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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 귀변사
작가 : 내가너를
작품등록일 : 2017.7.7

조선땅을 어지럽히는 요귀들을 없애기 위해
사도세자가 죽지도 않고 나섰다.
뒤주를 벗어난 몽한이여,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라!

 
김대감의 정체
작성일 : 17-07-07 13:17     조회 : 229     추천 : 1     분량 : 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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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오랜만의 외지인이라 아랫것들이 모시는데 부족함이 많을 겁니다."

 

 "별 말씀을요. 하루 묵어가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뻔히 요괴라 짐작되는 놈과 점잔을 빼며 대화하려니 그것도 묘한 기분이었다. 이제 김대감은 언제 화가 났었냐는 듯 인자한 노인과 같은 인상이었다. 머리가 너무 크고 우스꽝스러울 만큼 큰 관을 쓰고 있기는 했지만......

 

 "하필 오늘 사냥 해 온 것들이 있어 손질을 해야 하니 보기에 거북스러울 것입니다. 괜한 꼴을 보일 수 있으니 오늘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시고 수랑에서 머물도록 하시지요."

 

 손님 주제에 말대답 할 수야 있겠는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 하니 김대감은 주위에 말했다.

 

 "이서생을 수랑으로 뫼셔라."

 

 마당에는 따라온 주민들 외에 솔거노비(주인집에 거주하며 부려먹는 노비)로 보이는 자들도 몇 명도 나와 있어 그들이 몽한을 이끌고 갔다.

 

 ‘이놈들은 주인으로 모시는 자가 요물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퍽이나 딱하군······. 아니, 주민들과 달리 늘상 같이 지내는 노비들 아닌가? 이것들도 한패일지 모른다.’

 

 그렇게 의심의 눈으로 보니 과연 수상한데가 눈에 들어왔다. 그를 이끈 두 노비들은 키들은 제법 큰데 지나치게 말라보였다.

 

 기근의 시대에 민초들이 여위는 것이야 흔하다 해도 보통 양반집에 속한 노비들은 밥 굶는 일이 잘 없었다. 가만 보니 둘이 빼다 박은 듯, 못 먹어 마른 듯한 것이 아닌 원체가 마르고 휘청휘청해 보였다.

 "흠흠, 자네들은 이름이 어떻게 되는가?"

 

 둘이 나란히 검고 마른 얼굴을 돌아보며 말했다.

 

 "성은 둘 다 없고 저는 이끝이라 하고 이놈은 이저라 합니다."

 

 "이끝과 이저라, 둘이 형제인가보구만."

 

 "저희 같은 것들은 형제기도 하면서 아니기도 하지요. 이계에서 제일 밑이라 하여 주인님께서 지어주셨습니다."

 

 이계라 하면 생계와 사계를 말하는데 그 중에 제일 아랫것들이라······. 과연 요괴스런 작명이었다.

 

 "여깁니다."

 

 이끝이라 밝힌 노비가 무뚝뚝하니 말했다.

 

 "고맙네."

 

 "바로 주무실 건가요?"

 

 김대감도 아까 괜한 이유를 붙여 돌아다니길 꺼리더니 이놈도 재차 물었다. 분명 이유가 있다 생각한 몽한은 괜히 캐묻지 않고 적당히 둘러댔다.

 

 "그럴 생각이네. 수십리 길을 한달음에 왔더니 피곤하구만, 잔치상이 차려져 있다 해도 못나가겠어."

 

 "네, 그럼 편히 쉬십시오."

 

 방안에 초를 켜주고는 왔던 대로 두 노비는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갔다. 수랑안으로 든 몽한은 봇짐을 풀고 주변이 잠잠해 지기를 기다렸다.

 

 피곤하다고 둘러댄 것이 과히 거짓은 아니었으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곳에서 편히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몽한은 광목대사에게서 받은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머리가 크고 큰 관을 쓴 요괴라...어디서 본 듯 하다. 고관...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 마침내 찾아냈다.

 

 -내 외삼촌 안공은 성질이 엄격하여 남의 것을 탐하는 경우가 없으니 관리들은 두려워하고 백성들은 따랐다. 임천의 장으로서 그 곳 관리 식솔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큰 나무를 보고 마구 짖어댔다.

 

 안공이 돌아보니 괴물 같은 것이 있는데 고관대면의 형상으로 나무에 기대 서 있다가 안공이 뚫어져라 노려보니 점점 사라져 버렸다-

 

 ‘고관대면(高冠大面) 높은 갓을 쓰고 얼굴이 크다라. 이게 놈의 정체구나. 근데 안공이라는 자가 그저 노려보기만 해도 사라졌다니 겨우 이렇게만 하면 된단 말인가?’

 

 몽한은 물리치는 방법이 너무 쉬운 것을 이상하게 여기다 이내 고쳐먹었다.

 

 ‘그런 더러운 인상에 양반이기까지 하니 누가 감히 함부로 노려보겠는가? 그래서 여태 기세등등하게 활개치는것일 것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밖은 아무런 변화 없이 까마귀 소리만 울려대 마침내 몽한은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봇짐은 풀어두고 가벼운 차림새로 조용히 문을 열었다.

 

 김대감의 집은 밖에서 봤던 것보다도 훨씬 더 컸다. 물론 자신이 있던 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양반집중에서도 배 깨나 튕기는 수준이었다.

 

 큰 규모만큼 사각도 많았기에 다행히 몽한이 몸을 은닉하며 조용히 움직이기엔 수월했다.

 

 두 노비와 함께 왔던 반대 길로 어둠속을 걷다보니 아까 함께 왔던 주민들이 여태 있었다. 한쪽에 망태기가 풀어져 있고 잡아온 무언가를 손질 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손마다 구렁이며 뱀 따위를 잡고 껍질을 벗기는 중이었고 몽한은 입을 막아 역겨움을 참아냈다.

 한참 작업 중인 주민들 앞으로 어느새 이끝과 이저가 나타나 이죽 거렸다.

 

 "얼른 손질해라. 잡아온 게 고작 구렁이 뿐이다만 운 좋게 큰 짐승 하나가 더 딸려 왔으니 네놈들이 화를 면했구나."

 

 이제 보니 화톳불 사이로 보이는 두 노비의 얼굴은 순 악마 같았다. 큰 짐승이라면 필경 나를 말하는 것인데, 이놈들 기어이 헤치려 하는구나.

 

 아무 말 없이 작업 중인 주민들에게 이끝이 나서서 당부했다.

 

 "이제 네놈들도 알겠지. 우리 주인님께서는 식성이 유별나셔서 하루라도 고기를 안 먹으면 안된단 말이다. 산에 짐승이 없거든 외지인이라도 잡아와라. 그럼 너희들에게는 아무 일 없다."

 

 협박에도 주민들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뭐라 하건 서둘러 일을 끝내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은 마음인 듯 했다.

 몽한은 두 노비가 자리를 뜨길 기다려 움직였는데 규모에 비해 부리는 노비는 적은듯했다. 아직 그 둘을 제외하고는 한명도 못 봤으니 말이다. 어쩌면 자고 있을런지도 모르지......

 

 살금살금 마침내 아까 김대감을 마지막으로 봤던 곳으로 왔다. 안채로 보이는데 부인이 보이지 않으니 아마도 본인이 그냥 안채 겸 사랑채로 쓰는 것 같았다.

 

 ‘주민들이 모두 해를 입기 전에 이놈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데......’

 

 이런 생각으로 안채를 기웃거리는데 뒤가 따가워져 돌아보니 김대감이 떡 하니 서 있는 것이었다.

 

 몽한은 주눅 들지 않고 아까 책에서 본 대로 김대감을, 아니 고관대면을 노려봤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여기서 뭐하는거요?"

 

 아..... 아무 소용 없다. 김대감은 줄어들어 사라지기는커녕 되레 꼿꼿히 물었다.

 

 "그... 갑자기 급해서...측간(화장실)을 찾고 있었습니다. 불러도 아, 아무도 없기에..."

 

 급히 둘러댄다는 것이 이랬다. 김대감은 한참을 미심쩍은 얼굴로 쳐다보다 얼굴을 풀었다.

 

 "안에 요강도 있을 텐데 큰게 마렵나 보구려. 측간은 수랑 바로 옆에 있으니 가서 일 보시지요."

 

 "아! 네, 네!!"

 

 ...대사님 엉터리 책을 주시면 어찌합니까... 몽한은 한숨을 쓸며 서둘러 본디 있던 방으로 왔다.

 

 ‘잡아온 뱀도 있고, 푸줏간 장씨가 보낸 소고기도 있을 테니 오늘밤 바로 나를 공격할 것 같지는 않구나. 괜한 짓 했다가는 의심만 살 것 같으니 일단 잠자코 있다가 해가 뜨면 방법을 모색해 보자.’

 

 누가 감시할까 일부러 화장실도 다녀오는 시늉을 하고는 자리에 누웠다.

 

 ‘책에 있는 대로 되지를 않으니 어떻게 하지’

 

 요물의 소굴에 있으니 잠들지 않으려 했건만 피곤함이 겹쳤던 몽한은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중얼...

 

 무언가 계속 중얼대는 소리에 몽한은 게슴츠레 눈을 떴다.

 

 ‘3경쯤(한밤중 11~1시) 되었나, 무슨 소리지 이게?’

 

 눈만 돌려 소리 나는 곳을 보고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김대감이 바로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달빛에 희미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원래는 정체를 숨기려 했어. 큭큭 근데 한 놈이 달아났지 뭐야? 놈을 죽이지 않을 수가 없었어."

 

 뭐...뭐라고? 중얼대던 소리의 정체는 김대감이었다.

 

 "뼈다구밖에 없어서 먹을게 하나도 없는 게 아쉬웠지. 어찌나 성질이 나던지 주민 놈들 앞에서 본 모습을 보여주고야 말았네."

 

 몽한은 식은땀이 줄줄 흘렀으나 놈이 하는 말을 잘 들었다.

 

 "한 놈의 골을 잡고 부셔 버렸더니 병신 같은 놈들, 그제야 살겠다고 산을 뒤지는데 큭큭, 이놈들이 사람을 하나 잡아왔다네."

 

 김대감은 비 맞은 중처럼 계속 중얼거렸다.

 

 "다음에 먹어도 돼. 다음에 먹어도 돼. 아직 소고기도 남았다고. 그런데 이놈은 떠돌이라고 들었어. 그럼 여기서 당장 죽어도 아무도 몰라."

 

 "그러니까- 지금 먹어도 돼!"

 

 김대감이 덮침과 동시에 몽한은 몸을 잽싸게 몸을 굴려 발길질을 했다. 무예 수련하기를 좋아했던지라 거의 반무인의 대처였다. 그런데 발에 닿은 느낌이 이상하다.

 

 ‘분명 세차게 걷어찼거늘 아무것도 닿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어쨌든 몽한은 김대감을 향해 소리쳤다.

 

 "고관대면, 네 이놈!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김대감은 다소 놀란 얼굴로 몽한을 봤다. 여전히 큰 얼굴에 높은 관을 쓰고 있지만 인간인척 할 때 보다 훨씬 더 흉악스런 표정이었다.

 

 "의외네 나를 알고 있어. 큭큭"

 

 "알다마다. 나는 네놈을 잡으러 왔다!"

 

 무슨 자신감인지 일단 지르고 보는 몽한이었다.

 

 "재주 깨나 있는 좀 같다만 네 힘은 내게 소용이 없다는 건 모르나보지?"

 

 다시 한 번 덮치는 고관대면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몽한은 커서 맞추기도 편한 놈의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아까와 같이 분명 적중 하였으되 이 요물에게는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했다.

 

 "큭큭, 웃기는 놈이군. 날 알길래 무당쯤은 되는 줄 알았더니 별 볼일 없는 놈이로구나. 생계에 속한 네놈의 힘은 우리에게는 아무 영향이 없다. 멍청한 놈."

 

 ‘이런 사람과의 싸움과 다르구나. 대사님 어쩌면 좋습니까!?’

 

 울고 싶은 몽한의 눈에 풀어져 나뒹굴던 우골의 방망이가 보였다. 있는 무기라고는 칼도 아니고 겨우 두척(60cm) 방망이라니.

 

 에라이- 이판 사판이다!

 

 고관대면이 어느새 길게 돋아난 흉측한 손톱으로 공격하자 몽한은 우골의 방망이를 들어 놈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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