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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루나틱
작가 : 0kim
작품등록일 : 2017.7.4

주인공의 그림자로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인생만 10년! 눈치 없는 주인공 옆에서 소꿉친구의 짝사랑을 바라본 기간 또한 10년! 수다스럽지만 불만 많고, 유쾌하지만 겁 많은 그림자와 세상 비관적인 주인공, 호기심 많은 여자 소꿉친구와 함께하는 판타지 세계 모험물.

 
사절단
작성일 : 17-07-04 20:19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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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마토의 표현은 정확했다. 그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해골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로브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얼굴과 팔과 다리는 전부 새하얀 뼈였다. 굳이 로브를 들추지 않아도 온몸이 똑같이 허연 뼈로 되어있다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었고, 그 모습은 영락없이 해골이었다.

 덜그럭덜그럭

 해골이 움직일 때마다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사람처럼 근육과 살이 없어서 뼈마디 부딪치는 소리가 조금도 묻히지 않고 생생하게 들렸다. 마토는 문득 해골이 로브를 입은 이유가 몸에서 나는 관절 소리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위를 막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머리에도 비니 모자를 썼기 때문이다.

 소매가 팔꿈치까지나 내려오는 헐렁한 로브를 입은 모습은 꼭 영화 속에 나오는 해골 사제 같았다. 당장이라도 가느다란 손가락뼈로 허공을 휘저으며, 가죽으로 된 두꺼운 책을 꺼내 보랏빛 가루가 흩날리는 마법을 쓸 것 같았다.

 그러나 머리에 깊게 눌러쓴 회색 비니가 사제라는 이미지를 깨트렸다. 또 그녀는 왼손에 책이 아닌 얇고 긴 흰색 창을 들고 있었다.

 해골은 갑자기 걸음 멈추더니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현우를 노려보았다. 동공을 가득 메우던 코발트빛이 번뜩였다. 현우는 그 빛이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워서 넋을 잃고 바라봤다.

 “이봐, 왜 이렇게 늦었어?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돌머리가 고함을 질렀다. 해골이 고개를 돌려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어둠 속에서 또 다른 생명체들이 연이어 튀어나왔다.

 한 명은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였다. 피부가 연한 녹색이라는 점에서부터 이미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키는 돌덩어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커 보였고, 머리칼은 자신의 피부보다 진한 녹색이었다. 밀림에서 살다가 달려 나온 것처럼 여기저기 헤지고 낡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현우는 그 아이가 소년인지 소녀인지 헷갈렸다. 얼굴만 보고는 도저히 구별이 안 됐다. 겉모습만 본다면 당연히 소년이었지만 남자아이치고는 꽤 긴 단발머리가 소녀 같았다. 아이가 걸음을 옮기자 숲에서 나뭇잎 밟는 소리가 났다.

 사그락사그락

 아이 뒤로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남자를 업은 몸이 시커먼 사내가 따라왔다. 몸에 쫙 달라붙은 타이즈를 입은 듯한 모습, 사람 형체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듯한 모양새였다. 등에 업혀 있는 남자는 지금까지 나타난 생명체들 중 가장 사람답게 생겼지만 죽은 것인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뭐야!”

 마토는 흥분한 목소리로 작게 소리쳤다.

 해골과 아이는 현우에게 다가와 그를 보호하려는 듯 등지고 섰다. 현우가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는 순간, 멀리 떨어져 있던 몸이 시커먼 사내는 순식간에 그의 앞에 이동했다. 어디선가 작은 미풍이 불어오는 듯했다.

 “괜찮아?”

 몸이 시커먼 남자는 등에 업었던 남자를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은 다음,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를 확인하는 의사처럼 목소리에 다급함과 걱정이 섞여 있었다. 현우는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안 괜찮아! 왜 이렇게 늦어? 루나틱이 되는데 하루 종일 걸려? 나를 죽일 셈이냐고!”

 현우 대신 돌머리가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는 머리가 떨어져나가 움직일 수 없는 울분을 표정으로 승화시키겠다는 듯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험악한 표정을 번갈아가며 지었다.

 “네가 튀어나가자마자 우리 쪽에도 하울릿들이 나타났어.”

 “뭐라고?”

 돌머리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 되었다.

 “이 근방에 하울릿들이 몰려들고 있어. 또 언제 이곳으로 올지…….”

 몸이 시커먼 사내가 두려운 목소리 중얼거리는 사이, 흑표범들과 이종족들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맹수들의 사나운 울음소리와 쇠붙이 부딪히는 소리가 뒤섞이면서 잠들어 있던 새벽의 거리를 깨웠다.

 “이봐, 리온. 나 좀 내 몸뚱아리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 너무 어이없게 당했단 말이야. 복수를 해야 해!”

 치열한 전투 속에서 돌머리의 애처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도와줄 테니까 잠깐 기다려 봐. 리 쉐도어를 먼저 치료해야 할 거 아냐!”

 리온이라고 불린 몸이 시커먼 사내도 덩달아 언성을 높이며 짜증을 냈다. 이후로도 돌머리가 뭐라고 투덜거렸지만 그는 말을 싹 무시한 채 현우를 바라보았다.

 현우는 두려웠지만 이 사람 같이 생긴 남자라면 말이 통할 것 같았다. 비록 몸이 시커멓지만.

 “다, 당신들은 누구에요?”

 “그게 설명하자면 길어. 일단 치료부터……. 아, 이런. 이미 지독하게 당했군.”

 리온은 현우의 왼팔을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겉옷을 벗고 팔을 올리라고 말하면서 품속에서 나뭇잎과 코르크 마개로 꽉 막혀 있는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하울릿? 그게 뭐에요?”

 “저 흑표범들 말이야.”

 리온이 눈짓으로 맹수들을 힐긋 가리키고는 옷을 벗으라고 말했다. 현우가 당황해하자 하울릿의 발톱과 이빨에는 독이 있는데, 지금 여기서 싸늘한 시체가 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충고했다.

 현우는 일단 시키는 대로 겉옷을 벗고, 왼쪽 소매를 있는 대로 끌어올렸다. 한 겨울의 날씨에 맨살을 드러내자 팔뚝엔 금세 닭살이 돋아났다. 상태는 심각했다. 맹수의 발톱에 길게 배인 살갗과 이빨이 깨문 흔적이 숭숭 뚫려 있고, 그 상처에서 검붉은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까지 공포와 긴장으로 아픈 줄도 몰랐던 현우는 막상 상처를 보자 현기증이 났다.

 “이런…….”

 리온은 혀를 차며 다급히 나뭇잎으로 상처 부위를 닦았다. 유리병을 막고 있는 코르크마개를 이빨로 잡아 뽑은 뒤, 왼팔에 대고 기울여 액체를 흘려보냈다.

 지독한 비린내에 코가 뻥 뚫렸다. 마치 오랫동안 삭힌 음식 같았다. 게다가 피부에 닿는 액체의 촉감은 콧물처럼 진득거렸다.

 “이, 이게 뭐예요? 뭘 하는…….”

 현우는 자신의 왼팔에서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서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뒤에는 출혈이 멈추는가 싶더니 살이 스르르 붙었다.

 현우가 오른손으로 상처가 났던 부위를 스윽 만져보았다. 가벼운 화상 같은 아릿한 통증은 남아 있었지만 외면상으로 볼 때는 상처가 말끔히 치료되어 있었다. 그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리온은 서둘러 빈 유리병을 품 안에 넣으면서 씨익 웃었다.

 리온의 어깨 너머로 치열한 전투가 보였다. 리온도 현우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해골은 기다란 흰색 창을 휘두르며 싸웠다. 창술에 대해 문외한인 현우와 마토가 보기에도 그의 몸놀림은 대단했다. 가까이에 있는 맹수 두 마리를 동시에 상대했다.

 해골이 춤을 추듯이 창을 휘두를 때마다 로브가 펄럭이면서 갈비뼈가 드러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뼈가 어슴푸레한 달빛에 비추어 은은하게 빛났다.

 아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비눗방울에 올라탄 채 하울릿들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허공에 물길이 휘몰아치더니 상반신이 할아버지이고 꼬리는 인어인 괴물이 나타났다. 그는 물의 파도를 만들기도 하고 푸른색 창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아이의 옆에서 백색 반딧불이 튀어나왔다. 그 생명체는 꼬리에서 가늘고 얇은 번갯불을 뿜었다. 찌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벼락이라도 내린 것처럼 주위가 번쩍거렸다.

 “일단. 상황이 정리되면 설명해줄게. 여기에 꼼짝 말고 있어.”

 리온은 현우의 양쪽 어깨를 꽉 잡으며 당부했다. 그는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처음 나타났던 것처럼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미풍이 다시 불어왔다.

 “뭐, 뭐야? 어디로 사라진 거야?”

 마토가 중얼거렸다. 현우도 리온을 찾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사방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몸이 시커먼 남자를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때까지 도와달라고 시끄럽게 떠들던 돌머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곧 반색하는 천진난만한 목소리와 힘에 부친 리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윽, 너 요즘 살 찐 것 같다?”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요즘 하루에 한 끼밖에 안 먹는데?”

 “그런데 네 돌대가리는 왜 이렇게 무거운 거야!”

 “원래 생명체 중 머리가 차지하는 무게가 상당……. 잠깐, 어째 내 머리를 부르는 표현이 욕하는 것 같다?”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돌머리를 힘겹게 들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였다. 실루엣의 너무 시커메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돌머리가 혼자서 공중에 붕 떠 있는 걸로 보였다.

 “모라이엠, 이거 받아!”

 리온이 큰 소리로 외치면서 돌머리를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무게가 상당했는지 포물선이 그려지다 말고 금세 떨어지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무서운 놀이기구를 즐기는 듯한 남자 아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모라이엠이라고 불린 비눗방울을 타고 있는 연녹색 피부의 아이는 지팡이를 휘두르다 말고 날아오는 돌머리를 힐끔 쳐다보더니 옆으로 슬쩍 피했다.

 “으아악!! 야, 이 빌어먹을 꼬맹……. 푸억!”

 돌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리면서 돌머리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갔다. 얼마나 단단한 돌머리인지 조금도 부서지거나 찌그러지거나 깨지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너 일부러 안 받았지!”

 돌머리는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모라이엠은 감정 없는 얼굴로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세상에, 나보다 더한 녀석이 있었다니.”

 마토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혀를 내둘렀다. 돌머리는 자신을 도와주기 전까지는 잠시도 멈추지 않겠다는 듯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미안한데 저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어.”

 현우가 코웃음 쳤다.

 리온은 돌머리를 도와주고 싶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 한복판에 떨어진 탓에 다가갈 엄두도 안 나는 모양이었다. 결국 칭얼대는 소리를 참지 못한 해골이 짜증을 내며 날렵한 동작으로 다가가 돌머리를 주워들었다. 리온이 두 손으로 겨우 들었던 것을 그는 가볍게 한 손으로 들었다. 그리고 볼링공을 굴리듯이 돌덩어리가 있는 곳을 향해 굴렸다.

 “으아, 아악! 살살, 다루란, 말이야!!”

 돌머리는 불규칙적으로 쿵쿵 튀기며 굴러가다가 그의 몸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때 죽은 줄 알았던 몸뚱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돌머리를 주웠다.

 “아아, 음음! 크흠!”

 벙어리장갑 같은 손으로 돌머리를 목에 이리저리 돌려가며 끼워 맞춘 돌덩어리는 헛기침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음, 좋아. 됐어!”

 하울릿이 입을 쩍 벌리고 똑같이 목덜미를 물어뜯으려고 할 때, 돌덩어리가 허리를 돌리는 힘을 이용해 주먹을 휘둘렀다. 돌주먹이 맹수의 얼굴에 내리꽂히면서 둔기로 후려친 듯한 소리가 났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나한테 묻지 마. 나도 이해가 안 되니까.”

 현우와 마토는 멍하니 그들의 전투를 구경했다. 물길이 휘몰아치고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사방은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를 반복했다. 해골의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고, 그가 들고 있는 창이 은빛으로 빛났다.

 그때 골목길에서 숨어있던 하울릿 한 마리가 현우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비명소리에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해골이었다. 그는 유려한 동작으로 낙법하며 재빨리 등에 맸던 활을 빼냈다. 하지만 어디를 보더라도 화살통은 보이지 않았다.

 해골은 로브를 뒤로 펄럭이고는 손을 집어넣어 자신의 갈비뼈를 똑 부러뜨렸다. 그리고 그것을 화살처럼 활시위에 걸고서 쏘았다. 흰 갈비뼈는 빠른 속도로 날아와 현우를 덮치려는 맹수의 목에 꽂혔다.

 현우가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놀란 눈으로 해골을 바라보았다. 그는 커다란 턱뼈를 벌리고서 씩 웃어보였다.

 

 * * *

 

 현우는 뚱한 표정으로 나란히 앉아 있는 이종족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먼저 맨 왼쪽에 있는 암갈색의 돌덩어리. 그는 팔과 다리, 얼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생김새가 도저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키가 사람의 허리 정도 되어서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커다란 곰인형을 앉혀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생긴 것은 돌도 씹어 먹을 만큼 험상궂게 생겼는데 웃는 모습만큼은 선했다. 그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현우의 시선을 마주했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옮겼다.

 연녹색 피부를 가진 아이. 낡은 흰색 원피스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는 나무 작대기가 놓여 있고, 아이는 두 손을 작대기 위에 포개어서 올려놓았다. 만들어 질 때부터 평생 똑같은 표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형처럼 표정이 시종일관 무표정이었다.

 시선이 오른쪽으로 옮겨졌다.

 해골은 삐딱하게 한쪽다리를 세운 자세로 앉아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로브를 입고 있어서 로브가 괴상한 모양으로 들려졌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태도만 봐도 터프하고 털털한 성격인 듯했다. 그는 녹색 안광을 번뜩이며 뭐 이런 집도 다 있냐는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났고, 옆에 앉은 연녹색 피부의 아이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맨 오른쪽에는 몸이 시커먼 남자인 리온이 앉아 있고, 그 옆으로 머리 헝클어진 남자가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처음 리온이 직접 업고서 데리고 온 그 남자였다.

 마토는 아마도 기절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뒤통수만 보인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무서웠다.

 그들은 지금 현우의 집에 와 있었다. 당연히 현우는 그들이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탐탁지 않았다. 이 기괴한 생명체들을 누나가 볼까봐 걱정되었다. 들키면 변명거리도 없었다.

 그러나 리온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짧게 하고 나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현우는 당연히 그들을 믿지 않았지만 묘한 효기심이 들었다. 따분한 일상에 나타난 난생 처음 보는 이종족들에 대한 호기심.

 그리하여 현우와 이종족들은 만취해 있는 주영을 집에다 데려다 주고서 현우의 집으로 왔다. 현우가 다친 상태라서 해골이 주영을 업었고, 집 앞에서 그녀를 눕히고 초인종만 누르고서 재빨리 도망쳐 나왔다.

 뭉치는 집에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잠깐 짖는가 싶더니, 금세 꼬리를 내리고 구석진 곳에 숨어버렸다. 마토는 입이 근질거려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일단 정체를 숨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문득 현우는 자신이 입을 열기를 이종족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자 이제는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할지 고민되었다. 곰인형 같은 돌덩어리? 무시무시하게 생긴 해골? 연약해 보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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