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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간의 저편
작가 : 윤혜원
작품등록일 : 2017.7.8

죽음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천둥처럼 찾아왔고 미처 준비하지못한 이별은 모든것을 아득한 기억 속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시작이었고 30년 후,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완전히 다른 인생으로 다시 만났다. 소멸된 기억을 갖고 천사로 돌아 온 그에게 다가 온 한여자. 그리고 서서히 되살아나는 익숙한 그림자들
이것은 복수일까 아니면 다하지 못한 사랑의 메시지일까?

 
제 5 화
작성일 : 17-07-09 09:14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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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늦은 밤,

 기준은 성산대교 아래 쭈그리고 앉아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까짓거 독하게 마음먹으면 못할 것도 없지. 인생 뭐 있어? 죽기 아니면 살기. 시팔... 이대로 끝내면 너무 억울하잖아! 나 인간 강 기준이 제대로 한방 날려보는 거야.]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참을 고뇌하다 마침내 마지막 남은 꽁초를 화려한 빌딩 불빛을 비추는 강물에 던지며 비장하게 결심했다.

 퍼-억!!

 다음 날 아침, 기태의 핵주먹에 비장했던 기준은 방 한 구석 수북한 빈 소주병 위로 그대로 고꾸라졌다. 코피가 주르륵 터졌다. 그래도 분이 가라앉지 않은 기태는 기준의 멱살을 잡고 무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

 

 “미쳤어? 미쳤냐고!!”

 

 순간 기준도 확 치밀어 올랐다.

 

 “그래 미쳤다! 어쩔래?! 시팔. 인생 뭐 있어?!

 눈 한 번 딱 감으면 그만이야!!”

 “아주 제 정신이 아니구나?”

 “어차피 세상은 정글이야. 정글에서는 살아남는 놈이 장땡인거 몰라?!”

 

 기태는 더 이상 대꾸할 가치도 없는 내용에 치를 떨며 기준을 내동댕이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미 독하게 작심한 기준은 모르면 모를까 계획을 알고 있는 기태를 어떡하든 잡아야 했다.

 

 “마냥 이렇게 살순 없잖아. 이대로 집도 날리고 기숙이 저대로 미친년으로 내버려 둘래? 기태야. 어? ”

 “말 같잖은 소리하지마. 집 날린게 누군데. 기숙이 병원비들고 또낀게 누군데!”

 “형 죽는 꼴 볼래?! 콱 죽어버려?!”

 “형? 혀~엉?”

 

 기준은 기태의 서슬퍼런 눈빛에 그만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말이 형이지 형이라고 내세울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자신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기준에게는 일생일대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되어 있었다.

 

 “시팔! 이대로 도태당할 수 없잖아!! 넌 억울하지도 않냐?!”

 “성우! 내 친구야!!”

 “친구?”

 

 기준은 손으로 코피를 쓰윽 비벼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기태의 매서운 눈빛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친구 여자 때문에 질질 짜기나 하는 놈이...친구? 친구 좋아하네.”

 

 퍼-억!!

 기태는 기준의 아구통을 다시 한 번 날렸다.

 독기 품은 기태의 핵주먹에 기준은 다시 구석으로 고꾸라졌다.

 

 “나 분명히 경고하는데 성우 건들지 마. 성우 털끝하나라도 건들면 그땐 형이고 나발이고 없어. 시팔...진짜 다 끝장나는 줄 알아. 알았어?!!”

 

 기태가 때려 부술 듯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리자 기준은 입가에 흐르는 핏물을 닦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어차피 누군가는 죽어야 해. 그 새끼가 아니면......내가 죽어.... 이 병신아.”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낡은 50cc 오토바이와 함께 다시 일상으로 돌아 온 기태는 마지막 배달을 마치고 씁쓸한 표정으로 어느 새 중천을 향해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돌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며 생각했다.

 

 [그래, 몰랐냐? 오르지 못할 나무였고 죽었다 깨어나도 가질수 없는 여자인 거. 삐쩍마른 북어대가리 같은 기집애 일 뿐이야...... 여자? 불 끄면 다 똑 같지 뭐 별 다른 여자 있어?]

 

 기태는 씁쓸하고 허탈한 실소를 터트렸다.

 그때였다.

 

 “기태야!!!”

 

 정신없는 기숙이가 머리까지 산발하고 미친년처럼 숨이 넘어갈 듯 기태를 부르며 숨을 헐떡대고 있었다,

 

 “야!! 오빠더러 누가 이름 부르래?!”

 

 숨이 턱 끝까지 찬 기숙은 다짜고짜 기태를 팔을 잡아당기며 꺼이꺼이 울어댔다.

 

 “에이 씨! 놔!! 아침부터 왜 이 지랄이야!!”

 

 기태는 힘껏 기숙을 밀쳐 냈다.

 하지만 기숙은 울며불며 필사적으로 기태를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춘자가.. 엉엉 춘자가...

 

 “춘자가 니 친구냐? 누가 미친년 아니랄까봐. 이게 죄다 이름 쳐 부르고.....”

 

 순간!! 기태의 머릿속에서 알 수 없는 불길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길로 내닫아 도착한 집은 기준이 갚지 못한 빚 때문에 쳐들어 온 헌식이 패거리들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춘자는 부엌칼까지 들고 드세게 맞섰지만 싸움에 이골이 난 건장한 장정들은 당할 재간이 없었는지 생선내장들로 질척한 마당에 퍼질러 앉아 욕이란 욕을 죄다 퍼부으며 대성통곡하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달려온 기태를 보자 춘자의 통곡 소리는 더욱 켜졌다.

 

 “어이! 기태!!”

 

 헌식은 기다렸다는 듯 꽁초까지 바짝 피운 담배를 비벼 끄며 기태를 향해 손 인사를 보냈다.

 기태는 헌식이가 보내는 그 손 인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헌식이는 그깟 돈 때문에 온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태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헌식이를 노려보았다.

 그제야 춘자도 헌식이의 검은 속내를 알아차렸는지 벌떡 일어나 기태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오냐. 이 천하에 몹쓸 놈들, 이 집이 그리 좋으냐? 가져라 이 우라질 놈들아! 당장 가져! 가져-어!!”

 

 헌식이는 춘자의 절규를 낄낄대며 말했다.

 

 “할매. 거 입 좀 다물어. 잘나가다 왜 삼천포야?”

 

 기태는 뒤 돌아서 헌식에게 말했다.

 

 “나가. 나가서 얘기해.”

 “나가긴 어딜 나가!! 하다하다 이젠 이 집구석에 깡패새끼까지 만들 참이야? 내 멍석말이 당할지언정 그 꼴은 못 본다. 못 봐-아!!”

 

 춘자는 기태의 옆구리를 끌어안고 깍지까지 끼고 단단히 기태를 잡았다.

 빡!!

 헌식은 필사적인 춘자의 모습에 기태의 뒤통수를 냅다 날리고 패거리들과 함께 건들건들 대문을 나가며 말했다.

 

 “내일 사무실서 보자!”

 

 기태는 눈을 질끈 감고 이를 바드득 갈았다.

 평소 같으며 몇 놈 팔다리쯤은 분질러 놓고도 남았겠지만 정승처럼 가만히 서있었다.

 춘자는 늙은 이 놈의 몸뚱아리를 팔아서라도 돈은 마련할테니 허튼생각일랑 애저녁에 집어치우라고,

 대청마루에 모가지 걸린 에미보고 싶으면 깡패질 하라며 기태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소리쳤다.

 한편.

 물치항 최고의 핵주먹 기태를 낚았다는 쾌감에 의기양양 마을을 벗어나는 헌식의 패거리 앞을 기준이 막아선다.

 기준은 헌식의 손에 두툼한 돈 봉투를 턱 안기며 내 동생 기태는 절대 3류 양아치 따위가 될 일은 없을거라고 소리친다.

 

 *****

 

 시간을 알 수 없는 자욱한 안개 속.

 검은 옷자락을 펄럭이며 걸어오는 한 남자.

 하얀 피부에 탐스러운 머리칼을 흩날리는 성우였다.

 

 뚜벅 뚜벅 뚜벅..........

 

 낮은 공허한 울림이 되어 퍼져나가는 발걸음이 가는 빛이 새어나오는 시커먼 문 앞에 멈춘다.

 

 끼이이이익!

 

 닫혀있던 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리자 한 치를 알 수 없는 빛이 쏟아져 나온다.

 순간!! 흘깃 돌아보는 성우의 눈빛에서 싸늘한 냉기가 번뜩이고 성우는 빛 속으로 아득하게 사라진다.

 

 

 그리고 30년 후,

 눈발이 흩날리는 새벽.

 뉴욕 발 인천행 대한항공 767비행기가 미끄러지듯 활주로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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