가 매달려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단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는 죽어 있었다.

 배는 다리 아래서 멈춰 섰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신호가 오기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 위에서 손전등 불빛이 비쳤다. 작은 나룻배에 탄 인부들은 철제 십자가를 힘을 합쳐 들어올렸다. 역십자가 모양으로 철제 십자가가 일어섰다. 그들은 철제 십자가 끝부분에 매달린 쇠사슬을 다리 위로 집어던졌다. 다리 위의 인부는 쇠사슬을 단단히 붙잡았다.

 배에 탄 인부들은 철제 십자가를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십자가상이 거꾸로,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인부들은 십자가상을 가라앉혔다. 십자가상이 가라앉자 인부들은 위로 신호를 보냈다.

 위에서 신호를 받은 인부들은 쇠사슬을 다리 난간에 단단히 묶었다. 그들은 쇠사슬이 혹여나 풀리지 않을지 수차례 확인하며 단단히 묶었다. 쇠사슬이 완전히 묶이자. 다리 위의 인부들은 다시 배 위의 인부들에게로 신호를 보냈다.

 모든 일이 끝나자 인부들은 서로 바쁘다는 듯이 왔던 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리 한복판에 철제 십자가가 매달리게 된 사연은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그저 물에 잠긴 채 철제 십자가는 하루 빨리 스스로가 발견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저 친구 생겼어요.”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성격 좋은 한현만이 살짝이나마 뭐라 반응해주려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옆에 있던 소담 - 예의 광전사 씨 – 의 큰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하여간, 다들 관심을 조금이나마 기울여 줄 거라는 생각 따윈 하나도 안 했다.

 지금은 마작 중이니까.

 량차오 아저씨의 음침한 그 마굴 속에서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마작이라니. 불법 도박장과 무릉도원을 반반 섞어놓은 분위기다. 사실 차 향기가 담배연기였으면 바로 경찰이 들이닥쳐서 전부 체포당해도 할 말 없을 거라고. 뭐 진짜 불법도박인 것도 아니니까 상관은 없지만.

 “하하, 기대하는 게 좋을 거다!”

 아, 우리의 광전사 소담씨가 나에게 외쳤다. 아, 나에게 외치는 이유는 간단히 내 점수가 1등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의 소담씨는 꼴찌다. 뭐, 꼴지가 ‘아니게 될지도’ 모르지. 이야기하자면 참 인간승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는데, 전판에서만 해도 꼴찌였던 사람이 갑자기 3연뻥을 치는 것이다. 누가 보나 저건 대삼원 텐파이다.

 그러니까 마작을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만 간단하다. 소담은 마작 최강의 패를 만들기 직전, 한방에 내 배때지를 쑤셔버릴 죽창을 준비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며칠 전에 시작한 마작이라 잘은 모르지만 그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만으로도 알 수 있다. 전직 살인청부업자 치고는 기가 약한 한현은 물론, 그 입 걸걸한 욕쟁이 량차오 씨까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니까. 저 죽창이 막히면 무슨 저 성격에 무슨 난동을 피울지 모른다.

 “좋아! 내 패를 보여주마!”

 “잠깐만요, 론. 탕야오 노미 1000점.”

 내 패를 내밀었다. 탕야오. 마작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패.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걸 그대로 처맞았으면 바로 꼴찌로 강등당했을텐데, 그러면 량차오의 특제 마파두부밥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량차오의 마파두부밥은 솔직히 말해서, 맛있는 편이다. 문제는 그게 사천지방 중국인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저지 저 쪽에 놓여있는 그릇에 바로 그 마파두부밥이 있는데, 스멀스멀 구린 냄새에 매운 냄새가 나는 걸 보니 되도록 저걸 멀리 치워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제가 1등이네요. 아, 맞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 친구 생겼어요.”

 여전히 아무도 들을 생각 없는 모양이다. 량차오는 이걸 보고 웃어대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이 참 웃음도 많아. 한현은 호구새끼답게 소담의 눈치만 보고 있다. 소담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 눈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의자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릴 정도로 몸을 부들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소담의 눈에서 안광이 번뜩였다. 바로 내 멱살을 잡고는 흔들었다. 우와. 멀미나.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야야, 진정해!”

 “내 대삼원!!! 대삼원이!!!”

 한현이 필사적으로 붙든 덕분에 소담은 진정하고 주저앉았다. 한현 아저씨는 소담 때문에 아직도 배에 상처가 남아있는데 참 열심이시다. 평소의 소담을 생각하면 소담도 참 귀신같은 자제력을 발휘했다 할 수 있겠다. 고작 멱살을 붙잡고 흔드는 정도로 끝나다니. 아니면 단순히 여기 들어오면서 도끼를 함달 할아버지에게 맡겨두고 나와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아깝다. 이번엔 죽을 수 있었는데.

 “아……. 나 저거 먹기 싫단 말이야.”

 “아무튼 1위는 류하고 내가 2위, 한현이 3위고 소담 네가 여전히 4위로군.”

 량차오 아저씨가 빠르게 점수를 정리했다. 나는 여유롭게 차 한 모금을 마셨다. 오늘의 차는 한현 아저씨가 들고 온 포트넘 앤 메이슨의 얼 그레이 클래식. 베르가못 오일의 깊은 맛이 다른 얼 그레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쌉싸름한 향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얼 그레이는 가향차지만, 그 역사는 이미 ‘고전’으로 받아들여지기에 합당하다. 그러니 ‘얼 그레이 클래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포트넘 앤 메이슨은 영국의 차 회사로서 이런 고전적인 홍차를 맛있게 만드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수입하는 곳이 잘 없어서 비싸지만, 한현은 해외 직구를 해서라도 구하는 모양이었다. 아님 량차오 아저씨를 거치거나.

 어디까지나 한현 아저씨가 뽕에 차서 설명했던 소리고 나는 그냥 향이 대충 좋다는 말로만 알아들었다. 사실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주워먹는 내 입맛으로는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저 친구 생겼어요.”

 이 말을 하는 게 벌써 세 번째다. 아직도 량차오는 소담을 비웃느라 정신이 없고 한현만 유일하게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관심 없는 척, 혹은 내심 놀란 척 받아주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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