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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날아라, 종이비행기
작가 : 길성진
작품등록일 : 20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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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컨디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무거운 짐을 나르던 도중 계단에서 굴러버렸다.
몸이 기울어질 때 이 뒤에 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원래대로라면 나의 덧없는 잿빛 인생이란 소설은 여기서 끝나야 정상이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유령으로서 눈을 떠버린 것이다.
바로, 30이라는 숫자가 나의 왼 눈 밑에 새겨져있는 상태로 말이다.
'30'
그건 나에게 남아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죽음의 표식이었다.
그래. 남은 한 달동안은 생전에 해보질 못했던 못된 장난을 쳐보자!
그렇게 결심하고 장난을 치는 그때, 나는 나와 같이 유령인 어떤 소녀를 만났다.

"만약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운명적인 우리들의 만남과 다가오는 끝.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진실.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애절하면서도 어딘가 낭만적인, 그런 이야기다.

 
날아라, 종이비행기
작성일 : 17-07-03 17:46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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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정오를 살짝 넘긴 시간, 우리의 숫자가 '2'로 갱신되어 사흘이 남았을 때 우리는 초등학교를 나와 거리로 향했다.

 어느 구석에 위치한 철물점에 들러 녹색과 파란색 페인트를 가져왔다.

 세계에 장난을 치는 건 우리들이 해보지 못했던 거대한 액션이다.

 그러기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주목을 받아야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몰려있는 시내로 향한 다음, 우리는 건물 유리창마다 가져온 페인트를 분사하기 시작했다.

 이때 새로알게된 사실이 있다. 세희는 그림을 상당히 잘 그리는 것이었다.

 마치 벽화를 그리는 것처럼 세희는 유리창마다 아름다운 꽃이나 풀, 나무같은 그림을 그려댔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볼 땐 없던 그림이 눈깜빡하자 생기는 걸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인지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벽에 그려진 예쁜 그림들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틈을 이용해 세희가 그림을 다 그리면 화살표를 표시해두었다.

 다음 건물들로 사람들이 이동할 때마다 우리는 『안녕?』이라든지, 『만나서 반가워』같은 말들로 그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짧은 시간만에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그림을 보며 화살표 방향대로 발을 옮겨댔다.

 몰려있는 사람들은 제각각이었다. 엄마와 손을 잡고있는 어린아이부터 시작해 교복을 입은 학생커플, 대학생과 직장인, 할머니까지.

 처음에 인삿말을 건내는 것으로 우리는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어때? 그림 잘그리지?』

 "와. 뭐야? 뭐야? 길거리 마술이야?"

 "속임수 아니야? 아니면 몰래카메라인가?"

 "되게 신기하다."

 제각각인 사람들의 반응중에선 놀라는게 대부분이었지만 몇몇 사람들은 우리의 말에 대답해주기도 했다.

 "정말 잘그린다~."

 남학생 옆에 붙어있던 여학생의 말에 세희는 페인트를 분사하며 대답했다.

 『고마워.』

 간단한 이모티콘과 함께 글씨를 쓰자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해댔다.

 그들 중 일부는 무슨 트릭같은게 있는게 아니냐며 유리창을 어루만져보지만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도대체 어떤 트릭이지? 쓰는 과정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몰래카메라일거야. 요즘 이런 몰래카메라 형식의 광고같은 거 많이 하잖아."

 "그래도……. 이건 그냥 평범한 유리창인데?"

 "이상하네……."

 직장동료로 보이는 정장차림의 회사원들의 대화에 우리는 쿡쿡 웃었다.

 『마술도 몰래카메라도 아니야. 우리는 유령이거든.』

 세희의 대답에 사람들이 놀란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애들이 소름이 돋는다며 발을 동동구르지만 신기한 표정은 애써 감추지 못한 채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댄다.

 "거짓말! 세상에 유령이 어딨냐!"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중 운동계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스포츠 헤어스타일의 남자애가 외쳤다.

 『어디에 있긴. 여기에 있지.』

 내 대답에 주변 사람들이 피식웃음을 흘리고, 곧이어 진짜 유령이 아니냐는 수군거리는 목소리들이 점점 커진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었다.

 왠지모르게 무대위의 연극단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썩 괜찮은 느낌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장난을 지켜본다. 세계를 움직였는지 어떤진 모른다.

 그럼에도 뿌듯한 기분이 드는건 어째서일까.

 이 순간만큼은 우리 두 사람이 세계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게 흐뭇하게 서로를 향해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기분탓인걸까? 방금 우리를 둘러싼 앞 사람들 중 비니를 쓴 여자와 시선을 마주친 것 같다.

 "왜?"

 "저 사람……. 우리가 보이는 것 같은데?"

 세희를 콕콕 건들이며 손가락으로 그 여자를 가리켰다.

 그러더니 비니를 쓴 여자는 우리 둘을 번갈아보더니 살포시 미소를 보냈다.

 "그렇구나……."

 납득했다. 그녀의 시선은 확실하게 우리 두 사람을 향해있다.

 사람들과 닿는 걸 보면 우리처럼 유령은 아니겠지. 나와 세희는 그녀에게 따스하게 웃으며 미소에 화답했다.

 『이 중에서 우릴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나봐. 방금 시선을 마주쳤어.』

 파도처럼 사람들의 목소리가 술렁인다. 서로 주위를 둘러보며 누구냐는 말을 거듭한다.

 "'우리'래. 한 명이 아니었나봐!"

 비니를 쓴 여자가 자그맣게 손을 들자 사람들의 시선과 웅성거림이 그녀에게 집중된다.

 그녀가 우리에게 한 손을 건낸다. 페인트를 들어올리며 눈썹을 들썩이자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여자가 우리의 모습을 그려줄 생각인가봐.』

 글씨를 쓰고 페인트를 여자에게 건내주자 사람들이 또다시 놀란다.

 "저것 봐! 갑자기 페인트가 생겼어!"

 비니의 그녀가 살포시 웃으며 유리창의 여백 공간에 페인트를 분사하기 시작했다.

 마침 카페 내부에 앉은 사람들 또한 안쪽에서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곧이어 카페의 점장으로 보이는 자상한 인상의 50대 남자가 가게에서 나왔다.

 안에서 쭉 지켜보았던건지 화났다기보다는 오히려 흥미로움이 섞인 자상한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이 점점 완성될 때 우릴 포함해 주변 사람들은 전부 커다란 감탄을 흘렸다.

 곧이어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오고 일부에선 스마트폰인지 디지털카메라인지 모를 플래쉬가 터진다.

 예술쪽에 종사했던 사람이었는지 그녀의 그림실력은 상당했다. 여백 공간에 그려진 그림은 정말로 우릴 쏙 빼닮았다.

 휘익하며 입으로 부는 휘파람소리가 들려온다.

 "미남 미녀인데?"

 "잘 어울려!"

 "둘이 커플인거야?"

 정말로 유령으로 생각하는 지. 그게아니면 단순히 이 상황에 능청스럽게 맞춰주는 지는 몰라도 어느새 그들은 우리를 유령으로 취급해주었다.

 낯간지러운 그들의 말에 우리는 서로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건내는 페인트 스프레이를 받은 나는 유리창에 분사하며 대답했다.

 『우린 첫 사랑이야.』

 급격하게 농후한 반응이 터져나와 우리를 맞이한다.

 쑥쓰러워 머리를 긁적이는 그때,

 "그나저나 우리 유령친구들. 이 페인트는 다 지워주고 가는거지?"

 새치가 많이 나있는 카페의 점장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희에게 커피 한 잔씩 주시면요.』

 물론 가볍게 던진 농담이었고 주변 사람들도 우리의 대답에 재밌다는 듯 깔깔 웃어댔다.

 "마케팅으로 그냥 냅두는 건 어때요?"

 그의 옆에있던 긴 생머리의 여대생이 우스갯소리로 말을 던졌다.

 하지만 그 점장만은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턱을 괴었다.

 아차. 실수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당연히 지워주겠다는 말을 쓰려던 그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

 "……아니. 정말 그렇게 한다면 매출이 올라갈지도 몰라."

 엥? 하고, 세희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야겠어. 이 낙서는 지우지 말아줘!"

 예상외의 대답이 들려와 주변 사람들과 낙서의 장본인인 우리는 크게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곧이어 또다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오고 점장은 검지를 치켜세운다.

 "그래도 되겠지?"

 『좋아요. 대신 마케팅비용을 받아야겠는걸요?』

 "뭘 원해?"

 세희가 스프레이를 건내받으며 유리창에 적었다.

 『시원하고 달콤한 거 두 잔!』

 "그정돈 값싼거지."

 곧이어 매장으로 돌아간 그는 트레이에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 두 잔을 가져와 바닥에 내려놓았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커피를 받은 우리들.

 그 뒤로 얼마 지나지않아 거리의 산란함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들이 몰려왔다.

 더이상의 혼란스러움은 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우리는 간단하게 작별인사를 전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우리들의 장난이 정말로 거리 뿐 만 아니라 세상을 움직였다는 것을 알려준 건 다음 날의 아침뉴스였다.

 어제 하루동안 우리가 했던 장난이 아침 뉴스에 보도된 것이다.

 "하루아침 사이에 갑작스레 생겨난 그 많은 낙서가 지워졌습니다. SNS에선 한창 이 사건이 뜨겁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유쾌한 유령사건은 여론에서도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는데요. 그 중 하나는 교묘한 스트릿 매직이라는 의견과 정말로 유령의 짓이 아니냐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구경꾼들이 찍은 영상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럴싸한 트릭은 발견되질 않았다고 하는데요. 정말 귀여운 유령의 짓인걸까요? 그 유령의 모습또한 벽에 그려져있……."

 현장의 리포터가 사람들로 붐비는 카페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잠시 멍한 표정이었던 우리들. 이어 서로를 향해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TV를 껐다.

 "그럼 갈까?"

 "응."

 남은 이틀,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마무리해줄 짧은 여행을 떠나려 한다.

 세희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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