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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The White Love (조화,朝花 2)
작가 : pinky
작품등록일 : 2017.7.9

한국을 대표하는 톱배우 민연,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인현왕후>를 통해 한류의 여왕으로 급부상하고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이신은 남몰래 사랑의 마음을 키워가는데......중국에서의 러브콜을 받은 그녀, 톱배우 황원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냉정하게 변해버린 여자와 그녀에게 다가서는 두 남자... 지금,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 블로그 http://blog.naver.com/pinkynjy)

 
2회
작성일 : 17-07-09 21:51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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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새벽에 눈을 뜬 이신은 몹시 허전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동안 가슴 설레었던 민연과의 촬영이 이제 단 한 컷만을 남겨둔 탓이었다.

  작품성과 사심이 함께 담긴 드라마를 과연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던 그는 피식 웃다가 다시금 진지해졌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민연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았다.

  다가서는 만큼 멀어질 그녀였다.

 

 

  당의를 입고 홀로 독백하는 신을 몰입해 찍은 민연은 분장실로 자리를 옮겨 모든 분장을 다 지우고 소복으로 갈아입었다.

  눈이 저절로 감길 만큼 피곤했고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따로 계산해보진 않았지만 일주일 동안 잠에 들인 시간이 열 손가락을 넘지 않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진이 건넨 영양제를 집어 들었다가 도로 내려놓았다

  자신을 향한 의아한 시선을 회피한 민연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

 

 

 

  "마지막이잖아...... 이거 먹고 생기가 나면 리얼리티가 사라질지도...훗..."

 

 

 

  "뭐? 너도 참......"

 

 

 

  여진은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지었다.

 

 

 

  민연에게 생의 마지막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애착을 가지고 오랫동안 몰입했던 자신의 배역, 인현왕후의 마지막 신이었다.

  대장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왠지 비장함이라도 느낀 듯, 민연은 입을 앙 다물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세트장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배우 못지않게 세트장을 둘러싼 분위기도 사뭇 진지하고 분주했다.

  감독은 카메라 감독과 촬영 각도를 상의하고 있었고 스태프들은 조명과 마이크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민연이 세팅을 마친 중궁전으로 오르자 먼저 와 있던 이신이 인사를 건넸다.

 

 

 

  "연이 씨, 몸은.... 좀 괜찮아요?"

 

 

 

  "네."

 

 

 

  너무나 담담한 대답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이신은 사적인 것을 극도로 꺼리는 그녀에게서 짧은 대답이라도 들은 것에 만족했다.

  그나마 상대 배역으로서 자신을 신뢰한다는 뜻일지도 몰랐다.

  둘의 모습을 보고 감독이 재빨리 다가왔다.

 

 

 

  "자아, 연이 씨는 오늘이 마지막이네? 신이는 더 남았지만...... 오늘은 사랑하는 중전을 떠나보내는 장면이니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담아 봅시다."

 

 

 

  한 차례의 리허설을 마친 두 사람은 감독의 사인을 기다렸고 곧이어 "큐" 사인이 떨어졌다.

 

 

 

  숙종이 중궁전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섰다.

  한걸음 한걸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발을 내딛자 자리를 보전하고 누워있던 인현왕후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숙종은 왕으로서의 체통을 이미 잊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중전을 안았다.

  지아비의 너른 품에 안긴 중전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눈을 응시했다.

 

 

 

  "중전! 어찌 이러십니까!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나셔야지요. 앞으로 그대와 함께 할 좋은 날들이 많거늘 어찌......"

 

 

 

  "전하......신첩...... 이리도 민망한 모습을 보여드려...... 그저...... 송구..... 하옵니다. 이토록 신첩을...... 아껴 주시는 전하가 계셔서...... 참으로......"

 

 

 

  숙종은 눈물을 간신히 참으며 중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중전, 차라리 과인을 원망하세요."

 

 

 

  "아...... 아니옵니다..신첩.....전...... 전하를 만나 행복....했사...옵...니다."

 

 

 

  힘겹게 말을 마친 중전이 눈을 감자 한 줄기 눈물이 잔뜩 여윈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주...중전!... 중전!!!"

 

 

 

  숙종의 절규가 중궁전에 메아리쳐 울렸다.

 

 

 

  "컷! O.K 아주 좋아. 하하하."

 

 

  감독은 꽤나 흡족한 듯이 큰소리로 웃었고 스태프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한번의 NG 없이 한 컷으로 갈 수 있는 건 두 사람의 연기력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상황 종료에 이신은 서둘러 민연을 놓아주고는 매니저가 건넨 티슈를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

 

 

  "......"

 

 

 

  이신이 건넨 티슈를 받아든 민연은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어떤 배우던지 극대화된 감정 신을 촬영한 후에는 온몸의 진기가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고 그 때문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이신 씨."

 

 

  "네?"

 

 

  "수고했어요."

 

 

  뜻밖의 말에 이신이 당황하고 말았다.

  민연이 먼저 말을 건넨 것은 처음이었다.

  어쩐지 살갑게까지 들리는 말은 새삼스럽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이신이 설렘을 느끼는 사이, 그의 마음을 알 리 없는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자리를 옮겼다.

  잠시 민연의 뒤를 따르던 그의 눈동자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조금 전 촬영 신의 감정을 추스르던 이신에게 문득 그녀와의 입맞춤이 떠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숙종과 인현왕후가 마지막으로 나눈 애달픈 입맞춤이었지만 이미 사심이 많이 적용된 터라 그에겐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터치였다.

  순간 이신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온전히 되새길 여유도 없이 곧 그의 귓가에 감독의 외침이 들려왔다.

 

  "신아, 이리 와 봐"

 

 

  "네, 감독님."

 

 

  그의 곁을 벗어난 민연은 감독의 옆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신이 감독에게 다가오자 그가 겸연쩍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모니터 봐봐. 연이 씨가 한 번 더 가자는데? 어때?"

 

 

  민연의 뒤에 선 이신은 그녀가 응시하고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장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큰 무리 없이 매끄러웠다.

 

 

  "글쎄요...... 어떤 점에서 그러신지......?"

 

 

  "감정 선이 조금 부족한 듯하네요. 아...... 이신 씨가 아니라 제가요."

 

 

  민연은 미동 하나 없이 모니터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하하..... .역시 민연 씨야. 지금도 훌륭한데 이렇게 디테일하다니까. 역시 프로다워."

 

 

  세트장으로 다시 올라선 이신이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긴 호흡으로 이어진 촬영 내내 민연은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입증하듯이 커다란 NG 한 번 없었고 그 역시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몰입했었다.

  그녀와의 마지막 신 역시 한 번에 끝날 거라 생각해 아쉬움이 컸던 그였다.

  그랬기에 생각지도 못한 재촬영은 그에게 마치 선물 같이 다가왔다.

  이신은 다시금 숙종이 되어 자신만의 인현왕후에게 애틋함을 아낌없이 표현했고 한결 자연스러운 장면은 편집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타게 되었다.

 

 

 

  <인현왕후>는 4대 메이저 방송사중 하나인 GBS 창사 60주년 기념작이었다.

  초반엔 동시간대 경쟁사의 드라마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신과 민연을 투톱으로 내세운데다가 탄탄한 대본과 연출력으로 무장한 GBS의 야심작이 서서히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유독 드라마에서 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터라 GBS 사장은 시청률 상승에 무척 고무되어 최종회까지 20% 이상을 달성할 시 스태프 포함, 전 출연자들에게 포상휴가를 약속했다.

  <인현왕후>는 2주 후, 24%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고 그날 저녁 방송국 근처 한 호텔에서 화려한 종방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동안의 긴장을 털어버리고 모처럼 휴식을 취하던 민연은 별도로 마련된 자리에 부담을 느꼈으나 여진은 그런 그녀를 다독였다.

 

 

  "다함께 이룬 놀라운 결과인데 마음을 열고 함께 즐기는 게 어떨까? 수고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여유를 누릴 줄도 알아야지. 너한테 유독 부족한 점인 거 알아?“

 

 

 

  "알겠습니다. 김 실장님. 1절만 하시죠."

 

 

 

  소파에서 일어나 드레스 룸으로 들어간 그녀의 뒷모습에 여진이 피식 웃다가 곧 담담해졌다.

  지금 민연의 모습은 처음 그때보다 많이 다른 지점에 머물러 있었다.

  무명 때부터 알게 되어 지금껏 함께 해 온 세월이 10년이 흘렀지만 여진은 처음 만났던 그녀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다소곳한 모습에 수줍을 미소가 싱그럽던 스물 두 살의 민연은 공적으로 만났지만 어쩐지 동생 같은 친근함과 애틋함으로 다가왔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연예계 입문을 앞둔 상황이었다.

  말수가 없어 그저 묻는 말에 대답과 미소를 오가는 민연의 모습은 이미 매니저로 살고 있던 여진에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순수한 마음은 예뻤지만 행여 거친 세상에서 상처받지 않을까, 이용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녀는 이미지만큼이나 조용하고 단아했었다.

  국민 동생, 국민 딸의 타이틀이 항상 따라다닐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던 민연은 그날 이후로 한동안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었다.

  힘겨운 시간들이 유유히 흘러갔고 간신히 제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재기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스스로에게 엄격한 민연을 볼 때마다 여진은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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