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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카타르시스
작가 : 디리토
작품등록일 : 2017.7.7

katharsis = 정화(淨化) ·배설(排泄)을 뜻하는 그리스어.

이것은 인간과 신을 숭배하는 인간과 악마를 숭배하는 인간과 악마를 담은 이야기다.


 
어둠이 빛을 침범할 때.
작성일 : 17-07-09 23:03     조회 : 301     추천 : 0     분량 : 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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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善은 규칙이다. 가장 엄격한 규범이다. 선은 그것을 만든 신이다. 그것을 지키는 인간은 선하다. 그러나 사탄의 자식은 파렴치한 손으로 영원한 법칙을 깨뜨린다. 악마는 자연을 거슬러 자신의 오만한 지식에 따라 사물을 창조할 것이다. 하늘 전체에서 그의 작품이 솟아나지만 그것들은 붕괴되고 파멸할 것이다.》

 

 -한스 하인츠 에베르스의 소설 『알라우네』의 에베르스가

 

 #1. 어떤 호문클루스의 탄생

 

 호문클루스라는 명칭은 인간을 뜻하는 라틴어 호모의 축소된 형태를 의미하기도 하며 '작은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은 이 호문클루스를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였는데 그것은 16세기 초까지 생존했던 파라셀수스라는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소인小人을 만들 생각에 사로잡힌 의사였다. 그와 동시에 연금술에 빠진 연금술사이며 점성술과 신학에 능통한 자이기도 했다. 처음엔 오줌과 정자 그리고 혈액을 생명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재료로 삼았다.

 

 그의 실험은 이러했다.

 

 건강한 정자를 밀폐된 증류기 속에 44일을 넣어둔다. 44일의 시간은 그때 당시 스위스 날씨를 고려했을 때 정자가 완전히 녹아 물처럼 되는 시간을 뜻한다. 만약 44일의 시간이 되었을 때 물처럼 변한다면 그것은 건강한 정자가 아니라는 뜻이니 다른 정자를 구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건강한 정자가 44일이 되었을 때 생기를 얻어 움직이는 것이 보이면. 밀폐된 증류기를 개방해 다시 신선한 정자를 넣어준다. 그리고 나면 어느 정도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생명체가 보이는데 정확한 윤곽은 없으며 투명한 상태가 된다. 그 후 40주 동안 매일 순결한 처녀의 피를 공급하고 일정한 온도를 계속해서 유지시킨다면. 살아있는 인간과 생김새는 유사하지만 놀랍도록 작은 생명체가 탄생한다. 이 작은 생명체와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다시 7일의 시간이 지나면 이것은 이성을 갖게 된고 인간이 아닌 정령과 같은 힘을 구사한다.

 

 그는 분명히 성공했다. 호문클루스라 부를 만한 것을 창조한 것이다. 그것은 큰 환희를 주는 것과 동시에 실망감을 선사했다. 그렇게 태어난 호문클루스는 한 달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것이다. 수백 번의 실험으로도 그 부작용을 해결할 수 없었다. 성공이자 실패였던 것이다.

 

 이후 실험에서 손을 떼고 수년 간 공부를 한다.

 

 그는 남자의 정자에 있는 유전원리를 파악했으며 약의 정확한 양이 약 그자체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물질을 독으로 만드는 것은 양量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으며 동종요법과 용버주의를 창시하여 당시 의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많은 곳에서 그를 초청했지만 그의 관심을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에 모두 거절했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파라셀수스는 신과 별자리, 인간의 영혼을 아우르는 하나의 이론을 연구했으며 그것으로 생명의 신비를 정의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 인공생명체 '생명을 돌로 만드는 눈을 가진 도마뱀, 바실리스크'와 '동물의 몸에서 태어난 인간'을 창조하는 것에 성공했다. 죽기 직전에는 그가 생각하는 완벽한 호문클루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낡고 어두운 방. 등불 하나가 간신이 주위를 밝히고 있는 곳에서 파라셀수스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실험은 사회적으로 불가능한 실험이다. 만민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도덕적 가치가 배제된 실험이기도 했다.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이곳에서 은밀하게 실험을 이어가고 있었다.

 

 실험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과정은 예전 실험과 비슷하다. 밀폐된 증류기 대신 여인의 자궁을 사용하고 평범한 정액이 아닌 성수聖水와 희석시킨 정액을 사용하며 평범한 피가 아니라 마녀의 피와 맨드레이크의 즙을 동시에 사용하고 연금술의 기하학적 문양을 섞고 주문을 외우며 점성술로 예언된 시간에 실험을 행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미 호문클루스는 태어났다. 더 이상 투명하고 작은 인간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것과 비슷한 크기였으나 40주가 지나 자궁에서 나왔을 때 하루에 30cm씩 자라더니 성인 남성과 비슷한 키가 되었다. 피부는 백인에 가까웠으나 은은한 서광曙光이 흘러 금가루를 뿌린 것 같은 착각을 부른다.

 

 파라셀수스가 '아담'이라 이름 붙인 존재는 지금 그가 그린 그림 위에 서있었다. 교회에서 특별히 취급하는 수은으로 그린 마방진魔方陣이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은밀하게 위쪽으로 설치한 창문으로 밤하늘이 보인다. 그 틈으로 정확하게 달이 보였다. 검은 구름이 그 아래를 지나가 달을 가렸다. 구름이 지나가고 달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달은 은색이 아니라 붉은색이었다.

 

 때가 되었다.

 

 《하나의 세계의 모든 이가 두려워 하는 것은 변화다. 변화를 어둠으로 보고 그로 인해 다가오는 시대가 암흑기라 여기는 것은. 무지하기 때문이다. 그대여, 두려워하지 말라. 어둠은 두려움이 아니다. 어둠을 계단 삼아 앞으로 나아가라. 그 한 걸음의 변화가 어둠을 빛으로 바꿀 것이며 변화의 시작이 그대임을 그분께서 알 것이다.》

 

 붉은 달에서 은은한 빛이 내려와 호문클루스를 비췄다. 또한 은색의 마방진은 찬란한 빛무리가 되어 호문클루스에게 흡수되고 있다. 어떤 부정적 작용도 보이지 않는 순탄 그 자체. 파라셀수스는 기쁨에 몸서리쳤다.

 

 키득.

 

 하지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방금 전 읊은 주문은 원래 준비했던 것이 아니며 그의 그림자에서 무언가가 키득거리며 웃고 있다는 것을.

 

 #2. 꿈

 

 사도는 모두 열두 명. 선지자는 세 명. 그들의 능력은 모두 다르다. 비슷한 면도 없지 않아 있으나 서로의 개성과 생각대로 독창적으로 개발한 능력이 대부분이다. 애초에 주법主法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세상의 주인이었으며 스스로를 희생했던 신의 기운을 이용해 현실의 법칙을 초월하는 힘이다.

 

 사도 요한의 힘은 백염白炎이다. 지닌 신성력을 가지고 하얀 불꽃으로 치환할 수 있으며 그 크기는 대략 오 세제곱미터 정도다. 5m로 이루어진 정사각형 정도의 불꽃을 다루는 능력. 언듯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상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백염은 크기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이는 게 가능하며 또한 어떤 모양의 변화도 수용한다.

 

 신성력을 이용하여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 교묘하게 걸쳐있다는 특징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물체를 통과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그게 아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악마의 기운을 완벽하게 배제한다는 것이다.

 

 "칫!"

 

 사방에서 백색의 꽃잎이 흩날리고 있었다. 꽃잎은 불꽃이다. 마력魔力을 모조리 소멸시키는 어마어마한 화력을 지닌 불꽃. 잔느는 자신을 마녀의 정점이라 소개한 것에 걸맞는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공간에서 튀어나오는 각종 시약은 하나만 도시에 퍼져도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힐 정도로 엄청난 것들이었고 주문과 함께 소환되는 악마들의 숫자는 백을 넘는다. 바벨론에서 제작한 호문클루스와 식인식물까지 모조리 소환하자 마치 군대와도 같은 힘을 자랑한다.

 

 하지만 소용없다. 백색의 불꽃은 모든 것을 불태운다.

 

 "이거 개사기잖아!"

 

 "얌전히 죽어라. 악마에게 영혼을 판 종자 따위가."

 

 멸법滅法의 수호자. 사도 요한의 이명異命. 수호자라는 칭호는 교단에서도 단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것이었고 그것이 뜻하는 것은 최강이다. 부정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어마어마한 권능은 악마의 입장에선 천적이라 부를만 했고 요한의 신체능력과 주법의 활용법은 다른 사도가 따라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차원의 것이다.

 

 쫒고 쫒기는 양상이 계속되었다. 모든 공격을 소멸시켜버리니 딱히 공격할 방법이 없는 잔느는 빗자루를 타고 도망다녔고 요한이 그 뒤를 맹렬하게 추격했다. 계속된 폭발이 밤하늘의 폭죽처럼 반짝이고 있을 때 지상은 더없이 평화로웠다.

 

 "잘 싸우네. 역시 요한이야."

 

 잠시 그것을 감상하던 빅토르는 지쳤던 어깨를 두드리며 몸을 움직였다. 그는 제일 가까이 있는 맨드레이크부터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 맨드레이크는 뽑히기 전에는 보라색으로 물든 8쌍의 이파리를 가진 식물처럼 보였는데 그 이파리를 머리카락처럼 잡아 쑥하고 뽑아올리자 성인 남자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어린아이 형상의 뿌리가 뽑혀나온다.

 

 긴 뿌리가 둘로 나뉘어서 사람의 다리 모양을 연상시키고 잔뿌리가 양쪽으로 뭉쳐 사람의 팔처럼 보인다. 평범한(?) 맨드레이크라면 이 정도의 형상이 고작이지만, 저주받은 땅에서 자란 이 녀석들은 눈을 지니고 있었다. 큼직한 눈알 하나가 정가운데에서 꿈뻑거리더니 빅토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곤 깜짝놀라더니 눈을 감고 부들거리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신기하게도 맨드레이크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뽑히는 것과 동시에 공기가 요동칠 정도로 끔찍한 비명을 내질러야 정상인데 말이다. 마치 빅토르를 두려워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잘 자랐네."

 

 탐스럽게 자란 맨드레이크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역시 일방적으로 요한이 잔느를 공격하는 형국이다. 요한은 강하다. 교단에서 가장 강할 것이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강할지도 모르는 남자다. 아직까지는.

 

 마녀의 빗자루가 빠른 편이기는 하지만 요한을 따돌릴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이 일대는 그리모어를 이용해 결계로 봉인된 상태라 밖으로 도망치지도 못하는 상태. 애초에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잔느의 움직임에 익숙해진 요한이 백염을 사방으로 둘러 그녀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었다.

 

 곧이어 도망가던 잔느의 왼쪽 종아리가 백염의 창에 꿰뚫리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향해 요한이 백염의 검을 휘두르자 오른팔이 잘린다.

 

 "도망치는게 꼭 파리를 닮았군. 아마 네 주인도 그렇게 도망을 쳤겠지?"

 

 "감히 그분에게!"

 

 바알제붑(Baal Zebub). 본래 '하늘의 주인'을 뜻하는 바알제불(Zebul)이었던 그는 지옥에서 탈출했던 72악마를 스스로의 영혼으로 속박하여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업적을 남긴 솔로몬 왕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바알제붑이라는 이름으로 격하된 존재다. 요한은 그녀가 지옥에서 소환한 것들 중에 거대 파리가 섞여 있으며

 

 잔느가 자신과 계약한 위대한 존재를 조롱하는 요한의 말에 격분하여 달려들었지만. 역시나 소용없다. 오히려 격렬한 움직임에 왼쪽 종아리의 상처가 크게 벌어졌으며 잘린 오른팔의 표면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끔찍한 고통이 일었지만 분노로 이성이 마비된 그녀는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요한을 죽이려 했다. 하지만 요한의 힘은 그런 발악마저도 압살한다. 그런 분노마저도 부정에 속하니 백염이 타오르며 그녀를 소멸시키려 하였다.

 

 "그만해 요한. 그러다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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