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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11시11분 <파란장미>
작가 : 물달
작품등록일 : 2017.6.17

고백한번 못해본 사랑을 찾아 해매는 수혁. 유명한 마술사이지만 주로 하는 공연은 작은 도시들을 다니며 공연시작 전  광장에서 바람잡이를 한다. 수혁이는 말한다 “뮤지컬을 보러 와서 나를 만날수도 있고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아직 찾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episode ] ....10
작성일 : 17-07-05 00:17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4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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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서 우회전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아. 맞다."

 두 사람은 10분이면 도착하는 마트를 두고 지금 1시간째 헤매는 중이였다. 정확히 말하면 1시간째 수혁이가 약 올리며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길치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헤매요?"

 "나 길친데?"

 수혁이 얼굴을 보고 발끈하던 도연이는 천진난만한 대꾸에 더 이상 할말이 없는 듯 한숨을 쉬면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네비게이션을 고쳐서 가는게 더 빠르겠네요"

 점점 아파트가 많은 곳을 벗어나 한적해지자 득도의 경지를 엿봤는지 포기한 듯 하는 말에 웃음이 났지만 꾹 참았다.

 한적한 도로 옆에는 산이 보이고 반대로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곳에 차를 세웠다.

 "마트는 아닌 거 같은데요."

 "어떻게 내 생각이랑 똑같을 수 있지?."

 도연이가 말하며 쳐다보자 수혁이도 도연이를 바라봤다.

 조그마한 얼굴엔 쌍커풀은 없지만 큰 눈과 길다란 속눈썹이  멈춰 있었고 연한 갈색빛 눈썹이 하얗고 투명한 얼굴에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다. 공연장 광장에서 착각 했을때 기억하던 모습은 아영이와 다른 점만 보였 것만 지금은 아영이 얼굴과 겹쳐보였다.

 다시 천천히 내린 시선에 물방울 처럼 맺힌 코가 있었고 흰 피부에 더욱 돋보이는 붉은 입술이 촉촉하게 빛나고 있었다. 붉으스름하게  양쪽 볼에 맺은 홍조로 가린 상처가 보이자 도연이는 수혁이의 시선이 상처로 향할걸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

 수혁이는 울컥 올라온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상처를 찾으려했지만 블랙정장과 목까지 채워서 입은 셔츠로 더 이상 찾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마트 안 가실꺼면 이만 돌아가요"

 "잘들어 지금부터 선전 포고 하려고 하니깐. 백도연 너 내 이상형이야 그리고 난 네가 좋다. "

 [수혁 선배가 제 이상형 이거든요. 그니깐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저..아니 그렇다고 싫다는 건 아니구요. 그게 그냥 이상형. 그러니깐 있잖아요......저 지금 뭐라고 짓꺼리는 중일까요]

 수혁이는 처음 만나던 날 아영이에게 들었던 말을 생각하며 말했다. 그 때 아영이처럼 이번에는 먼저 다가가리고 했으니 이렇게 시작 하고 싶었다. 듣고 싶은 말은 없었다. 그때 자신도 아무 말 하지 못했으니 그저 자기처럼 들어 주는 걸로 만족했다.

 "이제 진짜 장보러 가자"

 아무 대답도 없었고 고백하는 동안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그걸로 만족한 수혁이는 방금전 헤매던 모습과 달리 부드럽게 마트로 향했다.

 수혁이가 운전에 집중하자 도연이는 그제서야 수혁이를 쳐다봤다. 아직도 떨리는 눈과 떨리는 손은 진정되지 않았지만 어차피 수혁이와 같이 있는 동안은 진정될 일도 아니였기에 그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힘을 주었다.

  도연이는 생각하기 싫었던 정확히 말하면 너무 좋은 추억이라 생각할수록 그리워지고 가슴이 아프기에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살아나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문득 문득 떠오를 때도 애써 외면했지만  모든 노력을 수혁이는 한 순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원래 그렇게 뭐든지 쉬운 사람이었다. 

 특히 수혁이를 사랑하는 자신에게는 그저 어린애 사탕을 뺏는 것처럼 장난처럼 간단했고 매번 어려운건 나였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가장 사랑했고 다가가면 멀어질까봐 차마 사랑이라도는 꺼내지 못하고 그저 좋은 동생으로 해주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점점 넘치는 욕심에 주체 하지 못했던 그때가 떠올랐다. 

 이렇게 다시 흔들릴 꺼라는걸 알았다. 그리고 흔들리고 있었다. 단 이틀만에 아니 수혁이 모습을 본 그날부터 흔들리고 있으면서도 아니라고 믿었다. 그저 이번엔 어리석게 괜찮을 거라고 믿고 싶었고 욕심내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믿었다. 딱 한 달만 참고 버티면 된다고 그때까지만 마음껏 보자고 속으로 위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똑같다. 그저 한마디에 모든 걸 내려놓고 안기고 싶었으니 저 진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모습에 떨리고 붉은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으니..

 

 

 **

 

 네비게이션도 안되고 마트도 모른다던 수혁이는 선전포고 이후로는 네비게이션은 갑자기 사용이 되는지 빠르게 찍고는 마트로 향했다. 

 업데이트도 잘해놨는지 지름길을 아주 자세히도 알려줬고 힘들지 않게 마트에 도착 할수 있었고 지금은 식품코너를 세바퀴 째 도는 중이였다.

 "이게 마술용품은 아닌 거 같은데요"

 차안에서 부터 지금껏 한마디도 하지 않던 도연이는 카트를 잡아 열심히 핸들링하는 수혁이를 멈춰 세웠다. 분명 도와달라고 말해서 이렇게 나왔는데 지금껏 산거라고는 슬리퍼, 화장지. 세제 등등 잡다한 생활 용품들 뿐 이였기에 두 바퀴 돌때 까지 참던 도연이의 인내심은 세 바퀴로 끝났다.

 "마술용품 산다고 한적 없는데"

 도연이의 딱딱한 반응과 다르게 수혁이는 그저 웃었다.

 "저는 일하러 나온건데요. 일 아니면 사무실로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너랑 장보고 싶어서 나온 건데  원하면 가는 길에  마술킹이라고 마술 장난감 있는데 그거라도 사서 가지 뭐"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이런 것들도 필요 없잖아요"

 "버킷리스트라고 해두자. 내가 아....연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리스트"

 수혁이는 아영이라고 나오는 말은 지우고 연인으로 바꿨다.  인연이건 연인이건 사랑이건 모든 건 오직 아영이기에 무슨 말로 바꾸든 상관없었다. 다만 도연이를 위해 정정했을 뿐이었다. 

 "이런건...... 가죠"

 도연이는 이런 건 그 누구랑 해도 되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아영이일 때 수혁이를 졸랐던 기억이 났기에 차마 더 말 할 수 없었다. 차라리 같이 마트에 간 기억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좀 더 빨리 알아 차렸겠지만 수혁이에게 같이 하자고 조른 많은 일들 중에 하나 이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게 한 두 개가 아니였으니...

 도연이는 카트 앞에 서서 카트를 잡아 끌었다.

 "그래서 또 뭐가 필요한데요?"

 "시식!"

 평생가도 시식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던 수혁이지만 오늘 도연이와 함께 시식을 하며 아줌마에게 신혼 인가봐 소리를 듣는 드라마 같은 일을 꿈꾸며 외쳤지만 도연이는 냉정했다.

 "평일에는 사람이 없어서 시식 안해요."

 "어쩐지 고기 냄새가 안 났어."

 풋. 볼에 잔뜩 바람을 넣는 수혁이를 보며 터지는 웃음을 참고 다시 앞서서 걸었다. 방심 하지 말아야 하는데.. 

 20대와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몸매를 유지한 수혁는  늙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말투나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 진거는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변했다. 방금 한 표정도 옛날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웃음부터 날만큼 그 때와 다른 모습들이 있었다. 

 "그럼 오이 사러가자"

 "오이 알레르기 있잖아요"

 "그걸 어떻게 알지? 인터뷰에도 말한적 없는데?"

 스르륵 올라가는 입 꼬리를 볼수록 도연이는 더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방심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러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했다. 이렇게 단순해도 여태 그 누구에게 들킨 적 없는데 수혁이랑 이야기 하면 이렇게 쉽게 들키는지 속으로 몇 번을 자책해도 달라진 건 없었다.

 "아.. 그거 봤구나. TV에 나온거. 그거 처음이자 마지막 방송이었는데  은근 그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호태가 PD여서 강제로 출현했는데  아는 놈이 하는 프로라서 그러나 그런 것도 질문에 넣었더라고 .. 아 호태 모르지? 친구야. 호태는 내가 출현한 프로 pd야. 그런데 말이 pd지 완전 영업사원이야"

 수혁이의 말이 길어질수록 도연이의 혈색은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수혁이는 TV에서 하지도 않는 말을 한 것처럼 도연이 대신 변명해주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몰아붙이고 싶었지만 사라지면 안 되기에 조심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럴 때는 차라리 무슨 일 때문에 사라진지 라도 알면 그것 만 피할텐데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수혁이는 더 몰지 못하고 대신 변명해주고 있었다,

 "맞. 맞아요! "

 수혁이가 뚫어준 쥐구멍으로 숨은 도연이는 대답과 함께 오이를 찾아 나섰다.

 식품코너 2번을 더 돌고 위층 장난감 코너 부터 구석 구석 안 간 곳 없이 다 둘러보고 나서야 마트를 나섰다.

 

 

 둘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마트에서 보냈는지 간 곳이라고는 해안도로와 마트 밖에 없었는데도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수혁이는 도연이 오피스텔에 차를 세웠다.

 "이거 가지고가"

 마트에서 산  봉지 꾸러미를 들고 도연이에게 내밀었다.

 "이걸 왜 저 주세요?"

 "나는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서 이런거 필요 없어."

 "그런데 왜 사셨어요? 어서 가서 환불 하세요!"

 "다 해주고 싶어서 앞으로는 당연히 다 해 줄꺼고 나없는 시간 혼자 했던 그 시간까지 채워 주고 싶어"

 "부담 스러워요."

 "그럼 다 안 가져가도 돼 내가 하루에 하나씩 집에 배달해줄게”

 도연이는 수혁이를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수혁이를 쳐다봤지만 뒤에서 나온 말에 봉지를 들고 뒤돌아 오피스텔로 향했다.

 몇 걸음 걷던 도연이는 수혁이를 돌아 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런다고 제가 아영이가 되진 않아요.  이번엔 대리 만족이라고 여기고 가지고 갈께요.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 식이면 저 그만 두는 일이 있어도 같이 안 다닐꺼예요"

 "아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넌  도연이야"

 도연이이길 원하면 앞으로도 쭈욱 도연이야. 그런데 그거 알아? 아직도 거짓말 하면 눈을 쳐다 보지 못 하는거 그리고 나를 보는 눈빛이 그때와 같다는 거. 

 멀어져가는 도연이를 바라보며 뒷모습을 삼키며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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