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 전 생기……
작가 : 재벌총수
작품등록일 : 2017.6.29

이 세계,
전 생기……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재벌 회장이었던
전 다른 세계의 용사가 되어
마왕을 물리치기로 결심했답니다.


*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사건, 장소는 실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001
작성일 : 17-07-10 18:21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40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어긴 무에야. 돈으로 살지. 엄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별 소리를 다 듣겠네. 그 간단한 걸 왜 묻나? 당신이 아까 먹은 밥도 돈으로 산 것이고, 지금 한 손에 들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도 돈으로 산 것이고, 한참 전부터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의자도 돈으로 산 것이다. 모르긴 해도 대기질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나빠지면, 공기도 돈 주고 살 수 밖에 없을 걸. 실제로 지리산 공기를 캔으로 팔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명을 영위하는 <산다>는 것은, 값을 치르고 무언가를 <산다>는 것에 다름 아니고, 삶을 사는 것도 물건을 사는 것도 모두 <산다>고 표현한 한국어야 말로 참으로 자본주의에 어울리는 적절한 언어라 할 수 있겠다.

 

 말장난은 그만하자.

 인간이 무엇으로 살아가느냐는 질문에 돈이 아니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둘 중 하나이다. 아직 제대로 돈의 맛을 못 본 녀석이거나, 돈 때문에 눈깔 뒤집혀 본 적이 없는 녀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조건은 함께 붙어 다니는 경우가 제법 많은 편이다. 어찌 되었든 팔자가 좋다는 뜻이니 계속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아쉽게도 나는 그러질 못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피눈물을 흘릴 정도로 괴로워했던 적도 있고, 그 덕에 미친듯이 돈 버는 데만 매달리기도 했다. 다행히 내게는 돈 버는 재주가 있었다. 그것도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규모로──. 점잖게 표현해서 사업에 대한 재능이라고 하자. 단순히 내 능력 덕분만은 아닐 것이다. 시대라고 해야 할지 운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엇이 있었다. 아마도 하늘이 내려준 천운 같은 것이리라. 덕분에 돈 버는 맛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제법 부자가 되었을 때도 멈출 생각은 안 들었다. 기계가 미친듯이 돌아가고 있는데, 마침 브레이크마저 고장 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밥 먹는 시간, 잠 자는 시간도 아까웠다. 일하고 또 일했다. 회사를 키워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또 회사를 키웠다.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일하고, 벌고, 키우고, 또 일하고, 또 벌고, 또 키웠다.

 

 정신을 차려보니 회사는 어느새 거대한 제국이 되어 있었다. 나 역시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물론 나보다 더 부자도 있다) 내 개인 재산이 어느 정도이냐 하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의 가치가 오르고 내리는 폭에 따라 차이가 좀 난다. 으흠. 몇 조가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이니 조금이라고 하면 안되겠지. 정정하겠다. 제법 큰 차이가 있다.

 일일이 세어본 적은 없지만 어느 외신에서 말하길, 올해 나의 재산은 XX조원 정도라고 했다. 세계 1위를 차지한 빌게이츠라는 친구가 96조원을 넘겼으니 나야 아직 먼 셈이다. (그러고보니 성북동 영빈관에서 빌과 만찬을 한 지도 제법 세월이 흘렀다. 아마 그를 다시 보게 되는 건 힘들겠지) 분발의 여지가 상당하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비자금까지 합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세계 억만장자 랭킹에서 내 위치는 좀 더 상승하겠지만── 으흠. 여기까지만 하자.

 

 자, 어찌 되었든 나는 국내 최고의 부호 중 한 명이 되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받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옳은 길이든 그른 길이든 가리지 않았으니까. 수많은 공헌을 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빠지지 않을 긴 못을 박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지금에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나는 일군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고, 잃은 것들을 외면할 자유가 있다.

 

 사실 나 같은 사람을 마냥 부러워할 일도 아니다. 살면서 받아야 했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회사의 규모가 커진 후에는 항상 그러했다. 경제, 정치, 사회 등 회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변수투성이다. 이걸 버텨내려면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거나, 적어도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압박감을 즐기는 성격이긴 해도, 너무 심하게 짓 눌려져서 꼼짝할 수 없게 되는 것만은 절대 사절하고 싶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폐소공포증이라도 걸려버릴 것 같은 깜깜한 어둠이었다.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몰려온다. 그저 허우적대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팔다리가 움직여지는 느낌조차 없다. 애초에 제대로 달려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다. 의식은 있으나 육체의 감각이 전해지지 않았다. 시각과 청각을 비롯한 오감과 통각이 모조리 차단된 듯 하다. 차라리 정신이라도 잃었으면 좋았을 것을. 최악의 기분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여기가 어디지?

 지금 내가 뭘 하고 있었지?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끝없는 암흑.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당혹감에 숨이 막혀온다. 시간 감각도 이상했다. 몇 초가 지난 같기도 하고 몇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생체시계가 엉망이 된 듯 하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 이대로 정신이 무너질 것만 같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고 실제로 음성이 들렸던 것은 아니다. 청각이 사라진 마당에 소리가 들릴 리 없으니까. 그것은 귀가 아니라 마치 머릿속에다 대고 직접 말하는 듯한 기묘한 울림이었다.

 

 <안녕하세요.>

 

 평범한 인사말이었다. ‘안녕하시오.’ 엉겁결에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려고 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오감이 마비되었는데 말이라고 나올까.

 

 <잘 안 들리십니까? 안녕하세요.>

 

 인사가 반복되었다. ‘안녕하시오! 잘 들리다마다! 당신은 누구요? 여기가 대체 어디입니까?’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역시 입 밖으로 나올 리 없었다. 애가 탔다. 어떻게든 의사 소통을 해야만 한다. 저 목소리야말로 이 끔찍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잠깐 대답이 늦어졌네요. 안녕하십니까.>

 

 또 다른 음성이 들려왔다. 마찬가지로 머릿속에서 직접 울리는 소리였다.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알고 보니 나에게 말을 건 것이 아니라 따로 대화 상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괜찮습니다. 많이 바쁘시죠?>

 <말씀도 마세요. 요즘 같아서는 왜 내가 이 일을 시작했나 후회가 들 정도입니다. 대놓고 업무량 오버라니까요. 하하.>

 

 아무래도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나 보다. 허탈함은 분노로 바뀌어 갔다. 누구는 미쳐 버리기 직전인데, 한가하게 평범한 샐러리맨의 대화 같은 거 나누지 말라고. 더구나 남의 머릿속에서 말이야.

 

 <역시 지구의 관리자 님이십니다~. 안 그래도 각 차원의 세계에서 용사 소환에 대한 주문이 폭주 중일 텐데, 저희 쪽 긴급요청까지 받아 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별 말씀을요, 그란노스의 관리자 님. 그 쪽이야 전통 있는 거래처 아닙니까. 대대로 내려오는 대규모 소환의식도 유서 깊은 정통성을 갖추고 있고요. 요즘 우후죽순으로 유행하고 있는 ‘사고로 트럭에 부딪쳤더니 이세계 전생’ 같은 패턴과는 비교할 수 없지요.>

 <하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네, 말씀 하시죠.>

 <그란노스처럼 안정화 된 소환 전형을 갖춘 세계에서, 어쩌다 이번 건 같은 긴급 요청이 발주된 것인지요?>

 <그게 참……. 저도 많이 당황스러운데요. 지난 번에 소환된 용사의 멘탈이 심각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 들어 국가 간의 알력이 심하고 정세도 불안정해서 걱정이긴 했어요. 용사에 대한 처우도 계속 나빠진 것 같고요. 배후에 뭔가 더 사연이 있긴 했지만 결국 터질 게 터졌다고 봐야죠. 아무튼 용사 본인이 자청해서 대체자를 원했습니다.>

 <음. 어찌 되었든 매우 예외적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반드시 들어줄 의무는 없지 않을까요? 일일이 그런 요청을 수용했다가는 오히려 소환한 용사마다 클레임이 폭주할 텐데…….>

 <맞는 말씀입니다. 문제는 용사와 측근들이 기존의 소환 의식을 개정해서 새로운 의식을 진행해 버렸다는 것이죠. 상당히 내성적인 친구였는데 그 정도로 실행력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뭐 환경이 사람을 바꾼 것이겠지만요.>

 

 이 놈들이 도대체 뭐라고 지껄이고 있는 거지? 들으면 들을 수록 뭔가 알쏭달쏭한 대화였다. 처음에는 직장인, 대충 영업사원 같은 녀석들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잘못 짚었나 보다. 용사니 소환이니 성인들이라면 낯부끄러울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니 무슨 게임 동호회 회원 같은 게 아닐까. 그쯤 생각했을 때 내 머리 뚜껑이 열릴 만한 말이 들려왔다.

 

 <결국 대체자를 소한할 수 밖에 없게 되다 보니 추가 발주를 넣어야 했습니다. 시간도 촉박했는데 협조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원활한 인수가 가능해 졌네요.>

 <아닙니다. 당연히 협조해 드려야죠. 그럼 이제 최종 확인 절차로 들어가지요. 자, 어디 보자…… 인계대상의 성명이…… 구건호, 구건호 님이시네요.>

 

 구건호! 그건 내 이름이잖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다시 한번 재수정에 들어갔습니다. 2017 / 7 / 31 570 0 -
공지 전면 수정중입니다. 2017 / 7 / 28 572 0 -
23 022 2017 / 7 / 30 1 0 4339   
22 021 2017 / 7 / 30 1 0 4339   
21 020 2017 / 7 / 30 1 0 4339   
20 019 2017 / 7 / 30 1 0 4339   
19 018 2017 / 7 / 30 1 0 4339   
18 017 2017 / 7 / 30 1 0 4339   
17 016 2017 / 7 / 30 1 0 4339   
16 015 2017 / 7 / 30 1 0 4339   
15 014 2017 / 7 / 30 1 0 4339   
14 013 2017 / 7 / 30 1 0 4339   
13 012 2017 / 7 / 30 1 0 4339   
12 011 2017 / 7 / 30 1 0 4339   
11 010 2017 / 7 / 30 1 0 4339   
10 009 2017 / 7 / 30 1 0 4339   
9 008 2017 / 7 / 30 1 0 4339   
8 007 2017 / 7 / 30 1 0 4339   
7 006 2017 / 7 / 30 2 0 2444   
6 005 2017 / 7 / 28 4 0 5063   
5 004 2017 / 7 / 28 5 0 3864   
4 003 2017 / 7 / 28 241 0 686   
3 002 2017 / 7 / 12 274 0 5366   
2 001 2017 / 7 / 10 282 0 4401   
1 Prologue 2017 / 7 / 10 438 0 24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