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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루나틱
작가 : 0kim
작품등록일 : 2017.7.4

주인공의 그림자로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인생만 10년! 눈치 없는 주인공 옆에서 소꿉친구의 짝사랑을 바라본 기간 또한 10년! 수다스럽지만 불만 많고, 유쾌하지만 겁 많은 그림자와 세상 비관적인 주인공, 호기심 많은 여자 소꿉친구와 함께하는 판타지 세계 모험물.

 
사절단
작성일 : 17-07-04 20:20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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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난 사람이 아니라 쉐도어라는 종족이야. 물론 사람하고 똑같이 생겼지만 지금은 루나틱 상태라서 그렇게 안 보일 거고……. 평상시에는 이렇게 생겼어.”

 리온이 자신의 옆에 시체처럼 엎드려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보이는 거라곤 뒷모습과 불에 탄 것처럼 헝클어진 머리뿐이었다. 현우가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도……. 저 여자처럼 죽은 거예요?”

 현우가 꺼림칙한 표정으로 물었다. 해골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도 그는 못 본 척했다. 눈치는 오롯이 마토의 몫이었다.

 “몸이 까매서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하하, 난 듄 종족이 아니라서 죽지 않았어. 지금은 루나티 상태……. 그러니까 그림자의 몸에 들어와서 이렇게 시커먼 몸으로 보이는 거고.”

 “그림자에 들어간다고요?”

 “우리 종족의 능력이지. 너도 곧 알게 될…….”

 그때 마토가 크게 놀라며 헛숨을 들이켰다.

 “뭐야, 왜 그래?”

 “저 사람 그림자가 없어…….”

 현우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리온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른 이종족들은 모두 그림자가 있는데, 오로지 그만 그림자가 없었다.

 “다, 당신……. 그림자가?”

 “방금 말했잖아. 그림자에 들어왔다고.”

 현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대화를 나눌수록 의심이라는 실타래가 풀리기는커녕 점점 더 엉켜가는 기분이었다.

 “3분 남았다.”

 무겁고 낮은 목소리. 대화를 나누던 셋이 고개를 돌렸다. 데비히츠는 팔짱을 낀 채 현우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당장 행동으로 옮길 작정이었다.

 행동? 설마 아까 말한 기절시켜서 데려간다는?

 “이런, 시간이 없군.”

 리온은 데비히츠의 경고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안절부절 못했다.

 “과정 다 건너뛰고 본론만 말해도 괜찮나?”

 현우는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술기운과 잠기운은 이미 날아간 지 오래였고, 흥분으로 아랫배가 뻐근해졌다.

 “우리는 너를 실루엔노틀로 데려가기 위해서 왔다.”

 현우는 귀를 쫑긋 세워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었다. 어떤 부연설명도 없었다.

 “끝?”

 “그래. 용건만 말하자면 그게 다야.”

 “나를 그……. 씰뤤누들에 데리고 가는 거요?”

 “실루엔노틀이다.”

 “아니, 그거나 그거나! 너무 건너뛴 거 아니에요? 저를 거기로 왜 데리고 가요?”

 “네 목숨이 위험하기 때문이지.”

 “저요? 저 아주 잘 지내고 있는데요?”

 현우는 두 팔을 허허롭게 벌리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올해로 스무 살이 되면서 하울릿들이 네 그림자의 체취를 맡기 시작했어. 앞으로는 오늘처럼 네 그림자를 노리고 수시로 나타날 거야.”

 “제 그림자를……. 노린다고요?”

 현우가 불안한 얼굴로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마토는 그게 무슨 황당한 말이냐는 듯 두 눈을 끔뻑였다. 대화 내용의 바통이 갑자기 현우에서 마토에게로 넘겨졌다.

 “그래, 네 그림자를 잡아서 갈기갈기 찢을 거야. 그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리온의 표현에 큰 충격을 받은 마토는 입을 쩍 벌리고 현우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스르르 시선을 내려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갈, 갈기갈기...? 잠깐만. 그런데 왜 하필 나예요? 이 녀석이 아니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넌 지금 내가 그 맹수에게 잡아먹혔으면 좋겠다는 거야?”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왜 하필 나를 노리느냐 이거지.”

 마토는 불안한 눈길로 리온을 바라보았다. 현우도 내심 궁금해서 대답을 기다렸다.

 “그야……. 하울릿들은 쉐도어의 그림자만 먹는 종족이니까”

 “먹, 먹어...?”

 마토는 기가 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 듯했다.

 “별 이상한 취향 다보겠네! 그림자를 먹다니. 그림자를 왜 먹어? 무슨 맛으로 먹어? 푸하하! 날 씹으면 종이 씹는 식감일걸! 그리고 날 무슨 수로 먹어? 그렇죠?”

 “방금 말했듯이 날카로운 이빨로…….”

 “젠장!”

 방안에서 흥분하는 사람은 마토 뿐이었다. 그는 정신 사납게 주변을 마구 돌아다니면서 길길이 날뛰었다.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거나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등 불안할 때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리온, 지금 하울릿 어디 있어요?”

 현우가 물었다.

 “그건 왜 묻지?”

 “드디어 몸에 붙어 있던 짐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을까 해서요.”

 “짐덩이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마토가 불같이 화내며 현우의 멱살을 잡고 앞뒤로 마구 흔들었다. 현우는 몸에 힘을 빼고 고개가 까딱이면서 얄밉게 웃었다.

 “푸하하하! 나만 아니면 되지. 그림자 따위 없어도 살 수 있잖아?"

 “그림자 없이도 살 수 있다니! 내가 없으면 넌 엄청 재미없는 놈에 불과해. 지루할걸? 세상의 명도가 한 단계는 낮아질 거라고.”

 “네가 제일 재미없고, 너만 따라붙기 전이 더 재미있었어. 그러니까 이제 내 몸에서 나가줄래? 아, 정말 지긋지긋했다. 무려 10년이나 말이야. 녀석들 생긴 건 무섭게 생겼는데 의로운 존재였네. 이런 시끄러운 녀석을 떼어주다니.”

 현우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달리 생기가 느껴졌다.

 둘은 이종족들이 보는 앞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마토가 멱살을 잡아 흔들며 그 동안의 설움을 토해내고 현우는 능글맞게 웃으며 놀리는 식이었다. 오므로는 루너와 그림자가 이렇게까지 앙숙인 관계는 처음 본다며 배를 잡고 웃었다. 모라이엠마저 흥미로운 눈길로 싸움을 구경했다.

 “저, 저기 잘 모르나 본데.”

 리온이 당황해하며 둘을 말렸다. 마토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현우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림자를 잡아먹힌 루너는……. 그러니까 쉐도어는 살아갈 수 없어. 텅 빈 몸뚱아리가 되니까 죽은 셈이지.”

 그 말은 산만했던 방안의 분위기를 단숨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마토에게 멱살을 잡힌 채 실실 웃던 현우는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이내 굳어버렸다.

 “1분 남았다.”

 마치 최후의 통첩을 내리는 장군처럼 데비히츠가 말했다. 리온은 벽시계를 힐끔 확인했다.

 “현우, 너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우리와 함께 실루엔노틀로 가야해.”

 이종족들과 마토는 모두 현우의 대답을 기다렸다. 현우는 굳은 표정으로 그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마주했다. 그리고 ‘네까짓 게 안 가고 배길 리가 없지’는 표정을 짓고 있는 데비히츠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내가 무조건 따라갈 거라고 생각해?”

 “야, 표현우!”

 마토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현우는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손을 거칠게 떼어놓고서 손을 탁탁 털었다. 이종족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굳어진 표정의 리온, 신난 표정의 오므로, 조금 흥미로운 표정의 모라이엠. 그리고 경멸 가득한 눈길의 데비히츠.

 “죽을 수도 있다니까?”

 리온의 목소리는 더 이상 온화하지 않았다.

 “그건 안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

 현우가 공격적으로 말했다. 태도는 평소처럼 삐딱했고, 표정은 건방졌다.

 “스무 살이 아니었다면 혹시 모르지만, 지금은 무조건 죽어. 하울릿들이 냄새를 맡을 수 있으니까. 게다가 녀석들에게 위치가 노출된 이상 언제든지 또 습격을 받을 수 있어!”

 “말마따나 죽을 수도 있지. 그런데, 그것만큼이나 당신들을 믿지 못하겠는 걸. 너무 수상하거든.”

 “뭐가 수상하다는 거지?”

 현우는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난 돌덩어리하고 해골이 말한다는 건, 이상한 표범이 그림자를 잡아먹는 것만큼이나 듣도 보도 못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나이만 어른인 놈들의 말은 믿지 않는 주의라서.”

 오므로는 재미있다는 듯이 씨익 웃어 넘겼지만 데비히츠는 그렇질 못했다.

 “입 조심하라고 그랬지.”

 현우는 해골의 살벌한 코발트 눈빛에 조금 움찔했다.

 “너무 꿈같은 이야기라 믿기 힘들다는 거야. 너희들의 정체에 대한 설명과 내가 왜 이상한 곳으로 가야 하는지 정확한 설명이 없으면, 난 가지 않겠어.”

 데비히츠가 일어나서 달려들 것처럼 행동했다. 리온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들어 올려서 막았다. 그리고 현우의 두 눈을 바라보며 딱딱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우리에겐 그걸 일일이 설명할 시간도, 말주변도 없어.”

 “그럼 대화 끝났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과 현관문이 이어지는 복도로 갔다. 그리고 몸을 돌려서 이종족들을 바라보았다.

 “미안한데 내 집에서 이만 나가주겠어?”

 “…….”

 아무도 대답이 없자 현우가 어깨를 으쓱였다.

 “내일 일 나가야 해. 이래보여도 내 일이 있는 사림이라서.”

 오므로와 리온이 난처한 표정으로 빠르게 눈길을 교환했다. 데비히츠는 몹시 못마땅한 눈길로 현우를 쏘아보았다.

 “너 진짜 안 따라 갈 거야?”

 마토가 작게 중얼거렸다.

 “저 녀석들을 따라가자고? 뭘 믿고?”

 현우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아니, 그래도 그 맹수들에게서 우리를 구해줬잖아. 착한 놈들 같은데.”

 “이 세상에 착한 놈들은 없어. 착해 보이는 놈들이 있을 뿐이지.”

 그때 데비히츠가 신경질적인 동작으로 벌떡 일어났다. 아직 대화를 끝내지 않은 리온과 오므로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가자.”

 “데비히츠, 잠깐만”

 “지가 죽고 싶다는데 뭘 어째?”

 그녀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한동안 조용했던 방안에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비히츠는 현우의 앞에 잠깐 서서 그를 쏘아보았다.

 “이 녀석이 하울릿들에게 뒤지든 말든.”

 현우가 느물거리는 어투로 말했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난 죽는 게 소원이거든.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 아마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살아서 움직이는 뼈다귀는 볼 수 없을 거야.”

 리온의 호통소리에 데비히츠는 칼을 뽑아들려던 동작을 멈추었다. 그녀는 칼을 도로 집어넣고 현우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넌 진짜 운 좋은 줄 알아.”

 “내 생각도 그래.”

 데비히츠가 현우의 어깨를 툭 치며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 순간, 현관문에서 낯익은 소리가 났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였다.

 

 * * *

 

 모든 동작이 정지되었다.

 복도에 있던 현우와 마토와 데비히츠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동료를 말리려고 일어나던 리온과 오므로는 어정쩡한 자세로 현관문 방향을 바라보았다. 모라이엠은 여전히 앉은 채로 귀여운 귀를 쫑긋거렸다.

 현우는 자신이 소리를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 시간에 집을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다현은 한참 일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그때 뭉치가 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짖으며 종종걸음으로 뛰쳐나갔다. 현우와 마토, 데비히츠는 그들 사이로 지나가는 강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뭉치의 꼬리가 신나게 흔들리는 게 현우에게 긴장감을 더했다.

 잠시 후,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도어락의 경고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문 밖에서 다현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고, 기계음 소리가 다시 났다.

 현우는 순간적으로 데비히츠의 가슴팍을 퍽 밀치고 뛰어갔다.

 “흡!”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일격을 받은 그녀는 바닥을 뒹굴었다. 짧은 비명소리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토가 헛숨을 들이키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현우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현관을 향해 뛰쳐나갔다. 발이 걸려서 바닥을 한 바퀴 구르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안 돼!”

 비밀번호가 풀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 현우는 몸을 던져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쾅!

 “하아……. 하아…….”

 “뭐야?”

 다현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녀는 다시 힘을 주어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현관문이 아주 살짝 열렸다가 도로 닫혔다.

 “아, 누나 왔어?”

 현우는 헉헉거리면서도 능글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하자는 거야?”

 “잠깐만. 어……. 이거 문이 고장났나봐.”

 현우는 문고리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덜컥이는 소리를 냈다. 다현이 이상함을 느끼고 문을 세게 잡아 당겼다. 현관문이 빠르게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그 짧은 틈 사이로 다현은 문고리를 잡고 버티고 있는 현우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고장 나긴 뭐가 고장 나, 네가 붙잡고 있는데.”

 “아, 그러니까……. 내, 내 손이 고장났나봐. 하하, 하하하.”

 “새해 꼭두새벽부터 무슨 되도 않는 농담이야? 이거 안 열어?”

 “아, 그게 지금은 좀 어려운데…….”

 등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현우는 문고리를 바짝 잡은 채 고개를 돌려서 어깨너머로 뒤를 확인했다.

 잔뜩 독이 오른 데비히츠가 흰색 검을 뽑아든 채 허공에 휘두르고 있고, 리온과 오므로는 온몸을 던져서 필사적으로 그녀를 말리고 있었다. 복도의 코너에 반쯤 가려진 모라이엠의 무뚝뚝한 얼굴도 보였다.

 “이거 놔! 그냥 쟤 죽이고 시말서 쓸 테니까!”

 “지, 진정해. 쟤 죽이면 시말서로 안 끝나. 리 쉐도어잖아.”

 “젠장, 리온 꽉 잡아! 아니, 일단 검부터 집어넣어!”

 하지만 오므로와 리온은 데비히츠를 거의 말리지 못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돌덩어리와 성인 남자 둘을 대롱대롱 매달은 채 눈을 부릅뜨며 앞으로 조금씩 걸어왔다.

 “모라이엠! 왜 사람이 온다고 말 안 했어? 귀가 밝아서 들었을 거 아냐!”

 리온이 데비히츠를 뜯어말리며 소리쳤다.

 “...이쪽으로 오는 줄 몰랐어.”

 기괴한 뼈소리와 그들의 낮고 작은 고함소리, 난동을 부려 쿵쿵거리는 소리가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현우는 끊임없이 덜컹이는 문을 꽉 붙잡은 채 그들에게 작게 소리쳤다.

 “빨리 숨어!”

 오므로와 리온은 간신히 데비히츠를 끌고 거실로 갔다. 그녀는 끝까지 코발트빛 안광을 번뜩이고 칼을 허공에 휙휙 휘두르며 끌려갔다.

 현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숨다니 뭘 숨어?”

 문 밖에서 다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집에 주영이 있니?”

 “아니?”

 “그럼 그런 것도 아닌데 왜 문을 못 열어?”

 “아, 하하! 그, 그건 말이지…….”

 “집에 주영이 있지? 방금 숨으라는 말 다 들었어!”

 “아, 아냐.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당장 문 열어! 내 눈으로 확인할 테니까!”

 마토까지 나서서 문을 잡아 당겼지만 다현의 힘은 만만치 않았다. 현우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뒤쪽 상황을 확인했다. 복도 코너에 몽덴 오므로가 아기자기한 돌머리를 빼꼼 내밀어서 현관문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현우가 한쪽 손을 휘저으며 창문을 통해 도망가라고 소리 없이 외쳤다. 그의 집은 2층이어서 다리 하나만 부러지는 걸 감수하면 충분히 뛰어내릴 수 있었다. 아니, 그들이 맹수들과 싸웠던 몸놀림을 보면 상처하나 없이 뛰어내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오므로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지 두 눈을 끔벅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집에서 꺼지라고!!”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현우가 소리를 빽 질렀다. 오므로는 입을 가볍게 벌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실로 쏙 들어갔다.

 “뭐라고?”

 다현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현우는 두뇌가 갑자기 멈춘 것처럼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가 지금 뭐라고 했지? 내 집에서 꺼지라고?

 대화 내용으로 본다면 다현이 충분히 오해할 만한 말이었다. 현우 옆에서 그를 돕던 마토는 절규하는 얼굴로 입을 크게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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