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
 1  2  3  4  5  6  7  8  9  >>
 
자유연재 > 현대물
1주간의 내기
작가 : 쯔눈
작품등록일 : 2016.7.27

한 밤중 자살을 하기위해 이름 모를 건물의 높은 옥상으로 간 나.
내가 떨어지려던 찰나, 불량해 보이는 여학생이 나타났다.

" 저랑 내기 할래요, 아저씨? "

내기의 내용은 1주동안 여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
나는 결국 소녀의 내기를 결국 받아버린다 .

 
최악의 만남
작성일 : 16-08-09 20:29     조회 : 330     추천 : 0     분량 : 60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그래서 뭐 때문에 자살하려고 했는데? ”

 

 “ 뭐? ”

 

 “ 물어봐 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

 

 여학생은 담뱃갑에서 한 개의 담배를 더 꺼내면서 이쪽을 바라보았다.

 결국 물어볼 거면서...

 하고 잠시나마 생각했던 나였지만 말로 그것을 토해 버린다면 아마 욕을 먹을 것 같았기에 그만뒀다.

 질문을 들은 나는 내가 자살을 하게 된 원인을 생각했다.

 막상 생각하니 그렇게 대단한 이유는 아니게 느껴졌다.

 

 “ 뭐, 별일 아니긴 한데 말이지... ”

 

 “ 아, 역시 그랬지? 그럼 역시 말하지 마. ”

 

 단호하게 나의 말을 끊어버리는 여학생.

 그런 여학생을 바라본 나는 입가를 경련시켰다.

 완전히 제멋대로인 여학생의 태도를 보자 슬슬 짜증이 올라오려 하고 있었다.

 짜증을 참고 있는 내 마음을 모르는 여학생은 입에 담배를 문 채로 호주머니를 뒤지고 있었다.

 아마 라이터를 찾는 것 같았다.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계속해서 호주머니를 뒤지고 있는 여학생을 보면서 나는 모든 것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미 여학생이 했던 말처럼 오늘 나에게 자살할 각오는 없어졌다.

 다만, 그것은 오늘일 뿐이라고 생각한 나였다.

 

 ‘ 내일 12시에 다시 한 번 해야 하나... ’

 

 원하는 것을 사지 못해 놓쳐 버린 아이마냥 내일 다시 한 번 올 것을 다짐하며, 결국 나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아직 문 앞에 서 있는 여학생이 거슬리기는 했으나, 별 수도 없으니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걸어가면서 입구에 서있는 여학생 쪽을 바라보자, 여학생은 아직도 있는 주머니랑 주머니는 다 뒤지면서 라이터를 찾는 중이었다.

 계속 그렇게 찾고 있으면 못 지나가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지나가야 할까... 하고 고민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여학생의 발밑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뭐 당연하겠지만 그것은 라이터였다.

 나는 이걸 말해줘야 하나 잠깐 고민했으나 결국 말해주기로 결정했다.

 

 “ 어이, 밑에. ”

 

 “ 어? 오 여기 있네. 땡 큐. ”

 

 바닥에 쭈그려서 라이터를 주운 여학생은 나에게 웃으며 주운 라이터를 자랑하는 듯 했다.

 정말 밝은 여학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된 발걸음으로 여학생의 앞, 다시 말해 문과 여학생이라는 벽을 둔 상태가 되자 당연하게도 여학생 쪽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 왜? 할 말 있어? ”

 

 “ 네가 문을 가리고 있거든. 비켜줬으면 하는데. ”

 

 나는 여학생의 등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여학생은 고개를 뒤로 돌아 문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 아~ ’ 하고 내 말을 이해한 것 같았다.

 여학생은 시선을 내 얼굴 쪽으로 옮기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 그래서? ”

 

 “ 응? 아니, 그러니까 네가 문을 가리고 있다니까. ”

 

 “ 그러니까 그래서? ”

 

 “ 비켜줬으면... ”

 

 내가 비켜달란 말을 꺼내자 여학생은 기분이 언짢은 듯 눈썹을 찡그렸다.

 비켜달라고 한 것이 그렇게 기분이 나빠할 일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지만 괜히 이걸 또 말했다가는 욕을 들을 것 같았다.

 욕 듣는 것을 이렇게 무서워하다니 문득 내 스스로가 엄청 찌질 해보이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틱틱 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라이터를 키고는 담배의 불을 붙였다.

 어둠 속에 작은 담뱃불이 붉게 모습을 비췄다.

 

 “ 저기, 아저씨는 여기서 자살하려고 했던 거지? ”

 

 “ 어? 어... ”

 

 “ 그럼 어차피 죽을 건데 나랑 어울려줘. 어차피 지금 집에 간다고 해서 열심히 다시 살 것도 아니잖아. 아! 설마 집도 없고, 거지인 거라면 미안. ”

 

 “ 야... ”

 

 여학생의 제멋대로인 요구에 나는 무척이나 어이가 없었으나 여학생의 말도 틀린 것이 아닌지라 결국 굴복해 버렸다.

 나는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푹 쉬었다.

 자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상한 여자애한태 붙잡혀 버린 것 같았다.

 

 ‘ 자살 하나는 멋지게 해보고 싶었는데 다 망쳐버린 기분이야. ’

 

 “ 하아... 마음대로 해라. ”

 

 “ 뭐야, 이번에는 바로 포기네. 그럼 여기 앉아. ”

 

 여학생은 문 앞에 쭈그려 앉더니 자신의 옆을 가리켰다.

 문 앞에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을 보니 내가 중간에 도망치지 못하도록 막은 모양이었다.

 나는 여학생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여학생의 바로 옆에 털썩 앉았다.

 그래도 어른의 체면을 지키고 싶기도 한 나는 한쪽 다리는 무릎을 구부리고 한 쪽은 편 채로 팔을 무릎위에 얹는, 꽤나 멋을 부리는 자세로 앉았다.

 

 “ 어차피 간다고 해도 입구 안 비켜 줄 거잖아. ”

 

 “ 강경하게 나온다면 비켜 줄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

 

 “ 그럼 비켜. ”

 

 “ 이미 늦었어, 아저씨. ”

 

 “ 쳇... ”

 

 여학생의 단호한 말에 나는 혀를 찼다.

 혀를 차는 한편으로는 왜 이 여학생이 이런 곳에 와 있는 것인지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장소는 보통 학생들이 쉽게 드나들 장소는 아닐 텐데 말이지.

 

 “ 그리고 이대로 내가 비켜버린다면 아저씨, 내일 자살할 생각이잖아? 아니지, 오늘이려나? ”

 

 “ ... 애초에 왜 말리는 건데... 내가 자살하든 말든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말이지. ”

 

 “ 내가 잠시라도 만난 사람이 자살을 한다는데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

 

 뭔 소리를 하냐는 듯 여학생은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나는 여학생의 말에 꽤나 놀랐지만 놀라지 않은 척을 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자살을 하든 말든 상관없어 보이던 인상이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이런 모습은 조금은 귀엽게 보인다.

 

 “ 근데... 내 말에 부정을 안 하는 걸 보면 지금 나간 후에 나중에 다시 자살할 생각이었나 보네? ”

 

 “ 뭐, 당연하지. 한 번 정한 일은 꼭 해내는 것이 좋잖아? ”

 

 “ 자살을 당연하다는 듯 말하지 말라고, 망할 아저씨. ”

 

 피식 웃는 여학생.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말이었지만 여학생에게는 내가 한 말이 개그로 들렸나보다.

 차라리 개그로 들린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개그가 아니라면 내가 한 말은 꼭 이상한 말로 들려 버리지 않은가.

 무언가 이 여학생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자, 기분이 좋아졌다.

 뭐, 전혀 시선을 마주하지 않고 말하는 중이었지만 말이다.

 여학생 쪽을 바라보자, 담배 연기를 힘껏 뱉어내고 있는 상태였다.

 

 “ 후우, 아저씨 이름은? ”

 

 “ ... 류 민... ”

 

 “ 헤에... 민 아저씨구나. ”

 

 여학생은 갑자기 킥킥 웃기 시작했다.

 왠지 내 이름을 비웃는 느낌이 들어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 나는 똑같이 이름을 물어보기로 했다.

 

 “ 뭘 웃고 있냐... 그러는 넌 이름이 뭔데...? ”

 

 “ 응...? 알려주기 싫은데. ”

 

 “ 하아... 그래, 말하지 마라. ”

 

 이제는 이런 제멋대로인 패턴에 질리기 까지 한다.

 내가 이 여학생에 대해 궁금한 건 몇 가지 있었지만 물어볼 때 다 이런 대답이 되돌아 올 것이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져온다.

 

 “ 근데 내 이름은 왜 물어본 건데? ”

 

 “ 아저씨, 자살하고 싶다며. ”

 

 “ 그래, 그런데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

 

 “ 아저씨가 자살하면 나라도 아저씨를 기억해주기 위해서. ”

 

 “ 뭐...? ”

 

 갑작스런 여학생의 말에 나는 놀란 나머지 말이 막혀버렸다.

 

 ‘ 기억해 주겠다... 라니... ’

 

 자살을 하는 내 스스로에게 약속한 몇 가지 것들.

 그 것 중 한 개는 내 자살에 다른 사람들은 관련되지 않게 하자...였다.

 그런 이유로 많은 인연들을 잘라내고 여기까지 왔을 터... 인데.

 내가 죽은 후, 자신을 기억해주겠다는 여학생을 바라보자,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에게 충격적인 말을 하고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인가.

 나는 피식 웃었다.

 

 “ 네 말... 엄청 모순된다고. 너랑 만났던 사람이 자살하는 것은 신경 쓰인다면서 내 이름을 기억하겠다는 거야? ”

 

 “ 내가 신경 쓰이는 거랑은 다른 거니까. 아무도 기억 못한 채로 혼자 죽어 버리면 외롭잖아? 그러니까 내가 기억해줄게. 아니면, 자살할 마음이 없는 거야? ”

 

 “ 아니, 절대로 자살할거다. 무조건. ”

 

 “ 아까부터 꼭 자살할거란 말을 입에 달고 사네. ”

 

 완전히 여학생에게 놀려먹기 용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내가 외로울까봐 나의 이름을 기억해 주겠다니.

 정말이지, 이 여학생은 오지랖이 넓은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겠다.

 완전히 말괄량이 같았다.

 성격도 파악하지 못하고, 행동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말괄량이 말이다.

 

 내가 그 말괄량이를 보았을 때, 말괄량이는 생각에 잠긴 눈치였다.

 이윽고, 말괄량이는 생각을 끝낸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좋아, 아저씨. 그렇게 자살을 입에 달만큼 하고 싶으면 내기라도 할래? ”

 

 “ 뭐? ”

 

 이번엔 또 얼마나 앞뒤 안 맞는 말이 꺼낼까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여학생의 말이 무엇보다도 기대된 것은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말괄량이 같은 모습에 무엇보다도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밝은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아저씨가 취할 행동은 간단해, 내가 보는 눈앞에서 언제든지 뛰어 내릴 것. ”

 

 “ ... 무슨 소리야? ”

 

 “ 내가 취할 행동은 아저씨에게 매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나 이래봬도 많은 이야기를 알거든. ”

 

 “ 아니... 아니, 잠깐만. 갑자기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건데? ”

 

 “ 기간은 7일. 물론, 오늘도 포함해서야. 정확히는 오늘부터...지만. ”

 

 “ 내 이야기 좀 들으라고... ”

 

 “ 아저씨가 내기에서 이기는 방법은 뛰어 내리는 것. 그리고 내가 내기에서 이기는 방법은 1주간 아저씨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

 

 나는 여학생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 걸음 양보해서 내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갑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이유를 도저히 파악할 수 없었다.

 1주일간 내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이유라도 내가 언제 자살할지 조차 모르면서 어떻게...

 그리고 내가 내기에서 이기는 방법이 뛰어 내리는 것이라니... 뭔가 너무 허무해버리지 않은가!?

 

 “ 아니, 기다려봐. 왜 이야기를 하려는 건데? ”

 

 “ 음... 그거야... 아저씨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 ”

 

 “ 곧 자살할 사람에게? ”

 

 “ 곧 자살할 사람이니까. 남의 신세한탄 정도는 들어주고 가라고~. ”

 

 “ 이야기란 게 신세한탄이었냐. ”

 

 말도 안 되는 이유에 두통이 오기 시작한다.

 괜한 기대를 걸었던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했다.

 뭐 내가 두통이 오든 후회를 하던 간에 내 눈앞의 말괄량이는 밝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 뭐 어찌되었건 내기하자고, 아저씨. ”

 

 “ 하아... 그래 일단 다 제쳐두고... 내기의 상품은 뭔데? 참고로 네가 말 한대로라면 나는 내가 죽어야만 내기에서 이긴 게 된다만. ”

 

 “ 음... 아저씨의 상품은... 그래, 내가 아저씨의 자살직전까지 어울려 주는 게 상품이야. ”

 

 “ 그건 그거대로 무섭거든... 그게 뭐가 상품이냐... ”

 

 “ 외롭지 않게 갈 수 있잖아. 고맙게 여기라고. ”

 

 “ 예이~ 예이... ”

 

 대충대충 알아듣는 척을 하니, 여학생은 웃으면서 내 쪽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내가 원하는 상품은, 1주간 아저씨가 내 이야기를 다 듣게 되면 나의 부탁을 들어줘. ”

 

 “ 뭐야, 그거 엄청난 언밸런스잖아... ”

 

 “ 그래서? 할 거지? ”

 

 완전히 제멋대로인 내기에다 제멋대로인 요구.

 보통의 나였다면 싫증을 내면서 무시했을 법한 것이었지만... 어차피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거, 며칠 정도는 이 여학생의 요구에 놀아주기로 결정했다.

 뭐 말은 번지르르하게 해도 그냥 어쩔 수 없이 들어주었다.

 이 여학생 앞에서 그냥 떨어지면 간단하게 내기든 요구든 무시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 말괄량이 앞에서 떨어지자니 정말이지, 무책임한 어른 같지 않은가.

 

 “ 어차피 거절하면 집도 못 가게 할 거잖아... ”

 

 “ 물론이지. ”

 

 그러니 제대로 어울려주기로 결정해 버렸다.

 1주일, 다시 말해 7일간의 말도 안 되는 내기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최악의 만남 2016 / 8 / 21 334 0 5535   
3 최악의 만남 2016 / 8 / 9 331 0 6086   
2 최악의 만남 (2) 2016 / 7 / 29 418 0 5488   
1 최악의 만남 2016 / 7 / 27 611 0 540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