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
 1  2  3  4  >>
 
자유연재 > 로맨스
낙화(落花)
작가 : 손끝
작품등록일 : 2017.7.1
낙화(落花) 더보기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목표를 위해서는 그 무엇도 하는 남자. 그런 남자만을 바라보는 여자.
둘 다 포기하지 못하는 남자의 뒤틀린 이상과 점점 악화되어 가는 상황.
답답한 현실 그리고 뒤틀린 인격.

 
안개꽃
작성일 : 17-07-04 00:08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93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다는 쓰라린 이마를 잡고 진동의 근원이 자신의 무릎 위에 있는 핸드백에서 비롯됐음을 깨닫는다. 진동은 자신의 존재를 차 안의 공기에 여실히 퍼뜨리고 있다. 그는 하얀 핸드백을 열어 손을 집어넣는다. 안의 내용물이 그의 무릎 위로 쏟아져 나왔지만 여의치 않고 핸드폰을 집는다. 하얀색의 핸드폰은 어떠한 액세서리도 달고 있지 않다. 순백의 색은 그녀의 모습을 그대로 거울로 비추고 있는 듯 했다.

 

 ‘재성’

 

 지다가 다희에게 핸드폰을 넘기기 전에 본 화면에 떠있는 이름이다. 분명 전에 들었을 때 고등학교 후배라고 들었다. 그녀의 손에서 이어서 울리는 진동을 지다는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나보다. 그는 핸드폰에 떠있는 이름을 확인하는 그녀의 표정을 관찰한다. 강박증 있는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는 그는 동떨어져 보였다. 자세히 보면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개인주의였으며 그 또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변명을 대며 합리화시킨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듯하며 그것이 현실이라 믿고 순응해가는 사람을 보는 것 같다.

 

 다희는 앞 차와의 간격을 어느 정도 유지한 뒤 전화 건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다. 표정에는 깊은 속에서부터 새어나오는 헛웃음이 만연했다. 당황한 것일까 그녀는 지다와 눈을 맞추고는 전화를 받는다. 그러고는 신호를 확인한 뒤 차를 세운다.

 

 “여보세요.”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지다에 귀에 들린다. 그에게는 버릇이라 할 만한 행동은 없지만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뜯는다. 그도 자신의 이런 행동이 버릇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저 자신의 심신을 가라앉히기 위한 일종의 자기만족이다. 의식을 하며 손톱을 물어뜯으면 차분해진다고 생각한 그가 오래전부터 해오던 행동이다.

 

 창 밖에는 노란색의 유니폼을 입은 식당의 직원이 식당 문을 열고 나온다. 그녀의 모습은 비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지쳐 보인다. 비를 막아주는 가리개 아래에서 그녀는 담배를 입에 문다. 신호 하나에 정지되어 있는 많은 차량들을 스윽 훑어본다. 그러고는 손으로 바람을 막으며 불을 붙인다. 그녀의 답답함이 뿜어져 나온다. 사람 한명 지나가지 않는 거리에 연기는 비를 헤치며 나아간다. 그녀는 멍하니 그 연기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가 나온 식당은 내부가 훤히 보이는 구조를 하고 있다. 식당 내부의 인테리어는 제법 고급스럽고 깔끔했다. 그에 비해 손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오로지 식당 내부에 붙어있는 벽걸이형 TV만이 바쁘게 움직일 뿐이었다.

 

 지다는 그런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눈가 아래에 새겨진 듯 그림자 한 쌍은 더욱 짙게 내려와 있다. 그의 미간에는 인상을 쓴 듯 주름이 잡혀있다. 자기 자신이 해온 행동을 보면 지금 같은 마음을 품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그러면서도 마음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이리저리 뒤틀린 나무처럼 보인다. 지우가 보고 있었다면 이미 날카로운 눈초리로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한 마디 했겠지.

 

 ‘미친놈’

 

 “오늘은 어려울 것 같은데... 이따가는 지다랑 있기로 했으니깐.”

 

 다희의 여러 대화 가운데 그가 유일하게 기억할 만한 문장이었다. 창문에 기대고 있는 그의 표정에는 연한 미소가 보인다. 안도의 미소로 보이지만 눈은 쓸쓸함으로 가득 메워져있다.

 

 이런 그가 생각해오던 일 중 가장 고민스러웠던 일이 있다. 지금까지 있던 모든 것을 다희에게 털어 놓는 것이었다. 심지어 다희와 상사는 서로 아는 사이기에 얘기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그녀가 견딜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 뒤틀린 이상과 행동이 서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을 지금까지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자기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모두를 소름을 끼치게 만든다.

 

 “그래. 다음에나 보자.”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던 전화가 끝나고 지다는 핸드폰을 받아든다. 액정 안에 먼지 하나 들어가 있지 않는 깔끔함을 보고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만족스러움을 느끼는 그였다.

 

 그는 문득 수년 전에 자신이 다희에게 물어본 어떤 질문이 생각났다. 철없던 시절에 물음이었기에 별 의미는 없었지만 지금은 다를 터. 궁금해 보인다.

 

 “전에 기억나? 내가 갑자기 사고 당하면 어떻게 할 건지 물어 봤잖아.”

 

 4,5년 전에 지다가 다희에게 물어본 내용이다. 당시에 그의 유일한 보호자이던 이모가 돌아가셨을 시기이다. 그때 질문의 의의와 이제 와서 하는 질문의 의의는 다를지도 모른다.

 

 “기억은 나는데 물어보는 이유가 뭘까? 힘들어서 그러는 거야?”

 

 다희는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묵묵히 반문한다.

 

 “요즘 들어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처음부터 꼬인 모양인데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모르겠어. 애초에 꼬일만한 부분이 있었던가 싶어. 그래서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뭐가 다른지 궁금해서.”

 

 그는 비가 물줄기처럼 흘러내리는 창문을 향해 이리저리 꼬인 실을 그려본다. 허공에 꼬인 실은 시작은 같았어도 끝은 어지럽게 흩어져있다. 그녀는 지다를 바라보지 않고 그저 묵묵히 대답한다. 차선을 보는 건지 내리는 비를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지다를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그때 했던 대답도 기억나지 않아. 다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너를 찾아갈 거야. 널 찾아가서 네가 일어나 때까지 있을 거야. 만약 일어나지 못한다고 해서 일어날 때까지 옆에 있어줄 거야.”

 

 지다는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를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다가 그녀의 말이 끝나고 웃었다. 분명히 웃었다.

 

 “똑같네. 어떻게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을 수가 있어? 기억나는 거 아니지?”

 

 다희도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내 그녀도 소리 내어 웃는다. 기억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허나 이 분위기 속에서 지다는 알지도 모른다. 같은 대답이지만 그 뜻이 다를 수도 있음을. 만약 다르다면 그 뜻은 아마 어느 기점으로 인해 달라졌을 것이다. 그 기점은 지다의 이모 장례식을 치르고 정확히 1년 뒤의 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년하고 몇 개월 전 다희의 부모님 두 분 모두 선박사고로 돌아가셨다. 마치 뒤틀린 듯한 모든 일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고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사고였으며 사망자만 수백 명이었다. 최악의 인명피해를 낸 사고이자 최악의 조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모두가 기억하는 바이다.

 

 당시 다희는 사고 소식을 뉴스로 통해 먼저 접하게 된다. 자신이 모아둔 돈을 부모님께 드려 여행을 보내줬던 그녀는 회사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럽기 시작해졌고 뒤늦게 뉴스를 확인 한 그녀는 모든 일을 내팽개친 후 달려 나갔다. 앞만 보고 달려간 그 곳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그 속에 홀로 알아주는 이 없이 서있던 그녀는 애꿎게도 내리는 모든 비를 다 맞고 있었다. 부두에는 구급차의 시끄러운 소리와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수많은 구급차는 사건의 심각성을 부각시켰고 바다 위에 떠있는 수많은 선박들은 입안에 침을 마르게 했다. 그 와중에 저 구석에서는 많은 취재진들이 인파들 사이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조차 없었으며 그녀가 보기에는 내심 신나보였다고 한다.

 

 들것에 실려져 오는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카메라와 함께 모든 관심을 받는다. 그 후 응급차에 실려 생사를 확인한다. 생사를 판가름 놓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유는 계속해서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판가름에서 열외된 자들은 온몸을 가린 채 어느 일정 장소에 배치한다. 그곳에는 이미 수십의 동산들이 즐비하였다. 남은 사람들은 빗물이 고여 있는 바닥을 눈물로 다시 메꾼다. 듣기 거북할 정도의 소음이 그녀의 귀를 사정없이 찢어놓는다. 멀리서 비에 가려 형태만 보이지만 그곳에는 이미 절반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배가 있었다. 사고가 정지한 채 숨은 점점 막혀갔다.

 

 그녀는 멎은 숨을 이끌고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결국에는 넘어져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않는다. 그러고는 3일 전 자신의 행동을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자책한다. 그저 아비규환의 한 장면이었다. 그녀의 신발 한 짝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으며 여기저기 흙투성이였기에 더 안쓰러워 보였다. 그녀의 목이 찢어지는 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행동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괴로워 보였다. 자신의 손으로 일궈낸 일이라는 생각에 머리를 울퉁불퉁한 바닥에 짓이긴다. 머리에서는 한줄기의 선혈이 흘러나왔고 바닥에는 붉은 색의 피가 점차 고여 갔다. 그녀는 그 자세로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고 있었다. 차가운 비는 바람을 맞아 그녀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차게 등을 내려쳤다.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워서 부축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지다였다. 당일이 이모의 기일이어서 납골당을 찾아간 지다는 납골당 내부에 배치되어있는 TV를 통해 뉴스를 확인한다. 그러고는 바로 다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다. 먼 거리지만 그는 그녀의 속도를 얼추 따라잡을 만큼 급하게 왔다.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그녀의 등위에 큼지막한 우산을 씌어주면서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는 겉옷을 벗어 덮어주었다.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내내 떨면서 울었고 그렇게 둘은 한참을 서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갔고 산은 하나둘씩 늘어만 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지다는 입술을 깨물며 그녀를 임시로 세워진 천막 아래에 앉혔다. 그녀의 눈은 부어있는데다가 피가 흘러내려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와이셔츠를 벗어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며 머리에 묻는 물기마저 닦아주었다. 초점이 없는 다희를 앉아서 지켜보던 그는 어디론가 가더니 따뜻한 캔 커피 두 개를 가져와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고는 밴드를 이마에 붙여주고는 춥지 않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새어나와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지만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았기에 고요하였다. 그 고요함은 다른 소리들과 이질적으로 느껴져 그들만의 아우라를 띠고 있었다.

 

 생기가 없는 그녀의 입술은 파르르 떨려와 얼굴의 근육을 마비시켰고 캔 커피는 그녀의 손에서 점차 식어갔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희는 서서히 일어나 산들이 즐비하게 놓여진 곳을 향해 걸어갔다. 지다는 그런 그녀를 부축하며 우산을 씌어주었다. 그는 그녀가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지만 가는 길은 그녀의 느낌이 이끄는 데로 가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푸르른 것으로 덮여진 많은 산들의 한가운데 서있는 그녀는 나란히 놓여진 어느 산들을 향해 걸어갔다. 두 구의 시신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그녀의 등은 격하게 흔들렸고 지다는 그런 그녀의 등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아직은 따뜻한 커피를 이미 차갑게 식은 손에 가져다가 대면서 따뜻하냐고 연신 물었다. 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그녀는 둘의 손을 꽉 잡고서 한없이 울었다. 다음날 동이 터올 때 까지 그녀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지다는 그런 그녀의 뒤를 지키고 있었다.

 

 그 후 그녀는 매일 같이 괴로워하며 일상에 녹아들어갔다. 그리고 그 어느 때 보다 지다에게 기대며 하루하루를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원치 않는 많은 동정과 관심이 그녀에게 다가왔으며 이후 주목공포증으로 씻을 수 없는 후유증을 안고 살게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지다는 다희의 미소를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내 말 듣고 있어?”

 

 반쯤 내려온 눈꺼풀을 가까스로 올리며 그는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입을 벌리고 있던 걸 보아하니 잠깐 졸았나보다.

 

 “어? 어우. 비 많이도 온다.”

 

 애써 대화를 듣고 있던 척 하는 지다는 더 거세진 비를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말한다. 이를 보던 다희는 인상을 쓰며 다시 묻는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있잖아. 2층에 사는 걔.”

 

 뜻밖의 화제에 대화의 주제를 모르는 지다는 어리둥절해 한다.

 

 “2층? 네 친구?”

 “그래. 걔 한번 만나서 말해봐.”

 

 아마도 2층에 사는 다희의 친구를 말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같은 건물에 살면서 얼마 마주친 적도 없던 둘은 다희라는 매개체로 근근이 인사라도 하며 아는 척을 했다. 그녀에 말에 의하면 유능한 상담가라고 하는데 지다는 믿기 어려웠다.

 

 “에이. 괜찮아. 그렇게 일을 키우고 싶지는 않아.”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네가 직접 만나서 말해봐.”

 

 밖에 오는 비가 차 안의 공기를 한층 더 무겁게 한다.

 

 “그 사람 이상하단 말이야. 매일 술만 마시는 것 같아. 아까 보니깐 복도에 술병이 가득하던데.”

 “걔 아직도 그러고 사니? 하여튼 말을 듣지를 않아.”

 

 다희는 인상을 쓰며 대꾸를 한다. 반면에 아무생각이 없는 지다는 창문 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바람까지 불어 살벌하게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의외로 가슴이 시원해진다. 그들이 지나는 거리에는 한명의 사람이 뛰어갈 뿐 아무도 없었다.

 

 거리에 세워진 나무들은 비를 가득 머금은 채 고래를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도로에 고인 물은 어느 구석에 위치한 하수구로 빨려 들어간다. 다희의 차만 아니었다면 차가 없는 지다는 불어난 물을 헤치며 비에 젖은 생쥐 마냥 뛰어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거리에는 오로지 차들만이 불을 키며 달리고 있었다.

 

 창문에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두 개의 물줄기로 갈라진다. 두 개로 갈라진 물줄기 중 하나는 다른 물줄기와 합류해 같이 쓸려간다. 반면에 다른 물줄기는 힘겹게 내려가고 있다. 지다는 가만히 그 모습을 보며 손으로 짚어본다.

 

 “아침에 병원은 갔다 왔어?”

 “늘 똑같지. 다른 일은 없었어.”

 

 그 말을 이후로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비가 오는데 차까지 막히니 평소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차는 어느새 주차장에 들어섰고 양옆의 검은 차 사이에 주차를 한다. 하얀 차가 사이에 들어서자 이는 피아노 건반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다가 먼저 차에서 내렸고 뒤이어 다희도 차에서 내렸다. 지하 주차장이기에 비를 맞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지다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간다. 다희는 주머니에서 하얀 차키를 꺼내 버튼을 누르고 유유히 지다의 뒤를 쫒는다. 차에 들어온 붉은 불은 점차 식어가고 이내 회색의 전조등만이 하얀 차와 대조되어 보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제목 (1) 2017 / 7 / 1 456 1 -
5 능소화 2017 / 7 / 5 276 0 7178   
4 안개꽃 2017 / 7 / 4 233 0 6937   
3 연꽃 2017 / 7 / 1 227 0 7516   
2 능소화 2017 / 7 / 1 246 0 4409   
1 모란 2017 / 7 / 1 420 0 47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