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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운명을 삼키다
작가 : 우경
작품등록일 : 2017.6.23

어느날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깨어난 아키아.
세상엔 그가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전사의 무덤(2)
작성일 : 17-07-04 23:42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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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에 휘감긴 기운에 반응하여, 모두 쓰러진 줄 알았던 해골전사들이 일어났다.

 “너 방금 실수한 거 같은데? 생명의 은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차버리고, 동반자살 하러 온 사람으로 바뀌었어.”

 가볍게 농담을 던진 말락은 몸을 풀고 일어나 칼을 들었다.

 정신없이 싸우는 동안 아키아와 말락은 자연스럽게 등을 맞대고 뒤를 상대방에게 맡겼다.

 해골전사들의 공격을 흘리고 받아치던 아키아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칼이 해골전사의 불투명한 기운을 흡수하는 모습이었다. 기운을 흡수당한 해골전사는 풍화되어 모래만 남겼다. 반면 말락에 의해 쓰러진 해골전사는 다시 일어났다.

 그 모습을 확인한 말락은 싸우는 전법을 바꿨다. 서로의 등을 맞대고 싸우는 방어적인 방법에서 탈피하여, 아키아가 공격할 수 있게 빈틈을 만들었다. 아키아는 말락이 만들어준 빈틈으로 해골전사들을 보다 쉽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수월하게 해골전사를 베어가던 아키아와 말락은 적들의 수준이 점차 강해지는 걸 느꼈다. 칼이 소화시키지 못한 기운이 칼에서 나와 해골전사를 강화시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해골전사의 기운을 잡아먹던 검은 칼의 손잡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목숨이 왔다가는 전투에서 칼을 놓칠 수 없던 아키아는 고통을 참고 전투를 이어갔다.

 기운은 해골전사에게서 칼로 들어왔다가, 다시 해골전사로 돌아가는 순환구조를 이뤘다. 순환구조를 따라 아키아의 정신에너지도 움직였다. 불투명한 기운을 따라간 정신에너지는 해골전사와 동화되어 움직이다가 다시 아키아의 몸으로 돌아왔다.

 그때마다 아키아는 타는 듯한 뜨거움을 잊고 해골전사가 되는 체험을 했다.

 

 나(해골전사)는 적(아키아)과 바라보았다. 온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적의 기운이 느껴진다. 오싹하다. 하지만 강하다고 도망칠 수 없다. 내게는 무덤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에게 어떻게 해서든 상처를 입히거나, 다른 전사들의 양분이 되는 일밖에 없다. 그래도 본능은 싸움을 종용한다.

 적이 칼을 휘두른다. 나는 그 칼은 막지만, 옆에서 날아온 다른 칼까지는 막지 못한다. 가드가 열리며 빈틈이 들어난 사이에 적은 나에게 일격을 먹인다. 무덤 바닥에 쓰러지며 의식이 흐려진다. 원통하다. 일격은 먹였어야 했는데.

 

 처음엔 아키아는 자신과 해골전사가 된 나를 혼동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해골전사가 되는 체험을 하면서 해골전사로서의 나라는 기억은 감각적인 정보로 변환되었다. 그때부터 아키아는 해골전사가 약점투성이로 보였다. 어떻게 공격을 해야 할지, 어디를 파고들고 어디를 막아야 할지, 지금의 공격이 페이크인지 아니면 진짜 공격인지를 모두 알 수 있었다.

 남은 해골전사들을 무참히 베어버린 아키아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칼을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져서도 불투명한 기운을 먹어치우던 검은 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루부분의 문양이 지워졌다. 반대로 아키아의 손바닥에서는 매듭모양의 흔적이 화상자국처럼 새겨졌다.

 바닥에 누워 손바닥의 매듭자국을 보던 아키아에게 말락이 다가왔다.

 “어이 친구. 얼른 명상을 시작해. 그렇지 않으면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구?”

 껄껄 웃음을 지으며 아카아의 옆에 앉은 말락은 명상에 들어갔다. 아키아와 말락 모두 온몸이 피로 물들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아키아도 말락을 따라 명상에 들어갔다.

 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신에너지가 신체를 훑고 지나간다. 정신에너지가 지나간 상처는 지나가지 않은 상처보다 미약하게나마 아물어 있었다. 정신에너지의 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상처가 급속도로 봉합되었다.

 아키아가 깨어나 보니 말락은 이미 무덤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피로 젖은 옷을 벗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뒤, 아버지 제마톤의 검, 그람세이버를 등 뒤로 묶었다.

 “일어났어?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상처가 다시 벌어지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럼 무덤에서 빨리 나가자. 이제 이곳은 지긋지긋하다.”

 “말락 할 말이 있어요.”

 자세를 바로 잡은 아키아는 말락을 향해 말했다.

 “말락을 구하기 위해 무덤을 찾긴 했지만, 사실 저도 도움이 필요해요.”

 아키아는 하이베롱에서의 사건을 말해주었다.

 “도와줄게. 대신 존대는 안 해도 돼. 어차피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형이라고 불러. 타임라커에서 만난 내가 존대하라고 하든?”

 말락은 근육질의 몸을 부풀리며 아키아를 잡아 헤드락을 걸고 무덤 밖으로 나갔다.

 

 하스론은 정보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드와인에 대해 물어보면 남녀노소 모두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켰기에 드와인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나중엔 하스론이 지나가기만 하면 재잘대던 사람들이 수다를 멈추고 하스론을 빤히 바라봤다. 몇몇 사람들은 드와인에 대해 묻는 하스론을 위협하기도 했다.

 “너 누가 그런 질문하라고 시켰어?”

 유난히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는 이들은 하스론을 마을에서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서 심문했다. 거짓말 할 이유가 없는 하스론은 정직하게 대답하는 한편, 이들의 표정과 말을 유심히 살폈다.

 “족장이 시켜서 하는 건데요?”

 “족장? 이 족장을 말하는 거야?”

 “그건 저야 모르죠. 하이베롱 마을에 온지 며칠 안됐는데 어찌 알겠어요.”

 그들이 나직이 말했다.

 -일 족장일 리는 없어. 그는······.

 그들은 말을 멈추고 하스론을 바라봤다.

 “이방인에게 관대한 하이베롱 마을이라고 하더라도 멀쩡히 마을을 빠져나가고 싶다면 더 이상은 드와인에 대해 물어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마친 그들은 하스론을 내버려두고 주위를 경계하며 사라졌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에 역인 걸 직감한 하스론은 아키아를 기다려 상의하기 위해 전에 묵었던 빈집으로 들어갔다.

 빈집에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있었다. 용의 탈을 쓰고 있는 그는 하스론을 향해 말했다.

 “요즘에 마을 들쑤시고 다닌다던 이방인이 자네인가?”

 경계 태세를 갖춘 하스론은 말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됐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아아. 난 일 족장과 이 족장 사이의 일에 신경 쓸 생각이 없네.”

 “그렇다면?”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이지.”

 “어떤 일을 말씀이신지?”

 “자네가 신디바이저를 찾아 이 마을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네.”

 “예. 맞습니다만?”

 “그 부분이 참 재미있는 부분이지. 이 족장은 그냥 넘어갔다지만, 사실 신디바이저는 외부인에게 함구령이 내려진지 오래네. 그럴만한 이유도 있고.”

 “신디바이저에 대한 정보는 정보조직 라디안을 통해 얻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더 이상 따지지 않겠네. 개인적인 흥미였을 뿐 여기 온 목적은 아니니까.”

 “그럼?”

 “자네의 정보망을 이용해서 찾아줄 사람이 있네.”

 용의 탈을 쓴 남자는 하스론에게 몇 마디 말을 속삭이고 떠나갔다. 하스론은 한동안 제자리에 서서 생각을 정리했다. 실내에 켜져 있던 화톳불이 타오르며 생각하는 하스론의 옆얼굴을 간질였다.

 숨이 죽어가던 화톳불이 꺼지기 직전 아키아와 말락이 들어와 불길을 살렸다.

 “뭔 생각을 그렇게 해?”

 “응? 아무것도 아니야. 옆에 있는 분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그분? 이 마을에 안 계시다더니, 용케 찾았구나.”

 말락은 하스론에게 악수를 청했다.

 “반갑다. 말락이야. 필요한 일을 거들어 주지.”

 말락과 악수를 하는 하스론을 지켜보던 아키아가 말문을 열었다.

 “하스론. 사실 할 말이······.”

 아키아의 말을 끊고 하스론이 먼저 말했다.

 “잠깐만, 내가 먼저 말할게. 지금 우린 정적 관계에 역인 것 같아. 드와인은 일반적인 도둑이 아니라 우리가 만난 족장의 반대파 진영에 속한 사람으로 보여.”

 말락이 드와인이란 이름에 반응했다.

 “드와인? 그는 일 족장의 심복일 텐데?”

 “일 족장의 심복?”

 되묻는 하스론의 말에 말락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오이모스 부족의 정치적 상황을 알려주었다.

 오이모스 부족을 다스리는 전대 족장의 아들들. 현재의 두 족장. 나눠진 실권을 잡기 위해 서로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상황을 보아하니, 이 족장이 일 족장을 쳐내는데 성공한 것 같군. 하지만 신디바이저를 드와인이 가져갔다고? 그건 이상하군. 그에게 신디바이저는 무용지물이라고 들었는데?”

 “일 족장이 필요한 것 아닐까? 지금 그는 궁지에 몰렸다며? 지혜가 가장 필요한 상황이잖아.”

 “아니야. 일 족장은 그럴 이유가······.”

 말락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스론과 아키아는 말락이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아무래도 너흰 미끼 역할로 보여. 맑은 물을 흐리는 동안 튀어나온 대어를 잡으려는 수작이겠지. 신디바이저에 대해서 이 족장이 대답할 가능성이 없으니, 속는 셈 치고 드와인을 만나야겠어.”

 말락은 아키아와 하스론을 이끌고 빈집을 떠나 전초 지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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