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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영마기
작가 : 시선
작품등록일 : 2017.7.3

영웅英雄과 마왕魔王의 기로岐路에서.

어둠이 그에게 속삭였다.
#기억과 감정에 속박된 불쌍한 아이야. 혈육의 꼭두각시가 되어 노예가 된 줄도 모르는 아이야. 그림자로 된 다리를 건너 어둠의 계단을 타고 올라, 내게 오거라. 나만이 너의 구원救援이니.

 
루엘 드라쿨
작성일 : 17-07-03 14:33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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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열의 변동은 없었다. 그 후로도 칸 드라쿨과 루엘은 몇 번이나 대련이란 이름을 방자한 결투를 하였지만.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분명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칸 드라쿨의 우세다. 힘과 속도. 반사신경 등 어느 것 하나 루엘이 앞서는 것이 없었으며 칸 드라쿨의 검술을 시간이 지날수록 진보하고 있었다. 하루는 사혈검蛇頁劍과 인검지단을 섞었으며 또 하루는 천변기검千變寄劍을 섞기도 하였다. 점점 그 숫자가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쌍검세와 절묘하게 섞여 루엘이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변화가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인검천단을 응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동안 보아온 검술과 쌍검세를 합쳐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재능폭발才能暴發.

 

 삼재검법이라는 튼튼한 벽에 가로막혔던 칸 드라쿨이 일정 경지를 넘자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보고 루엘은 절망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자식이자 자신의 형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무심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실망이다. 훌륭하다.

 

 상반되는 두 단어의 차이가 루엘에게 묘한 질투심과 목적의식을 심었다. 칸 드라쿨을 검술로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루엘은 더이상 그것에 매달리지 않았다. 루엘이 주력한 것은 삼재기법이다. 본래 내공심법인 삼재심법三才心法을 칼 드라쿨이 심법沈法과 기법氣法으로 나누었는데 그중 기법은 내공을 쌓는 용도다.

 

 정석대로라면 가부좌를 틀고 고요한 상태에서 외부의 자극이 전혀 없는 상태로 하는 것이겠지만 기법은 다르다. 삼재심법의 안정성에 주력하였고 그것을 더욱더 강화하여 언제 어떤 상황이라도 운용이 가능하며 내공을 쌓는 것이 가능하다. 동양에서는 동공動功이라 부르는 것이다.

 

 때문에 형제들은 육체적 수련과 함께 기법을 수련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 루엘은 개인수련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아버지에게 부탁하여 한 달 동안 폐관수련을 요청한 상태이기도 했다. 그 동안은 누구도 출입하지 않아 내부에는 영단이라 부를 단알이 서른 개나 쌓여있었다. 저것으로 완벽하게 허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공복은 해결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식사가 들어와 수련을 방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다.

 

 루엘은 내면의 마나에 주목했다.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누구보다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사실 이 변화는 최근에 찾아온 것이 아니다. 아주 예전에 시작된 변화. 그가 회광반조의 현상을 겪었던 그때부터 일어난 변화였다. 그 변화에 대해 확신을 가진 것을 최근이다.

 

 칸 드라쿨과 검을 나누면서 느꼈던 원인불명의 활력. 그것은 의지에 반응하여 나타나며 폭발적으로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했다. 마나와 비슷한 성질인 것처럼 느꼈지만 미묘하게 다른 것. 루엘은 그걸 차크라chakra라 여기고 있었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명력.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루엘은 자신의 몸을 혹사시켰다. 무리할 정도로 마나를 운용했고 몸이 죽음 직전에 몰릴 때까지 움직이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루엘은 몰랐지만 15일 동안 그런 행위를 했다. 물조차 먹지 않았으니 피골이 상접하여 해골을 보는 느낌이었으며 온몸이 물과 음식을 갈구했으며 평소의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몽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틈만 나면 마나를 소모시키기 위해 검기를 날렸기 때문에 마나홀 역시 텅 비어있는 상태.

 

 영혼이 양식을 갈구하는 기이한 갈증이 느껴졌지만 루엘은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고통을 인내한 상이라고 해야할까. 차크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뭄이 온 땅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진 격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 한 방울이 드넓은 대지에 엄청난 활력을 선사했다. 무리한 탓에 금이가고 망가졌던 마나홀과 기맥이 순식간에 회복하고 전신에 기운이 넘친다.

 

 루엘은 그 회복력에 놀라지 않았다. 그가 경악한 것은 가늠할 수 없는 차크라의 양 때문이었다. 생명체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가볍고 초월한 것 같은 무한함. 그야말로 대해大海. 느끼는 것만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정신세계가 온통 찬란한 백색으로 가득차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으며 오직 보고 느끼는 것이 루엘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루엘이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멀어질 정도로 몸을 회복시킨 차크라는 순식간에 저편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루엘의 감각은 백색의 세계에 갇혀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 인지할 수 없었다. 다만 차크라가 모두 사라짐과 동시에 백색의 세계도 흩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끝에서 환영처럼 뭔가 아른거린다.

 

 윤곽만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사람의 형상은 찰랑거리는 머리칼과 몸의 굴곡을 봤을 때 여성이 틀림없는데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다. 왠지 울컥한 마음과 동시에 그녀를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백색의 세계와 환영은 자비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무슨 일이냐?"

 

 생각보다 일찍 폐관수련을 끝냈다고는 하지만 3주에 가까운 시간이다. 그 이후로 처음 보는 것 치고는 칼 드라쿨의 말은 지나치게 냉정하기까지 했다. 루엘은 거기서 평생동안 느끼지 못했던 묘한 괴리감을 느끼며 대답했다.

 

 "어머니에 대해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어머니라는 그 단어에 칼 드라쿨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 평소에 감정의 동요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특이한 경우. 루엘은 거기서 안도감을 느꼈다. 단순한 짜증을 느낀 것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잠시 의자를 반대편으로 돌려 표정을 정리한 칼 드라쿨이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루엘을 직시했다. 한 달의 폐관수련이라. 기간으로만 봤을 때 성과를 내기에 불가능에 가까운 시간.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뭔가 달라진 것 같았다. 전체적인 기세가 좀 더 안정적으로 변했으며 강건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자신의 어미에 대해 묻는 것을 보니 세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았다.

 

 "기특하구나."

 

 "...아버지."

 

 처음이다. 태어나면서 처음 받는 칭찬. 놀랍게도 말뿐인 것이 아니라 자상함을 담은 음성이었기에 더욱더 뭉클한 감정이 들었다.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칭찬을 받는 것이고 실망을 하는 건지 이전까지는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루엘은 자신의 마음을 속박하던 무언가가 조금 사라졌음을 느꼈고, 칼 드라쿨은 거기에 대해 말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엔 상황이 아니구나."

 

 루엘이 폐관에 들었던 한 달 동안. 가문의 입장에서도, 왕국의 입장에서도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드라쿨 백작가 근방에 마족이 출현한 것이다.

 

 지금은 전설처럼 여겨지는 대전쟁시대大戰爭時代. 용족, 신족, 요정족, 인간족, 요괴 등 무수히 많은 종족과 신화적인 존재가 무분별한 파괴와 전쟁을 벌이는 그 시절. 서대륙의 일곱 주신을 섬기던 대사제가 어둠에 물들어 암흑사제가 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어둠의 신은 힘으로 보나 세력으로 보나 다른 자들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었기에 모두 무심코 지나친 사건이었는데.

 

 그 사건이 엄청난 재앙을 불렀다. 어둠의 신이 문제가 아니었다. 암흑사제가 된 대신관은 본래 일곱 주신 모두의 가호를 받던, 인간족에서도 최고의 재능을 가졌으며 무엇보다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난 천재. 다른 신화적 존재는 물론이고 타차원과 채널링channeling을 하는 것에 엄청난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암흑사제는 전쟁을 이용해 무수히 많은 제물을 바치고 본인의 목숨까지 희생하는 것으로 그 능력을 수만 배로 증폭시켰다. 그 결과 어둠의 신이 본체로 강림했다. 그것도 마계문魔界門을 열고. 거르고 걸른, 정예로만 구성된 백만 군단과 함께 직접 마왕에게 강림하여 본신의 힘을 무제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신.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황급히 중간계의 모든 종족이 연합하여 가까스로 몰아내긴 했지만. 복구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절반이 넘는 종족이 멸족滅族 당했고 그 나머지도 종족의 명운이 땅으로 떨어졌다. 심지어는 남성체 하나만 살아남아 자손을 번식하지 못해 멸망한 종족까지 생겨났고, 마계군과의 타격에 지상의 절반이 어둠에 물들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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