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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를 쓰자 - 세계수편
작가 : 연도단
작품등록일 : 2017.7.6

외딴 섬에 위치한 신국고등학교.
폐쇄적인 고등학교에 생긴 이변.
학생들의 몸에 깃든 신화적 존재들.
이변으로 인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학교에서 지배하려는 세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세력이 충돌한다.

 
1장. 잘린 머리 레지스탕스 - 1
작성일 : 17-07-06 21:25     조회 : 637     추천 : 0     분량 : 7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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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남해 먼바다 위.

  작은 배 한 척이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고 나아가고 있다. 10명 남짓 탈 수 있을 정도의 배에는 단 한 명의 승객만이 탑승해있었다.

  “신기한 일이네그려! 몇 시간 전만 해도 바람도 많이 불고 물길도 엄청 거셌는데! 희한한 일이구먼!”

  바닷사람의 관록이 느껴지는 까무잡잡한 얼굴의 선장이 유일한 승객인 듯 보이는 청년에게 외친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닷바람을 만끽하던 청년은 거칠게 흩날리는 금발을 쓸어 넘긴다.

  “그러게요. 오늘 중으로는 출발 못 할 줄 알았습니다.”

  바람에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을 걷어내자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는 청년의 얼굴이 드러난다.

  “그나저나 학생은 외국인인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흠.. 거시기 다... 뭐 시기.. 다문화인가 뭔가 인감?”

  청년은 푸른빛이 감도는 눈동자로 선장을 응시한다.

  “어머님이 스웨덴분이십니다.”

  선장은 머쓱함을 떨치려는 듯,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하하하!! 그렇구먼!! 혼혈이었구먼! 어쩐지,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게 어중간하다고 했어!! 하하하!!”

  선장은 청년에게 상당히 실례될 수 있는 무신경한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하지만 청년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조용히 웃는다. 그는 태양 빛이 부서져 흩뿌려진 바다 위를 응시하며 중얼거린다.

  “이제 곧 이야.”

  선장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바닷바람에 휩쓸려 날아간다. 청년은 몸 구석구석을 스쳐 가는 바람을 느끼면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 도와줘.

  그를 움직인 것은 어둠에서 울려 퍼진 단 한 마디였다.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그렇지만 너무나 생생한 사람의 절박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왔다. 가슴을 직격하는 그 한마디는 그를 이곳까지 오게 했다.

  “후후.. 나도 알아요. 그 사람 걱정이 전 우주에서 가장 비생산적인 일이라는 것쯤은.”

  선장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청년의 상념을 깨운다.

  “어이! 청년!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나? 전화라도 하는 거야? 여기 통화 안 될 텐데?

  청년은 눈을 뜨고 빙긋 웃는다.

  “아닙니다. 혼잣말이었습니다.”

  “음... 분명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는데... 아! 그게 문제가 아니지!!”

  선장은 흥분한 얼굴로 수평선 저편을 가리킨다.

  “저기!! 저기 봐!!”

  청년은 선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청년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섬이 떠 있었다. 바다한가운데 덩그러니 떠있는 섬은 무인도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크다. 어지간한 산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규모였다.

  선장은 섬 전체를 감싼 거대한 건축물을 가리킨다.

  “나도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는 건 첨이 구만! 저게 그거 맞지? 그 뭐냐.. 그 유명한 고등학교 맞지? 대단하신 분들 자제들이 다닌다는?”

  섬 그 자체인 거대한 건축물을 바라보는 청년의 푸른 눈동자가 번뜩인다.

  “네 맞습니다. 저기가 그 ‘신국(㜪國)고등학교’입니다.”

  “이 근방의 난다 긴다 하는 뱃사람들도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던데... 청년 덕분에 보게 되는군!”

  선장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한 옥타브 올라있다.

  배는 섬에 가까워졌고, 윤곽만이 보였던 섬의 실체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학교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까지 가까워지자 선장은 실망한 듯 중얼거린다.

  “거참.. 이상하군. 날이 이렇게 좋은데, 저 섬에만 안개가 잔뜩 껴있군. 저 시커먼 구름은 또 왜 이렇게 낮게 깔려있나? 섬 안이 하나도 안 보이잖아?!”

  확실히 이상했다. 유독 섬에만 안개와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안개와 검은 구름은 무언가를 숨기기라도 하듯, 섬을 포위하고 내부를 완전히 가리고 있다.

  - 휘이이잉

  갑자기 불어 닥친 강한 바람에 배가 뒤집힐 듯 요동친다.

  “어억후!!”

  선장이 기합(?)으로 요동치던 배를 안정시킨다.

  좌석에 부착된 손잡이를 부여잡고 간신히 버텨낸 청년은 기울었던 몸을 일으키며 섬을 응시한다. 섬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가린 채, 자신을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의 바람이 안개를 살짝 흔든 그때,

  “아까 그것은... ”

  청년은 강한 바람에 살짝 흔들렸던 안개 사이로 자신을 존재를 살짝 드러낸 거대한 무언가의 실루엣을 봤다.

  “역시나... 그것이군요...”

  청년은 좌석 밑에 놓아두었던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일어섰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선장실로 들어간다. 청년은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을 지나쳐, 선장실 벽에 붙어있는 지도로 다가간다. 그리고 지도에 적혀있는 좌표를 가리키며 선장에게 말한다.

  “제가 드린 지도에 적힌 좌표를 따라가시면 섬의 선착장에 도착할 겁니다.”

  선장은 불안한 듯 어깨를 움츠린다.

  “그... 듣기로는 허가받은 배가 아니면, 섬 근처에도 못 오도록 막는다던데... 괜찮은 건가?”

  의미를 알 듯 말 듯 한 묘한 미소가 청년의 입가에 걸렸다.

  “아마도... 괜찮을 겁니다.”

  청년의 말에는 확신이라기에는 애매한 어중간한 긍정이 담겨있었다. 보통은 저런 모호한 태도에는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선장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모양이다.

  “뭐, 까짓거! 들키면 내빼면 그만이지!! 하하!”

  선장은 호탕하게 배를 몰아간다.

  청년이 탄 배가 섬의 3분의 1 정도를 타고 돌아갈 쯤, 화려한 보트 여러 대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이 보였다.

  “휘유~! 번쩍번쩍하는구먼!”

  청년이 탄 배는 고가의 보트 사이를 지나 육지에 다다랐다. 선장이 배를 고정하러 나간 사이, 청년은 좌표가 적혀있던 지도를 회수하고 배에서 내린다. 배에서 내린 청년은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선장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인다.

  “급하게 부탁드렸는데, 여기까지 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장에게는 동방예의지국 본토인보다 더 예의 바른 금발청년이 기특한 모양인지 기분 좋게 웃는다.

  “하하하!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감사했습니다.”

  청년은 가만히 서서 멀어지는 배를 멍하니 바라본다. 배가 섬을 돌아 사라질 때까지 응시하던 그는 배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자 몸을 돌린다.

  청년은 안개와 검은 구름에 가려진 건물을 응시한다.

  “그럼. 가볼까요. 후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청년은 학교를 향해 나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3월의 초입에 든 날씨는 결코 따듯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길가 여기저기에 피어난 꽃들은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곳인데... 역시나 저기만 틀어진 것 같군요. 그리고 저곳에는 있겠죠...”

  평온함을 유지하던 청년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감정의 격류가 일었지만, 찰나의 스침이었을 뿐이다. 청년의 얼굴은 이내 평온한 상태가 된다.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가던 청년의 시야에 거대한 철문이 시야에 잡힌다. 거대한 철문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높은 돌담 사이에서 방문자를 내려 보고 있었다.

  철문으로 다가간 청년은 철문에 붙어있는 나무현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 사립 신국(㜪國)고등학교

  청년은 눈가로 흘러내린 금발을 쓸어 넘기며, 3층 높이 정도의 거대한 대문을 올려다본다. “음.. 이건 학교 대문이라기보다는 수용소의 철조망 같은 느낌이군요.”

  청년은 대문으로 손을 가져간다. 뻗은 손이 대문에 닿자, 철의 벽은 수면에 비친 형상이 물결에 일그러지듯 불안정하게 요동친다. 동시에,

  “크흣..!”

  청년은 자신의 존재가 일그러져 뒤틀린 듯한 감각을 느꼈다. 그는 서둘러 손을 뗐지만, 손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은 여전히 생생하다.

  “이 시공간의 뒤틀림은...”

  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린다.

  “그렇다면 저 안은 이미...”

  청년은 꽤나 심각해진 얼굴로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가방 안에서 태블릿PC를 꺼낸다. 그는 태블릿을 터치해서 인스톨되어 있는 앱을 기동한다.

  「고(古)에다(EDDA), 기동합니다.」

  인간의 목소리라기에는 부자연스러운 기계음이 앱의 기동을 알린다.

  「‘Y. 미하엘’님. 소실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고(古)에다에 기록된 내용만을 읽어 들일 수 있습니다. 기록된 항목을 선택하십시오.」

  “흠... 이쪽에 왔으니, 신상정보도 이쪽 식으로 고쳐야겠군요. 어차피 이쪽 사람들과도 친해져야 하니..”

  청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앱에 설정된 프로필을 재설정한다.

  「유여운.-- 으로 재설정하시겠습니까?」

  “그리운... 이름이군요. 후후..”

  YES를 터치한 그는 빙긋 웃는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여운은 가지처럼 뻗어있는 카테고리에서 ‘차원공명(次元共鳴)’항목을 터치한 뒤, 내용을 불러온다. 그리고 화면에 뜬 차원공명에 대한 내용을 읽기 시작한다.

  - 아홉 우주의 틈바구니에 존재하는 세상의 일그러짐이 모이는 균열. 균열과의 공명으로 심연을 뛰어넘을지니.

  여운이 화면에 쓰인 글을 낭독하기 시작하자, 화면 속의 글자는 스티커가 떨어지듯 화면에서 떨어져 허공을 떠다니기 시작한다.

  - 심연에 도사리는 나인버스(아홉 우주)의 일그러짐을 극복한 자, 감시자 헤임달의 눈을 피할지어다.

  제각기 뒤섞여 어지럽게 떠다니던 글자들은 희미한 빛을 발하며 이어진다. 그렇게 문장이 되어 길게 늘어진다. 단어들이 모여 길게 이어진 문장은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면서 여운의 몸을 감싸고돈다.

  “이 정도면 되겠군요.”

  여운은 화면에서 흘러나온 글자를 몸에 휘감고 문으로 다가간다. 문에 가까워져 감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거의 돌진하듯 문으로 다가간다.

  문에 가까워지고, 그의 몸을 휘감아 돌고 있는 글자가 문에 닿는다. 그러자,

  -우우웅

  문은 웅웅 울리며,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사납게 물결친다.

  “세상의 일그러짐이 모이는 균열.”

  여운이 재차 구절을 읊조리자, 그에 반응하듯 글자들은 문의 일그러짐으로 빨려 들어간다.

  “... 공명하면 균열의 심연을...”

  글자가 빨려 들어가자 격하게 요동치던 형상의 일그러짐이 잔잔해진다. 동시에,

  “뛰어넘을지니.”

  여운의 형상이 문처럼 물결친다.

  “심연에 도사리는 나인버스(nineverse)의 일그러짐을 극복한 자...”

  여운의 형상의 일그러짐이 강해진다. 동시에 그의 형상을 일그러트리는 파문은 문의 파문과 일치하면서 공명한다. 그 순간,

  “감시자 헤임달의 눈을 피할지어다.”

  문의 형상을 하고 있던 차원이 갈라진다. 마치, 눈을 뜨는 것같이.

  “그럼... 들어가 볼까요?”

  여운은 살짝 흘러내린 머리를 넘기며 갈라진 차원의 균열 속으로 들어간다. 여운이 균열 속으로 한 발짝 내딛자, 셀 수 없을 만큼의 별들이 그를 덮쳐온다.

  수많은 별에 난타당할 상황임에도 여운은 당황하지 않는다. 그는 날아오는 별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부딪힌다. 아니, 부딪혔어야 했다.

  “역시나 그렇군요. 흐음....”

  하지만, 별은 그의 몸을 통과해서 어둠 저편으로 사라진다. 여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둠 속으로 흘러가는 별의 운하를 눈을 쫓는다.

  “흠... 글로 읽어 보기만 했는데, 균열은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었군요. 온갖 더러운 것들이 흘러들어오는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여운은 타인과 대화를 나누듯 존대로 중얼거리면서, 정면으로 보이는 빛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비프로스트를 건너지 않고 우주를 뛰어넘는 것은... 아마도 아스 신 중에서는 세 번째 정도 되려나요? 음? 네 번째라고요?”

  여운은 누구에게 말하는지 불명확한 중얼거림을 계속 이어가면서 빛을 향해 걷는다. 위, 아래, 동서남북, 심지어 거리감조차 없는 암흑의 공간을 가로질러, 여운은 빛에 도달했다. 그는 차원의 균열에 발을 들일 때와 마찬가지로 망설임 없이 빛 속으로 걸어 들어 간다.

  여운의 몸이 빛에 완전히 삼켜지고, 그의 시야는 완전히 빛에 장악당한다. 여운은 눈을 뜬 채, 시력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빛을 피하지 않고 직시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찬란함은 존재의 빛을 마주하자 걷히기 시작한다. 여운의 시야에 빛이 걷히고, 생명의 기운이 흘러들어온다.

  따스한 햇볕, 정돈된 건물들, 그리고 학교부지 전체에 뿌리내린, 아홉 우주를 떠받치는 초월수(超越樹).

  - 이그드라실(Yggdrasil)

  “제가 잘못 본 게 아니었습니다. 역시나 저것 때문에 차원괴리가...”

  여운은 자신을 덮쳐오는 초여름의 후끈한 열기를 느끼며, 학교 밖에서 느꼈던 초봄의 서늘함을 상기한다.

  “그것도 꽤나 심각한 수준이네요.”

  여운은 이그드라실의 뿌리에 휘감긴 학교를 응시한다.

  “아직 늦지 않았어야 할 텐데...”

  시종일관 여유롭던 여운의 얼굴에 희미한 어둠이 내려앉는다. 그는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존재를 떠올리면서, 학교를 향해 걸음을 서둘렀다.

  학교까지는 꽤나 멀었다. 교문에서 학교 본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위한 편의 시설들을 지나야 했다.

  그 편의시설이라는 것들은 여러 개의 상점이 모여 하나의 거리를 이루고 있었다. 상점가라 불리는 이곳에는 각종 편의를 위한 상점들뿐 만 아니라, 영화관 같은 편의 시설도 존재했다. 비록 섬 반대편에 있는 상류층의 자제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편의시설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이곳 시설들도 훌륭한 수준이었다.

  분명 사회 상류층이 신국고등학교의 중심에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신국고등학교에는 일반 학생도 재학하고 있었다. 비록 어떠한 목적을 위한 도구 정도의 위치였지만, 밖에서 아등바등하는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엘리트로 그들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미래가 예고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위한 시설의 질이 떨어질 리가 없다. 아니, 여운이 지나치고 있는 거리의 시설들은 오히려 밖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이상이다.

  “너무나 조용하군요.”

  하지만 그 훌륭한 시설이 무색하게 적막했다. 유령도시처럼, 사람의 기척은커녕 생명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유령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여운은 길거리에 늘어서 있는 가판대에 쌓인, 족히 몇 달 치는 되어 보이는 두꺼운 먼지층을 힐끗 본다.

  자신에게 도움 요청이 온 것이 삼 일 전, 태블릿PC에 에다 앱이 인스톨 된 것은 불과 이틀 전이다. 에다가 인스톨 된 직후에 연락이 끊겼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곳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은 바깥시간으로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소리다.

  “상상 이상으로 시간 축이 뒤틀려 있군요.”

  상상 이상으로 뒤틀려버린 시간 축과, 학생은 고사하고 생기조차 느껴지지 않는 적막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다.

  “하지만... 비관하기에도, 낙관하기에도 정보가 너무 적은 건 사실이죠.”

  여운은 거대한 나무에 짓눌려 있는 학교를 응시한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해답의 상당 부분은 학교의 중심에 박혀있는 ‘이그드라실’에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서둘러야겠습니다.”

  이그드라실을 응시하는 여운의 얼굴에는 특유의 여유가 사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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