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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신의 선물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9

주신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딸 일레인은 우연히 보게 된 인간 세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인간 남자아이가 아픈 누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모습이 왠지 눈길이 갔다. 인간 세상을 꿈꾸던 일레인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성년식이 다가오는데...

 
13. 일레인의 비밀
작성일 : 17-07-05 22:59     조회 : 276     추천 : 3     분량 : 3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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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레인이 새로운 종류의 몬스터로부터 공격받았다고 생각했던 루카스는 단숨에 마나를 몸에 휘감으며 나무에서 뛰어내리고는 마나를 두 발에 집중시키고는 달려나갔다.

 

 “일레인!”

 

 루카스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일레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앞에 다가와 있는 그의 모습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서둘러 신력을 거두어 드린 일레인의 손에는 이제 막 새 생명을 부여받은 듯 싱그러운 생기를 머금은 물망초 한 뿌리가 빛나고 있었다.

 

 “루카스님.”

 “그건……. 방금 그건 뭐였지?”

 

 영상으로 본 적이 있던 서늘한 그의 시선에 일레인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처음엔 네가 공격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 네 모습을 보아하니 그런 건 아닌 것 같군.”

 

 루카스가 들고 있던 검을 일레인에게 겨누며 서릿발같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그를 구해준 그녀였기에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생전 처음 보는 빛무리를 눈으로 목격하자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졌다.

 

 “넌 누구지? 누구의 사주를 받고 나에게 접근한 거지?”

 

 일레인은 루카스가 뿜어내는 살기에 그녀의 앞을 막아서는 니아를 향해 전음을 전했다.

 

 -니아. 안 돼. 하지 마.

 -하지만 일레인님.

 -가만히 있어. 명령이야.

 

 사나웠던 기세를 누그러트리긴 했으나 여전히 루카스와 일레인의 사이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는 니아를 향해 나지막한 한숨을 쉬고는 막 살아난 물망초 꽃을 땅에 곱게 내려놓았다.

 

 되살아난 물망초 꽃이 싱싱한 기운을 뿜어내는 모습을 보며 일레인이 얌전하게 손을 마주 잡고 루카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절 베시렵니까?”

 “내가 못 할 것 같으냐?”

 “아니요.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전 루카스님을 헤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전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그런 마음을 품은 적도 없습니다. 제가 루카스님을 헤칠 수도 없을뿐더러,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제가 뭣 하러 루카스님을 상처를 치료했을까요? 제가 가만히만 있어도 루카스님은 지금 이곳에 계시지 못했을 텐데요.”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순순하게 빛나는 물색 눈동자가 그와 마주쳤다. 루카스의 얼굴에서 그녀를 믿고 싶어 하는 기색을 발견한 일레인은 그나마 그를 설득할 기회가 있다는 것에 작은 위안을 얻었다.

 

 “여인의 몸으로 제가 왜 험한 산속에 혼자 몸을 숨기고 있는지 아십니까? 바로 루카스님 같이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저를 경계하고 공격하려는 사람들을 시선에서 저를 지키기 위해섭니다. 예로부터 저의 집안은 대대로 고위 신관을 배출했던 가문이라 들었습니다. 비록 오래전 대륙에서 신관이 사라졌음에도 저희 집안에서는 가끔씩 저와 같이 신력을 타고나는 아이가 있었으나 대부분이 그 힘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지요.”

 

 일레인은 어쩐 이유에서인지 중간계로 떠나려던 일레인의 팔을 잡고 그녀의 집안 이야기를 해주던 프레드에게 고마워하며 그가 전해준 설정을 그대로 이야기 했다.

 

 그녀가 사용한 것이 신력이며 그녀의 집안에 대대로 신력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난 것 어린 시절 그 힘을 조절하지 못해 죽은 것 또한 사실이었기에 말을 하는 일레인의 표정에는 거짓이 섞일 수가 없었다.

 오래전 대륙에 신관과 마법사들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인간들이 대재앙이라 부르는 마왕의 강림을 막기 위해 일부 인간계로 파견된 신들과 그들의 희생으로 마왕이 강림을 막을 수 있었지만, 마왕이 흘린 마기에 오염된 인간계에서는 그 부작용으로 더는 신력을 가진 신관과 마력을 가진 마법사가 태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제가 가진 신력으로 상처를 치유하거나 독을 중화시킬 수는 있으나 누군가를 해하거나 다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 또한 한 줌의 거짓도 없었다. 그녀가 찬 봉인 구는 그녀가 인간의 피를 보는 순간 깨지게 되어 있었다. 신들이 함부로 인간계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라는 천신의 간섭이자 배려였다.

 

 흔들림 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일레인을 보며 루카스가 살기를 거두어들였다.

 

 “함부로 의심해서 미안하다.”

 

 루카스가 칼을 내리고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녀의 말처럼 신력을 사용하던 모습만 보고 이질감에 생명의 은인에게 칼을 들었으니 달리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 자신을 탓하며 검을 바닥에 찔러 넣었다.

 

 “생명의 은인인 그대를 의심하고 그대에게 칼을 겨누었으니 그대가 돌아간다 하여도 할 말은 없지만, 비록 내게도 용서를 청할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그대가 원해서 그곳에서 홀로 지낸 것이 아니라면 부디 이대로 나와 함께 내 성에 머물러도 좋다. 내가 나와 같이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자들로부터 그대를 지켜주겠다. 그대가 원치 않으며 일레인의 치료를 거부한다 해도 내 제안은 유효하다. 곁에서 그대를 지키며 지금의 죄를 사죄할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루카스는 주군 앞에 신하의 맹세를 하는 기사처럼 그녀의 앞에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진심으로 용서를 청했다.

 

 일레인은 경건하게 용서를 청하는 루카스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이렇게까지 용서를 구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 괜찮을 걸요. 그리고 전 한 번 한 약조는 반드시 지킨답니다. 그러니 루카스님의 성에 가는 것도 일레인님의 상태를 살피는 일도 꼭 할 생각입니다.”

 

 루카스를 그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 일레인의 얼굴을 보며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는 묘한 경험을 했다.

 

 ‘이상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이 독의 부작용이라는 겪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 두근거림이 묘하게 그를 설레게 하는 것이 꼭 나쁘지만도 않아 굳이 치료하고 싶지 않았다.

 

 오해를 루카스와 일레인은 각자 늘어난 짐을 챙겨 가까운 마을로 향했다.

 

 

 얼음산 아래에 위치한 작은 마을은 작고 초라했다. 일 년 내내 얼어있는 얼음산 덕분에 먹을 것도 일거리도 풍족하지 않은 마을은 얼음산에서 나는 얼음덩어리를 채취한 수입으로 근근이 먹고살았다.

 

 허름한 옷을 입은 아이들과 먹을 것이 부족해 작고 왜소한 체격으로 자란 이들은 비록 없는 살림에도 마을을 방문한 방문자들을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곳간을 열어 음식을 대접했다.

 

 산을 헤매고 다니는 동안 딱딱한 빵과 물로 끼니를 때우던 루카스와 처음으로 접하는 음식을 감격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일레인은 눈앞에 놓인 맑은 스프와 감자를 맛있게 먹어 치웠다.

 

 

 “그래 젊은이들이 이런 촌구석까지는 웬일인가?”

 

 루카스의 감사 인사에 대접이 변변치 못해 오히려 미안하다는 나이 지긋한 노인은 마을의 이장인 노아가 마을을 방문한 이유를 물었다.

 

 “말을 구할 수 있을까요?”

 “지금 말이라고 했나?”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노아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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