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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무월(無月)
작가 : 천무
작품등록일 : 2017.6.12

조선 중기 양란 속에서 위험에 빠진 조선을 구하라.

어둠 속에서 활약해야 하는 무월의 처절한 사투를 다룬 무협소설

 
-구월산-
작성일 : 17-07-02 02:42     조회 : 348     추천 : 1     분량 : 7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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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그닥! 다그닥!

 

 “이럇!”

 

 황해도 구월산 오솔길을 따라 십 여기의 인마(人馬)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김명도와 왕예림을 필두로 한 송방 왕씨일가의 무리들이었다. 좁은 오솔길을 달리는 그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흘렀다.

 

 구월산은 예로부터 단군이 도읍을 이곳으로 정했다는 전설이 있는 명산 중 하나였고, 그 절경 또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었다.

 산세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99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구월산은 그 산세가 험하기로도 유명한 산이었고 그래서인지 얼마전에는 임꺽정이라는 큰 도적무리가 이 곳을 본거지로 활동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워!워!”

 

 얼마나 달렸을까 김명도와 일행들은 왕예림의 손짓에 따라 폭포 앞에 멈춰섰다.

 

 “여기 용연폭포에서부터는 정상까지 걸어가야합니다.”

 

 왕예림이 가리킨 손가락 끝을 따라 가니 거대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용연폭포의 옆으로 조그마한 오솔길이 나 있었다.

 

 “이야, 장관입니다! 폭포가 정말 멋지군요.”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막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에 장범규가 폭포를 보며 감탄사를 외쳤다.

 그도 그럴 것이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거대한 물줄기를 떨어뜨리고 있는 용연폭포의 모습은 당대 문예가이자 관리인 허균이 그 자태를 보고 ‘저 물줄기 아래 신룡들이 살고 있겠구나.’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네 이놈! 지금 한가롭게 유랑이라도 온줄 아는게냐”

 

 허나 장범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왕예림을 따라온 표사 중 한 명이 칼자루를 잡으며 말했다.

 그들에게는 가문의 명운이 달린 이번 내기에 저리 한가롭게 풍류를 즐기는 장범규의 모습이 달가워 보이지 않았으리라.

 

 “아니, 폭포가 아름다워 아름답다고 했을뿐인데 왜이리 사납게 구는겁니까?”

 

 “이놈이 그래도...!”

 

 표사는 당장이라도 칼을 뽑을 것처럼 칼자루를 쥔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어린 놈이 자신들의 명운이 달린 이번 대결을 희롱하는 것이라 여긴 것이다.

 

 “우리는 왕낭자와 대방어르신의 부탁으로 이번 대결에 참가하긴 하였으나, 어차피 우리와 크게 상관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도움이 없으면 왕씨 가문 표사들은 다 허수아비라도 된다는 겁니까?”

 

 챙!

 

 장범규는 작정이라도 한 듯이 표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을 하자 그 전까지 가만히 듣고 있던 표사들이 모두 칼을 뽑아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광경을 김명도와 왕예림은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무월이라는 조직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아버님이 그리 칭찬하였는지 어디 내 눈으로 한번 보리라.’

 

 왕예림은 장범규의 도발이 내심 고마웠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월의 존재는 익히 들어알고 있으나 아무리봐도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저 도령들이 대단해보이지 않았다.

 미안하게도 지금은 실력있는 무사가 한명이라도 더 필요했고 왕예림은 자신의 두눈으로 봐야지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김명도는 김명도 나름대로 차분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밤 장범규와 나눈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젯밤.

 

 숙소 창문을 열어두고 어스름한 달빛을 받으며 장범규와 김명도 둘은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아우는 송상의 이야기를 어찌들었는가?”

 

 “별 상관없습니다. 이것이 시험이면 그저 거쳐가면 되는거지요.”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김명도는 자신 앞에 놓인 차를 마시며 말했다. 그 모습에 장범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지. 그냥 통과하면 되지. 그런데말이야. 왕낭자는 아직 우리를 못 미더워하는 것 같더라구.”

 

 “아마도 실력이 안 되면 우리를 미끼로 쓰려고 하는 걸테지요. 그 또한 상관없습니다. 보이는 적들은 모두 제압해버리면 되는겁니다.”

 

 데수롭지 않다는 듯한 김명도의 말에 장범규가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아네. 처음 주막에서 악수를 했을때 자네의 성취가 남다르다는 것을...근데 말일세, 이건 시험이란 말이지. 고작 미끼나 된 채 도와준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김명도는 왜이리 장범규가 모든 걸 복잡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허나 그것이 장범규의 살아온 방식일테니 뭐라 할 순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럼 장형께서는 어쩌실 생각이오?”

 

 김명도의 말에 장범규가 싱긋웃으며 말했다.

 

 “별 건 없네. 그냥 우리가 의심 받고 있으니 먼저 의심을 풀어주면 되는걸세.”

 

 ............................................................................................................

 

 그렇게 말하고 씩 웃으면 자신의 방으로 가버린 장범규의 모습이 내심 불안했지만,

 오늘 이렇게 먼저 도발을 하는 것일 줄이야 김명도는 장범규가 의외로 단순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허나, 어찌 보면 잘된 일일지도.. 저들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저 사람의 실력이 제일 궁금했었는데...’

 

 그로써도 내심 장범규의 실력이 궁금하던 터였다. 김명도가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을때 장범규와 표사들의 분위기는 점점 더 험악해지고 있었다.

 

 “이놈, 어디 우리들을 모욕한 그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

 

 "사실 그대로를 말했을 뿐인데 이리 여럿이서 위협을 주니 저도 어쩔수 없군요.“

 

 장범규는 자신의 병기인 쌍수도를 어느새 양손에 쥔 채 왕예림을 쳐다봤다. 자기로서는 이렇게 쉽게 자신의 말에 이리 격하게 화를 내는 것을 보면 왕예림의 허가가 떨어졌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왕예림은 고개를 돌림으로써 그의 의문에 대답했다.

 

 “제 쌍수도에는 눈이 없음을 말해드리지요.”

 장범규가 쌍수도를 십자(十)형태로 고쳐 쥐며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흥, 어린 놈이 방자하구나!”

 

 같이 온 표사 중 나이가 많아보이는 표사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자신의 칼을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렀다.

 

 장범규는 십자로 잡고 있던 칼등으로 가볍게 표사의 선공을 흘러보내며 여전히 방어자세만을 취했다.

 

 “몸놀림이 크면 빈틈이 큰 법입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적을 제압해야 할겁니다.”

 

 “이노옴!!”

 

 마치 대련이라도 하는 듯한 장범규의 말에 표사의 검이 더욱 살기를 띄며 장범규에게 달려들었다.

 

 “흐음..”

 

 빠르게 달려드는 검을 쳐내며 장범규는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마치 대련이라도 하는 듯 그의 검에는 살기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나머지 표사들이 자신의 검을 앞으로 뽑아내며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왕낭자 한가지 약조할수 있겠소?”

 

 7명의표사가 앞으로 나서자 그들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장범규가 말했다.

 

 “무엇을 말입니까?”

 

 그들의 대치를 지켜보던 왕예림이 되물었다,.

 

 “이 대련에서 우리가 이긴다면 저 표사분들이 우리의 지시를 따라줬으면 합니다.”

 

 "그러시지요.“

 

 장범규의 말에 왕예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7명의 표사라면 아무리 장범규,김명도라도 쉽사리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놈 오만방자하구나!”

 

 그리고 왕예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7명의 표사가 일제히 장범규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의 검술은 제대로 훈련을 받은 무사들에 비하면 떨어질 수 있으나, 여러 실전 경험을 토대로 한 합격술에 능했다.

 

 “이얍!”

 

 채챙!

 사방으로 장범규를 둘러싼 7명이 서로 합을 맞춰 우선 칼을 각각 휘두르면 장범규의 쌍수도가 그들의 검을 쳐내기에 바빴다.

 장범규의 입장으로써는 이들을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자신들이 이 사태를 주도하고자하는 마음이 컸기에 어느 정도의 실력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압!”

 

 어느새 동시에 사방에서 검이 일제히 장범규에게 쏟아졌다. 동서남북으로 쏟아지는 검. 예상외로 표사들을 가볍게 봤던 장범규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능력은 자신의 생각과 별차이가 없으나 이들의 합격술이 예상외로 뛰어났던 것이다.

 

 - 무월신공(無月神功) 천자결(天字訣) 천변만화(千變萬化)

 

 채챙! 챙챙챙!

 

 막기만 하던 장범규의 쌍수도가 빠르게 회전하며 사방에서 달려들던 표사들의 검을 모두 쳐내었다.

  변화무쌍한 형태로 날아오는 검들을 일제히 쳐내자 일순 표사들과 장범규가 서로 대치상태가 되었다.

 

 “후우... 진짜 너무 한거 아니오? 이러다 서로 상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오.”

 

 장범규가 대치상태인 표사들에게 말했다. 허나 대치상태인 표사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약관도 안된 어린 무사가 자신들의 합겹술을 모두 받아내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어린 나이에 참으로 대단한 실력이오. 그대의 실력은 이제 알겠소. 허나 사나이가 칼을 빼든 이상 끝을 봐야 하는 법!”

 

 말이 끝나기 무섭게 7명의 표사는 다시금 장범규의 주변을 에워싸며 검을 휘두르려 하였다.

 

 “자..잠깐!”

 

 지켜보던 왕예림은 상황이 심각해짐을 느꼈는지 표사들의 행동을 멈추려고 했다. 분명 이대로 가면 둘 중 하나는 크게 피해를 보고 말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야압!”

 

 왕예림의 행동이 늦었을까 지금까지 4명이서 돌아가며 사방을 치던 합격술에서 표사들은 7명이 일제히 뛰어올라 그들의 검을 날리기 시작했다.

 검들은 사방을 시작으로 팔괘의 사문방향을 메워가며 장범규에게 검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뛰어난 합격술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장범규로써도 더 이상 손속에 사정을 두기 힘들었다. 저들 중 누군가의 팔다리나, 목숨까지도 뺏어야지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때...

 

 - 무월신공(無月神功) 지자결(地字訣) 주작비(朱雀飛)

 

 가만히 지켜보던 김명도가 움직였다. 김명도는 남방의 수호신 주작의 날개짓처럼 빠르고 은밀하게 하늘을 날듯이 표사와 장범규 사이로 떨어졌다.

  그 움직임은 저들의 모습에 신경쓰던 왕예림의 시야에도 잡히지 않았고 서로 생사 결투를 벌이기 직전인 8인의 시야에도 잡히지 않았다.

 김명도는 조심히 그러나 빠르게 나타난 움직임은 일순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지만 이미 그들의 검을 멈추기엔 늦었다.

 

 채채챙!!

 

 검을 쥔 오른 손으로 사방에서 날아오는 표사들의 검들을 모두 쳐낸 김명도는 왼손으로 이제 막 휘두르기 시작하는 장범규의 쌍수도의 검면을 이화접목의 수로 흘려보냈다.

 어느새 표사들과 장범규의 사이에 김명도가 그들과 대치하는 형태로 서있게 된것이다.

 

 “이제 그만하면 서로의 실력을 안 것 같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장범규와 표사들의 공격을 모두 막아낸 김명도가 장범규와 표사들에게 읍하며 말했다. 허나 김명도의 읍에 아무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내 비록 생사의 일격은 아닐지라도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검을 휘둘렀거늘...’

 

 장범규는 김명도가 자신보다 기량이 뛰어남을 진작 알고 있었다. 허나 이리 쉽게 자신의 검을 쳐낼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생각은 표사들과 지켜보던 왕예림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동안의 정적을 깬 것은 다행히도 왕예림이었다.

 

 “두 도령들의 실력은 잘 보았습니다. 저희 측에서도 조금 과하게 한 점 사과드릴게요.”

 

 “저희 역시 표사들의 실력이 너무 뛰어나 그만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왕예림의 사과에 퍼뜩 정신차린 장범규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저 주도권을 가지고 오고자 했던 행동이 잘못하면 일을 망칠 뻔 했기 때문이다.

 “너무 여기서 시간을 지체했네요. 이만 빨리 올라가죠.”

 

 장범규의 사과에 왕예림이 빠르게 말하며 표사들과 함께 앞장섰다.

 

 ‘확실히 무월이라는 존재를 적으로 두면 안되겠구나. 아니 무조건 내편으로 만들어야겠어.’

 

 산을 오르는 왕예림은 김명도를 힐끗 쳐다보며 생각했다. 방금 전의 무위가 확실히 자신의 머리 속에 각인된 느낌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구월산 정상을 향해 나아가던 왕예림일행이 걸음을 멈춘 곳은 구월산의 99개 봉우리 중 주봉인 사황봉이었다.

 

 사황봉에 오르니 예전 고구려때 지어진 구월산성의 옛터에 이미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왕 행수 많이 늦었습니다.”

 

 걸어올라오는 왕예림 일행을 향해 모여 있던 사람 중 한명이 나서며 말했다.

 

 “도방 어르신들을 본의 아니게 기다리게 했네요.”

 

 왕예림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다가온 대여섯명의 중년의 남자들은 이번 대결의 참관인인 송상의 도방들이었다.

 그리고 그 도방들 너머로 무장을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이 왕예림일행을 노골적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여~. 왕행수가 이번 대결에 직접 나온 것이오. 왕씨 일가도 참 인재가 없나보오. 여자 몸으로 이리 위험한 일에 나오니 말이오.”

 

 십여 명의 무사들과 다가온 사람 중 젊어보이는 한 명의 남자가 왕예림에게 친근한 척 말을 걸었다.

 

 “김학규의 아들인 김득수 행수입니다. 이번 대결에 저자가 참가하나보네요.”

 

 왕예림이 장범규와 김명도에게 말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꼴보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티를 내고 있는 것이다.

 

 “김 행수의 기우는 고맙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이번 대결을 저희 대방께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서 제가 나가도 충분하다고 하시네요.”

 “흥, 언제까지 왕씨 일가가 대방의 자리에 있을지 두고 봅시다.”

 

 왕예림의 응수에 김득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리고 그때 그들 사이에 있던 도방 중 한명이 나서며 말했다.

 

 “자자, 사담은 그만하면 되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결룰을 말씀드리겠소.”

 

 도방의 말에 왕예림과 김득수가 각각 도방 앞으로 나서며 자신들의 품에서 고이 접어둔 서찰과 가지고 온 인장을 꺼내었다.

 

 “가지고 오신 인장과 대방자리를 넘기겠다는 서약서는 각각의 깃발 아래 두면 되오. 김학규 일가의 무사들이 지킬 깃발은 오봉에 위치해 있으며, 왕규대방의 깃발이 위치할 봉우리는 저기 보이는 주가봉입니다.”

 

 설명을 하는 도방이 손가락으로 각각 봉우리 하나씩을 가리키자 거기에는 이미 준비된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멀리서나마 보였다.

 

 각각의 봉우리에 걸린 왕(王)자와 김(金)자가 적힌 깃발들을 각각의 무사들이 자신들의 깃발과 인장, 대방 자리가 걸린 서약서를 지켜가며 상대방 깃발을 뺏는 간단한 시합이었다. 그리고 이 시합에 각 가문의 운명이 걸려있는 것이이었다.

 

 “각 가문의 무사들이 대방으로 인정한다는 상대편 서약서에 인장을 찍어서 깃발과 함께 가져오시면 이번 시합은 끝납니다. 저희들은 그동안 하산해 있을테니 직접 가지고 저희에게 오시면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참관인 중 대표격인 도방이 간단한 설명을 끝내고 왕예림과 김득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두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예. 그럼 두 분 다 각 가문을 대표하여서 동의하신 것으로 알고 각각의 봉우리로 우선 출발해 주십시오. 도착해서 깃발을 크게 흔드시면 준비된 것으로 알고 대결 시작을 알리는 봉화를 여기에 피우도록 하겠습니다.”

 

 “예림 낭자 내 다시 말하는데 이번엔 여자라고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을 것이오.”

 

 김득수의 말에 왕예림이 몸을 돌려 김명도 등 자신의 패거리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김행수님이 언제부터 저희 사정을 봐주셨다고 그러세요? 이번 대결로 더 이상 딴소리나 하지 마시기 바래요.”

 

 “저저... 어디 두고봅시다!”

 

 김득수 역시 왕예림의 말에 분을 삭히며 자신의 패거리로 걸음을 옮겼다.

 

 “그럼 각자 출발하시오!”

 

 대결의 시작을 알리는 도방의 외침이 구월산에 크게 울려퍼지며 두 패거리들은 각자의 봉우리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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