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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운명을 삼키다
작가 : 우경
작품등록일 : 2017.6.23

어느날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난 아키아.
세상엔 그가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드와인
작성일 : 17-07-05 18:32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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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초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말락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좌우로 피해 다녔다. 처음에는 눈치 채지 못하던 아키아와 하스론도 거리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알아차렸다.

 “말락. 사람들이 당신을 피하는 거 같지 않아요?”

 하스론의 물음에 말락이 대답했다.

 “난······. 이 마을에서 금기시 되는 존재라서······.”

 쓴 웃음을 머금은 말락은 이후의 말을 아꼈다. 타임라커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통해 말락의 상황을 알고 있는 아키아도 침묵을 지켰다. 어색하게 흐르는 정적에 말락의 발걸음을 빨라졌다.

 해먹에 누워 밤바람을 맞던 노인에게 다가간 말락은 드와인에 대해 물었다.

 “영감. 드와인은 지금 어디 있지?”

 눈을 감고 있던 노인은 말락을 황당하게 쳐다봤다.

 “헐.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는디?”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영감이 모르는 게 어디 있다고.”

 도발에 약한 노인은 금방 말했다.

 “험험. 내가 모르는 건 없긴 한디, 드와인이 말하지 말라고 햤어.”

 “영감의 입이 무겁긴 하지. 그래서 이 족장도 드와인의 행방을 모르는 것 아닌가.”

 노인은 착 가라앉은 표정이 되어 말락에게 말했다.

 “이 족장이 알아야 뎌? 몰라도 결국은 그의 뜻대로 되는디. 어쩌면 훔쳐갔다는 신디바이저도······. 드와인에 대해서 알려주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날 이 일에 끼워 넣지 말어.”

 드와인의 정보를 알려준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는 기척이 들렸다. 말락의 눈에 기척이 들리던 장소에서 날아가는 새가 보였다. 머릿속을 스친 생각에 아키아 일행은 드와인의 근거지로 뛰어갔다.

 해먹에서 멀어지던 말락은 잠깐 고개를 돌려 말했다.

 “미안해. 영감.”

 아이러니하게도 드와인의 근거지는 아키아 일행이 묵었던 집 옆의 나무집이었다. 초록빛깔의 나무집에서는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물건들이 부서지는 소리를 끝으로 문짝이 열리고 드와인이 튀어나왔다.

 그 뒤로 한 무리의 전사들이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전사들의 몸에는 태양을 상징화한 타투가 그려져 있었다. 드와인은 추격을 뿌리치고 아키아 일행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갔다.

 “이런 상놈의 새끼들. 남의 마을에 왔으면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갈 것이지. 한바탕 분탕질을 쳐놔?”

 드와인은 말락을 보며 말을 이었다.

 “니 세끼가 더해. 저놈들은 이방인이라 쳐도 너는 생각이 있어 없어? 이 족장이 부족을······.”

 아키아 일행을 지나치는 순간 말하던 드와인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발에 불이 나도록 뛰었다. 드와인을 뒤쫓던 태양문신의 전사들이 쇠사슬을 앞으로 던진다. 쇠사슬은 드와인의 몸을 뱀처럼 감아 쓰러뜨렸다.

 쇠사슬에 의해 입이 봉해지기 전까지 끊임없이 욕설을 하던 드와인은 태양문신의 전사들에 의해 행정 지역으로 끌려갔다.

 드와인을 끌고 가던 태양문신의 전사들 중에 한명이 아키아 일행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외지인?”

 고개를 끄덕이는 아키아와 하스론을 보던 전사의 눈이 말락에게 향했다.

 “탈의 주인께 결례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마을에 들어온 외지인을 족장님께서 데리고 오란 명이 있어서 저들을 데리고 가야겠습니다.”

 “어느 족장을 말하는 건가? 이 족장?”

 태양 문신을 바라보며 말하는 말락의 말에 전사는 발끈하여 말했다.

 “아무리 탈의 주인이라고 해도, 출신은 어쩔 수 없군요. 족장님에 대한 경의를 표해주십시오.”

 경멸하는 말투의 전사의 말을 담담히 들으며 말락이 말했다.

 “나도 같이 가겠다. 안내해.”

 드와인을 연행하는 전사들의 뒤꽁무니를 따라 행정 지역으로 들어간 그들은 일사천리로 족장을 볼 수 있었다. 분지에 들어선 그들은 예전에 들어갔던 통나무집 안으로 갔다. 통나무집 안에는 족장 외에도 소탈을 쓴 남자가 서 있었다.

 족장이 말했다.

 “훌륭하군. 잘해주었어. 드와인을 잡는데 자네들의 덕이 크네. 내일의 연회를 준비할 동안 쉬고 있게나.”

 할 말을 다하고 내보내려는 족장을 막은 하스론이 물었다.

 “신디바이저는 어디에 있죠? 신디바이저를 훔쳐갔다는 드와인을 잡았으면 신디바이저의 행방도 알 것 아닙니까?”

 “그걸 왜 나한테 묻나? 신디바이저를 훔쳐간 드와인에게 물어야지. 이제 드와인을 심문해보면 나오겠지. 기다리게.”

 족장은 하스론의 말에 대답을 피하고, 아키아 일행을 통나무집에서 내보냈다.

 통나무집을 나가는 그들의 귀로 소탈을 쓴 남자의 목소리가 공간을 넘어서 울려왔다.

 -한 번 더 족장 앞에서 무례를 저지른다면, 살아도 산목숨이 아닐 줄 알아라. 특히 너, 말락. 탈이 너를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아키아 일행은 드와인을 잡는데 도운 공로로 행정 지역의 귀빈실에서 묵게 됐다. 귀빈실을 한 바퀴 돌며 방안을 훑어보던 아키아가 중얼거렸다.

 “귀빈실이나 주거 지역의 빈집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구만?”

 아키아의 나직한 말을 들은 말락이 변명했다.

 “원래 오이모스 부족이 화려한 치장을 좋아하지 않아. 소박한 삶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지.”

 인테리어에 대해 아옹다옹하는 아키아와 말락을 말린 하스론은 주위를 환기시켰다.

 “지금 중요한 게 방 안의 인테리어가 아니잖아. 아무래도 족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하스론의 말에 말락이 대답했다.

 “내가 왜 행정 지역에 일부러 왔겠어? 족장이 대답해 주지 않는다면 드와인에게 물어야지. 감옥으로 가자.”

 

 행정 지역의 길을 꿰고 있는 말락이 감옥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했다. 먼저 말락이 길목 곳곳에 숨어있는 경비들을 피해 움직이면, 아키아와 하스론이 말락을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감옥까지 도착한 아키아 일행에게 마지막 난관이 남아있었다. 바로 감옥 앞의 경비였다. 여태까지의 경비와는 다르게, 감옥 앞 경비는 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

 틈이 보이지 않는 경비의 모습에 말락이 아키아에게 말했다.

 “아키아. 휘마렌의 경지가 어디에 머무르고 있지?”

 “아직 각성에 이르지 못했어.”

 각성은 휘마렌의 일곱 단계 중 첫 번째 단계였다. 타임라커에서 발전된 휘마렌을 익힌 아키아는 말락이 생각했던 것보다 경지가 낮았다.

 “아직도? 그럼 아슬아슬하지만, 마인드컨트롤로 잠깐 동안 저 경비를 조종할 수 있을 거야.”

 말락은 아키아에게 휘마렌을 응용하여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마인드컨트롤은 통상의 방법이 아니라, 아키아도 모르고 있던 기술이었다.

 “나도 같이 마인드컨트롤을 할 테니, 경비에게 소피가 마렵다고 암시를 걸면 돼.”

 그 자리에서 명상자세를 한 말락과 아키아는 경비를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한참을 가만히 있던 경비는 하스론의 방광에 신호가 올 때쯤 소피를 해결하러 이동했다. 그 모습을 보던 하스론은 경비와 자신 중 마인드컨트롤에 걸린 사람이 누군지, 또 마인드컨트롤에 걸려서 소피를 보러 가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험험. 나도 마인드컨트롤은 처음 써봐서.”

 말락이 하스론의 시선을 느끼고 변명을 했다.

 깊은 동굴을 개조해서 만든 감옥은 문이 없었다. 감옥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비를 제치자, 아키아 일행은 감옥 안의 드와인을 볼 수 있었다.

 “드와인.”

 하스론은 감옥 안에서 태평스럽게 자고 있는 드와인을 나직이 불러 깨웠다.

 “흐아암. 뭐야. 벌써 고문하러 왔어?”

 “쉿. 조용히 말해.”

 점차 꿈결에서 벗어난 드와인은 아키아 일행을 발견했다.

 “이건 또 누구신가. 말락과 그의 똘마니들이 왕래했네. 그려?”

 드와인의 도발을 무시한 하스론이 물었다.

 “드와인. 신디바이저가 어디있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이 족장 게르바가 가지고 있겠지.”

 “그는 너가 신디바이저를 훔쳤다고 하던데?”

 “내가 훔친 건······.”

 말을 끊은 드와인은 재미난 생각을 떠올리고 두 눈을 반짝였다.

 “분탕질 친 것은 관대한 내가 용서해 주지. 용서해 주는 기념으로 내가 선물 하나 해줄까?”

 드와인의 말이 기가 막힌 아키아가 말했다.

 “선물은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주는 거지. 용서하는 사람이 선물을 준다는 개념은 처음 듣는 걸?”

 “아냐. 아냐. 쩨쩨하게 왜이래? 선물을 준다는데 감사합니다하고 받아야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하스론은 드와인이 선물을 준다고 생떼를 쓰자, 이를 역이용했다.

 “그럼 선물을 받아주지. 대신, 신디바이저가 누구한테 있는지 말해줘.”

 자신보다 더 양아치 같은 태도의 하스론을 보며 어이없어했지만, 드와인은 하스론의 부탁을 들어줬다.

 “정말 신디바이저를 내가 훔쳤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신디바이저는 아무나 쓸 수 있나? 나는 체질적으로 신디바이저를 이용할 수도 없는데다가, 일 족장 라넨은 야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잖아? 그는 지금도 숨어서 이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원하지, 실권을 다시 잡는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다고. 게르바가 동생이니 시간이 지나면 사태가 완만하게 해결될 거라는 물러빠진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드와인은 씁쓸하게 웃었다.

 “라넨의 부하들이 불쌍하지. 머저리 한 놈 지키겠다고······. 그래도 살얼음판 걷는 게르바의 부하들보다는 낮긴 하지만. 어쨌든 신디바이저를 난 훔치지 않았어. 오히려 게르바가 의심스럽지. 라넨이 머저리 같아도 인복은 풍부한데, 열세를 뒤집고 행정 지역을 차지하려면 어떤 머리가 있어야 하는 거지?”

 드와인의 말은 아키아 일행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아키아가 말했다.

 “그럼 선물이나 내놔봐.”

 희죽 웃은 드와인은 바지를 주섬주섬 내리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엉덩이 부근에 손을 집어넣은 드와인은 인상을 쓰더니 반지 하나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변의 일부분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드와인의 손과 반지에 묻어 구린 향을 풍겼다.

 “이걸 우리가 가져가라는 건 아니겠지?”

 “신체검사 다 통과하고서도 숨기려면 여기밖에 없었어. 그럼 선물 잘 가져가라.”

 바짓단을 찢어 반지를 감싼 하스론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반지가 이 족장 게르바에게서 훔친 물건이야?”

 드와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돌렸다.

 “난 무능한 일 족장이 좋아. 게르바가 실권을 잡으면 우리 부족은 그날로 멸망하게 될 거라고. 장담하지. 그가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이 무성한데다가, 옛날의 성격과 다르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가만히 드와인의 이야기를 듣던 말락이 한마디의 말을 했다.

 “풀어줄까?”

 아키아와 하스론이 말락을 바라봤다. 드와인이 말락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했다.

 “감자나 쳐 먹어. 말도 안 되는 헛소리 하지 마. 여기서 나가면 어디에서 살 수 있을 거 같아? 또 숨어서 살라고? 지겨워.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해서 평화롭게 죽을 테니, 넌 네 인생의 고난이나 열심히 즐기라고.”

 귀빈실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이번엔 마인드컨트롤이 잘 통하여 경비들이 아키아 일행의 입맛대로 움직여 주는 듯 보였다. 당연히 하스론은 이를 우연의 일치로 여겼다.

 귀빈실로 들어간 아키아 일행은 똥 묻은 반지를 세척하여 관찰했다. 물로 씻었다고는 하지만 찜찜한 느낌은 남아있어 반지를 만지는 사람마다 얼굴이 구겨졌다.

 평범해 보이는 반지는 표면에 그어진 선을 따라 비틀어버리면, 반지 내부에서 톱니바퀴모양의 침이 나와 손가락을 물어버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아키아가 말했다.

 “이걸 어디에 쓰는지 모르지만, 이 족장에게 신디바이저와 교환하는 도구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안 돼. 드와인의 말이 마음에 걸려. 우리 도시의 구원도 중요하지만, 부족의 명운을 흔들면서 얻을 순 없지.”

 하스론은 단호하게 아키아의 말을 끊었다. 손끝을 코 밑에 가져다댄 말락도 말했다.

 “구린 냄새가 나는 거 같아. 드와인도 정확한 사용처는 몰라서 말하지 않았지만, 위험한 물건이라는 걸 알아서 훔쳤을 거야. 무턱대고 교환한다는 생각은 위험하지.”

 그들은 상황을 두고 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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