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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100개의 다리-3
작성일 : 17-07-04 17:38     조회 : 314     추천 : 6     분량 : 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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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앞이 놈들의 본거지인 건가.

 “이 정도 미로라니, 여태 못 찾은 게 이해가 가네요.”

 정신없이 복잡한 미로를 어럽사리 통과한 꿀벌들은 각자의 방향에서 전투를 치르고 3구역의 입구앞에 섰다. 60여 명이 출정했지만, 이곳까지 도착한 인원은 겨우 40명이 넘고 전투가 가능한 인원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피해가 꽤 컸군.”

 “예, 2구역에서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

 주 전력이었던 북쪽의 병사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징집병이나 용병의 비율이 높았던 다른 방향으로 진입한 병사들은 피해가 더 컸다. 잠시 묵념한 꿀벌들은 결의를 다잡았다.

 “센티피드의 수장 파일러는 당장 나와 나의 검을 받아라!”

 트레이는 비장한 어조로 앞장서서 문을 열며 말했다 방안으로 들이닥친 꿀벌부대의 앞에 센티피드들이 보였다. 여태까지 본 지네들과는 무장이 다른 병사들이었다. 두 군대는 서로 마주 보고 대치했다.

 “아, 꿀벌 놈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방의 한가운데 다른 조직원들의 2배가 넘는 덩치와 닿기만 해도 무엇이든 녹일 것 같은 맹독이 입에서 떨어지며 칼을 들고 있는 지네가 있었다. 그는 비웃듯이 칼을 손에서 돌리다 책상에 꽂으며 말했다.

 “그냥 돌아갔으면 좋았을 것을 얘들아, 모두 죽여라.”

 “전원! 충돌에 대비하라!”

 파일러의 손짓에 수많은 지네가 달려들었다. 벌들은 칼과 방패를 꺼내 들고 대열을 맞춰 방어를 준비했다.

 달려오는 센티피드 조직원들이 전열의 방패병과 직접 몸을 부딪쳐 진열을 깨려 하기 직전 2열의 병사들이 날아오르며 적들의 몸을 그었다.

 두 부대가 마구 뒤섞여 싸우기 시작했다. 칼과 방패가 부딪치고 단검이 갑옷을 그어댔다.

 “크아아!”

 “꿀벌 놈들!”

 “팔이! 팔이 움직이질 않아!”

 비명과 핏자국 사이로 에이피가 날아올라 낙하하며 공격하던 에이피의 옆으로 한 명의 조직원이 달려들었다.

 “이 수벌놈. 잘 만났다!”

 공주를 납치하려 하던 암어가 땅에 근접한 에이피를 습격했다. 아직 다리가 낫지 않은듯 붕대 같은걸 둘둘 두르고 있었다.

 “독만 아니었어도 다리가 아니라 복부를 뚫었을 텐데.”

 “이놈이!”

 빈정대는 에이피와 암어가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에이피는 창을 빠르게 휘두르며 단검을 든 암어의 접근을 막았고, 암어는 기회를 엿보며 창 사이를 파고들려고 했다.

 창의 공격을 뚫어내기 힘들자, 암어는 뒤로 물러서며 단검을 던졌다. 순간적으로 빠른 단검 공격을 막아낸 에이피는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며 창끝을 잡고 상대의 다리를 노렸고 다리를 다친 암어는 제대로 피할 수 없었다.

 “이익.”

 암어는 입을 질끈 깨물며 옆으로 굴러 창의 범위를 벗어났다. 범위 밖으로 벗어난 암어는 에이피의 창이 쫓아오기 전에 뒤로 돌아 어딘가로 달려갔다.

 “도망친 건가.”

 에이피는 별거 아니라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전장도 체계적인 전술로 꿀벌들이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무난하게 해치울 수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모두의 머리 속에 들었다. 암어를 물리친 에이피의 시선에 파일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새 어디로?’

 

 

 

 암어는 지하통로 깊숙한 속으로 뛰어가고 있다.

 “하악, 허억.”

 ‘저런 정규군이 마구 쏟아질 줄이야. 생각보다 모두 강하잖아.’

 “도망가는 거냐.”

 “히익!”

 암어의 뒤쪽 그림자에서 파일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너희들에게 도망가라고 한 적이 없는데?”

 “하…하지만 놈들의 공세가 너무 강합니다. 후퇴하여 정비하시는…”

 -덥썩

 파일러의 이가 암어의 목덜미를 물었다.

 “파…일러…님…”

 몸이 잠시 덜덜 떨며 경련하더니 힘을 다해 바닥으로 늘어졌다.

 “쓸모없는 것.”

 

 

 

 전황이 불리해지자 도망간 것이라 생각한 에이피의 발밑의 땅이 꿈틀거렸다.

 -콰광!

 땅을 뚫고 전장의 한 가운데 파일러가 나타났다

 “짜증나는 놈들…”

 파일러는 맹독이 잔뜩 묻은 검을 양손에 하나씩 쥐고 무지막지한 힘으로 방패를 든 벌들을 방패채로 날려버렸다.

 “우아아!”

 “괴물이다!”

 큰 덩치와 힘으로 벌들을 내던지고 종횡무진 휩쓰는 파일러는 이스에게 돌진했다.

 “반갑군. 이스공주.”

 “어떻게 내 이름을?”

 파일러는 마치 처음부터 공주를 노린듯한 움직임으로 앞을 가로막는 병사들을 해치우며 달려갔다.

 “공주님!”

 그 모습을 본 에이피는 빠르게 날아와 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공주님과 공주님을 지키는 기사라니, 동화에나 나올법한 모습이군.”

 “죽어라! 센티피드!”

 파일러의 뒤에서 한 병사가 창을 내질렀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 손으로 창을 잡고는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목덜미를 물었다.

 “허…허억…”

 병사의 피부가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푸르죽죽한 색으로 변하고 쓰러졌다. 쓰러진 병사의 입에 거품이 물려있다.

 “자, 우리 기사님은 공주님을 지킬 수 있을까?”

 에이피는 창을 움켜쥐고 휘둘렀다. 군더더기 없는 베기였지만 파일러의 움직임은 가볍게 창을 피했다.

 “오, 우리 기사님 이렇게 해서 누굴 지키겠다는 거지?”

 -부웅

 파일러의 발차기가 에이피의 몸을 가격했다.

 “커헉!”

 묵직한 발차기에 에이피는 하마터면 균형을 잃고 쓰러질뻔했다. 어렵사리 들어 막은 오른팔이 저릴 정도였다.

 “에이피!”

 “이제 공주, 네 차례다.”

 이스는 칼 하나를 집어넣고 그녀에게 손을 뻗는 파일러의 팔을 붙잡고 뛰어올라 턱을 돌려찼다.

 -빠악

 “누가 네 공주야.”

 “호오…”

 정확하게 걷어찬 느낌이 들었지만 파일러는 별 타격을 입지 않은듯했다.

 “그냥 앉아있는 인형 같은 공주님은 아니시군.”

 팔을 놓고 내려온 이스 옆에 에이피가 섰다.

 “괜찮으십니까.”

 “네. 저놈 엄청 튼튼하네요.”

 “사이좋게 얘기할 때가 아닐 텐데!”

 파일러는 둘에게 달려들어 맹공을 퍼부었다. 칼을 아래위로 휘두르고 날아오르는 에이피의 다리를 잡아 던졌다. 공중으로 던져진 에이피는 중심을 잡고 뒤로 날아가 파일러의 앞에 있는 이스와 동시에 앞뒤로 공격했다.

 두 사람의 공격을 파일러는 무난히 받아냈다. 강인한 신체를 바탕으로 급소 외에는 적당히 맞아주며 싸우는 모습은 격투가의 그것과 같았다.

 ‘이대론 위험해.’

 이스의 뒤쪽, 병사들의 전황도 파일러의 등장 이후로 점점 밀리고 있다. 진형은 무너지고 점점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어디 한눈을 파느냐!”

 잠시 전황을 살피던 이스에게 맹렬한 속도로 파일러가 달려들었다.

 “공주님!”

 갑자기 한 병사가 뛰어들어 파일러의 검을 대신 맞았다. 가슴팍을 칼에 꿰뚫린 병사는 거친 숨을 내뿜다 이내 숨이 끊어졌다.

 “이런, 이런 왜 이렇게 기사님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군.”

 파일러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곤 칼에 뚫린 병사를 이스의 앞으로 던졌다. 이스는 무릎을 꿇어 땅에 떨어진 병사의 창을 들었다. 또 자신 때문에 한 명이 죽었다는 죄책감이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유모벌, 성의 아이들, 많은 병사들 모두가 그녀 때문에 죽은 것일까? 이스는 그 물음에 선뜻 아니라고 말할 수 가없었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녀를 덮치는 파일러를 트레이가 막아섰다.

 “에이피! 이스님을 모시고 뒤로 물러나게!”

 트레이가 큰 방패로 수비하는 사이 이스는 에이피와 함께 구석으로 와서 말했다.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나… 나 때문에.”

 “네?”

 “모두 나 때문이에요. 모두… 나만 아니었으면.”

 “공주님!”

 에이피는 힘들어하는 이스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쳤다.

 “누구도 공주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죽인 건 당신이 아닙니다.”

 “…”

 “공주님!”

 “!”

 “지금 들고 계신 창의 주인을 죽인 건 누구입니까.”

 에이피의 말에 이스는 들고 있는 창을 다시 바라봤다. 감정은 슬픔에서 서서히 날뛰는 분노가 되어 그녀의 안에서 끓어올랐다. 분노한 이스는 권위를 담은 목소리를 창과 함께 에이피에게 건넸다.

 “가세요. 에이피. 저 자를 해치워 버리세요.”

 “예, 공주님.”

 대답과 동시에 날아오른 에이피는 몸의 감각이 예리해지는 걸 느꼈다. 손에 든 창이 가볍게 느껴지고 주위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다.

 -콰앙!

 트레이의 등 뒤로 한 에이피가 빠른 속도로 날아와 파일러와 부딪혔다. 그는 들고 있던 칼로 막았지만 칼을 부수고 어깨에 창을 꽂아 넣을 만큼 강한 돌진이었다.

 “크아아아!”

 분노한 파일러는 그대로 에이피를 물어뜯으려 했지만 에이피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 자신의 창을 꺼내 다시 한번 돌진했다.

 에이피의 돌진 경로를 예측한듯 파일러는 팔을 휘두르려 했지만 에이피는 돌진하다 공중에서 세로로 한 바퀴 돌며 창을 휘둘렀다.

 -빠악!

 생각보다 너무 빨리 날아 창끝이 아닌 창대로 머리를 후려치는 꼴이 돼버렸지만 피해는 충분했다. 정통으로 머리를 맞은 파일러는 비틀대며 무릎을 꿇었다.

 “이… 빌어먹을 놈들…”

 쓰러진 파일러에게 트레이와 에이피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파일러는 격하게 저항했지만 부상이 너무 심했다. 그의 몸에 상처가 계속해서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에이피가 그의 목에 창을 꽂아 넣으려 할 때 파일러의 손이 에이피의 얼굴을 쥐었다. 어느새 그의 눈은 붉게 안광이 빛나고 있었다.

 “흐…흐흐흐 네놈들, 날 죽이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

 “무슨 말이냐!”

 트레이가 그런 파일러의 팔을 검으로 긋자 파일러는 에이피를 놓치며 팔을 부여잡고 말을 계속했다.

 “으흐흐흐, 순진한 공주여, 그대는 이 도시의 어둠을 얼마나 알고 있나. 공주의 기사들은 그대들의 주인을 어디까지 믿는가!”

 “…”

 말하지 못하는 이스를 쳐다보며 파일러는 계속해서 웃었다.

 “어떻게 이런 도시에 우리 같은 인원의 조직이 아무 일도 없이 성장했을까!? 왜 우리, 센티피드가 이토록 빠르고 강해졌을까?!”

 말을 마치자마자 파일러는 이스에게 달려들었지만 에이피는 엄청난 반응속도로 그를 따라잡고는 창끝을 땅에 대고 그의 가슴에 창을 꽂았다.

 -지지직

 창끝이 땅을 길게 그었다. 이스를 향한 눈빛을 거두지 않던 파일러의 손은 이스에게 닿지 못하고 늘어졌다.

 “하아… 하아… 크흐흐, 여기까진가…”

 -휘익! 푹!

 어디선가 창이 날아와 파일러의 머리를 뚫었다.

 “응?”

 분명 남쪽에서 대기해야 할 마리일 공주와 그녀의 친위대가 나타났다.

 “공주님이 오셨다!”

 “와아아아!”

 친위대는 센티피드들을 휩쓸어버리며 다른 병사들을 구했다. 마리일 공주는 멀리 있는 에이피와 이스를 보곤 말했다.

 “이스 공주님! 이리로 오시죠. 나머지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아…네…”

 살짝 멍한 말투의 이스가 마리일 공주에게 걸어가려 할 때 에이피가 그녀를 막았다.

 “에이피?”

 에이피는 이스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마리일도 말했다

 “왜 그러시나요?”

 평소라면 순수한 미소라고 생각했을 그 미소가 에이피에겐 어딘가 소름이 돋았다. 에이피는 마리일을 쳐다보며 말했다.

 “왜 죽이신 겁니까.”

 “네?”

 “거의 제압이 완료되었고, 굳이 죽이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범죄자 두목을 죽이는게 잘못된 건 아니지요.”

 “이스 공주님의 이름까지 알고 있더군요.”

 “글쎄요. 말벌의 사주라도 받은 게 아닐까요?”

 논쟁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던 트레이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공주님, 파일러는 저희에게 저희의 주인을 믿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입니까.”

 “아 저 자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예, 그리고 굳이 군대를 넷으로 나눠 싸우라는 명령, 정규군은 거의 없는 병사 편성, 그리고 저에게 내린 명령… 두 분의 경호를 우선시할 필요는 없다는 명령… 왜 그러신 겁니까.”

 “으음… 그건…”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하던 마리일은 소름 끼치는 미소와 함께 말했다.

 “이스 공주님께서는 여기서 죽어주셔야 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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