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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ope
작가 : 월훈
작품등록일 : 2017.7.2

달라진 세상, 마법세계로 간 두 사람.
마법세계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택받은 한 사람뿐이다!

 
1.달라진 세상(1)
작성일 : 17-07-02 20:39     조회 : 368     추천 : 0     분량 : 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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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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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렌 엄마의 아침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자신의 아들 비키 호프가 드디어 고등학생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새로운 교복을 입고 즐겁게 등교를 하는 비키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들을 위한 핫케이크를 만들었다. 울퉁불퉁 괴상한 모양을 한 핫케이크가 검은 연기를 내뿜는 것도 모른 채 헬렌 엄마는 비키의 새 일상에 대한 행복한 상상에 젖어갔다.

  헬렌 엄마는 그녀의 귀여운 아이 비키가 매우, 매우 기특했다. 비키는 6살 때 아빠를 사고로 잃었음에도 한 번도 엇나가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재능을 키워 청소년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을 할 만큼 우수한 펜싱 선수가 되었다! 그 사실이 그녀를 얼마나 기쁘게 만드는지!

  “어머!”

  갑자기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자 헬렌 엄마는 당황한 듯 허둥지둥 불을 끄고 마치 새까만 구두약을 발라놓은 것처럼 탄 핫케이크를 안타깝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손이 원망스러운 듯 한숨을 쉬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칼로 핫케이크의 탄 부분을 떼어 내기 시작했다. 물론 비키의 생각을 계속 하면서 말이다.

  헬렌 엄마는 비키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실 헬렌 엄마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걱정이 많은 좀 피곤한 사람이다. 우선, 비키는 이상하게도 어릴 적부터 죽을 뻔한 적이 너무나 많았다. 그것도 누가 들으면 설마 할 정도의 참 이상한 일로 말이다. 예를 들어 길을 가던 도중 전봇대가 쓰러진다던지(천둥, 번개조차 없었던 화창한 날에 말이다!),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해 짓밟으려고 했다 던지(심지어 코끼리 우리는 열린 흔적이 없었다.), 식당에서 음식을 시켜먹는데 음식 안에서 독거미가 튀어나온다던지(다행히도 식당 아주머니가 파리채를 들고 있어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헬렌 엄마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반지를 비키에게 주고 나서부터는 점점 잦아드는 것 같았다.(물론 미신을 잘 믿는 순진한 헬렌 엄마 혼자의 생각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비키에 대한 많은 걱정거리가 있지만 굳이 뽑으라고 한다면 아마 비키의 체격일 것이다. 누구보다 많이 먹는데도 165에서 좀처럼 자라지 않는 키, 어린아이같이 작기만 한 몸…… 특히 하얀 정도를 넘어서 창백한 피부는 더욱 비키의 작은 몸을 부각시켰다. 그래도 하나 다행인건 누구보다 재빠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친구들보다 팔은 짧지만 보이지 않을 만큼 빨라 펜싱 대회에서 우승을 몇 번이나 했다. 순간 ‘날아다니는 165의 펜싱 선수, 비키 호프’라는 신문 제목이 생각 나 헬렌 엄마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그녀는 칼로 떼어 낸 빵 부스러기를 모아 음식물 쓰레기통에 가져갔다. 쓰레기통을 열자 역한 냄새와 함께 초파리들이 우르르 나와 그녀는 구역질이 날 뻔 했으나 가까스로 참았다. 얼른 버리고 쓰레기통을 덮었다. 헛기침을 몇 번 한 후 그녀는 냉장고에서 메이플 시럽을 찾아 핫케이크 위에 듬뿍 뿌렸다. 그런 다음 또 냉장고를 열어 우유를 꺼내고는 식탁 위를 분주하게 닦으며 시간을 확인했다. 시계는 정확히 비키가 일어나야 할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비키, 어서 일어나 학교 갈 준비 해야지!”

  헬렌 엄마가 계단 위에 위치한 비키의 다락방을 향해 다정하게 소리쳤다. 한편 화창한 햇살과 사랑이 가득 담긴 헬렌 엄마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비키의 아침은 생각보다 끔찍했다. 제발…제발… 눈을 뜨자마자 헛된 희망을 품고 시계를 보았지만 시계의 숫자는 비키의 희망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갑작스런 두려움에 휩싸인 비키는 습관처럼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끼워진 투명한 돌이 박혀있는 은색 반지를 돌렸다. 오, 맙소사. 오늘이 입학식이라니.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곧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키!”

  헬렌 엄마가 비키가 일어났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다시 계단 아래에서 소리쳤다.

  “어……. 엄마, 일어났어요.”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큰 소리로 대답한 비키는 허둥지둥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 안에 들어있던 자신의 새로운 교복을 꺼내 입었다. 키가 클 것을 생각해 비키의 몸보다 훨씬 큰 치수로 산 교복은 마치 아빠 옷을 훔쳐 입은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소매를 제일 안쪽에 있는 단추에 매고 바닥에 쓸리는 바지를 몇 번을 접어서야 그럴듯해 보였다. 거울 앞에 선 비키는 자신이 마치 행사장에 있는 풍선같이 멍청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헬렌 엄마를 닮아 붉은 빛이 도는 곱슬곱슬한 갈색머리(헬렌 엄마는 악성 곱슬머리라 항상 짧은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볼에 듬성듬성 있는 주근깨, 텅 빈 듯한 회색의 눈……. 마지막으로 자신의 왜소한 몸보다 훨씬 큰 비료 포대 같은 교복마이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했다.

  “비---키!”

  아무리 기다려도 비키가 내려오지 않자 헬렌 엄마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비키를 불렀다. 비키는 한숨을 쉬고 바지를 질질 끌며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새로운 교복을 입고 다가와 식탁에 앉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 헬렌 엄마는 비키를 꼭 안았다.

  “오, 아가! 엄마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니! 드디어 네가 고등학생이 된다니! 엄마는 지금 매우, 매우 행복하구나.”

  헬렌 엄마는 격한 감격에 평소의 소프라노 목소리를 더 높이 올려 마치 괴성을 지르는 것 같았다. 비키는 저러다 그녀가 목소리를 잃는 것은 아닌지 걱정 했다. 식탁에 앉아 핫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문 그는 예상하지 못한 시큼한 맛에 그녀의 얼굴에 뱉을 뻔 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그는 옆에 앉은 헬렌 엄마의 계속되는 행복한 수다를 듣는 척하며 식탁 위에 있는 소스통을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식초다운 식초’

  비키는 소스통에 적힌 글자를 보고 고함을 지를 뻔 했으나 헬렌 엄마의 들뜬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맛있게 먹는 척을 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지 그는 자연스럽게 입을 닦는 척하며 씹었던 핫케이크를 뱉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식초 때문에 얼얼한 혀를 우유 속에 넣어 진정을 시키고 있을 때 누군가 대문을 요란하게 두드렸다.

  쾅-쾅-쾅-

  “비키 호프!”

  익숙한 멋진 중저음의 목소리를 들은 헬렌 엄마는 수다를 멈추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으로 뛰어갔다. 비키는 이때를 기회로 다시 한 번 입안에 남아있던 핫케이크를 휴지에 뱉었다. 물론 그녀가 문을 열어주기 위해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을 때 말이다.

  “아, 헬렌 아주머니, 좋은 아침이에요.”

  “오, 다이안! 방학동안 더 듬직해진 것 같구나.”

  대문 앞에는 비키와 똑같은 교복을 입고 멋진 미소를 짓고 있는 한 학생이 서 있었다. 적당히 탄 얼굴과 짧은 노란색 머리, 빠져들 것 같은 푸른빛의 눈, 작은 얼굴과 180은 훌쩍 넘는 큰 키. 자신보다 작은 헬렌 엄마를 배려해 무릎을 굽히며 얘기하는 그는 영화를 찍는 배우라 해도 될 정도로 근사했다. 그는 그녀에게 아이 같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브로콜리 먹는 연습을 좀 했거든요.”

  헬렌 엄마는 웃음을 터뜨렸다. 비키는 고개를 들어 대문 앞의 그와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시큼한 식초 핫케이크를 먹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갔다.

  “오랜만이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이안은 비키에게 주먹을 내밀었고 비키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툭하고 주먹을 쳤다. 헬렌 엄마는 그런 두 아들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뭔가가 생각난 듯 박수를 치며 말했다.

  “아 참, 다이안! 아침은 먹었니? 안 먹었으면 핫케이크 좀 먹고 가렴.”

  “그럴까요? 그럼 조금만……. 아!”

  또 다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비키가 다이안의 엉덩이를 꼬집었다.(사실 허리를 꼬집으려고 했지만 키 차이를 생각하지 못해 엉덩이를 꼬집은 것 같다.) 영문을 모르는 다이안은 옆에 서 있는 비키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데구르르 구르는 회색 눈, 초조한 듯 습관처럼 돌리는 반지. 그리고 집 안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와 시큼한 냄새. 그제야 눈치를 챈 다이안은 웃음을 터뜨리며 비키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어쩌죠, 아주머니? 입학식에 좀 일찍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어……, 저희가 펜싱 선수 대표라서 선서를 해야 하거든요.”

  아쉬운 표정으로 다이안이 말했다.

  “어머, 그러니? 그럼 싸 줄 테니 가서 먹…….”

  “엄마, 먼저 갈게요. 사랑해요.”

  비키는 안간힘을 쓰며 까치발을 들어 헬렌 엄마의 두 뺨에 뽀뽀를 했다. 그녀는 그런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 한 번 더 꼭 안아 주었다. 그런 모습이 행복해보여 다이안은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손으로 눈을 가렸다.

  “가서 좋은 친구들 사귀고 오렴. 우리 아들이 드디어 고등학생이 된다니!”

  비키는 눈알을 굴리며 다이안에게 눈치를 주었고 다이안은 다시 시작되는 그녀의 수다를 막기 위해 어깨동무를 한 비키를 끌고 뛰어갔다.

  “아주머니, 갔다 올게요!”

  “다이안, 비키 좀 잘 부탁하마! 어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가렴.”

  누가 보면 아들을 다른 곳으로 멀리 보내는 줄 착각을 할 만큼 헬렌 엄마는 눈가를 붉히며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비키는 그녀가 괜한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생각하고 한숨을 쉬었다. 뛰는 것도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다이안은 길쭉한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가며 요란스럽게 헬렌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점점 멀어져 가는 그녀의 모습이 이제는 점으로 보일 때쯤 그들은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음……. 이번엔 헬렌 아주머니께서 뭘 만들었길래 그래?”

  다이안이 햇빛에 반사되는 푸른빛을 빛내며 물었다. 비키는 아까의 강렬한 식초와 탄 맛, 덜 익은 밀가루 덩어리들을 생각하며 대답했다.

  “식초가 뿌려진 핫케이크.”

  다이안은 깜짝 놀랬으나 곧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이때까지 헬렌 엄마가 만든 기상천외한 여러 음식들을 생각한 후 그나마 괜찮은 음식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뭐 불안한 일 있어? 또 반지를 돌리고 있네.”

  “……곧 일어날 일들.”

  자신이 반지를 계속해서 돌리고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하고 있던 비키가 무심하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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