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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싸우는 개와 과거의 소녀
작가 : Nine
작품등록일 : 2017.7.8

미신, 전설, 설화, 민담, 소설.
형체 없이 떠돌던 것들이 허구의 장막을 헤치고 인류 앞에 형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인류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했다. 과거였다면 ‘취객이나 광인의 횡설수설’ 정도로 여겨지고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잠깐 떠돌다 사라졌을 사건들이 명확한 증거와 함께 각국 국가기관에 제출되었다.
인류는 ‘점잖게’ 양립할 수 없는 존재들과 너무나도 오래, 거의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왔고 그러면서도 그 사실을 억지로 외면해 왔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하지만 인류가 공포를 공포로, 경악을 경악으로 영원히 남겨두는 존재였다면 현재에 이르지 못했으리라.
잘 알려져 있지만 공포스러운 소설적 산물로 여겨지던 흡혈귀 정도에서, 기괴하게 비틀린 종교적 광신의 초현실적인 결과물, 생물학적으로 인간이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고 그 힘을 파괴와 혼란 조장에 사용하는 인간 등, 정확히 추산할 수 조차 없는 숫자와 종류의 위협요소들, 과거의 기준으로는 초현실적이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인간에게 위협적이기까지 한 수많은 것들이 ‘특이 위협체’라는 이름으로 통칭됐다. 그리고 인류는 이 새로 떠오른 위협에 질병, 스스로의 무지, 실패한 정치 및 경제체제 등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방식이란, ‘해당 위협의 존재 말살 위한 노력의 경주’였다.

 
챕터1. 랑데부 포인트(1)
작성일 : 17-07-08 23:53     조회 : 294     추천 : 1     분량 : 6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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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1.

 

  대한민국 인천 소재의 방치된 물류 창고.

  “바깥은 이제 봄인데 여긴 으슬으슬 하네요…….”

  “그러게.”

  “…….”

  소속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 검은색 복장의 인영 셋이 먼지가 앉은 창고 내부를 살펴보고 있었다. 빛조차 잘 들지 않는 음침함에 비해 규모만은 커다란 창고는 잡다한 쓰레기들을 안에 품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떳떳이 초대받았다고는 할 수 없을 듯 한 세 인물은 머리를 짧게 깎은 20대 중반의 키 큰 청년. 슬렌더한 몸매와 단발머리, 그리고 귀염성이 엿보이는 얼굴에 표정이 다양해 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생겼다’고 할 만한 얼굴이지만 그에 앞서 풍기는 인상이 무뚝뚝하고 묘하게 눈매가 사나워 말 붙이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십대 후반 즈음의 소년이었다. 키는 백 칠십 팔 센티미터쯤 될까, 전신을 덮은 코트 탓에 얼핏 호리호리해 보였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운동을 꽤 한 것 같은 탄탄함을 느낄 수 있는 체격이었다.

  일견 일관성 없는 조합이었지만 좁게 흩어져 주변을 살피는 그들의 태도는 공통된 목표를 찾고 있었다.

  그렇게 신중한 정적을 세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이 나지막히 가르고 있기를 십분 여.

  세 인물 모두 보물찾기에 가슴 뛰던 나이는 애저녁에 지난 인물들이었고, 애초에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은 기분 좋은 보물조차 아니었다.

  “…….”

  별다른 감동 없이 건조하기만 한 시선으로 어두침침한 실내를 훑어 나가던 소년의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온 여성이 십여 걸음 떨어진 곳에서 유심히 바닥을 살피고 있는 남성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이름이 영인호… 라고 했지? 뭐 찾은 거 있어?”

  장소와 분위기에는 썩 어울리지는 않는, 묘한 장난기가 희미하게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찾으면 그 때 말씀 드리겠습니다.”

  소년은 딱히 상냥하지도 퉁명스럽지도 않은 어투로 지극히 사무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그 목소리가 벌려놓는 미묘한 거리감에 한걸음 물러날 법도 한데 여성은 오히려 능청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그래, 듬직하네. 헤헤.”

  “이봐, 한지수 요원…….”

  그 즈음해서 짧은 머리 청년의 질책 섞인 시선이 잠시 한지수라고 칭해진 여성을 향했지만, 그녀의 눈만은 착실히 주변을 살피고 있음을 깨닫고는 작은 한숨과 함께 곧 거두어졌다.

  체념을 담아 작게 고개 젓는 청년을 힐끔 곁눈질한 여성은 이제 크게 거리낄게 없다는 듯 고양이처럼 미소 지으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나도 SOG 작전부서에 들어온 지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실제로 DOGS 청사를 본 건 처음이었어. 위치나 외관 뿐만 아니라 내부도 진짜 보통 회사 사무실처럼 보여서 깜짝 놀랐다니까?”

  “그렇습니까.”

  미리 통보를 받고 청사에서 대기중이던 소년에게 여성과 청년이 내민 협조 공문 한 장을 시작으로 나눈 통성명이 한 시간 전이었다.

  함께한 시간에 비해 지나치게 무뚝뚝하지 않나 싶은 소년과, 시간에 비해 지나치게 생각을 털어놓는 게 아닌가 싶은 여성의 조금 일방향적인 대화는 이후로도 두어 개의 실없는 주제를 찔렀다가 마침내 단답형으로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이르렀다.

  “아참, DOSG 청사 안에서 네가 살펴보고 있던 검, 그건 뭐야?”

  창고 천장까지 이어진 안전사다리를 살피고 있던 인호가 소리 없이 긴 숨을 뱉었다. 대단하지 않은 이유지만 막상 두서없이 설명하자면 길어지는 얘기였다.

  ‘기밀’이라는 거짓말 한마디로 일축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SOG 요원을 상대로 숨겨야 할 기밀은 아니었고, 인호는 그런 방향으로 융통성이 떨어지는 인물이었다.

  “…….”

  한순간 머릿속에 산발적으로 떠오른 사실들을 신속히, 최대한 간결하게 요약한 인호가 입을 열었다.

  “SOG 소속 요원이시니 알고 계시겠지만, 3년 전 검 형태의 ‘특이 위협체’가 신라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되어 특이 위협요소를 발현, 현장에 있던 9명 중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저희가 일부 특이한 정황을 보이는 역사적 유물에 대한 위협평가를, 필요하다면 처치도 맡고 있습니다.”

  “헤에…….”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설명에 혀를 내물었던 지수가 발끝으로 바닥의 쓰레기 더미를 걷어내며 마저 물었다.

  “그래서? 그 검에는 특별한 게 있었어?”

  “특이성 위협에 대한 평가가 제 전공이나 업무라서 살펴보고 있던 건 아닙니다. 담당자가 부재중이라 전달하기 전에 잠깐 확인해 본 것 뿐 입니다.”

  “흐음… 난 얼핏 본 거지만 유물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 날이 그렇게 새파랗게 서 있었는데.”

  “그렇습니까.”

  다시 단답형으로 돌아간 인호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가 겉으로 드러낸 태도와는 달리, 그 검이 인호의 뇌리에 남긴 인상은 꽤 분명했다.

  우선 검의 제작 시대는 조선후기로 추정되지만 그 시대에 이미 환도(環刀)에게 실전 병기로서의 지위를 내어준 직도(直刀)형태를 띄고 있었다. 게다가 형태는 차치하고서라도 지수가 지적한대로 수백년의 세월을 무시하듯 선명하게 빛나는 검신은 늘상 건조하게 말라있는 듯 보이는 인호의 시선을 꽤 오래 잡아 끌었었다.

  청강검(靑江劍).

  인호가 검신에 날카로운 음각으로 새겨져 있던 검명을 한 순간 떠올렸다가 사고의 한 켠으로 밀어 놓은 때였다.

  “여기, 뭔가 찾은 것 같은데.”

  짧은 머리 남성의 목소리에 후다닥 달려가는 지수는 간식을 본 강아지 같은 표정이었으나 곧 뭔가 떫은 걸 씹은 것 같은 표정으로 변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네요.”

  목소리만으로도 어두운 표정이 짐작되는 음색이었다.

  “그렇지.”

  “좁고 깜깜하네요.”

  “정확해.”

  “넵. 그럼 전 여기 남아서 경계 임무를…….”

  “안 돼.”

  청년이 내리찍는 종지부는 짧고 단호했다.

  “흐으으…….”

  “SOG요원이 폐소 공포증이라니 말이 되냐…….”

  “공포증까진 아니에요! 그냥 좀… 내키지 않는 거예요.”

  이젠 거의 울상을 짓고 있는 ‘요원’을 한심하다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사내가 주위의 분위기에 경도되지 않고 담담하게 택티컬 랜턴을 켜고 있는 인호의 어깨에 손을 척 올리며 말했다.

  “걱정 마. 여차하면 여기 DOGS요원도 있으니까.

  “…….”

  잠시 말을 삼킨 소년의 하얗고 무표정한 얼굴에 아무도 보지 못한 표정이 옅게 섞였다 사라졌다.

  “티어 3입니다. SOG요원 분들과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양 손을 뺨에 대고 몽크의 「절규」를 흉내 내고 있던 지수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끼어들었다.

  “응? 들리는 소문에는 그렇지가 않다던데? 막 붕붕 날아다닌다던데.”

  “아, 나도 들었어. 다른 DOGS요원들처럼 마술 같은 초능력을 부리진 않지만 총 솜씨가 사람의 솜씨가 아니라던데.”

  “…….”

  미세하게 떠오른 불편한 표정을 숨기며 두어 번 고개를 가로저은 인호는 검은색 코트 아래의 양 허벅지 부근에서 공격적인 목적이 외형으로 드러나는 권총 두 자루를 꺼내 들었다.

  USP.

  독일에서 1993년에 출시되어 세계 각국의 군, 경찰, 특수부대 등 ‘실전적인’용도로 권총을 사용하는 기관들이 다수 채용한 권총이었다. 어두운 흑철색 도장은 총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보는 것 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SOG요원들 역시 총기에는 익숙한 인물들이었다. 아니, 전직의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DOGS를 능가하는 요원들의 집단이 SOG였다. 각각의 ‘특수한 능력’으로 채용되는 DOGS와는 달리 SOG는 국가 정보원을 필두로 특수전 사령부, 대통령 경호실, 국립 과학 수사연구원, 그밖에 다양한 수사기관과 연구기관에 몸담던 이들이 태반이었다.

  당장 이 현장에 단순한 조사를 위해 투입된 두 SOG요원들만 하더라도 짧은 머리의 청년은 특수전 사령부 내에서 ‘하태웅’이라는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던 유능한 특전부사관 출신이었고 한지수는 국립 과학 수사연구원 출신이었다.

  소년의 USP에 비하면 작고, 심지어 얌전해 보이기까지 하는 LH9권총을 장전한 청년이 무언의 압력을 담아 눈짓하자 지수는 작게 한숨을 쉬더니 같은 권총을 꺼냈다.

  “내가 선두, 지수가 가운데, 인호가 후미. 이견 없나?”

  “네, 선배님…….”

  “…….”

  인호는 작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세 명으로 이루어진 일자 대형은 세 줄기의 인공 불빛에 의지해 지하의 어두운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 * *

 

 

  미신, 전설, 설화, 민담, 소설.

  형체 없이 떠돌던 것들이 허구의 장막을 헤치고 인류 앞에 형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인류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했다. 과거였다면 ‘취객이나 광인의 횡설수설’ 정도로 여겨지고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잠깐 떠돌다 사라졌을 사건들이 명확한 증거와 함께 각국 국가기관에 제출되었다.

  인류는 ‘점잖게’ 양립할 수 없는 존재들과 너무나도 오래, 거의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어왔고 그러면서도 그 사실을 억지로 외면해 왔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하지만 인류가 공포를 공포로, 경악을 경악으로 영원히 남겨두는 존재였다면 현재에 이르지 못했으리라.

  잘 알려져 있지만 공포스러운 소설적 산물로 여겨지던 흡혈귀 정도에서, 기괴하게 비틀린 종교적 광신의 초현실적인 결과물, 생물학적으로 인간이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고 그 힘을 파괴와 혼란 조장에 사용하는 인간 등, 정확히 추산할 수 조차 없는 숫자와 종류의 위협요소들, 과거의 기준으로는 초현실적이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인간에게 위협적이기까지 한 수많은 것들이 ‘특이 위협체’라는 이름으로 통칭됐다. 그리고 인류는 이 새로 떠오른 위협에 질병, 스스로의 무지, 실패한 정치 및 경제체제 등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방식이란, ‘해당 요소의 존재 말살 위한 노력의 경주’였다.

  그리고 그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행동은 특이 위협체에 대한 연구 관측 및 대응 집단, SOG(Studies and Observations Group)의 창설 이었다.

  국내 최고의 군사, 정보, 연구기관에서 지원자들을 선발해, 특이 위협체를 비밀스럽게 발견 및 제거하며, 그 임무 성공률은 국제 기준을 상회하기에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간혹 있는 실패 사례 뿐이다.

  라고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전부였다. 하지만 한국은 또 하나의 위협 개제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었다. 대통령조차 직접 명령권이 없는 비밀집단, DOGS(Department Of Guard Security)가 그것 이었다.

  일단 존재 자체는 공개되어 있으며 소속 인원도 천명을 상회하는 SOG와 동일한 예산 우선권을 가지며, 그러면서도 외부의 명령을 받지 않는 이 집단은 국가에 따라선 발견 즉시 사살당했을지도 모르는 ‘특이 특성 보유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충분한 예산지원,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고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독립성, 그리고 정치권으로부터의 자유를 제공받는 댓가로 그들은 일견 역설적이게도 ‘개가 되는 것’을 요구받았으며 DOGS라고 명명되었다.

 

 

  * * *

 

 

  전술 라이트에서 뿜어진 밝기 200루멘의 LED광선 세 줄기가 주변에 내리 앉은 어둠을 협소하게 찢어내는 동안, 투박하게 놓인 철제 계단은 빛의 주인인 세 인영을 지하 구조의 바닥으로 안내했다.

  계단의 끝까지 내려오며 밟은 계단의 숫자와 계단 간의 간격을 통해 지상과의 거리를 대략적으로 추측한 실질적 지휘권자, 하태웅이 눈앞으로 끝도 없이 펼쳐진 좁은 복도를 보며 침을 삼켰다.

  수 만 발의 사격 훈련도, 몸에 벤 전술적 테크닉도 특이 위협체 앞에선 유효하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애초에 권총탄에 뚫리지 않거나, 뚫려도 피해가 없는 특이 위협체라면 지금 손에 쥔 권총은 무용지물이었다.

  “후우…….”

  깊은 한숨과 손아귀를 적시는 땀이 하태웅의 심리를 대변했다. 이쯤 되면 차라리 이곳이 범죄조직의 은신처이길 바라게 될 정도였다. 그렇다면 적어도 권총탄이 유효하다는 보장은 있으니까.

  게다가 애초에 그가 파견된 근거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는 첩보였지 ‘특이 위협체가 있다’는 정보가 아니었다.

  “…… 별 생각이 다 드는군.”

  비틀린 미소가 입가에 걸리는 것을 구태여 숨기지 않는 그의 시선이 대열 후미의 무표정한 얼굴의 소년을 잠깐 향했다.

  불과 한 시간 전에 처음 대면한 저 붙임성 없는 소년이 어리다고 해서 그 실력까지 폄훼할 생각은 없었다. 아니, 이 복도의 끝에 있는 것이 정말 특이 위협체라면, 반드시 유능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단순한 조사 임무에서 세 명이 모두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

  “…… 진입한다.”

  태웅의 조용한 목소리에 따라 세 명으로 이루어진 짤막한 스네이크 대형이 길다란 복도를 전진하기 시작했다.

  전술 라이트를 왼손에 들어 아래에 대고, 그 위에 권총 든 오른손을 얹은 자세로 이동하길 백여 미터. 지하에 뚫린 통로 치고는 지나치게 깊고 직선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이었다.

  ───────.

  집단적인 합창 같은 목소리의 집합체.

  일행 모두 처음에는 환청이나 바람 소리 정도로 생각했지만 점점 뚜렷해지는 인간의 목소리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걷고 있던 태웅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들려?”

  “예…….”

  작게 대답하는 지수와 무표정한 얼굴의 인호를 확인한 태웅이 말했다.

  “뭔지는 아직 모르지만 단단히 준비해.”

  “……네.”

  지수가 어깨를 잔뜩 움츠려 귀 아래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을 즈음.

 

  우, 우, 우― 으아어 우, 우, 우…….

 

  “읍……!”

  안 그래도 움츠려 있던 지수의 몸이 가늘게 경련했다. 소름이 돋을 만큼 괴기스러운 합창은 줄어들긴 커녕 다가오는 이방인들을 환영하듯 점점 더 높고 소름끼치는 음색을 띄어갔다.

 

  우, 우, 우! 으아어! 우! 우! 우! 우……!

 

  이제 거의 한계에 도달한 것 같은 고음(高音)의 향연은, 눈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인 통로의 끄트머리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수가 다른 두 사람을 따라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끼고 돈 코너 앞에는 사람 셋 정도가 서면 꽉 찰 듯한 철문이 길을 막고 있었다.

  “소리가 안 컸으면 좋겠는데…….”

  거의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며 왼손을 문에 갖다 댄 태웅이 문을 열자 펼쳐진 광경은 넘치도록 괴기하며 소름끼치는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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