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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사탄의 구세주
작가 : 코뿔소
작품등록일 : 2017.6.3

사탄과 천사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와 그 아이의 주변인들이 성장하는 이야기

 
10화
작성일 : 17-07-02 21:07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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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부님의 기도를 받던 유리가 이내 힘없이 쓰러졌다. 신부님은 기도를 멈추고선 안쓰럽게 유리를 내려다보았다.

 

 “잘 버텼네.”

 

 쓰러진 유리의 눈에는 어느새 마지막 남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부님은 그런 유리를 내려다 보다 이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선 그저 놀래 입을 벌린 채 옆에서 목탁을 두드리던 스님을 툭! 툭! 쳐냈다.

 스님은 두 눈을 감을 채 땀까지 흘리며 목탁을 두드리며 불경을 외우느라 신부님의 신호에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자 신부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스님에게 말을 던졌다.

 

 “스님! 저거 보세요!”

 

 그제야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눈을 떠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세주의 집을 향해 빠르게 날아드는 검은 형태들이 보였다. 스님도 그 무리를 발견하자마자 놀래 목탁을 두드리는 것도 까먹은 채 그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만 보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부님.”

 “저도…저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스님은 자신도 모르게 신부님의 손을 꼭 잡았다. 신부님도 자신의 손을 잡은 스님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힘을 주어 함께 쥐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수십 마리로도 세주의 집은 이미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세주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 안에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걸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스님과 신부님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때였다. 갑자기 천우의 별채에서 웃음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천우의 별채에 가득 채워진 구두들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그 수 많은 구두에서는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이내 어린 소녀들이 구두를 신은 채 별채에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소녀들은 마치 교복을 입고선 하교를 하며 친구들과 컵 떡볶이를 사먹는 아이들처럼 웃음꽃을 피우며 천우의 별채에서 나와 세주의 집 담장 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로 서로 손을 맞잡고 띠를 만들며 저 멀리 날라 오고 있는 악귀들을 쳐다보았다.

 

 세주의 집 안에서 이미 날아 다니고 있는 수십 마리의 악귀들도 그 어린 소녀들에게 꼼작 없이 당하고 있었다. 소녀들은 마치 시골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듯이 날아 다니는 악귀들을 잡아 끌어안았다. 악귀들은 죄를 짓기도 전에 생을 마감한 그 어린 천사들에게 잡혀 고통스러워했다. 어린 소녀들은 악귀들을 한 마리씩 잡더니 이내 세주의 방인 2층에서 나와 저 멀리 하늘 위로 날라 가 버렸다.

 

 억울해서, 아파서 이승을 떠나지 못했던 어린 천사들이 악귀를 끌어안고서 이승이 아닌 저승을 향해 날아 가고 있었다. 희생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가도 된다는 그 소녀들의 마음이었다. 소녀들이 올라갈 때마다 하늘에서는 구름 사이로 빛이 비치다 이내 사라졌다.

 신부님과 스님은 그 모습을 보다 이내 마주 잡은 손을 풀고선, 신부님은 기도를, 스님은 목탁을 두드리며 사라져 가는 영혼들을 위해 안녕을 외쳐주었다.

 

  한편 세주의 방에서 세주의 웃음소리가 집이 떠나갈 듯 나오고 있었다.

 어린 소녀들에게 잡혀 미꾸라지처럼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는 악귀들의 모습과 그런 악귀들을 무슨 장난감 대하듯이 장난스럽게 꽉 잡아버리는 소녀들의 모습이 우스워 세주는 ‘까르르.’ 웃음을 쏟아냈다. 세주의 웃는 모습이 너무 해맑아 옆에서 안고 있던 미숙마저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보였다.

 

 담장에 서 있던 소녀들은 마치 커다란 방어막처럼 우뚝 자리를 잡고 있었고, 날아들던 악귀들은 그 앞에서 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여기저기 방황하며 날고만 있었다.

 

 그 모습을 저 멀리 땀을 흘리며 급하게 달려오던 천우가 보고 있었다. 미친 듯이 달려오느라 온 몸이 땀에 젖은 천우의 몸은 이미 망신창이였다. 천우는 세주의 집을 올려다보며 이내 무릎을 꿇고선 안도의 한숨을 쉬다 쓰러져 버렸다.

 ‘누나가 옳았네.’

 마지막 말과 함께 말이다.

 

 ****

 어느새 눈을 뜬 천우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천우는 자신이 자신의 방, 침실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끔찍한 악몽이라도 꾼 듯 고개를 젓던 천우는 급하게 침대에서 빠져나와 본채를 향해 달렸다. 문을 벌컥 열고 본채로 들어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가는 천우를 보며 연옥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저래. 저 양반. 하여간 구제 불능이야.”

 

 2층으로 부랴부랴 올라온 천우는 침대에 누운 채 토끼 인형을 안고 잠이 든 세주를 보자 이내 ‘하.’ 하고 안도의 한숨을 깊이 뱉어내었다. 그러고선 세주에게 다가가 잠든 세주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뭐해. 갑자기 언제부터 그렇게 세주를 챙겼다고.”

 

 연옥의 말이었다. 연옥은 천우의 뒤통수에 대고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

 “무슨 일?”

 “세주한테 아무 일도 없었냐고? 아파한다던가.”

 “뭐 아팠으면 했나 봐?”

 

 연옥의 말에 천우가 고래를 돌리며 날카롭게 눈을 치켜세웠다. 그 눈빛에 연옥이 움찔하더니 이내 짜증을 냈다.

 

 “째려보며 어쩔 건데. 방값이나 내 재수 없게 굴지 말고. 그리고 앞으로 나한테 전화 좀 하지 마. 내 핸드폰에 네 이름 뜨는데 토 나오는 줄 알았어.”

 “아파하고 있을 줄 알았어….”

 

 천우는 다시 세주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 천우의 모습에 연옥도 신경이 쓰였는지 짜증 섞인 말투가 아닌 좀 부드러워진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전혀. 오늘 컨디션 최고였어. 새로 온 과외 선생님이 엄청 마음에 드나봐. 아주 온 동네를 떠 날 듯이 웃었다니까.”

 “다행이네. 아주 많이.”

 “근데 말이야.”

 

 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연옥을 쳐다봤다.

 

 “그냥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오늘 네 별채에서 빛이 나더라. 아 뭐 햇빛에 반사된 거 같긴 한데. 기분이 묘하더라고.”

 “지은 죄가 있으니, 그런 거겠지.”

 “지은 조으가 이으뉘 그른 구겠지.”

 

 연옥은 천우를 놀리듯 천우의 말투를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따라 유달리 컨디션이 좋은 세주의 모습에 연옥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평소 같으면 천우가 본채에 들어오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았을 연옥이었지만 오늘은 천우에게 장난까지 거는 걸 보면 말이다.

 천우는 그런 연옥을 보다 손을 올려 연옥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연옥은 순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천우를 쳐다보았다. 그러다 이내 정신이 들었는지 천우의 손을 탁! 하고 쳐내며

 

 “뭐하는 거야. 이게 오늘 뭘 잘못 처먹었나.”

 “수고했다고.”

 “네가 뭔데 나한테 수고했다 해. 기분 잡치게.”

 “너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하냐.”

 “뭐?”

 

 ****

 21년 전.

 이제 막 태어난 세주가 병원 침대에 누워 얼굴이 시벌개질 정도로 울고 있었다.

 

 “열이 안내려.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

 

 연옥은 그런 세주를 보며 발을 동동거리고 있었다. 세주의 할아버지는 의사를 불러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뭣들 하는 거야? 병원 문 닫고 싶어? 의사 노릇 그만두고 싶은 거냐고! 애가 열이 펄펄 나는데 뭣들 하는 거야!”

 

 세주 할아버지의 호통에도 의사들은 말도 없이 연신 열만 체크하고 세주의 얇은 손에 꽂힌 링거 주사만 만지작거렸다. 이것, 저것 다 해 보았지만 도통 열이 내리지 않았다. 의사들도 미칠 노릇이었다.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저 이대로 가면 몇 시간 안에 세주가 호흡이상이나 쇼크가 와 생명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만 암묵적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때였다.

 덜컥! 하고 vip 병실 문이 열리더니 19살 천우가 들어왔다. 천우가 오자마자 가뜩이나 차가운 병실 안 분위기는 급속도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세주의 할아버지는 천우에게 성큼 걸어가더니 뺨을 세차게 올렸다.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다.

 

 “더러운 집구석하고 사돈을 맺는 게 아닌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재수 없는 일만 터지잖아. 아들 잡아먹은 것도 모자라서 손녀까지 잡아먹으러 왔어? 그 년만 없어서도….”

 

 천우는 매섭게 세주의 할아버지를 노려봤다. 그러자 세주의 할아버지는 또 다시 손을 올렸다. 차마 더 때리지는 못하고 그저 천우를 노려보기만 했다. 천우는 그런 세주의 할아버지를 밀쳐내더니 세주에게 다가가 자신의 손을 세주의 이마에 올렸다. 17살, 어린 연옥은 천우의 손을 세주의 이마에서 떼려내려다 이내 멈칫한다.

 신기하게도 울던 세주가 천우의 손에 눈물을 멈추고선 거친 숨을 조금씩 안정적으로 찾아가기 시작했다.

 의사들도 신기한지 가만히 보다가 이내 체온기를 세주에게 가져다 댔다.

 

 “열이 내렸어요.”

 ‘거짓말.’

 

 연옥은 신기함 반, 의심 반, 그렇게 천우를 올려다보았다.

 

 “으앙”

 

 그때 마침 세주가 용을 쓰며 소리를 냈다. 연옥은 혹시 또 안 좋은가 싶어 세주를 내려다보는데, 세주는 울지도 않고 용쓰는 소리를 몇 번 더 내더니 이내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세주의 할아버지는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이내 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연옥은 이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천우는 찬찬히 연옥을 쳐다봤다. 그러다 이내 손을 올려 연옥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연옥은 눈물 가득한 눈으로 그런 천우를 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뭐하는 거야. 이게 재수 없게 누굴 머리를 만져!”

 “수고했다고.”

 “네가 뭔데 나한테 수고했다 해. 기분 잡치게.”

 

 그러더니 천우의 손을 툭! 하고 쳐내고선 얼른 몸을 일으켜 천우를 쳐다봤다. 천우도 연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말똥히 눈을 껌벅거리는 갓난쟁이 세주가 있었다.

 그렇게 19살 천우는 17살 연옥을 만났다. 그리고 누나가 남기고 간 이제 막 태어난 세주도.

 

 ****

 다시 별채로 돌아온 천우는 거실 소파에 기대 앉아 영화를 보고 있다. 천우는 딱히 어린 소녀들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도 염치가 없는 듯 느껴졌다. 아직도 뉴스를 틀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소녀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린 소녀들이 자신의 한을 풀지도 못하고 검은 악귀들을 안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간 것을 보고선 차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천우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실 소파에 앉아 영화만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듯.

 영화는 천우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영화였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천우는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어린 남동생이 누나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 장면이었다. 누나의 손을 놓으며 누나는 저 멀리 사라져 버리는데… 그런데 누나는 그 손을 놓아달라고, 그래야 된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나 기억해 줘야해. 알았지?’

 

 영화 속 여자 배우의 대사였다. 그 순간 천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 속 깊이 끌어 오르는 눈물을 참기 위해서. 하지만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천우의 뺨을 따라 흘러내렸다. 떨리는 천우의 눈은 아무리 인상을 써도 눈물을 막아내지 못했다.

 

 ‘나는 이제 기억이 잘 안나. 누나의 얼굴도, 누나의 목소리도, 그리고… 누나가 남기고 간 부탁도.“

 

 영화 속 장면에선 남자가 자신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이 나온다. 그 총은 지금 천우의 머리에도 향해 있다.

 ‘미안해 누나. 나 이제 자신이 없다.’

 

 들썩이는 천우의 뒷모습을 별채 창가에 쳐진 커튼 사이로 연옥이 훔쳐보고 있다.

 

 ‘오빠.… 이제 세주 누가 지키지?’

 

 연옥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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