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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 된 일상에 판타지 뿌리기
작가 : KiKuKo
작품등록일 : 2017.6.24

계한고등학교의 여름방학동안 평범하게 보내던 주혁필의 일상에 판타지가 뿌려진다.

 
04. 화랑
작성일 : 17-07-04 23:38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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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내가 잠에서 깨어난 자리는 거실 바닥이다. 일어나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본다. 뜯겨져 쓰러져 있는 현관문에, 거실이 엉망으로 부셔지고 쓰러져 있는 거실 물건들, 이걸 보고 나는 한 동안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꿈이 아니었구나.’

 머릿속에 꿈속 같은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얀 털로 치장되고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하영은 누나와 녹색 털로 치장이 되어 있던 홍월량. 마음이 전혀 진정될 기미가 안 보인다. 나는 조용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전 9시 30분 조금 넘은 시간이다. 배가 허기졌다고 울부짖지만 밥을 뒤로 하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목적도 없이 그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김없이 마당 앞의 꽃에게 물을 주고 있는 영은 누나가 보인다. 검은 머리칼을 하고 있다. 나는 다시 한 번 의심했다. 저 누나가 어젯밤 그 누나 맞는 지.

  누나는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예쁜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를 말하는 모습이 어느 때와 다름없는 누나였다. 가만히 누나를 바라보던 중 누나가 날 발견하더니 똑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잘 잤니, 혁필아? 혹시 꿈에서 누나 봤니? 텐트를 아직 안 거뒀어.”

 누나의 말에 이해가 잠시 안 되었다. 누나의 시선에 눈치를 채 얼른 두 손으로 ‘텐트’를 가리고 몸을 돌렸다.

  “누... 누나 꿈 안 꿨어요. 꾸고 싶지만...”

  “그래? 그럼 누나가 꿈에 나오게 좋은 거해줄까?”

 누나의 눈빛이 음흉해진다. 점점 누나의 새로운 모습을 볼 때마다 나의 누나에 대한 환상에 금이 가는 것 같아 무서워진다. 곧 누군가가 날 부르는 듯 한 소리가 들린다.

  “혁필 오빠!”

 익숙한 목소리에 앞을 보자 혜원이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달려오던 혜원이가 영은 누나를 발견하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누나는 평소와 같은 태도로 혜원이를 반긴다.

  “아, 언니. 안녕하세요?”

  “어, 혜원아.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저 방학동안 하는 오빠 동아리 검무 대회에 같이 참가하려고요.”

  “아, 그래? 잘됐네.”

 걸즈 토크가 시작한 것 같다. 혜원이가 왜 여기에 왔는지 누나에게 물어볼게 산더미인데 이 둘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 둘의 대화의 틈을 만들어보기 위해 헛기침을 해보았다.

  “엣헴!”

 둘의 대화가 끊기지 않아 나는 다시 한 번 크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으아앗헴!”

 아직도 대화가 진행 중이다. 어떻게든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다시 한 번 기침을 내뱉어보았다.

  “으아아앗쿠아아악헷부르르르와악함!”

 둘의 대화가 끊어졌지만 둘의 시선은 바보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낯 뜨겁지만 어쩔 수 없다. 우선 혜원이에게 묻는다.

  “혜원아, 여긴 무슨 일로 왔어?”

 혜원이 본전을 까먹고 있었는지 이제 막 생각난 것 같은 제스쳐를 취했다.

  “아, 맞다. 내일 동아리 연습 끝나고 오빠 집에 잠시 놀러 가도 될까요?”

  “되지. 근데 그거 물어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혜원이 손사래를 치며 부정하고 덧붙여 말하며 무언가를 내민다.

  “당연히 아니죠. 지난번에 빌려주셨던 우산, 돌려 드리려고요.”

 혜원이 두 개의 우산을 내민다. 이 두 개의 우산은 내가 혜원이에게 빌려 줬던 우산이다. 첫번째 우산은 갑자기 비오는 날 내가 빌려 줬던 거고 두번째는 혜원이의 우산이 망가져서 빌려준 우산이었다. 그런데 혜원이가 돌려 주는 걸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방학이라 시간도 많으니까 또 까먹지 않게 미리 돌려 드리려고 온 거에요.”

  “아, 그래.”

 혜원이가 건네 준 두 개의 우산을 받자 혜원이 자리를 뜨며 말한다.

  “그럼 내일 뵈요.”

 귀여운 후배 모습에 미소가 새어나온다. 뒤에 있던 누나가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정말 탐스러운 아이지?”

 그 말에 화들짝 놀란 나는 얼굴이 불에 그을린 것처럼 화끈해지더니 누나에게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 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농담이야, 농담. 아하하하.”

 누나가 호탕하게 웃기 시작한다. 나는 누나의 어제 낮까지만 해도 조신하고 수녀같은 이미지였는데, 그 일 이후로 바뀐 것 같아, 마음이 매우 심란하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누나에게 몇 가지 물어보기로 한다.

  “누나, 왜 하필 저에요?”

 호탕하게 웃던 누나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내 질문에 응해 준다.

  “음... 아마 너는 기억 안날거야. 혁필이 너가 4살 때 도시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던 적이 있었어. 그때 나는 원랑족들이랑 싸우고 나서 거의 반죽음 상태였어... 그때 골목에 숨어서 조용히 죽으려던 중에 4살의 혁필이가 나를 발견했어. 그리고 나한테 한마디 하더라고...”

  “뭐라고요?”

 누나가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자 ‘내가 어떤 말을 했길 래’ 하는 생각에 누나의 말에 집중했다.

  “배고프다고.”

  “예?”

 그 당시 뜬금없는 말을 한 나에게 실망감을 가졌다. 하기야 4살짜리가 무엇을 말하리오. 당황한 나보고 ‘하하’ 웃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거짓말 같지? 진짜야. 그때 배고프다고 말해서 나는 지금 이 모습으로 둔갑하고 당시 너에게 밥을 사줬었어. 그리고 얘기를 나누면서 집까지 데려다줬지. 그 뿐인데 그때 처음으로 ‘정’이라는 걸 느꼈어.”

  “‘정’이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려던 그때 누나 집의 현관문이 열리며 진녹색머리가 가득 찬 큰 500mL 종량제 봉투 세 개를 낑낑 대며 나온다. 그리고 이해가 안 되는 나에게 이해를 시켜주기 위해 설명을 덧붙인다.

  “저희 누나는 저희 호족(狐族)에서 제일 강하고 지위 높은 장군님의 딸인데, 본명은 ‘화랑’이고 장군님을 닮아서 그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 않는 성격에다 장군님같이 잘 싸우거든요. 그런 누나가 인간이 되겠다고 결심한건 저희 호족들한테 가장 큰 충격중 하나 였어요. 그리고...”

 종량제 봉투를 바닥에 놓고 허리에 쥐났는지 얼굴을 과하게 찡그리며 허리를 핀다.

  “누나, 쓰레기 좀 제때 버립시다. 이게 뭐예요?!”

 월량이 누나한테 소리치며 말하자 누나가 미안하다는 미소로 손바닥을 올린다. 월량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잇는다.

  “그리고 그 결심한 계기가 고작 4살짜리 어린아이 였다는 것이 더 도가니였어요. 그이후로 성격도 보다 밝아지셨고...”

  “아버지께서는 어떤 반응을...”

 영은누나가 말을 끼어들며 말한다.

  “아버지는 내 의견을 존중해 준다고 했어.”

 월량도 그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누나의 말에 나온 단어 중에 ‘원랑족’이라는 단어를 물어본다. 원랑족이 누구길래 누나가 반죽음 상태까지 되었는지 궁금하다.

  “원랑족은 저희 호족하고 대립되는 애들로 평화와 조화를 추구해요. 그래서 저희랑 사이가 안 좋아요. 저희는 자유와 혼돈을 추구하는데 말이죠.”

 내가 잘못들은 건가 싶어서 다시 물었다.

  “혼돈이면 너희가 나쁜 쪽 아냐?”

 누나가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길,

  “혼돈이 있어야 세상이 재밌어지는 거 아니겠어? 근데 그 재밌는 걸 원랑족들이 정리해버리니까 싫어하지.”

 이 말에 내가 내린 결론은 누나랑 싸운 원랑족들은 나쁜 녀석들이 아니고 그저 호족과의 의견 차이로 싸우는 거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누나에게 질문한다.

  “누나, 그럼 저를 옆에서 보려고 저의 집 근처로 고르신 거에요?”

  “그럼. 나에게 원동력이 되어줬으니까 이제 내가 너에게 원동력이 되어줘야하지 않겠어?”

  “누나...”

 영은 누나는 작년 여름방학하기 5일 전에 옆집으로 이사 왔었다. 나 때문에 왔다고 하니까 감동의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근데...

  “누나, 야릇한 눈빛 짓지 마요!!”

 누나는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미안, 미안.”

  “아, 감동 먹었었는데 누나가 감정 망쳐 놨어...”

 좌절하는 표정이 지어졌는지 어쩐지는 내 표정을 볼 수 없지만 누나가 내 반응 때문에 장난치는 것 같다. 어느새 월량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버리고 돌아와 이번엔 분리수거 쓰레기를 가득 가지고 나오면서 성질을 낸다.

  “누나, 좀 버리면서 삽시다!!”

 성질을 내고서 바로 분리수거장으로 간다. 월량이 했던 말, 지금까지 본 누나의 행동과 저 대량의 쓰레기들! 아,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았던 누나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부서진다. 그리고 누나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되고 털털한 누나도 괜찮은 것 같다.

 

 

 에필로그.

  누나의 정체는 구미호에 장군의 딸이면 진녹색 머리의 월량은 정체가 뭔지 궁금하다. 아니 그보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는데...

  “왜 월량씨가 누나 집에서 나와요?”

  “감시역이요. 저희 호족의 왕께서 누나를 감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하여 신세를 좀 지게 되었어요.”

  “월량씨는 정체가 뭐 길래 저를 죽이려고 하시고 누나를 감시하는 거에요?”

 누가 들으면 질투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

  “누가 들으면 질투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네요.”

 악, 말해 버렸어!

  “저는 호족에서「삼미호」라는 암살부대의 일원이에요. 꼬리도 세 개인 애들만 모인 곳이고요. 꼬리가 세 개만 있는 사람들이 모인 건 빠르게 움직여야해서 적은 애들만 모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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