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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Stop being bossy?(2)
작성일 : 17-07-10 18:30     조회 : 258     추천 : 1     분량 : 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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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p being bossy?(2)

 

 

 그러면서 창밖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곤 했는데, 리첸은 아드리안의 눈이 낮음을 깨닫고 탄식했다. 그깟 계집 따위 어디가 좋다고! 라리마는 이제 아드리안을 만나러 오지도 않았다. 리첸은 그렇게 눈을 빛낼 땐 언제고 아드리안에게 편지 한장도 쓰지 않는지 짜증났다. 아드리안의 취향은 고사하고, 태도가 불분명한 라리마에게 더 화가 치민 것이었다. 철없는 영애였으니 다른 이에게 마음이 갔을 수도 있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더 좋은 영애들 소개시켜줄수도 있는데! 리첸의 권유는 아드리안의 마음 끝자락조차 건드리지 못했다.

 

 "아드리나, 그 녀석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쓰는 거 어떻게 생각하지?"

 

 "그 사람이 말입니까?"

 

 아드리나는 그렇게 말하고 침묵했다. 리첸은 역시 그와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동생인 아드리나 역시 동의하고 있지 않은가. 아드리나의 침묵을 해석한 리첸은 무슨 속셈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확신했다.

 

 "경, 아드리안은 어디 있지?"

 

 "레이디 페리헬과 식사하러 가신다고 혼자 놀으라고 전하셨습니다."

 

 "뭐? 페리헬? 하, 역시 기분 좋았던 이유는 그 꼬맹이 때문이었나. 게다가 뭐, 혼자 놀으라고? 이 자식 오기만 해봐."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전해드리겠습니다, 군부 총장 각하."

 

 "됐다!"

 

 리첸은 제 확신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진짜 그 꼬맹이를 좋아하는 거야? 어린 여성이 취향이었나, 진짜? 오면 물어봐야지. 리첸은 제게 미리 말도 없이 자리를 비운 걸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리첸이 그렇게 혼자 놀 동안, 아드리안과 헤일린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헤일린,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저야말로.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고마워요, 부총통 각하."

 

 "쉿, 사람이 많으니 부통총 각하라고 부르지 마세요. 오늘만 아드리안이라고 불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제 실명은 잘 모르거든요."

 

 "원하신다면 그리 할게요."

 

 분위기 좋은 양식당, 오붓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은 공간,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까지 완벽했다. 아드리안은 오늘을 위해 준비한 게 참 흡족했다. 그는 헤일린이 보고 싶었다. 헤일린만큼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여인도 드물었다. 직원은 둘을 연인으로 생각하는 듯, 그들을 안내하면서도 둘을 살폈다. 혼혈의 아름다운 여인과 젊은 제국인. 제국에서는 자주 보이는 모습이었으나 전 왕국인에게는 익숙치 않았다. 그럼에도 서로 작게 소곤거리는 광경이 좋아보였다.

 

 "주문은 미리 예약한 대로 부탁드리죠."

 

 "예, 알겠습니다."

 

 "미리 예약까지 해놓으셨군요."

 

 "저도 가끔 외식은 하고 싶어서요. 저택이 있음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궁의 요리가 싫다는 건 아니지만, 자주 먹으면 좀 지겹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6년 다니면 학식만 생각해도 싫은 거랑 똑같습니다."

 

 "풋. 비유가 제법이세요."

 

 헤일린도 공감하는 듯 작게 웃었다. 일도 일이지만, 먹는 것도 고충 중에 하나였구나 싶어서였다. 분위기는 좋았다. 아드리나는 어떻게 지내는지, 리첸이 일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부총통 각하의 일은 어떤지. 둘은 끊임 없이 이야기했고 스스럼이 없었다.

 

 "리첸 경도 같이 오시지 그랬어요? 저는 괜찮았는데."

 

 "아닙니다. 리첸 님도 이제 꽤 바쁘시니 일은 방해하면 안 되죠."

 

 "그런가요? 그 분이 일을 하시는 모습이 사실 상상이 안 되긴 해요. 지금도 가끔 편지가 오는 걸요. 사총사가 언제 모여야 한다면서요."

 

 "그렇군요. 힘드시겠습니다."

 

 아드리안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었다. 잘근잘근 씹는 것이, 고기가 많이 먹고 싶었나보다- 라고 생각한 헤일린이었다. 살짝 화난 것 같기도 한데, 아닌가? 헤일린이 그의 눈치를 살피려고할 때, 그가 말했다.

 

 "그 사총사, 편지로만 보시는 게 다행입니다. 저는 그걸 귀로 듣습니다."

 

 "앗. 그것도 힘드시겠어요."

 

 닭살 안 돋으셨나요? 조금 돋는데 버틸 수는 있습니다. 그의 명명 감각(네이밍 센스)은(는) 면역이 되었거든요. 뒷담화가 제일 재밌다고, 둘은 조곤조곤 차분하게 리첸의 감각을 비난했다. 누가 아드리안을 보면 저 사람이 저렇게 웃을 줄도 아느냐고 눈을 의심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헤일린은 궁 안의 아드리안은 알지 못했다. 코스 요리가 끝나갈 무렵 헤일린이 망설이다 입술을 열었다.

 

 "아드리안, 사실 말씀드릴 게 있어요."

 

 "라리마,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아드리안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헤일린은 말해야 했다. 그걸 위해 일부러 그의 시간을 뺏은 거였다.

 

 "라리마가 사실 몸이 좋지 않아요. 그 아이가 변심했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몸이 좋지 않다니, 어느 정도입니까?"

 

 "마차 사고였어요. 하체를 다쳤고, 아마 걸을 수 없을 거라고 하네요."

 

 "걸을 수, 없다?"

 

 "예. 사고 후 하루도 넘게 지나 발견되었고 백작께서 급하게 신관을 구하셨죠. 흉이나 깊은 상처를 치유되었으나 신관조차도 그 아이의 충격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해요. 지금 회복 중이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신력도 나을 수 없다고 각인되면 한계가 있는 거였습니까?"

 

 "저도 몰랐어요. 전 페닐의 신을 의지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신관의 치료만은 마법치료의 단점을 가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수술은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까?"

 

 수술. 외과적인 치료라면 라리마의 다리도 가망이 있었다. 제국인인 아드리안은 바로 의사를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파울 백작이 골수 페닐 귀족이라는 것이었다. 제국령이 된 이후 겨우 외과 치료가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신관 혹은 치료 마법사. 이 두개가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왕국, 그리고 그 귀족들은 꽉 막힌 구석이 있었다. 몸에 칼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말라, 페닐 귀족에게 세뇌된 내용이었다. 아드리안은 헤일린의 표정을 보고 이 사정을 짐작했다.

 

 "저는 그녀가 결혼 전의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거든요. 바쁘기도 해서 신경쓸 시간도 많지 않았지만요."

 

 "예, 아드리안은 바쁘셨죠. 백작님께서 소식을 전하지 않으셨나요?"

 

 '그 아이를 무슨 일이 있어도 살펴줄 수 있겠나? 부탁함세.'

 

 결혼 전 아버지의 걱정이라고만 어겼던 말이었다. 갑작스런 한마디에 그러겠노라고 대답했었다. 그가 아무 말이 없자, 그녀는 혼란에 빠졌다. 파울 백작은 왜 직접 아드리안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았으며, 부인은 왜 제게 이 소식을 전해달라 부탁한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헤일린, 페리헬 백작께선 저희 약혼이 불안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저와 친분이 있는 헤일린을 통해 소식을 전하려고 한 거겠죠. 그렇게 불안한 표정 지을 필요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 부인께서 아드리안에게 전하라고한 선물이 있어요."

 

 "뭡니까?"

 

 헤일린은 리본을 풀었다. 작은 상자 속에 들어 있는 건 향수 같았다. 헤일린이 그에게 열린 상자를 건네주었다. 어쩐지 아드리안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헤일린은 그의 표정이 이상함을 눈치채고 안색을 살폈다.

 

 "아드리안?"

 

 그는 선물을 한번 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헤일린을 응시했다. 헤일린은 결국 상자를 뺏어 선물을 확인했다. 설마 싶어 테이블 위로 내용물을 뿌려보았다. 분사되지 않는 형태에 고급스러운 향기, 약간의 과일기름 냄새....... 연애 경험이 없다지만, 성인인 헤일린이 이마저 모를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았다. 훈훈했던 분위기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아주 고요히 차가워지는 공기에 그가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녀의 눈은 차가워도 묘하게 시선을 끌었다. 비단, 생각보다 그녀가 더 아름답다는 걸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많은 것에 흥미가 있었다.

 

 "헤일린. 저를 좀 보세요."

 

 헤일린은 반응이 없었다. 입술을 꾹 다물고, 주먹을 쥐고, 선물을 지그시 노려볼 뿐이었다. 아드리안은 아랫배가 저릿해지는 느낌에 이성을 붙잡았다. 부인이 보낸 선물은 헤일린에게는 분노를, 아드리안에게는 다른 어떤 감정을 주기에 충분했다.

 

 "어째서?"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백작은 소식을 직접 전하지 않았고, 부인은 그녀에게 소식을 전해달라 부탁했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드리안이 직접 저택에 와 라리마를 살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이해가 갔다. 이 선물은 부가적으로 한 사람을 더 보내는 거였다. 바로 헤일린 본인이었다. 백작의 생각도, 부인의 속셈도 헤일린에겐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지만 하나는 알았다.

 

 "아드리안, 실례해도 되나요."

 

 "헤일린?"

 

 헤일린은 무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마다 분노의 형태는 다르다고 하지만 헤일린은 언듯 보면 정말로 차분해보였다. 그래도 헤일린의 손끝이 울분으로 떨리고 있는 것을 아는 건, 그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아드리안은 헤일린을 관찰하는 데 재능이 있었다. 헤일린의 손이 향한 곳은 부인의 선물이었다. 유리병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다. 포도 향기가 방 안에 확 퍼졌다.

 

 "향유는 제게 필요없어요. 아드리안, 그 아이의 허물을 포용할 수 없다면 파혼하셔도 좋아요."

 

 "가족이 걱정되지 않습니까?"

 

 "상관없어요."

 

 "헤일린, 진정하세요."

 

 "다 죽여버려도 상관없어요-"

 

 그는 지금 기묘한 감각에 휩싸이고 있었다. 말은 뇌를 거치지 않고 나왔다. 그답지 않았다. 청초하고 지혜로운 여인, 헤일린. 그런데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언행은 청초함과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다.

 

 "오늘은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사근사근한 인사로 마무리되었을 식사가 파토났다. 헤일린은 외투를 입고 우아하게 인사했다. 평소처럼의 인사였으나 표정은 잘 만들어진 인형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셀리와 함께 빠르게 식당을 벗어났고, 그는 그걸 끝까지 지켜보았다. 미련이 가득 담긴 눈빛이었다. 선물을 본 순간, 그는 기뻐하고 싶었다. 속에서 차오르는 기대감 혹은 만족감, 그게 그의 이성을 흐리게 만들었다.

 

 "같이 화내주길 바랐나요? 헤일린, 난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에요."

 

 깨져버린 향유병. 그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유리조각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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