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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 된 일상에 판타지 뿌리기
작가 : KiKuKo
작품등록일 : 2017.6.24

계한고등학교의 여름방학동안 평범하게 보내던 주혁필의 일상에 판타지가 뿌려진다.

 
05. 레이첼
작성일 : 17-07-09 23:35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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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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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하고 첫 목요일 계한고등학교 동아리실, 결국 음악 선정을 다 못한 이유로 부원들 모두 모여서 회의하는 식으로 결정했다. 검무는 보통 무용과는 다르게 검무부터 짜고 음악을 정해도 손해가 적다. 혜원이를 포함해서 총원 6명이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무용을 말한다. 누구는 깃발들고 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고 솔로 무대도 가져보고 싶다거나 약속 대련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는 모두의 의견을 칠판에 적으며 열띤 의논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는 모두에게 숙제를 내주었다.

  “각자 하고 싶은 안무 10동작 만들어서 다음 주 목요일에 보여줘. 그럼 내가 그걸 최대한 반영해서 안무를 짤게. 소품은 무엇을 써도 상관없어.”

 

  오후 12시 30분이 조금 넘어간 시각, 우리는 다양한 포지션에 대해 의논과 토론을 마치고 빠르게 해산하였다. 다음에 모일 때는 맹렬한 연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할 것이다. 동아리 모임 마치고 우리 집에 놀러 오기로 했던 혜원이는 잠시 집에 좀 다녀오겠다며 이따가 온다고 말했다. 홀로 집에 도착하고 짐들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나는 입고 있던 옷 그대로 현관문으로 향한다.

  “누구세요?”

  “색근박근한 여자.”

 목소리를 인식하기도 전에 말에서 한명의 여자가 떠오른다. 문을 열어 문 앞에 있는 사람에게 한다.

  “누나, 왠일이세요?”

  “그냥, 뭐하나 싶어서...”

 누나 표정이 뭔가 별 뜻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아무래도 심심해서 온 듯하다.

  “누나 혹시 월량씨 없어요?”

  “월량‘씨’가 뭐야, 그냥 말 놔. 인간 나이로는 너하고 동갑이니까.”

 누나가 말을 돌리며 화제를 넘기려 하는게 보인다.

  “월량이 없구나. 그래서 심심하구나. 그래서 왔죠, 누나?”

 누나가 말없이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들어가도 될까? 나 너무 심심해.”

  “이따 혜원이 와요.”

  “걱정하지마, 그때 비켜줄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지내야지.”

  “뭘 또 오붓한 시간이에요?! 이상한 소리할 거면 안 들여 줄 거예요!!”

 누나는 알았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누나는 왜 나만 보면 이상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누나의 옷차림은 핫팬츠 청바지에 흰티를 입고 있다. 몸의 맵시가 그대로 드러나는 옷차림이다.

  “옷은 또 왜 그렇게 입고 왔어요... 눈이 호강... 이 아니라 위험하게...”

 내 말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로 꼬투리를 잡는다.

  “호강? 눈 호강해? 노리고 입고 온 건데...”

 이대로 누나를 집에 들이면 정신에 혼돈이 올 것 같다. 누나를 내쫓던가 해야한다. 근데 몸이 누나를 내보내고 싶지 않아한다.

  “으아아아아아!!”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방으로 뛰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나는 아무 생각없다. 누나를 향해 말을 건다.

  “누나, 이따 혜원이 오면 절대 이상한 말 하지 말아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현관문에 초인종이 울린다. 현관문으로 가서 문 앞의 혜원이를 반긴다. 혜원이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봉투를 내민다.

  “오빠, 이거 저희 어머니가 그동안 죄송했다고 ‘떡’드리래요.”

  “아니, 뭘 이런걸 다...”

 나는 조심스럽게 받아 열어보았다. 인절미 떡이 들어있다. 아직 뜨끈뜨끈한 것이 맛있을 것 같다.

  “오오, 인절미! 맛있겠다. 어머니께 잘 먹겠다고 전해드려.”

 혜원이는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시후 다른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집안을 들여다본다. 아니나 다를까 소파위에 앉아있는 누나를 발견하고 고개를 살짝 숙여 누나에게 인사한다.

  “어머, 언니, 안녕하세요?”

  “어, 안녕. 놀러왔어?”

  “아, 예. 언니도 놀러 오신 거예요?”

  “어... 아니 잠깐 할 말이 있어서 들른 거야. 금방 갈 거야.”

 누나는 나한테 짓는 것과는 다른 조신한 미소를 짓는다. 언제 한번 날 잡고 누나한테 직접적으로 물어봐야겠다.

  “그럼 나, 갈게.”

 누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한다. 혜원이 누나한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 누나 역시 혜원이에게 손 인사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순간 누나의 눈빛이 나에게로 향하더니 일순의 ‘음흉한 짓 하지 말라’는 표정을 보내고 현관문이 닫힌다.

  ‘방금... 그 표정 뭐야?’

 

  “뭐, 내가 대놓고 꼬시는 데도 안하는 녀석이 뭔 짓을 하겠어?”

 혁필이네 집에서 나와 뭐할까 궁리하며 해가 쨍쨍한 날씨를 걷는다. 우와~ 진짜 불쾌지수가 확 솟구친다. 누구라도 때리고 싶을 정도다. 만약 월량이라도 있었으면 걔라도 패는 건데... 지금 월량은 호족에서 불러서 그쪽에 가있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 집에는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는 고장 난 상태여서 집에 있으면 더 덮다. 그래서 나온 것이다. 아... 더워. 냉면집이라도 갈까 싶어, 큰길에 접어들려던 쯤 축 쳐져서 걸어가는 처음 보는 소녀가 눈에 띈다. 그녀가 향하는 방향은 다름 아닌 혁필이네 방향.

  “아... 드디어 거의 다 왔다. 아씨... 여기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소녀의 모습으로 보아 혜원이랑 동갑처럼 보인다. 집이 이 근처인가... 나는 쪄죽을 것 날씨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하기도 귀찮다. 서둘러 냉면 집이 있는 길로 향한다.

 

  “여기다, 확실히 여기야. 나쁜 년, 집을 왜 비워 둔거야! 집 앞에서 세 시간을 기다렸는데!!”

 그녀와의 결투를 하고자 왔다. 만년 2등이었던 내가 오랜 수련 끝에 그녀를 이기고 1인자로 거듭나기 위해 이 세계로 왔다. 근데 나를 피해? 이 더운 날에 의미없이 뙤양볕에 기다리게 하다니... 용서 하지 않겠어. 레이첼!!

 

  혜원이 나를 향해 웃으며 가져온 가방을 열어 하얀 구슬 같은 것을 꺼내어 내 눈앞에 가져다 댄다.

  “오빠 재밌는 거 보여드릴까요?”

 혜원이 반대 손으로 손가락을 튕기자 햐얀 구슬 안에서 스노우 볼처럼 작은 무언가가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우와~”

 그리고 혜원이 나한테 줄 선물 있다며 가방에서 또 무언가를 꺼내어 내 주먹에 쥐어주었다.

  “뭐야?”

 혜원이 우물쭈물 망설인다. 그리고 내 손에서 느껴지는 작은 그림감에 가운데 뚫려있고 어느 한 부분이 특출나게 튀어나와있다. 설마... 가 사람 잡는다 한다. 반지가 맞다.

  “왠 반지야?”

  “히히, 제가 끼워 드릴게요.”

 혜원이 내 손에 있는 반지를 들어 내 왼손 약지에 끼워준다. 그 반지의 모습은 에메랄드 모양인데 검은색으로 되었는 것이 달려있다. 혜원이 말하기를 이건 검은 토파즈라고 한다.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예쁘다. 혜원이가 이건 프러포즈가 아니라고 한다.

 

  “야! 듣고 있는 거냐! 레이첼!! 목 아프다! 빨리 나와! 안 나오면 부수고 널 쳐 죽인다!”

 ‘레이첼’만 부른지 15번도 넘은 거 같다. 그렇게 고래고래 지르는데도 나오지 않다니, 설마 음소거 해놓은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나는 집을 향해 음소거 해제나 결계 해제 마법을 해봤지만 그런건 걸려있지 않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레이첼은 지금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나를! 날이 더워서 그런지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 같다.

  “레에에이이이체에에엘!! 너 거기있는 거 안다고!! 안 나오면 정말 부순다!”

 지팡이를 꺼내어 집을 향해 영창을 외운다.

  “자연과 대지, 빛과 어둠의 정령이여... 커헉!”

 무언가가 날아와 나의 얼굴에 직격한다. 상당히 이마부분이 아프다 넓적하고 뾰족한 걸로 얼굴에 맞은 거 같다. 내 얼굴을 맞고 떨어진 물건을 보니 축구화다. 축구화? 코에서 뭔가 흐르는 것 같다. 코피인가? 아, 콧물이다. 다행히 코피는 아니다. 아니지 안도 할 때가 아니지!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싸늘한 눈빛의 소녀가 등장한다.

  “야, 이 집 부수면 내가 너 죽이고 환생시켜서 죽이고 부활시켜서도 죽인다.”

 

 한편, 그 시각의 혁필은 음악을 켜놓은 체 혜원이도 손님이라고 음식을 대접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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