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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킹즈세븐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6.30

대영웅 레아가 처형당한지도 어언 7년.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의 눈앞에서, 레아를 닮은 수수께끼의 여인이 모험을 시작한다.

 
1막 1장 : 아보레오의 고아 7
작성일 : 17-07-06 23:23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4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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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덴은 손을 등 뒤로 포박당한채로 광장에 무릎 꿇려진다.

  “천박한 놈! 니가 니 죄를 알렸다!”

  촌장이 준비해놓은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작 영애가 아우덴에게 호통을 친다.

  “필립!”

  호위무사는 아우덴의 앞으로 짐승의 두개골을 툭 던진다.

  “감히 세바스찬을 죽인 것도 모자라 도축해 그 고기를 먹어?!”

  자신의 앞에 던져진 여우의 두개골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아우덴은 고개를 들어 천천히 광장을 둘러본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사람들은 눈길을 피한다. 오직 촌장과 라울만이 그를 강렬히 마주 본다.

  “어디 한 눈을 파느냐!”

  영애가 옆에 놓여져 있던 잔을 들어 아우덴을 향해 집어 던진다. 하지만 형편없는 투척에 잔은 아우덴의 가까이에 닿지 조차 않는다.

  “야만스러운 것, 천박한 것, 비천한 것!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도 않구나, 필립! 이 더러운 것을 당장 죽여라!”

  필립은 탐탁치 않은 표정을 애써 숨기며 아우덴에게 다가간다. 잠시 망설이더니 검을 뽑아 아우덴의 목젖을 겨눈다.

  “죄인. 너의 죄를 인정하는가.”

  아우덴은 흔들림 없는 눈빛을 들어 필립의 눈을 마주 본다. 필립의 검 끝이 떨리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그 자는 벙어리입니다!”

  군중 속 어딘가에서 울분 섞인 외침이 터져 나온다. 촌장이 사납게 그 방향을 돌아본다. 필립은 그것을 놓치지 않는다. 눈빛으로 소란을 잠재운 촌장은 눈썹을 선량히 말아 영애를 바라본다.

  “어서 저 죄인을 벌하시고 남작령으로 돌아가셔야지요. 시골은 해가 빨리 떨어집니다.”

  “그래, 필립. 뭐하는 거야?! 당장 그 놈을 죽여!”

  필립은 침을 꿀꺽 삼킨다. 그의 눈이 아우덴의 얼굴에서 흉터를 하나하나 읽는다.

  “필립!” 필립의 손이 물병모양 목걸이를 쥔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그리고 검을 쥔 손을 뒤로 뻗어 힘껏 내찌르려는 찰나,

  “아버지!”

  멀리서 애타는 부름이 들려온다. 모두의 고개가 그 방향을 향한다. 한 소년이 광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누군가 비통한 신음소리를 낸다.

  “아버지!”

  필립은 떨리는 눈을 애써 돌려 아우덴을 바라본다. 아우덴은 소년을 바라보며 입술을 덜덜 떨고 있다. 그리고는 갑작스레 고개를 휙 돌려 필립을 바라본다. 필립은 소스라치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아우덴은 그를 향해 한 쪽 밖에 없는 무릎으로 기어가며 그의 검에 머리를 가져다댄다. 놀란 필립은 오히려 검을 뒤로 뺀다. 아우덴이 고개를 들어 필립을 바라본다. 그 눈빛에 담긴 의미를, 필립은 이해하지 못 한다.

  “아버지, 아버지!”

  소년이 가까워지자 아우덴은 조급해진다. 필립을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필립은 겁에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을 한다. 아우덴은 오히려 다급해져서 목을 쥐어짠다.

  “...아우... 아, 아우...!”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눈물을 흘리며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필립은 깨닫는다. 아우덴이 원하는 바를. 이 남자의 부성애를.

 

  “아버...!”

  필립의 검이 아우덴의 목을 꿰뚫는다. 덴은 발이 풀려 바닥에 넘어진다. 천천히, 필립의 검이 아우덴의 목에서 빠져 나온다. 조금씩, 아우덴의 목이 돌아간다. 덴은, 아우덴이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고 확신한다.

  아우덴의 몸이 바닥에 닿는다. 덴의 입에서 고함과도 같은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의 뒤로 땅이 폭발한다. 그 반발력으로 덴은 앞으로 날듯이 달린다. 그런 그를 팔립이 낚아챈다. 필립은 덴을 바닥에 메다꽂는다. 덴은 미친 듯이 발광하며 필립을 공격한다. 하지만 일개 소년의 눈 먼 공격은 단련된 기사에게 티끌만치도 통하지 않는다.

  “...살아라.”

  필립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저 영웅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마라. 반드시 살아남아라. 니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전사셨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그의 손을 타고 오른다. 아니마 폭주의 전조 현상이다. 필립은 검의 폼멜로 소년의 관자놀이를 후려친다. 소년은 실이 끊긴 인형처럼 축 늘어진다. 필립은 몸을 일으키며 숨을 길게 내쉰다.

  “뭐 하는 거야, 필립! 끝났으면 가자! 이딴 더러운 마을 단 일 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영애는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등을 돌려 마차가 준비된 대로 쪽으로 걸어간다.

  “...예, 아가씨. 저도 더 이상 이런 더러운 마을에 있고 싶지 않군요.”

  그건 그가 이 마을에 와서 처음으로 영애에게 건넨 진심이었다.

 

  레아는 돌을 던져 돌을 맞춘다. 던질 돌이 다 떨어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던져진 돌들을 한 움큼 집어 자리로 돌아와 다시 던진다. 그리고 또 그 돌이 다 떨어지자,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개를 돌린다.

  “아 왜 이리 안 와? 선물 만들어서 가져와? 이러다 해 다 지겠다, 이 놈아!”

  하지만 그녀의 외침에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물론 그녀 정도 되는 임페로에게 해가 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아니마를 조금만 운용하면 밤에도 낮과 같이 사물을 볼 수 있다. 아예 랜턴 역할을 하는 광구를 소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밤 여행은 피부 다 상해서 싫다고...”

  로브를 뒤집어쓰고 동굴을 파서 살지만 그래도 그녀 또한 외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십대의 아가씨다. 야간 여행만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하아, 레아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무래도 직접 마을로 가봐야겠다. 어차피 떠날 마당이니 사람들한테 로브차림이야 조금 보여져도 괜찮겠지. 레아는 가능한 땅에 가까이 날도록 고도를 조종하며 아보레오 마을을 향해 날아간다. 물론 봇짐이 자신의 뒤를 따라오게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덴은 앤의 집에서 눈을 뜨자마자 광장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잔인한 진실을 목도한다. 고아는 죽은 아버지의 시체 앞에 무릎 꿇는다. 아버지를 두 번이나 여읜 소년은 짐승도 내지 않을 소리를 내며 울부짖는다.

  소년의 통곡과 저주가 광장을 가득 메운다. 사랑장, 만남의 터,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는 광장에서 소년의 한 맺힌 통곡은 칼날이 되어 문 뒤에 숨어 있는 비겁한 이들의 가슴을 난도질한다.

  소년은 아버지의 시체를 들쳐 업고 집으로 돌아온다. 항상 주무시던 침대에 아버지를 눕혀놓고 불을 지른다. 다시 한 번, 숨 막히는 울분이 그를 덮친다. 그는 슬픔과 분노가 그의 몸을 가지고 놀도록 허락한다.

  원하느냐.

  누군가 소년에게 말을 건넨다.

  복수를 원하느냐.

  고개를 들자 로브를 뒤집어쓴 인영이 보인다. 불타오르는 집을 마치 배경처럼 등에 두르고 일렁이는 열기는 마치 날개처럼 두른 그 이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피와 비명을 원하느냐. 너의 가족을 난도질하고 모든 것을 앗아간 저들에게 잔인한 결과가 주어지기를 원하느냐. 말만 하거라. 특별한 만큼 힘을 부려도 된다는 것은 이 세상의 규칙. 강한 만큼 목숨을 취해도 된다는 것은 저들이 내세웠던 규칙. 말만 하거라. 단 한 마디면 된다. 복수를 원한다는 단 한 마디면 된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위해 저들을 모두 죽이리라. 저들을 모두 크투가의 곁으로 보내 니 아비에게 놈들의 영원한 고통과 비명을 공물로써 바치리라.

  눈물과 열기로 흐려진 눈으로, 소년은 그 자를 올려본다. 모든 죄인을 영겁의 시간동안 불태운다는 크투가의 화신일까, 아니면 낮은 자의 신이라 불리는 아골로냑 그 스스로인걸까. 불의 역광을 받아 마치 악마처럼 불타오르는 그 자를 보며, 소년은 웃는다. 미친 듯이 웃는다. 이미 복수를 이룩한 것 마냥 세상이 떠나가라 웃는다. 그리고 그렇게 웃으면서, 덴은 악마의 유혹을 거절한다.

  아니요. 난 저들이 죽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내가 저들을 용서해서도 아니고, 내가 저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저 저들이 죽으면, 제 아버지를 기억할 사람이 저 밖에 남지 않아서입니다. 그렇기에 전 저들이 살기를 원합니다. 자신들의 비겁함에, 비열함에 치를 떨며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하며 앞으로도 쭉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에 가서는 차라리 오열에 가까울 말을 소년은 토해낸다.

  로브의 악마는 가만히 소년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그의 곁으로 다가와 그를 품에 꼭 안아준다.

  “아주, 힘든 결정을 내렸구나.”

  레아는 덴을 따뜻하게 보듬어준다. 그 품 안에서, 덴은 다시 한 번 울음을 터뜨린다.

 

  레아와 덴은 광장의 꽃밭에 선다. 레아가 아니마를 이용해 지하에 묻혀 있던 거대한 바위를 땅 위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것을 네모나게 자른다. 덴은 손가락 끝에 아니마를 집중해 바위에 글씨를 새기기 시작한다.

  나 아우덴의 아들 덴시아의 이름으로, 아보레오의 사람들에게 고한다. 너희 아보레오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건강하고 무탈하게 살아라. 그리고 그 시간동안 너희들의 죄를 마주 보아라. 너희들의 비겁함과 추악함을 후손에게 가감 없이 전해 그들이 너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라. 그것으로 아버지에게 속죄하라.

  덴은 아버지의 묘비를 바라본다. 레아가 그 어깨를 토닥여준다. 둘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본다. 그리고 함께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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