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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시간의 저편
작가 : 윤혜원
작품등록일 : 2017.7.8

죽음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천둥처럼 찾아왔고 미처 준비하지못한 이별은 모든것을 아득한 기억 속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시작이었고 30년 후,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완전히 다른 인생으로 다시 만났다. 소멸된 기억을 갖고 천사로 돌아 온 그에게 다가 온 한여자. 그리고 서서히 되살아나는 익숙한 그림자들
이것은 복수일까 아니면 다하지 못한 사랑의 메시지일까?

 
제 3 화
작성일 : 17-07-08 13:25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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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분노와 울분 섞인 고함소리만 난무하는 제작사 사무실의 반 넋이 나간 사람들을 보고서야 기준은 사기꾼들에게 제대로 낚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대표라는 놈은 딱 석 달이면 될 것 같다고,

 기준에게 자력으로 데뷔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페이스라 자신을 만난 건 천운으로 생각하라고까지 했었다.

 어차피 돈 놓고 돈 먹는 게 영화판이라며 들인 돈 만큼 길은 닦여지게 되어있는.

 그런 바닥이 영화판이라고 했었는데.......

 기숙이의 병원비에 춘자의 하나 남은 집을 담보로 물치파 헌식에게 대출까지 받아 온 거금 천만원을 날린 기준은 앞으로 닥쳐 올 재앙에 눈앞이 캄캄해져 사기꾼들을 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미친놈마냥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작정을 하고 설친 놈들은 정말 말끔하게 해먹고 깨끗하게 살아져 버린 터라 기준을 기다리는 것은 술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지옥 같은 날들 뿐이었다.

 

 똑똑.

 

 빈 소주병들이 여기저기 나뒹구는 여인숙 달세 방에 엎어져 잠든 기준에게는 들리지 않는 노크소리였다.

 

 똑똑. 똑똑.

 

 그제야 몽롱한 눈을 껌벅이며 기준이 눈을 떴다.

 꺼죽한 얼굴에 까칠한 수염은 그간 기준이 어떤 지랄 맞은 생활을 하였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자 탱탱 불어터진 라면사리 같은 골들이 와르르 쏟아질것 같은 두통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똑똑똑 똑똑똑 똑똑똑 

  

 방문객은 기다림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것이 분명했다.

 기준은 잔뜩 미간을 찌푸리며 문을 열었다,

 

 “뭐요?”

 

 이런 싸구려 여인숙에서는 절대 마주칠 일 없을 말끔한 슈트 차림의 남자가 기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름이 좔좔 흐르는 그의 과하다 싶을 만큼 정직한 2:8 가르마에 기준은 순간 주눅이 들고 말았다.

 기준은 여인숙 앞에 세워진 고급 승용차에 실려 영문도 모른 채 살면서 한 번도 구경 해 보지 못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따각따각 묵직한 그의 구두소리에 가뜩이나 바짝 기가 죽은 기준은 고급진 레스토랑 분위기에 한번 더 기가 죽고 그의 깍뜻한 인사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찬바람 쌩쌩 부는 도도한 어느 사모님의 매서운 눈빛에 완전히 기가 죽고 말았다.

 

 “강 기준씨?”

 “누구......”

 “앉아요. 그럼 곧 알게 될테니까.”

 

 여자는 대풍그룹 회장이자 채란의 어미인 홍 경옥 이었다.

 마음먹고 설쳐도 만날둥 말둥한 이런 여자가 왜 찾아왔을까.

 기준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가까스로 진정 시키며 조용히 읊조리는 경옥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알고 보니 그녀는 섬뜩하리만큼 무서운 여자였다.

 눈알에 핏발이 서도록 하얗게 질린 기준에게 제어 할 수 없는 공포스러운 떨림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난 못해요. 사람이 어떻게...나.. 난 못해요.”

 

 경옥은 두툼한 돈 봉투를 앞으로 쓰윽 내밀었다.

 기준은 눈이 번쩍 뜨였다.

 저 정도면 지금의 이 지랄 맞은 난관에서 잠시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텐데....

 하지만 얼마가 되었든 이 까짓 돈 봉투에 앞길이 구만리같은 내 인생을 한방에 날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그랬나? 난 배우가 아니라 더한 것도 만들어 줄 수 있는데.”

 

 기준의 심장이 금방이라도 살갗을 뚫고 튀어 나올 듯 펄떡 거렸다.

 

 “우리 그룹에서 대형 엔터테인먼트를 하나 설립할까 해요. 알다시피 난 바쁘고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전적으로 맡아서 책임져 줄 사람이 간절히 필요하죠. 이왕이면 서로에게 있어 꼭 필요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확실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죠.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그 쪽 매리트야 나보다 전문가인 기준씨가 더 잘 알테니까 그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고. 윤 비서”

 

 경옥은 흔들리는 기준에게 그야말로 확실한 미끼를 던졌다.

 

 “예 회장님. 지시하신대로 강남에 40평짜리로 준비 시켜뒀습니다”

 “일이 마무리되면 거처부터 옮겨요. 곧 대 스타이자 기획사 대표님이 되실 분이 그런 싸구려 여인숙은 맞지 않죠.”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돈 봉투를 들이 밀었다.

 

 “이건 그냥 품위 유지비 정도로 생각해요. 앞으로 이정도의 돈은 하루 밥값 정도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기준은 생각했다.

 그래.... 딱 한번이야. 약한 놈이 강한 놈에게 도태되는 것. 세상 이치 다 그런 것 아닌가?

 어차피 살 놈은 무슨 짓을 해도 살고 죽을 놈은 접시 물에도 코를 박고 뒈진다잖아.

 시발!!! 인생 뭐 있어? 누가 알아? 이 한 방이 이 좇 같은 내 인생에 횃불이 되어 줄지.....

 기준은 흥건한 땀을 쓰윽 닦아내고 테이블 위의 봉투를 냉큼 집어 주머니에 쑤셔 넣고 도망치듯 일어나 서둘러 레스토랑을 나섰다.

 경옥의 예상이 적중했다.

 

 “일이 잘 진행 되는지 잘 감시해.”

 “예.”

 “조인희 이 독한 년. 기어코 살아나 새끼를 쳐? 윤 비서.”

 “예”

 “그 년을 좀 만나야 겠어.”

 “예. 조치하겠습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를 바드득 가는 경옥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는 늦은 밤,

 서울 외각 기태의 50CC 오토바이가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듯 뿌연 연기를 내 뿜으며 건너편 가로수아래 섰다.

 기태는 무섭게 쏟아지는 빗물을 고스란히 받으며 체념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성우잖아. 내게 유일한 안식이 되어 준 성우.

 내가 도대체 성우를 상대로 무슨 짓을 한 거지?

 여자.....불 끄면 다 똑같은 게 여자 아닌가? 삐적마른 북어대가리 같은 여자 따위가 뭐가 그렇게 대수야.

 그래. 남자 강 기태. 그 깟 여자 하나 때문에.....정신 차리자! 강 기태!! 인생 좇같이 살지 말자고!!]

 

 기태는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을 쾅쾅쳤다.

 다부지게 꾹 다문 입술에서 그제야 어이없는 자신을 향한 실소가 새어나왔다.

 그리고는 건너편 3층짜리 건물 옥상 불 켜진 성우의 옥탑방을 바라보았다.

 

 “새끼. 일찍일찍 자라니까. 몸도 약한 놈이......”

 

 기태는 성큼성큼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성우의 옥탑방에서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고 빗소리와 잘 어울리는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성우는 부슬부슬하게 탐스러운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아름다운 눈웃음을 지어보였고 그의 시선 끝에는 피아노에 기대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채란이 있었다.

 채란은 성우의 그런 미소가 너무나 좋아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어루만졌다.

 엄마는 왜 이렇게 착하고 사랑스러운 남자를 허락하지 않는 걸까.

 우린 이 사랑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채란은 두려웠다. 순간 슬퍼진 채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당황한 성우는 피아노를 멈추고 채란을 무릎에 앉혀 눈물을 닦아주었다.

 성우는 채란의 이 눈물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울지마. 지금 우린 함께 있고 서로 사랑하잖아. 사랑해 채란아.”

 

 채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성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이어지는 달콤한 키스.

 채란은 성우의 품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고 성우는 그런 채란을 뜨겁게 품에 안았다.

 그때!!

 어디선가 스며드는 비릿한 바다냄새.

 작은 창문 너머 퍼붓는 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원망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기태가 그 곳에 있었다.

 

 한번만 안아봤으면. 한번만 저 머리카락을 어루만져봤으면......

 나 같은 놈은 왜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되는 걸까..

 

 기태의 체념은 원망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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