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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동유기
작가 : 홍련
작품등록일 : 2017.7.3

동생이 납치되고,동생을 되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 언니의 이야기.

 
一章.두 자매(4)
작성일 : 17-07-03 05:55     조회 : 347     추천 : 1     분량 : 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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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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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는 일단 해주목으로 가기로 했다.해주목에는 현감 보다 높은 목민관도 있고,또 상권이 발달해서 중소 상단이 밀접해 있다.관에 가서 도화의 실종 신고를 한뒤,검을 팔아 여비를 마련할 생각 이었다.정화는 포대에 둘둘말은 검을 품 안에 안고서 새벽 산길을 걸었다.이 검을 오늘 처음 보았지만,처음 본 것 같지 않은 친숙함이 있었다.게다가 품에 안고 있어서 그런지 검신이 따뜻하기에,서낭당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많은 잡귀들이 무섭지 않았다.

 

 "이 검을 팔면 여비는 나오것지.아깝긴 헌디..."

 

 천으로 둘둘 싸여있지만 고급스러운 검은 손잡이에는 용이 조각되어 있었다.용의 눈은 금색의 투명한 보석 으로 조각 되어 있었다.팔면 노잣돈은 충분히 받을수..

 

 "아야....뭐여.?"

 

 갑자기 손끝이 따끔하면서 동시에 오한이 들었다.새벽,인시가 막 지났을 시각이다.요괴들을 비롯한 귀신들이 활동하는 시간대.정화는 자신의 촉이 제발 틀리길 바랬다.서서히 고개를 돌리니,저 멀리서 여자가 자신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저거 귀신이구나.정화와 눈이 마주친 여자는 팔을 늘어뜨린채 지그재그로 걸었다.

 양옆으로 기우뚱기우뚱 하던 여자는 이윽고 그녀를 향해 맨발로 뛰어왔다.그냥 뛰어오면 좋으련만,자기의 목을 잡아 떼면서 달려왔다.몸통과 목이 분리되면서 빠져나온 뼈와 피,흰자를 본순간 정화는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흐...아아악!망할!"

 

 이미 본 순간 '저것'을 떼놓을 수는 없었다.정화는 눈물을 뿌리며 전속력으로 달렸다.얼만큼 달렸을까,나무가 없는 공터에 다다르면서 그것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정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허공에서 여인의 미성이 들렸다.

 

 '정말 없어진 거라고 생각해?'

 "누구야!당장 나와."

 

 정화는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소리쳤지만 그곳에는 혼자만 있었다.귀신을 피한 줄 알았는데 또 나오다니.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그렇게 소리지르면 그 녀석이 바로 찾아낼걸?'

 "끅..뭐야!당장 나와!”

 '나?니 품에 안겨있잖아.'

 "아아아아아악!"

 '아,시끄러.집어던지지 말라고!이래뵈도 귀한 몸이란말야!당장 줍지 못해!'

 "엄마아아악!"

 '주인 바꾸고 싶네 진짜.야,됐으니까.네 비명소리에 쫓아온 저거부터 처리하자고.너,빨리 나 주워.저 꼴나기 싫으면.'

 

 설상가상이라고,아까 따돌렸다고 생각 했던 귀신이 저 만치서 뛰어왔다.귀신의 팔이 소매에 닿을 뻔 할때,정화는 가까스로 칼을 집어서 팔을 내리쳤다.귀신은 형체가 없음에도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그 틈을 타 정화는 귀신의 몸통을 베어냈지만,비명만 계속 질렀다.

 

 '뭐,생각보다 쓸모는 있네.저거,머리가 급소야.'

 "머리?"

 '저~기 있는.머리.'

 

 검의 말대로 잘려나간 나무등치에 그 머리만 눈을 뜬채 있었다.정화는 칼등으로 있는 힘껏 귀신을 밀쳐냈다.그리고 재빠르게 나무를 향해 뛰었다.

 

 '오,좀 하네?'

 "이래뵈도 검술 사범이라고!"

 '띄워줬더니 좋아하기는.뒤에.'

 "응?"

 

 어느새 뒤에 따라붙은 몸뚱아리를 다시 한번 베고 밀면서 나무 등치에 올라가 귀신의 머리에 칼을 꽂았다.검신에 저절로 불이 일어나 머리를 태웠다,소름 끼치는 귀곡성이 숲속에 울려퍼졌다.머리와 몸은 검은 연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갔다.

 

 '끄아...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하네 아주.'

 

 검신이 바르르 떨렸다.정화는 소매와 동정의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난 아무 냄새 안나는디?"

 '이 귀신은 생전에 배고픔을 못 이기고 길을 지나는 나그네를 잡아먹으려다 목이 날아갔어.귀신이 된 후에도 아귀가 되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먹은 모양이야.여기 지선은 뭐하는 거야,이런거 잡지도 않고.'

 "지선?그건 뭐여?아무튼,잘한거지?"

 

 정화의 왼쪽 어께에서 나온 핏줄기가 손잡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너 원래 그렇게 둔감하니?아이고.내 팔자야.'

 "나 도착하면 너부터 팔아버릴겨."

 '누구 마음대로?난 계약자가 죽을때 까지 옆에 있어!계약한건 네 마음이지만 끝내는건 내 마음이거든!'

 "너랑 계약한적 없어!"

 '네 피로 날 깨웠을때 부터 이미 계약은 끝난거거든?아 답답해.빨리 피나 닦아.나 취한것 같아.아 어지러워.'

 

 정화는 도복의 왼쪽을 벗었다.왼쪽 어께가 엄지 손가락 마디만큼 찢어져 있었다.지혈하는 약재로 피를 멈춘 후에 붕대로 그 부분을 감았다.어께를 몇번 움직이고 나서 정화는 다시 검을 집어들었다.

 

 '너 안 피곤해?어지럽다거나,뭐...'

 "새벽인데 피곤한 게 당연허지!그리고 이런 곳에 있다가는 아침 해가 뜨기전에 산 송장으로 발견 될 걸?"

 '너,보이는 구나?'

 

 정화는 아무런 말을 하지않고 걸음을 옮겼다.

 

 '이 동네 말이지,예전에 사람들 단체로 죽어나갔어?이 산에 들어서부터 아주 그냥 나무 건너 귀신에,또 꼬마요괴들도 있고?마을이 안전히 있는게 신기하네.'

 "삼년 전에,전염병이 돌았어.그 전엔 깨끗한 마을이었제.뭐,가끔 일주일에 한 두번씩 튀어나오는 정도?그것도 뭐 저런 모습들이 아니라 그냥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라 별로 무섭진 않았는디 전염병이 돌면서 사람들이 많이 디지고 다 저런 이상한 모습으로 돌아다녔으니께,난 그때 무서워가지고 밖에도 못 나갔제.근디 어느새부턴가 공기가 아주~맑아져가꼬 마을에 귀신들이 없어졌어.수도에서 왔다는 무당이 다리굿을..."

 

 정화는 일순간 천화가 떠올랐다.신선이라는 말을 그때는 믿지 않았지만,다시금 생각해보니 거의 수백에 이르는 많은 원령들을 단 한번으로 성불시킬수 있는 무당은 없었다.심지어 굿을 하던 그 순간에는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들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니 같이 말하는 검도 있응께,신선이라는 것도 존재하겠지?"

 '어두운게 있으면 밝은 것도 있는 법이야.요괴와 귀신이 있는데,신선이라고 왜 없겠어?근데 다들 인간계에 오는 것을 싫어해.'

 "왜?"

 '그들은 신과 인간사이의 중간자니까.신계에서 온 신선도 있고,인간이 신선이 된 경우도 있고,동식물이 신선이 된 경우도 있지만 인계와는 상성이 맞지 않는게 좀 있어.그러니까,인계에 오면 인간의 욕망때문에 더러워진다고 생각하거든.지선들이 요괴들한테 잡아먹히는 경우도 있으니,인간계에 내려왔다가 괜히 창피할 일 만들지 말자-가 선계에 있는 신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마선은 대체적으로 인간을 좋아해.인간의 욕망과 정염은 그들에게 힘이 되거든.인간의 순수한 믿음이 힘이되는 신선과는 아주 다르지.'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겄다."

 '...내가 너랑 무슨 말을 하겠니.'

 

 정화는 다시 길을 되돌아가 큰 길로 걸었다.물푸레 나무들과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을 지나니,대나무가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낮에 다닐 때는 몰랐는데,밤이 되니,풀벌레 소리도 안나고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만 나는 것이 여간 무서운게 아니었다.심호흡을 가다듬고 정화는 달빛도 비치지 않는 어두운 대나무 숲안으로 들어갔다.캄캄한 길을 속으로 숫자를 세며 걸었다.그 수가 천을 넘을 즈음,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그 소리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듯 하다가 또 가까이서 들렸다.정화의 어께가 움추러들며,자연 스럽게 칼 손잡이를 잡았다.대나무 사이에 숨어들어간 정화는 쪼그려 앉았다.

 

 '각다귀네.'

 "뼈밖에 없는 요괴잖아.몇 번 본적있어."

 

 대나무 사이사이로 뼈가 보였다.무심코 올려다본 정화는 기겁했다.여러개의 뼈가 모인 각다귀는 정화의 두 배 크기였다.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여섯 마리였다.

 

 '지금부터 저 마지막 각다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숨을 쉬지마.저것 들은 뼈 밖에 없지만 기척은 모두 느낄 수 있어.가만히,숨을 참아.움직이지도 말구!'

 

 정화는 숨을 참았다.한마리,두마리...생각보다 각다귀들은 천천히 움직였다.정화의 다리는 점점 저려오기 시작했다.살짝 다리 위치만 바꾸었는데,뚜둑 하고 나무가지가 밟혔다.각다귀들의 움직임이 멈추고,정화의 뒷 목에선 식은 땀이 흘렀다.

 

 '움직이지 말랬잖아,바보!'

 

 제발 지나가라...하고 속으로 기도하며 정화는 검을 꼭 쥐었다.다행히 각다귀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때,정화는 다시 큰길로 나왔다.

 

 "하,죽다 살았네."

 

 정화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해가 뜨기 직전이라 검푸른 하늘은 짙은 파란색 으로 변하며 사위가 밝아졌다.안개가 껴있기는 하지만 .조금 더 있으면 해가 뜰 것이었다.

 

 '뒤에!'

 

 정화는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뒷통수를 막았다.무게에 비틀거려 자세가 흐트러졌을때 앞쪽에서 또다른 각다귀의 공격이 있었다.정화는 앞과 뒤의 공격을 간신히 막았다.하지만,상대는 여섯마리였다.사방에서 몰려오는 각다귀떼를 보며 정화는 깊은 한숨과 함께 욕을 내뱉었다.

 

 "뭐 없냐!신검이나 요검같은건 막 검기가 뿜어져 나온다는데.”

 ‘나는 제기거든?제사 지낼때 쓰는 칼!’

 “여기서 살아나가면 정말로 팔아버릴려!.”

 ‘해 뜰때 까지만 버텨.해뜨면 땅으로 들어갈거야!’

 

  정화는 올려치는 공격을 막았지만 힘이 없어서 날아가면서 나무등치에 부딫혔다.그 때였다,어디선가 하얀 호랑이 한마리가 튀어나와 각다귀의 목을 잡아 비틀고 멀리 집어던졌다.하얀 호랑이가 각다귀떼를 물리치고 정화가 쓰러져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짧은 생이었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는 것은 생각 조차 해본 적 없지만 이렇게 죽는구나,생각하며 의식이 흐려졌다.짧은 생애에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갔다.도화를…찾아야 하는데.

 

 “도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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