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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 Ⅳ } 종전일의 기적 ... 1
작성일 : 17-07-05 20:40     조회 : 288     추천 : 3     분량 : 6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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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일의 기적 }

 

 

 

 

 

 *

 수호는 가슴이 묵직한 기분에 눈을 떴다.

 잠에 취한 정신을 깨우며 제 가슴 위에 엎드린 정수리를 내려다보았다. 패인 가슴골 위에 맞붙은 뺨의 따끈한 숨결에 가슴이 간질거렸다.

 풍기는 향기에 가만히 집중하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 드디어 사고 한 번 치자고?”

 이우의 고개가 퍼뜩 세워졌다. 새빨간 얼굴로 벌떡 일어나 부리나케 도망쳤다.

 “얀마! 어딜 도망가! 같은 남자끼리 이러기 있어! 고문하냐! 야 이 애인놈아!”

 욕실 쪽으로 뛰는 뒤통수에 대고 고함을 지르던 수호는 참아지지 않는 웃음을 물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남해 출장 이후 열흘이 다 되도록 뻐꾸기는 조용했다.

 출근 도장이나 찍고 기웅의 병원에 들르는 일 말고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기웅의 병실을 지킨다는 핑계를 둘러대고 매일같이 베이스를 빠져나와 이우와 집에만 틀어박혀있었다.

 안식 같은 일상. 이우와 먹고 쉬는 시간들. 나란히 누워 잠드는 순간들. 이우 외에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무섭도록 평온한 시간. 이런 시간이 영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호의 시선이 슬며시 제 아랫도리로 향했다. 물색없이 혼자 들떠있는 몸을 보고는 피식 한숨을 웃었다.

 이런 마음이 지속되다보면, 언젠가는 몸도 만나게 되는 날이 올까.

 누군가에게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일. 어쩌면 훗날 이우에게 지우고 싶은 치부로 기억될 일. 이우는 그런 것들이 두려울까.

 수호의 입에서 무거운 한숨이 흘렀다.

 이우라서 좋은 건데. 성별이 무엇이라서가 아닌, 현이우라서 좋은 건데도 잘못된 일일까.

 

 욕실 문을 잠근 이우는 벙벙 뛰는 심장을 누르며 킥킥거렸다.

 옷가지를 벗다 말고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엉망으로 뻗친 머리카락에 뒤늦게 깜짝 놀라 벅벅 문질러 내렸다.

 실없는 웃음을 흘리며 샤워 물줄기 아래 섰다. 뜨끈한 수온에 눈을 감았다.

 수호의 여름휴가 일정이 되짚어졌다. 여행 가본 지 오래됐다는 말을 흘리던 수호가 떠오르자 한숨이 흘렀다.

 수호가 하고 싶던 말이 무엇인지 훤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다른 소리를 하며 어물쩍 넘기고 말았었다.

 이우의 시선이 욕실문 쪽 선반으로 향했다. 흉근패드가 붙은 압박속옷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함께 여행 가고 싶은 사람. 무엇이든 숨김없이 다 말해주고 싶은 사람. 애인. 사랑하는 사람.

 수호의 눈을 계속 가리는 건 기만일까.

 잃어버리게 될까 무섭더라도, 수호가 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 겁나고 떨리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믿어봐야 할까.

 자신의 본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치료를 받는 내내 기웅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천장만 보았다.

 봉합 부위를 노려보는 수호가 도리어 통증을 느끼기라도 하듯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야 인마!”

 기웅의 목소리에 수호는 찡그려진 눈으로 시선을 맞췄다.

 “구경났냐? 아픈 놈 첨 봐? 뭘 그렇게 노려봐.”

 “몇 분만 참지 좀. 작업팀 오는데 왜 형이 총질이야? 영업하는 사람이 뭐하러 피를 보고 그래?”

 “언제 적 얘기를 아직도 하냐. 형 성질 급한 거 이제 알았냐?”

 “자랑이다. 언젠 나더러 잘하면 죽는다더니, 형이야말로 잘하면 딱 죽게 생겼네.”

 붕대가 감기느라 어깨가 들썩여지자 기웅은 입을 닫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수호는 기웅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며 한숨을 흘렸다. 신원불명 새끼가 자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꼴을 보고 흥분했던 걸까.

 아무리 그랬기로서니 정면에서 떡하니 총을 겨누고 서 있던 포커스가 어찌 나올 줄 알고 그런 위험한 짓을 한 걸까. 평소엔 철딱서니가 좀 없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침착하고 냉철한 사람이.

 ​의사가 나가자 기웅이 입을 열었다.

 “핸드폰 왜 안 만드는데?”

 “아.”

 수호의 대답이 늦어졌다. 이우와 집안에만 틀어박혀있느라 핸드폰이고 뭐고 챙길 겨를이 없었다.

 “요새 뭘 자꾸 깜빡깜빡하더니 깜빡했네? 아직 안 만든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정보팀에서 그런 것도 알려줘?”

 싱거운 대답에 기웅이 수호를 쏘아보았다.

 “왜 뜸 들이는데?”

 수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이우 아무래도 좀 이상해.”

 기웅은 수호의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

 “뭐가 이상한데?”

 수호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소곤거렸다.

 “사람을 너무 홀려. 진짜 좀, 형 말대로 마성인가 봐.”

 기웅은 할 말을 잃었다. 제 말에 저가 킬킬거리는 수호를 빤히 쳐다보았다.

 “너 김수호 맞아?”

 냉랭한 말투에 수호의 웃음이 슬며시 잦아들었다.

 “그렇게 치밀하던 놈이 왜 이렇게 망가지는데? 그 메시지 문제 있다며? 애 위험하게 그냥 둘 거야? 핸드폰 하나 만들 시간도 없어? 애 한 번 잡아먹고 나니까 허구한 날 물고 빠느라 정신이 없냐?”

 핸드폰이 울렸다. 기웅은 수호를 쏘아보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를 부재중으로 돌리며 다시 수호를 노려보았다.

 눈치를 보던 수호가 입을 내밀고 대꾸했다.

 “안 잡아먹었거든? 뭘 물고 빨”

 “너 가.”

 수호는 어리둥절해서 기웅을 고쳐보았다.

 “아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그래?”

 “정신 사납다. 가라.”

 수호는 멀뚱멀뚱하게 눈만 껌뻑였다.

 “가 인마! 헛소리나 지껄여서 사람 속 뒤집지 말고.”

 기웅은 핸드폰을 손에 쥔 채 눈을 감았다.

 “내가 무슨 헛소리를 했다고 속이 뒤집혀?”

 “마성이라 홀려? 미친놈.”

 “그게 뭘? 형 속이 왜 뒤집히냐? 내 애인한테 내가 홀렸다는데?”

 “에이 씨 저게 진짜. 빨리 못 가!”

 기웅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수호는 기가 막혀서 이를 앙다물었다.

 “바쁜 시간 쪼개서 왔더니, 아프다고 아주 상전 나셨네.”

 “애인 물고 빨 시간 쪼개서 오셨냐? 너 지금 나한테 그거 생색내?”

 “그래! 그거 생색낸다! 이우랑 놀 시간까지 쪼개서 오는데 왜 올 때마다 짜증이야?”

 “그게 지금 니가 할 말이냐?”

 “그럼 못 할 말이야? 내 애인 내가 물고 빨겠다는데!”

 내질러진 고함이 병실 안을 메웠다. 기웅은 눈가 위로 팔을 둘러 올렸다.

 침묵이 흘렀다.

 수호는 붕대가 감긴 어깨를 물끄러미 노려보았다. 환자한테 너무 소리를 질렀나 싶었다. 시무룩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형 요새 나만 보”

 “가라 좀. 제발.”

 가라앉은 목소리가 말을 가로막았다. 수호는 팔뚝에 가려진 기웅의 얼굴을 째려보다가 일어섰다.

 문이 쿵, 닫히자 기웅은 얕은 한숨을 흘렸다. 받지 않은 전화를 다시 걸어 귀에 댔다.

 “네, 형. 저예요. 아… 확실해요? 아시아 아프리카 다 보신 거 맞아요?”

 기웅의 시선이 허공으로 흘렀다. 전영인이 없다. 노바디와 전영인은 무관련.

 “혹시 모르니까 다시 한 번, 전체 다. 네, 고마워요.”

 기웅은 핸드폰 쥔 손을 가슴에 올렸다. 허진태 신뢰도 오십. 아니 육십.

 전영인은 우선 제외. 그렇다면 노바디와 현이우를 연결하는 자는…….

 기웅의 이마가 슬며시 찌푸려졌다. 전영인. 수호를 캐묻던 자.

 단순 호기심인가. 정말 그것뿐일까. 수호의 이름을 뒤늦게 물었다. 지인의 연인을 보고 난 뒤에 이름을 확인하는 일이 흔한가. 직업 나이는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불쑥 들어온 메시지 알림에 기웅은 가슴 위에 얹었던 핸드폰을 세웠다.

 ― 쫄랑 : 환자니까 특별히 내가 용서해줄게. 내일 봐.

 기웅은 옅은 웃음을 물었다. 한 손으로 쥔 핸드폰 위에 엄지손가락을 뻗어가며 천천히 답을 적었다.

 ― 고마워서 눈물 나네, 우리 쫄랑이.

 

 열람실에 앉아있던 이우는 뻣뻣한 목을 뒤로 젖혔다. 좌우로 목을 늘이다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finWW2.midntpl2.반석m-brukcrs]

 메시지를 곰곰이 들여다보았다.

 fin 지느러미, 끝, 결말, 오 달러, 혹은 파인, WW 월드 와이드, 월드 워2, 2차대전, 아니면 온라인 게임 혹은 영화 제목. 월드 워의 끝. 전쟁의 끝.

 “뭘 또 봐!”

 속닥거리는 목소리에 이우가 고개를 돌렸다. 수호는 이우를 째려보며 옆자리로 앉았다.

 “왜 자꾸 봐?”

 “여기 열람실에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학교라고만 말했는데?”

 엉뚱한 대꾸에 수호가 웃으며 속닥거렸다.

 “어디든 박혀 있어 봐라. 형이 못 찾나. 잠깐 나갈래? 커피 한 잔 하자.”

 “그만 갈래요. 잠깐만요.”

 소곤거린 이우는 서둘러 책을 정리했다.

 

 “휴양지? 휴양지 어디?”

 수호의 목소리가 방방 들떴다.

 “사이판이나 발리나 그런 휴양지요.”

 “아, 신혼여행들 많이 가는?”

 이우는 민망한 웃음을 꾹 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는 어벙하게 벌어지려는 입을 꽉 닫아 물고 이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얘가 또 왜 이러나, 사람 또 얼마나 고문하려고. 약 올리면 책임지기로 각서 써주기 전엔 안 간다.

 “아… 휴양지 별로예요? 형 힘든 일 하니까 푹 쉬러 가면 좋을 거 같은데.”

 “아우, 별로긴 왜? 완전 최고지. 여행은 휴양이지.”

 생각과 다른 대답이 득달같이 뱉어졌다. 이우는 괜히 벌게진 얼굴로 음료를 휘휘 저으며 대꾸했다.

 “그럼 제가 알아볼게요.”

 “그럴래?”

 고개를 끄덕인 이우는 핸드폰에 시선을 세웠다. 수호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메시지를 열어 들여다보았다.

 “궁금해?”

 이우가 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는 이우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얹었다.

 “그거 왜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

 이우는 수호와 잠시 맞추던 시선을 음료로 내렸다. 빨대를 물어 차가운 녹차라테를 쭉 빨아들였다.

 “형이 보기엔 좀 과한 거 같은데.”

 이우의 내리깔린 눈을 잠시 보던 수호가 말을 이었다.

 “어디서 오는 건지 몰라도 찾아가면 위험한 건 확실하잖아. 그건 너도 이제 알잖아.”

 이우는 대꾸 없이 시선만 물끄러미 맞췄다.

 “어떨 때 보면 집착 수준이야. 너.”

 이우는 입술을 맞비볐다. 다시 빨대를 물어 타는 입을 적시고 말했다.

 “형 분명 약속했죠?”

 “응?”

 “나에 대해서, 나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더라도, 도망치지 않기로.”

 수호는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우에 대한 어떤 것을 알더라도.

 “에이 뭐야, 빈말이었어요?”

 수호는 말문이 막힌 채 물끄러미 이우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무엇일까, 이우가 숨기고 있는 것.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라면 이우를 지켜낼 수 있을까.

 굳은 얼굴을 마주 보던 이우는 치미는 한숨을 삼키며 씩 웃었다.

 “우리 휴가 가기 전에, 형 그 약속 꼭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해 줘요.”

 이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 이유 없이 찡해지는 콧등을 찡그리며 웃었다.

 “저에 대해서 다 알아도, 도망치지 않겠다고 형이 다시 약속해주면 그때 다 말해줄게요. 제가 왜 메시지에 집착하는지.”

 수호는 막힌 말문을 트지 못했다. 절로 낮춰진 숨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우를 품어 안고 같이 도망이라도 칠 수 있을까.

 만일 그럴 수 없다면, 이우를 놓을 수 있을까.

 애꿎은 입술만 씹던 수호는 습관대로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시야에 문득 걸리는 곳을 다시 돌아보았다.

 카페 뒷문에 있던 떡 벌어진 어깨는 그새 사라졌다.

 수호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고개를 바로 돌리고 뒷문을 곁눈질했다.

 수호의 눈초리를 멀뚱하게 보던 이우는 덩달아 뒷문 쪽을 힐끗거리며 소곤거렸다.

 “또 왜요?”

 수호는 카페 실내를 다시 찬찬히 훑었다.

 이우가 약쟁이들 손에 잡혀갔다 온 이후로는 느낌만 조금 이상해도 불안해지는 수호였다.

 “가자.”

 수호가 소곤거리며 일어섰다. 이우는 주변 테이블의 사람들을 힐끗거리며 따라 일어났다.

 

 “그래요?”

 통화 중이던 기웅의 입가에 웃음이 떴다.

 “특범국 최고 실력자예요 현이우한테 붙은 인물. 둘이 같이 있을 때는 가드도 크게 신경 안 쓰셔도 되니까 그냥 은닉만 하시고 타깃 혼자 있을 때만 주의 깊게 봐주세요. 누구 만나는지 꼭 사진 남기시고 가드 특히 신경 쓰시고요. 네. 네, 아, 아우팅. 아직 제가 확인을 못 했네요. 모바일 서브도 된 거죠? 네. 확인할게요. 네 고마워요.”

 전화를 끊어든 기웅은 ISCU 기밀자료 앱을 터치하고 로딩을 잠시 기다렸다. 패스워드 창에 엄지손가락을 올리다가 멈췄다.

 이내 액정을 끄고 가슴 위로 핸드폰을 올렸다. 무덤덤한 얼굴로 천장을 잠시 보다가는 팔을 들어 눈가를 덮었다.

 

 

 *

 드레스룸을 나선 수호는 침대로 직행했다. 엎드려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우의 머리맡으로 걸터앉았다.

 “왜 깼어, 더 자.”

 “요새 너무 늦잠자요.”

 “많이 자면 좋지 뭐. 형 간다.”

 “네. 끝나고 전화해요.”

 수호는 이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일어섰다.

 “여행 오늘 예약할게요.”

 “그래.”

 빠른 걸음으로 침실을 빠져나가던 수호가 다급하게 돌아들어왔다.

 무심코 돌아본 이우의 얼굴이 꽉 붙들렸다. 이우는 저도 모르게 눈을 꼭 감았다.

 입술 위에 쪽 짧게 입을 맞춘 수호는 웃음을 꾹 깨문 발간 얼굴과 시선을 맞추며 헤벌쭉 입을 벌렸다.

 “빨리 가요. 차 막히면 지각이라며.”

 수호는 퍼뜩 걸음을 돌려 침실을 빠져나왔다.

 현관문 손잡이를 돌리던 수호는 문득 움직임을 멈췄다. 문틈 사이로 시야에 걸리는 것을 따라 눈동자를 굴렸다.

 듬성한 머리숱에 훤한 이마, 굵은 목덜미, 몸을 쓰는 자. ​

 대문 밖에 서서 정원 너머 집을 올려다보던 남자는 어느새 몸을 낮췄다.

 수호는 문을 열고 나와 정원을 둘러보며 느긋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땅에 발이 닿자마자 냅다 뛰었다. 순식간에 대문 안쪽으로 몸을 붙이고 문틈 밖을 가만히 살폈다.

 남자는 어느새 골목 끝까지 다다라 있었다.

 수호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대문을 열었다. 대문을 닫아걸며 남자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았다. 빠르다. 누굴까.

 차로 들어앉아 모자를 눌러쓰며 급하게 차를 출발시켰다.

 골목 끝에 다다라 속도를 줄이던 수호의 앞으로 검은 승용차 한 대가 지나쳤다. 운전자의 옆얼굴이 찰나 수호의 눈에 읽혔다.

 수호는 모자를 더욱 깊이 눌러쓰며 핸들을 돌렸다. 서늘하게 치켜뜬 눈으로 앞 차량 번호를 읽으며 천천히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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