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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공자도 제 사는 골에 먼저 비오라고 했다(2)
작성일 : 17-07-05 20:35     조회 : 260     추천 : 1     분량 : 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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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도 제 사는 골에 먼저 비오라고 했다(2)

 

 

 

 그녀는 제 작은 꼬마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제뉴어리의 친구가 보였다. 왕궁은 넓었고, 단서는 필요했다. 그녀는 1층까지 조심스럽게 내려와 구석에 서있는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덩치가 큰 사내들이 무도회장을 순서대로 나가고 있었다. 아직 이곳은 살펴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제뉴어리를 찾을 수도 있었다.

 

 "쉿. 나야. 제뉴어리는 어디 있니?"

 

 "2층 화장실로 간다고 했어요. 옷에 쥬스를 쏟았거든요."

 

 "알았어. 네 부모님 옆에 꼭 붙어있으렴."

 

 "누나도 조심하세요."

 

 헤일린은 진정하라는 듯 소년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기척을 죽여 움직였다. 2층 화장실만해도 세 곳은 되었다. 이 소란을 듣고 어딘가로 숨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멀리 가는 건 위험부담이 크니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었다. 헤일린은 오늘도 낮은 굽을 신고 온 제 고집에 감사했다. 제뉴어리, 무사해야 해. 누나가 곧 갈테니까! 왕국의 귀족인 이상 제뉴어리도 처분 대상이었다.

 

 "제뉴어리."

 

 제뉴어리는 화장실 옆 작은 응접실에 숨어있었다. 떨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포로가 된 이들보다는 나아보였다. 제뉴어리가 무사함에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누, 누님! 뒤를 보세요!"

 

 그래서 뒤를 보지 못했다. 뒤통수가 아파왔다. 헤일린을 기절시킨 사내가 그녀를 들쳐 없었다. 제뉴어리도 다른 사내에 의해 끌려갔다.

 

 "조용히 따라와. 꼬마를 죽이는 건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단검이 겨눠지자 비로소 이 사태가 실감났다. 헤일린의 의식이 없는 이상 도망칠 수 없었다. 아니, 여기서 극적으로 도망친다해도 이후에 어떻게 할지 답도 없었다.

 

 ***

 

 "큭큭, 코일 씨! 여기 봐요!"

 

 "찾아왔군요."

 

 "페리헬 가 영애라는데, 죽이게 예쁘지 않습니까?"

 

 하필 리첸과 아드리안이 자리에 없었다. 겔린 경은 아드리안 대신 문서를 보느라 헤일린에게는 관심조차 없었다. 평민들은 승리에 도취되어 헤일린과 제뉴어리를 보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어차피 여기 반은 죽을 거, 좀 즐기면 안 되려나?"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죽거나 유린당한다. 모욕을 당하며 죽는다. 상상되는 결말이 모두 암울했다. 라리마는 약혼자 아드리안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이 계속 생각났다. 그러고나서 저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아드리안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이제 와서 생각해봐도 다정했던 모습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백작은 라리마를 끌어안으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래도 내가 예비 장인인데 죽이지는 않겠지. 숙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따라오는 당연한 것이었다. 백작 자신의 안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례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여긴 어린 아이들조차도 쓰레기니까."

 

 코일의 말에 동료들이 웃었다. 제뉴어리는 정말로 죽겠다는 위협을 느꼈다. 누님이 치욕을 당할까 두려웠다. 헤일린이 눈을 뜬 건 코일의 말 직후였다.

 

 "손 대지 말아주세요."

 

 한 사내가 그녀의 손을 묶으려고 하다가 그녀의 발차기에 당해버렸다. 그녀도 모르게 나온 공격이었다.

 

 "누님!"

 

 제뉴어리는 무사해. 인질이 되어있긴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아직 잡혀오지 않는 이들을 탐색하고 있었다. 귀족들은 손과 발이 묶여있고, 무기도 없었다. 하지만 상대해야할 사람들의 수가 많았다. 약 10명. 헤일린은 사람들의 위치와 동선을 확인했다. 그녀는 싸움 같은 거 잘 몰랐다. 하지만 어째선지, 암살자를 만난 이후로 어떻게 싸워야할지 본능적으로 알아갔다. 사격말고는 익힌 게 없는 그녀가 총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서 싸우려는 게 그 증거였다. 그녀는 바로 제뉴어리 쪽으로 달렸다.

 

 "방해됩니다!"

 

 처음엔 이질적인 감각에 불과했으나, 점점 동화되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저를 향해 오는 곡괭이와 칼을 피했다. 매끄러운 동작이었다. 조금이라도 맞았다면 심한 상처가 났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제뉴어리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만이 그녀의 뇌를 지배했다. 싸우면서 작은 상처라도 없다면 더 이상한 거였다.

 

 "막아!"

 

 아, 나한테도 무기가 있었지. 헤일린은 힐로 상대의 얼굴을 날려쳤다. 무겁긴 하지만 좋은 재질을 쓰는 가게였었지. 확실히 여자의 신발은 무서운 무기였다. 신발을 다시 신은 그녀가 지척에 있는 제뉴어리에게 다가갔다. 사내의 상체를 살짝 밀어내 손목을 꺾었다. 제뉴어리가 그틈에 빠져나왔다.

 

 "제뉴어리, 내 뒤로 붙으렴!"

 

 "네, 누님!"

 

 헤일린은 사내의 뒤로 붙어 한쪽 팔로 목을 세게 감았다. 순식간에 양 다리로 사내의 허리를 감아 못 움직이게 만들었다. 사내는 얼굴이 붉어진 채 발버둥쳤지만 애초에 헤일린이 단단하게 구속했기 때문에 벗어날 수 없었다.

 

 "살, 살려줘-"

 

 사내는 동료들에게 빌었지만 목소리는 정말 작았다. 헤일린은 큰 소리로 코일에게 말했다.

 

 "멀리 떨어지세요! 3분만 이러고 있어도 급성 호흡 곤란이 오는데 괜찮겠어요?"

 

 "크윽."

 

 "거기 기사 분들도 얌전히 있어주세요. 정말 죽일 생각이니까요."

 

 끼어들지 말라는 코일의 눈짓에 기사들이 물러났다. 겔린 경은 이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코일와 동료들마저도 거리를 두자, 헤일린이 더 힘을 줘 사내를 기절시켰다. 코일은 동료의 옷자락이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헤일린은 비녀를 빼내어 그의 목에 겨누었다.

 

 "좋아요. 죽이고 싶지는 않으니 협조해주세요."

 

 "아깐 죽일 생각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저와 제뉴어리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면 이 분의 목숨도 안전하겠죠."

 

 "대담한 아가씨로군요."

 

 "코일 씨라고 하셨나요? 당신은 제 역린을 건드리셨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저는 이 분과 당신들을 해치고 싶지 않아요."

 

 "평화적인 방법을 원한다는 건가요? 이 상황에서?"

 

 코일은 그녀를 향해 조소를 지었지만 그녀는 진지해보였다. 이상론을 이야기하고 싶은건가? 귀족 영애들이란, 똑똑해도 저 모양이군. 코일은 진심으로 비아냥거리고 싶었다.

 

 "폭력적인 방법을 쓰는 건,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겠죠.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저를 자책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상황에 조금이나마 책임이 있습니다."

 

 "책임?"

 

 "방관했으니까요. 이곳의 편견이 싫어서 도망쳤습니다. 그런데 그 편견은 당신들에게도 있었지요. 당신들의 괴로움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제 힘을 쓰지 않은 것입니다."

 

 방관. 그녀도 귀족들 사이로 숨어 결국 이들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 마력을 쓴다면 쉽게 죽였을 것이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들의 마음은 수없이 죽었다. 또 죽일 순 없었다. 코일은 뭐 이런 영애가 다 있나 싶어 혼란스러웠다. 헤일린의 눈은 이런 상황에서도 두려움에 젖어 있지 않았다. 살고 싶다는 본능으로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 살고 싶다면 진작에 이들을 모두 죽이고 멀리 달아났겠지. 이 사태를 초월한 태도에 코일 일행들은 침묵했다.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미안합니다. 내가 뭐라도 했어야 했어요. 하긴 저도 무시받는 입장인데 뭘 할 수 있었겠느냐만은. 그래도 당신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겠지요."

 

 헤일린은 애달픈 눈빛으로 그들에게 호소했다. 코일의 혼란이 최대치를 향하고 있을 즈음, 코일과 헤일린 양쪽에게 익숙한 이가 등장했다.

 

 "코일 씨! 그 사람은 죽이면 안 됩니다!"

 

 "아가씨! 괜찮아요?"

 

 아노힌과 파힌이었다. 그들의 일행들도 귀족들을 찾았는지, 여러명을 끌고 오고 있었다. 파힌은 포로들은 얌전히 한쪽에 놓고, 코일에게 다가와 말했다.

 

 "전에 아노힌을 구해주었다는 귀족 영애가 있었다고 했죠?"

 

 "그랬습니다."

 

 "그게 저 아가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희 집세도 내줬고, 영양제로 처방받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번 저희들을 위해 제과사업에 기부를 해주고 있다고요! 코일 씨가 좋은 빵을 주기적으로 받는 건 이 아가씨의 덕분이었다고요."

 

 "얼굴을 가린 자선사업가, 그 사람이 이 아가씨입니다. 제발 선처를 베풀어주세요. 헤일린 아가씨도 제발 그 남자를 놓아주세요."

 

 아노힌과 파힌이 상황 중재에 나서자, 코일은 고민했다. 동료들은 그의 지시를 기다렸다. 헤일린은 비녀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제뉴어리와 포로가 된 이들, 기사들은 이 상황을 긴장하며 바라보았다.

 

 "저 소년과 무슨 관계입니까?"

 

 코일이 물은 건 단 한가지였다. 헤일린은 주저없이 대답했다.

 

 "내 친동생같은 아이입니다. 이 남자 분도 당신의 소중한 동료겠죠?"

 

 "그렇습니다."

 

 코일의 눈짓에 모두 무기를 내렸다. 헤일린도 다시 비녀를 꽂고 남자를 놓아주었다. 파힌이 그녀를 도왔다. 아노힌은 헤일린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가씨,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혼혈 귀족은 여기에 올 수 없다기에 안심했는데 계셔서 놀랐어요."

 

 "나도 여기에 딱히 오고 싶은 건 아니었어. 아노힌, 건강해보여서 다행이구나."

 

 "손에 피가 나요."

 

 "괜찮다. 별 거 아니란다."

 

 대신 헤일린은 코일에게 다가왔다. 비녀에 살짝 베여 피가 나고 있었지만, 헤일린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신경쓰는 건 저가 인질로 잡았던 사내였다.

 

 "뭐, 뭡니까?"

 

 "상처를 내버렸습니다."

 

 "네?"

 

 남자의 목에 얇은 상처가 있었다. 협박하는 과정에서 상처가 난 모양이었다. 헤일린은 남자의 상처에 손을 대었다. 하얀 빛이 흘러나와 상처가 낫기 시작했다. 창백한 낮빛에, 손에 피가 나는데도 타인을 먼저 챙기는 모습에 평민들이 감탄했다.

 

 "이제 괜찮을 겁니다. 깨어나거든 실례했다고 전해주십시오."

 

 "알, 알겠습니다."

 

 한 사내가 그녀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아, 집에 가고 싶다. 헤일린은 이 혼란이 정리되었다고는 하지만 피곤함을 느꼈다. 제뉴어리가 휘청거리는 그녀를 부축했다.

 

 "누님 상처도 치료받죠."

 

 "그래. 그러자꾸나. 마력은 공짜가 아니라서 더 이상은 힘들겠어."

 

 마력은 어느 정도 정신적 안정에 영향을 받는다. 헤일린은 안정이 필요했다.

 

 "역시 그대는 흥미로워."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누구의 것이었는가 떠올리기도 전에, 아드리안이 크게 말했다.

 

 "새 나라의 총통 각하에게 모두 인사하시오!"

 

 제국의 기사들이 남자에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평민들도 그랬다. 이어 귀족들도 눈치를 보다가 남자에게 고개를 깊숙히 숙였다. 왕비는 제 왕국이 무너졌다는 사실이 너무도 허망해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헤일린도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그 상태로 들으라. 나 벨페르고 아놀드는 지금부터 이 나라를 통치할 것이다. 아드리안 테닌 백작은 부총통이 되어 나를 보좌할 것이며, 마하드리첸 베네딕트 경은 군부의 수장이 되어 이제 제국의 땅을 수호할 것이다. 아드리나 테닌은 수도 경비단장이 되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라."

 

 "아드리안 테닌, 각하께 충성할 것입니다."

 

 "마하드리첸 베네딕트, 각하께 충성할 것입니다."

 

 "아드리나 테닌, 각하께 충성할 것입니다."

 

 영민한 이들은 이게 짜여진 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드리나와 리첸, 아드리안세 명이 새로운 총통, 벨페르고 아놀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새로운 태양을 축복하려던 자리였다. 왕국인들은 이제 제국인이 되었다. 이 나라는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귀족들은 두려움에 내심 떨었다.

 

 "난 모두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이다. 모두를 죽이고 싶진 않다. 인재는 쓸 것이니 모두 그 능력을 증명하라. 이 땅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하지만 이 사태에 순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뻔했다. 굴러다니는 왕의 목과 아기의 시체가 살아남고 싶은 이들의 머리 속에 박혔다. 겔린 경은 리스트를 기사들에게 나눠주었다. 기사들은 이름과 얼굴을 확인하고 사람들을 어딘가로 끌고 갔다. 사람들이 점점 줄어듬에도, 헤일린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피냄새가 불쾌한데 생각은 많아졌다.

 

 "그댄 늘 내게 고개를 숙이는군."

 

 "각하."

 

 "고개를 들라."

 

 헤일린이 천천히 상체를 들었다. 리첸과 아드리안이 그를 보좌하고 있었다. 헤일린은 혼란스러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리첸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왜 저 소년을 지키기 위해 나섰지?"

 

 헤일린은 질문의 저의를 살피기 위해 벨페르고의 말을 곱씹었다. 왜? 왜냐니. 헤일린은 질문의 대답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다. 저 목소리, 정말 어디선가 들어봤어. 설마 내가 아는 그 목소리인가? 기억을 뒤져 그럴 듯한 목소리를 찾아냈다. 그렇다면 대답은 우회적인 게 좋았다.

 

 "공자도 제 사는 골에 먼저 비오라고 했습니다."

 

 "하하하하!"

 

 잠시의 침묵 뒤에 돌아온 대답은 그를 웃게 했다. 벨페르고는 헤일린의 이런 대답이 참 좋았다. 헤일린은 현명했다. 고서나 신체훈련 등을 통해 조감(藻鑑)을 조금 갖게 된 그였다. 스승이 누군지 몰라도, 참 잘 가르쳤군. 벨페르고는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 네가 사는 골에 저 소년도 있었구나. 좋다."

 

 벨페르고는 독수리가 수놓아진 망토를 휘날리며 사라졌다. 리첸과 아드리안은 헤일린에게 아는 척하지 않고 그를 따라 사라졌다. 왕국은 좁았다. 왕실이 무너지고 제국이 되었다는 소식은 금세 전국에 퍼졌다. 상징적인 의미로, 살아남은 왕족들이 모두 처형을 당했다. 국민들은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왕족들에게 돌이나 밀가루를 던졌다. 모욕을 받으며 왕국의 마지막 왕비가 처형대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사형수가 된 왕비는 단지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다가, 한가지를 부탁했다.

 

 "고통 없이 보내주거라. 내 남편과 아들이 기다린다."

 

 그것이 왕비의 마지막 말이었다. 페리헬 가의 일원은 대부분 살았다. 아드리안이 약혼녀 라리마의 가문만큼은 신경써준 것 같았다. 안일하게 살아왔던 귀족들은 제 목이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금빛 독수리가 왕국을 삼켰다. 헤일린은 이를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번고했다.

 

 

 

 

 <1장. 동앗줄 복불복> fin.

 

 추신. 본 작품은 2장까지만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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