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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영마기
작가 : 시선
작품등록일 : 2017.7.3

영웅英雄과 마왕魔王의 기로岐路에서.

어둠이 그에게 속삭였다.
#기억과 감정에 속박된 불쌍한 아이야. 혈육의 꼭두각시가 되어 노예가 된 줄도 모르는 아이야. 그림자로 된 다리를 건너 어둠의 계단을 타고 올라, 내게 오거라. 나만이 너의 구원救援이니.

 
루엘 드라쿨
작성일 : 17-07-03 14:28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3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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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실망하신 걸까.'

 

 루엘은 고심했다. 눈앞에서 똑똑히 들었다. 실망했다고.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실망감을 느끼신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언행言行을 돌이켜 봐도 잘못을 찾을 수 없었으니 알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오해를 하신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아버지의 싸늘한 시선을 보니 도저히 말을 걸 용기가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지만 관계없이 시간은 흘러갔다.

 

 루엘은 여전히 형제들 사이에서 서열 1위를 고수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아버지의 아들 아니랄까봐 그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었다. 루엘이 하이나이트 급이 되고 반 년 후 3살이나 어린 칸 드라쿨 역시 하이나이트가 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장남 탄 드라쿨 역시 하이나이트가 되었다.

 

 절반 이상의 형제가 하이나이트 지척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나머지 형제들 역시 동급의 어떤 기사를 상대로도 지지 않는 강함을 손에 넣었다. 칼 드라쿨의 아들로만 이루어진 기사단을 창설할 수 있을 정도가 된 셈이다. 하지만 중간에 안타까운 일도 생기기도 했다.

 

 둘 째 폰 드라쿨이 하이나이트에 이르는 과정에서 주화입마에 빠져 사망했고 형제들끼리의 대련 중에 3명이 사망했다. 갑작스럽게 상승한 경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칸 드라쿨의 실수로 한 명.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던 형제 두 명이 대련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필살必殺의 공격을 날려 양패구상兩敗俱傷했다.

 

 칼 드라쿨은 칸 드라쿨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나 죽은 아들의 시신 앞에서 조용히 말했다.

 

 "수고했다. 너를 기억하마."

 

 그 한마디에 형제들의 충성심은 더 깊어졌으며 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도 지옥이라 부를만한 수련강도를 한 단계 높이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가 생긴 것은 대련이다. 대련의 강도가 올라갔다. 실력을 확인하고 경험을 쌓기 위한 대련이 서로 죽일 것처럼 강렬해졌다.

 

 루엘은 칸 드라쿨의 검을 받으며 그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하압!"

 

 인검지단人劍地團,인검천단人劍天團. 삼재검법을 기초로 하여 그것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립한 칼 드라쿨의 검술. 쌍검세雙劍勢라는 이름을 가진 이것은 초식이 없다. 형식만이 있을 뿐. 인검지단은 다리를 땅에 붙인 마나를 통해 대지와 소통하는 것과 동시에 중심을 둔다. 승부에 있어서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중심의 잘못된 유동인데 인검지단은 마나를 이용해 그 중심을 완전히 대지에 뿌리를 박은

 형식이라 결코 흔들릴 일이 없다.

 

 또한 그 중심을 검에 싣는 것이 인검지단의 묘용妙用이다. 똑같이 검을 휘둘러도 몇 배는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검지단은 강검强劍이다.

 

 인검천단의 난이도는 인검지단의 열 배 이상이다. 때문에 칼 드라쿨의 자식들 중에서도 인검천단을 익힌 자들은 하이나이트가 된 3명 뿐이다. 하지만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 하이나이트가 반 년 동안 수련하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극악한 난이도.

 

 때문에 지금 칸 드라쿨은 인검지단을 활용해서 루엘을 압박하고 있었다.

 

 루엘 역시 인검지단을 활용해 방어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공세攻勢는 칸 드라쿨에게 넘어간 상태다. 같은 검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격하기가 더없이 까다롭다. 빗발치는 검격劍擊에 시야가 어지러울 지경이지만 그 속에서 루엘은 눈을 빛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눈을 강조하셨다. 안법眼法은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이라 하셨지.'

 

 승부에서 방심은 허락되지 않는다. 특히 인검지단의 경우는 더했다. 워낙 강검인지라 조금만 힘을 잘못 조절해도 튕겨나가거나 자세가 크게 뒤틀리기 때문이다. 칸 드라쿨의 검세와 호흡을 보던 루엘의 눈이 반짝였다. 뭔가 변화가 보였다. 승부가 계속됨에 따라 초조함을 느낀 것인지 검세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이건?'

 

 상인이기도 한 칼 드라쿨의 영향을 받아 그런 것이데 칼 드라쿨은 매년 거액을 들여 동양에서 검법서 따위를 가져오곤 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도서관으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방대한 양을 축적했는데 그 지식이 모두 자식들에게 이어졌다. 삼재검법은 쉽다. 가장 기본적인 검로劍路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어떠한 검법을 섞어도 융화가 가능했다. 모든 검법서는 칼 드라쿨의 손에 걷혀 검증된 것이었으며 모두 제대로 된 검법이다. 그 많은 검법을 칼 드라쿨이 지도할 수는 없는 법. 때문에 검법서는 내장된 원리를 취득하여 삼재검법에 녹여내는 교본과 같은 역활을 했다.

 

 때문에 칼 드라쿨의 자식이라면 여러 종류의 검술을 사용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섞었어!'

 

 루엘은 경악했다. 인검지단, 인검천단. 칼 드라쿨은 오러나이트다. 인간을 벗어난 초인. 홀로 일만의 군대와 맞설 수 있는 왕국의 전략병기. 어지간한 '마족'은 홀로 토벌할 정도의 강자. 그런 강자가 정립한 검술이다. 다른 검술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 보통의 경우.

 

 그런데 칸 드라쿨은 인검지단에 다른 검술을 섞었다. 강격强擊이 뱀처럼 휘어 품을 파고든다.

 

 ─

 

 베이는 소리조차 없을 정도로 빨랐다. 급하게 몸을 틀었지만 살가죽이 베이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내장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지만 옆구리에서 피가 새어나왔다. 움직임이 격해지면 악화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루엘은 멈추지 않았다.

 

 칸 드라쿨은 어려서부터 그랬다. 보통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를 상대로 한 대련은 이길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녀석은 8살 때 11살인 자신을 이겼으며, 12살 때는 5살 차이가 나던 장남 탄 드라쿨을 이겼다. 육체적 성장을 무시하는 재능의 차이. 루엘이 칼 드라쿨을 향한 광기어린 사랑과 집념이 아니었다면. 그를 통해 수련하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따라잡혔을 거다.

 

 루엘은 항상 느끼고 있었다. 칸 드라쿨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먹이의 뒤를 노리는 맹수처럼 언제나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걸.

 

 이제는 때가 된 것인가.

 

 '하지만 질 수 없다!'

 

 오직 아버지를 위해서. 나는 질 수 없다. 그 일념에 방금 전까지 수세에 몰렸던 것이 거짓처럼 루엘의 마나가 비산飛散했다. 분명 칸 드라쿨의 검술은 루엘의 수준으로 막아내기 벅찬 것이다. 하지만 승부의 요인은 검술 하나만이 아니다. 검술로 밀린다면 다른 것으로. 검술을 누를 목숨을 건 각오覺悟.

 

 과연 루엘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칸 드라쿨은 검을 뻗지 못하고 허둥거렸다. 드라쿨 형제들은 같은 것을 먹고 같은 마나를 지녔으며 수련을 시작한 나이도 같다. 그렇다면 나이가 많은 루엘의 마나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이치. 루엘은 여분의 마나를 허공으로 폭발시키며 전진했다.

 

 인검천단.

 

 공간을 장악하는 동양의 남궁가의 검술과 비슷한 묘리가 섞인 검술. 그것의 본질은 지배라고 할 수 있지만 루엘의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이것은 허장성세虛張聲勢다. 잠깐 동안 환하게 빛났다 사라질 별과 같다.

 

 그러니까 그 동안 승부를 봐야만 한다.

 

 루엘의 눈은 짐승처럼 번뜩였으며 진검은 그의 마나로 반짝였다. 제법 정신을 차린 칸 드라쿨이 반격해오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았다. 루엘은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치명적인 곳으로 향하는 검광劍光을 무시하고 검을 내리그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모든 기세가 사라지고, 루엘과 칸 드라쿨의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만. 무승부다."

 

 칼 드라쿨이 개입했다. 아무리 그라 할지라도 서열 1위, 2위가 동시에 사망하는 것은 원치 않은 모양이었다.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순간이었으나 날아간 두 사람의 몸에 큰 타격은 없었다. 가벼운 타박상 정도. 전력을 다한 서로의 일격에 개입하여 상처하나 없이 중지시키는 것. 오러나이트와 하이나이트의 간격을 말해주는 광경이었다.

 

 칸 드라쿨은 일어난 자리에서 인상을 찌푸리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칼 드라쿨을 보았으나 이내 사라졌다. 루엘은 칸 드라쿨에게 입은 상처가 벌어져 옆구리를 압박한 상태로 칼 드라쿨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여기서 이어지는 일은 칸 드라쿨의 재능을 확인한 충격보다도 거대한 충격을 루엘에게 선사했다. 칼 드라쿨이 칸 드라쿨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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