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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된바람
작성일 : 17-07-08 12:15     조회 : 234     추천 : 1     분량 :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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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부총통 각하, 체스는 아직 익숙치 않으시다고 들었습니다."

 

 라리마도 같이 있는 자리건만, 그녀는 스스로가 약혼녀인 것처럼 행동했다. 부인들은 그녀가 사태의 절박함에 신부교육을 잘 받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린 예비신부 앞에서 저리 행동하는 건 교육을 벗어난 인성의 문제였다. 그녀는 부인들이 자기를 시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에게 미소지어주었다.

 

 "네, 그렇습니다. 한수 가르쳐주신다면 영광이겠군요."

 

 그는 신사의 매너를 지키며 그녀를 의자로 이끌었다. 페리샤는 놀고 꾸미는 건 잘했지만 교양은 겨우 배운 정도였다. 그녀는 곧 당황했고, 주변에 있던 오렌클린 백작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30대를 넘긴 그는 10대 소녀 페리샤에게 친절했다. 사람들은 페리샤의 남편이 오렌클린 백작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페리샤 본인은 아드리안의 신부를 꿈꾸고 있었으니, 그 환상이 과해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다음에 알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페리샤 영애."

 

 백작은 아드리안이 일어나는 모습에 안심했다. 그 자리는 오렌클린 백작의 차지가 되었다. 페리샤는 라리마에게 다가가는 아드리안을 잠시 야속하게 바라보다가, 곧 그의 미소에 표정이 풀어졌다. 페리헬 백작은 아끼는 오렌클린 백작이 친제국파로 빠르게 전향한 것을 기쁘게 여겼다. 오늘의 자리도 친제국파들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아드리안과 라리마는 오늘의 주역이었다. 부총통 아드리안과 친제국파의 대표 페리헬 가의 결합은 정치적으로도 그에게 중요했다.

 

 "제 언니가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해요, 아드리안님."

 

 그는 어딘가 답답한 표정이었다. 그눈이 향하는 곳은 라리마도, 페리샤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본인만 아는 것이었다. 이 자리엔 속내를 말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으레 짓는 미소로 라리마에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녀는 저와 친해지고 싶은 것 뿐입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아드리안, 리첸의 말로는 네 작은 새가 네게 부족하다 하더군. 원한다면 약혼을 없던 걸로 해도 좋아.'

 

 벨페르고는 총통이 아닌 주군으로서 진지하게 그에게 말했었다. 그는 그 나름대로 아드리안에게 친절했다. 아드리안만이 아직 그를 어렵게 여기고 있었다. 첫인상은 때로 바뀌기 어려운 것이었다.

 

 "아드리안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그는 흐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라리마는 그가 제 말에 기뻐해준다고 생각했다. 페리샤는 오렌클린 백작을 상대하면서도 라리마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저 자리는 내 것이야. 너따위 철없는 계집이 어딜 노려? 넌 태어난 거 자체가 원흉이었어. 페리샤는 제 화살이 힘없는 흑발이 아니라 어린 금발을 향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페리헬 가의 전통 미인인 제가 저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그녀는 이를 갈았으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분했다.

 

 "아니, 있잖아. 있다고."

 

 "네? 페리샤 영애? 방금 무슨 말씀하셨습니까?"

 

 "아뇨, 아무것도."

 

 이제야 제 화살이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았다. 그녀는 만족감에 환하게 웃었다. 오렌클린 백작이 그녀를 향해 열렬한 눈빛을 보내는 것도 그녀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귀찮기만 했다.

 

 

 

 

 # 된바람

 

 

 

 

 '헤일린, 우리 모임이름 말인데. '사총사' 어떠냐? 우리도 공식적으로 사교모임을 만들어서 자주 만나자. 좋지?'

 

 헤일린은 편지를 구겨버렸다. 그녀의 표정이 꽤 살벌해서, 곁에 있던 셀리마저 흠칫했다.

 

 "아가씨?"

 

 "아, 별 거 아냐. 신경쓰지 마렴."

 

 개명 감각하고는! 정말 최악이야! 본심이 드러나 헤일린은 신경질적인 표정이 되었다. 별 거 아닌 거 맞아요? 정말 괜찮으신 거겠지? 셀리는 감히 물어볼 생각도 안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리첸의 편지는 답장을 하지 않음에도 주기적으로 왔다. 리첸이야 겔린 경에게 일을 일임하는 모양이지만, 리나와 아드리안은 정말 바빴다. 귀족 영애에 불과한 헤일린이 자주 성에 드나들 수도 없었다. 리첸에게 일을 더 시키라고 리나에게 편지를 써야할까 고민하던 무렵, 연보라색 리본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는 된바람입니다. 그대가 나의 등을 떠민다면 나는 벼랑에라도 기꺼이 뛰어들겠지요.'

 

 당신은 왜 나에게 이런 호의를 보이는 거죠? 답장을 쓰고 싶었다. 언제 나와 만났고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요. 하지만 발신지는 알 수 없었다. 무리해서 알아내고 싶지도 않았다. 이 편지의 발신자와 그녀의 공통점이 있다면, 은신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으니까. 들키고 싶지 않아하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그녀도 더 캐내지 않았다.

 

 "수레국화 향이구나. 제국에는 아직도 수레국화가 한창 피어있겠지."

 

 총통, 벨페르고는 꽤 똑똑했다. 제국의 국화, 수레국화를 페닐 라 전역에 심기 시작했다. 화가들은 총통의 명령에 따라 수레국화나 제국의 전통옷을 그렸다. 모델로써 혼혈 아이들이나 전 왕국인이 등장했다. 가난한 아이들은 기사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노힌은 이후 학업에 충실하고 있었는데, 기사들이 학교를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괴롭힘 당하지 않았다. 반강제적으로, 급격하게 문화가 바뀌는 중이었다. 공포는 그걸 돕고 있었다. 전 페닐왕국은 이제 '제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가씨, 제국이 그리우세요?"

 

 "여기가 제국이잖니."

 

 "그렇긴 하죠."

 

 "내가 살던 곳 주변엔 수레국화가 셀수도 없을만큼 많이 피어있었단다. 그 주변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해.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가장 먼저 그 광경을 눈에 담았어."

 

 "어째서요? 그렇게 아름다웠었나요?"

 

 헤일린은 셀리의 말에 잠시 말을 골랐다. 아름다웠지. 하지만 단순한 이유는 아니야. 그래,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걸 보고 있으면 내가 흑발인 것이 잊혀졌어. 내가 어떤 일을 겪어왔든, 내가 누구든 다 상관없어졌거든. 그냥, 내가 한송이 수레국화가 된 것 같았지. 그래서 좋았어."

 

 "무슨 의민지 알 것 같아요. 좀 어렵지만."

 

 헤일린은 제 얼굴에 붙이듯 가까이했던 편지를 내려놓았다. 제뉴어리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헤일린은 제뉴어리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었다. 졸업 전에 보는 중요한 시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이었다면 왕국에서 주최했을 것이나 지금은 달라졌다. 제국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진학시험으로 대체된 지금, 제뉴어리는 베니아 제국인 자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시험 수준이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낮아지지는 않기에, 제뉴어리를 돕기로 했다. 제국의 진학시험은 악명이 높았다.

 

 "누님!"

 

 "어서오렴, 제뉴어리."

 

 그래봤자 진학시험의 최신 경향과 과목들을 설명해주고 옆에서 감독하는 것이었지만. 헤일린은 제뉴어리에게 성심껏 신경써주었다. 그녀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었다.

 

 "누님, 오늘 숙제는 설화인가요?"

 

 "그래. 제국은 예언이나 설화같은 이야기에 꽤 열광하는 편이란다. 며칠 동안 그 책들을 읽어보고 같이 이야기해보자."

 

 "다른 건 조금씩 들어봤는데, '무네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헤일린은 베니아 제국에 대한 것도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그 수단은 책이었다. 제뉴어리의 질문에 헤일린이 미소지었다. 성실한 학생은 보는 것으로 하여금 깊은 만족감을 주곤 했다.

 

 "요정의 여왕이란다. 유명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녀의 능력은 위대하다고 알려져 있지. 그녀는 약간의 방랑벽이 있는데, 인간 아이들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해. 보이지 않는 것에 편견이 없는, 순수한 아이들 중에서도 아주 소수만이 그걸 받는다고 하지."

 

 "우와, 정말요?"

 

 헤일린 또한 좋은 선생님이었다. 제뉴어리는 선생님의 말에 제국에 더 흥미를 가진 듯했다. 그녀는 제뉴어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란다. 이 세상에 그냥 주는 건 없거든. 자, 다음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보렴."

 

 "네! 내일은 도서관부터 가야지!"

 

 명랑한 웃음소리가 그녀의 기분마저 개운하게 만들었다. 그녀도 셀리에게 책을 가져오라고 부탁해야했다. 공부는 원래 사제가 같이 하는 것이니까. 베니슬린 교수님도 그러셨을까? 그녀는 스승을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개국 이후 그녀는 베니슬린 교수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개국 전이야 조금 눈치를 보았지만, 왕국이 개국된 이후 그녀는 더이상 눈치보지 않고 지내던 이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 오히려 집안에서는 제국인과 교류하는 걸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녀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했다.

 

 "아가씨,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셀리가 가져다준 책을 읽고 있는데, 집사장이 그녀를 찾았다. 집사장은 기쁜 표정으로 그녀에게 예를 갖추었다.

 

 "좋은 일이라도 있나요?"

 

 "부총통 각하께서 주인님과 많은 분들을 초대하셨습니다.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셨습니다. 주인님의 말씀으로는 결혼 날짜를 잡는데 동의하셨다고 합니다."

 

 집사장이 직접와 소식을 알릴 정도면 중대한 행사라는 것이었다. 꼭 가야될 행사라는 뜻인가. 헤일린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집사장에게 말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시는 언제죠?"

 

 "일주일 후, 저녁 7시입니다. 아가씨는 부총통 각하와 친분이 있으시니 꼭 가셔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명령인가요, 그건?"

 

 속이 꼬인 그녀의 질문에 집사장이 잠시 당황했다. 그녀는 백작을 좋아하지 않았다. 페리헬 백작은 그녀의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부녀관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집사장은 그녀를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적대적으로 대하는 게 그녀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아가씨와 주인님께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 헤일린이 말했다.

 

 "그 분은 언제나 그렇죠. 신경쓰지 마세요. 곤란하게 만드려던 건 아니에요. 실례했어요."

 

 "아닙니다. 좋은 저녁 되십시오."

 

 집사장에게 꼬인 속내를 드러낸다고 무엇이 득이 되겠는가. 집사장이 물러나자, 그녀는 자괴감에 머리가 아팠다. 싫은 건 백작이지 집사장이 아니었는데. 물론 집사장은 크게 신경쓸 일도 아니고 백작에게 보고도 하지 않겠지만, 제 꼴이 너무 우스워서 자괴감이 들었다. 이불을 퍽퍽 차고 싶은 기분이었다. 리첸의 '사총사' 모임이라면 환영이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를 만나는 건 퍽 힘든 일이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대해야 했으니까. 그는 그것을 서운해했지만, 헤일린은 여성의 혀가 얼마나 유해한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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