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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두려움 없이 내려다 보매
작성일 : 17-07-09 22:16     조회 : 223     추천 : 1     분량 :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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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 없이 내려다보매

 

 

 어디 보자...

 

 어둑, 어둑, 어둑

 

 몽한은 책에서 어둑서니에 관한 내용을 찾느라 열중이다. 실컷 장난을 치던 승호가 책과 함께 밥에 김치까지 얹져 가지고 와 배불리 먹었기에 세상 고마운 몽한이 두말없이 열심히 할 차례다.

 

 "승호야."

 

 이제 일은 내가 할 테니 쉬던지, 놀던지 편한 대로 하라고 하고서는 일각(一刻 아주 잠시) 도 안되어 승호를 찾았다.

 

 "어둑시니라는게 나오는데 어둑서니랑 같은 거겠지?"

 

 "그게 그거겠죠 뭐."

 

 뭘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듯한 말투다. 퉁명스런 답과 달리 떠나지 않고 몽한 등 너머로 함께 읽어 내려갔다. 다른 이가 아닌 광목대사가 일기처럼 직접 기술한 내용이다.

 

 「37년 정사년(丁巳年) 몹시도 추운 겨울밤

 평안도 양덕군 추마리를 지나가는데 주민들이 이르기를 그 고개에 가지마소 한다.

 연유를 물으니 어뒹골에는 어뒹이라는 귀신이 나타나 사람을 해친단다.

 이곳에 그녀가 있다하니 무엇을 겁내하리. 사슬없이 나가매 과히 어뒹이라는 귀신이 나타나는구나. 칼바람치는 어둑에도 정녕 두려움이 일지 않기에 내려다보매 사라져버리기가 허상 같더라. 후일 듣기를 그것이 바로 어둑시니라더라.」

 

 오-오-오!

 

 둘 다 다른 내용은 안중에 없고 ‘이곳에 그녀가 있다하니 무엇을 겁내하리’ 라는 문장에 꽂혔다.

 

 "광목대사님께 연을 맺은 여인이 있었단 말이냐?"

 

 "저도 처음 들어요. 여자 만나는 건 가끔 시주 오는 늙은 쭈그렁 바가지들밖에 못 봤는데!"

 

 승호도 뜻밖의 내용에 신이나 보였다. 몽한이라고 다를바 없으니 시주하러 오던 쭈그렁 바가지에 자신의 어머니도 포함된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사년이라지 않느냐. 아마 대사님이 출가전 한창일 때 만났던 여인네인가보다."

 

 "크큭. 나중에 가면 물어봐야지."

 

 9년을 함께 산 승호 역시 광목의 출가전 생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저 태어날 때부터 승려였으니 원래가 그런가보다 했지, 특별한 의문을 가지지 않았었다.

 함께 키득대던 몽한이 너무 방정을 떨었다는 듯 공연히 헛기침을 했다.

 

 "흠흠, 지금 이럴 때가 아니구나. 일단 어뒹이라는게 어둑서니가 맞는데 대사님께서 너무 짧게 적어두셨어."

 

 "두려움이 일지 않기에 내려다보매 사라져 버리기가 허상 같더라... 겁 없이 내려다보니까 그냥 저절로 죽었다는 건가?"

 

 "나도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구나."

 

 간밤의 고난이 떠오른 듯 갑자기 퍽이나 진지해지는 둘이다.

 

 "지난번 고관대면때도 비슷하게 쓰여 있던 구절 흉내 내다가 크게 낭패를 볼 뻔 했다."

 

 "뭐라고 써 있었는데요?"

 

 "안공이라는 자가 고관대면을 노려보니까 사라졌다길래 나도 김대감을 노려나 봤지. 허탕이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마지막 놈은 노려보니까 사라진거 맞잖아요."

 

 몽한은 고개를 갸웃 했다.

 

 "뭔가 법칙이 있기는 한가본데 한 사례만으로는 알기가 힘들구나. 아무튼 이것만 믿기도 어렵긴 하지만 실제로 대사님께서 쓰신 방법이니 효과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겁 없이는 그렇다 치고 어떻게 내려다 봐요. 엄청 커지던데."

 

 "네가 높이 뛰어 오르면 될 것 아니냐? 일전에 보니 8간(間 약 15미터) 은 뛰어 오르던데."

 

 "날아다니는 재주는 없으니 잠깐뿐이잖아요. 그거로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렇겠구나..."

 

 여기서 아무리 골몰해봤자 둘 머리에서 더 이상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몽한과 승호는 한번더 맞부딪혀 보기로 하였다. 그래도 놈이 두려워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미진하나마 광목이 물리친 방법을 보았으니 전보다야 낫겠지 라는 희망을 가질 뿐이었다. 여차하면 마을로 다시 도망치지 뭐...

 "어휴, 난 진짜 나중에 책 쓰면 이렇게 애매하게 안쓸거에요. 확실하고 분명하게! 누구나 척 알아볼 수 있게 할 거에요."

 "허허, 문자는 쓸 줄 알고 하는 말이냐?"

 승호가 발끈했다.

 

 "방금 같이 읽었잖아요! 한글은 진작에 땠고 한자도 거진 읽을줄 안다구요."

 알면서도 허허 거리며 놀리는 몽한이기에 더는 상대를 안하려는 승호가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놈은 밤에나 나오는데 이제 뭐하죠. 겨우 아침인데."

 

 "그냥 기다려야지..."

 

 

 몽한과 승호가 하릴없이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그 시각 경복궁은 다시금 어지러이 돌아가고 있었다. 세자빈이었던 혜경궁 홍씨마저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가자 본격적으로 세자 이선(현 이몽한) 의 사후 문제 처리를 두고 책임 공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보다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세자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야기한 것에 귀(鬼) 가 아닌 인(人) 이 누구였는가에 영조는 골몰하였다. 귀신이야 자신이 어쩔 수 없다 해도 사사건건 세자를 고자질 하여 병을 악화시키는데 앞섰던 이들은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자를 괴롭힌 그 인의 요소에 영조 자신도 한 몫 했음은 애써 부정하고 타인에게만 모두 돌리니 또 다른 불행의 시작임을 몰랐다.

 

 "지금 무어라 했느냐!?"

 

 옅은 눈썹에 부리한 눈, 그 안에 숨겨둔 뱀같은 눈동자.  깊게 패인 팔자 주름은 이 늙은 대신이 녹록지 않은 세월을 보내왔음을 말해준다. 좌의정 김상로.

 왕의 전교를 전하는 이는 김상로의 호통에 공손히 다시 한 번 왕의 명령을 읊었다.

 

 "전하께서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청주로 가시라 명하셨습니다."

 

 귀양살이 가라는 뜻이다. 좌, 영의정을 집안 형제 곳곳에서 두루 낸 명문가의 출신으로 본인 스스로도 영조 32년 좌의정에 올라 권세가 하늘을 찔렀다.

 허나 왕의 치세가 공고히 된 지금 제아무리 김상로일지언정 영조의 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렇게 어이 없이 죄인 신분이 되어 유배지까지 400리 길을 갈 준비를 하는데 평소 친분이 있던 자들이 소식을 듣고 마지막 인사차 들렀다. 병조판서 홍계희, 형조판서 윤급, 외척 김한구로 영조로 하여금 사도세자를 죽이게 끈덕지게 사주한 이들이었다.

 

 "소론편이나 들던 세자가 왕이 되면 어쩌나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영조의 장인이자 정순왕후의 아비였던 김한구가 용케도 가장 늙은 몸을 끌고 와 열변을 토했다.

 

 "그러게요. 세자가 죽고 노론의 세상이 오나 했더니 전하께서는 여전히 탕평으로 머리가 꽉 차신 듯합니다."

 

 병조판서 홍계희가 이에 질세라 맞장을 쳤고 형조판서 윤급이 보탰다.

 

 "제가 듣기로 신익빈 그자가 대감님을 비방하는 상소를 올리고 일이 이 지경이 된 거랍니다."

 

 "신익빈. 그 소론의 새파란 애송이가 감히!"

 

 호들갑을 떠는 셋을 오히려 귀향 떠나는 김상로가 말렸다.

 

 "애송이건 뭐건 이미 전교는 내려졌소. 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노론 중에는 나 하나로 그치길 바랄뿐이지요. 평소 전하의 탕평책을 입바르게 찬성하던 게 후회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와중 윤급이 묻는다.

 

 "영의정(홍봉한)께서는 기별이라도 보내셨답니까?"

 

 "아니오. 아직 별 기별은 없었소."

 

 "사실 요즘 궁내에 이상한 소문이 돕니다."

 

 홍계희는 대단한 비밀을 알고 있는 듯 머리를 한데 모으게 한다.

 

 "세자께서 뒤주에 갇혀 있던 날 밤에 세자의 혼백이 종묘의 뜰을 넘는걸 본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다들 ‘어허’ 하며 고개를 젖혔다.

 

 "여기서 그 소문 모르는 사람이 있소? 공연한 소리 마시오."

 

 "병판께서 내명부 여인네들처럼 그런 이야기에 관심 있는 줄은 몰랐소. 허허"

 

 다른 이들의 타박에도 홍계희는 굳힐 줄 몰랐다.

 

 "내 겁이 많아 이러는 것이 아니오. 그 소문이 깨나 구체적인데다 영의정의 행적이 수상해서 그러오. 그렇게 세자를 옹호하고 처벌을 반대하다가 죽던 날에는 느닷없이 태평하니 뱃놀이나 하지 않았소?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아요."

 

 모인이중 가장 어른인 김한구가 그런 홍계희를 말렸다.

 

 "그래도 명색이 세자의 장인인데 우리처럼 대놓고 처벌에 찬성할 수야 있었겠소? 또 장인이 귀신이 된 사위 데려간 거라면 우린 족하니 그 이야기는 그만 합시다. 지금 중요한건 전하가 아직도 꿈을 버리지 못하고 억지로 추진하는 탕평이란 말이오."

 시끄럽게 떠드는 이들을 김상로가 정리했다.

 

 "세손(후의 정조, 사도세자의 아들) 께서 언젠가 전하를 알현하고 나오면서 나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지 뭐요. 분명 전하께서 나를 험담하신 듯하여 그때부터 일이 이렇게 될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소이다. 허나 여러분, 아직은 논의할 것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없소이다. 지금은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때가 되면 나 김상로 반드시 돌아올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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