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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귀한 여자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7.1

본격 여주 여왕되는 이야기.
환생물, 당찬 여주. 스윗 남주. 힐링, 성장물.
(주의 : 흐름상 남주가 살짝쿵 늦게 등장.)

엄마에게 버림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살해당한 뒤 환생해서도 여러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여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자 만나게 된 여러 인연을 통해 점점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됨.(남주, 충성스러운 시녀 등등.)


(제 멜주소와 트윗 주소 입니다..ㅎㅅㅎ
pang_0315@naver.com / @aSweet_world )
*트위터에는 업뎃 소식이 올라온답니다 ㅎㅎ

 
02.
작성일 : 17-07-01 22:42     조회 : 119     추천 : 3     분량 : 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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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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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상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난 어떤 어두운 공간으로 하염없이 떨어져 내리다가 정신을 잃었었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또다시 어두컴컴한 어떤 공간 안에 있었다.

 

  처음에는 아직도 떨어져 내리고 있는 중인가 싶어 끔찍한 기분이 들었으나 곧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내 몸을 묶어놓기라도 한 것 마냥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힘겹게 움직여 손을 휘저어 보니 느껴지는 감촉은 분명 물이었다. 내가 눈을 감고 있어서 주변이 어두워 보인 건지, 아니면 그냥 어두운 공간 속에 있는 건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틀림없이 따뜻한 물속에 들어가 있었다.

 

  물속에서 멀쩡하게 숨을 쉬며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신기했지만 그 신기함도 잠시였고 곧 엄청나게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정신은 아주 말짱하고 또렷한데 비해 주변은 시종일관 깜깜했고 몸은 왜 이렇게 무거운지 손만 조금 허우적거릴 수 있었을 뿐 그 외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지옥의 실체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 난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으니 비록 살해를 당했다 하더라도 지옥에 올 수도 있는 거지....... 라고도 생각했다가 그 생각이 살해당했을 때를 또 떠올리게 해 미칠 것 같은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다.

 

  분노에 한참을 씩씩거리다가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다시 생각했다. 나 때문인가? 아니면 날 낳은 엄마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아비라고 부르기도 끔찍한 그 늙은 영감 때문인가? 아니면 날 배신한 그 년 놈 때문에.......?

 

  그렇게 잘해주고 모든 걸 줬는데 어떻게 날 배신할 수가 있지? 어떻게 날 그렇게 끔찍하게 죽일 수가 있지?

 

  애초에 엄마는 날 왜 낳았지? 낳았으면서, 내가 필요했으면서 왜 사랑해 주지 않은 거야?

 

  유령이었을 때는 충격에 미처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지금까지 살았던 삶을 계속해서 곱씹었다.

 

  그래, 결국 나를 정말로 사랑해 주었던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던 거야.

 

  도대체 왜? 정말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걸까? 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엄마 때문인가? 아니면 중학교 때 같이 놀았던 불량배들 때문에?

 

  생각이 끊임없이 돌고 돌았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지옥 같은 상념이 잠시 멈췄을 때, 여전히 어두컴컴한 주변 때문에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 건지 새삼 깨달았다.

 

  미친 듯이 답답한 기분이 들어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손 뿐 만이 아니라 다리가 움직여지는 것이다!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 진 것 같기도 했다.

 

  엄청난 기쁨에 다리를 앞으로 쭉 뻗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무언가가 발에 닿았다. 발로 이리저리 더듬어 본 결과 알게 된 그것은 미끈미끈하고 따뜻한 벽이었다.

 

  순간 어떤 불길한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도 한 번 들었던 불길한 생각은 머리를 떠나지를 않아서, 가만히 밖을 향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그 생각은 확신이 되어갔다.

 

  내가 있는 공간은 결코 물만 고여 있는 어둡고 조용한 공간이 아니었다. 내가 이곳을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건 오히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그랬던 것이었다. 아니면 귀가 발달하지 않았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말이다.

 

  어쨌든 내가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점점 더 많은 소리가 들려왔다.

 

  물이 세차게 흐르는 소리, 규칙적으로 쿵쿵 울리는 소리, 물방울이 뽀록뽀록 터지는 소리 등 수많은 소리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그 소리를 뚫고 사람의 목소리 같은 것이 웅웅 거리며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 언어를 쓰는 건지,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곧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고 가만히 때를 기다렸다.

 

  시간은 정말 정말 더디게 흘렀고 내가 답답해서 거의 돌아버릴 것 같을 쯤에야 때가 왔다는 것을 느꼈다. 온 몸이 미끈미끈한 막 안에 가득 찰 정도로 커졌을 때 나는 힘차게 발돋움을 했다.

 

  머리에 닿는 부분이 점점 열리고 내 머리가 조금씩 입구를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숨이 막히고 온몸이 끊어질 것 같이 힘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견뎌내자 내 눈은 빛을 볼 수 있었다. 세상이 떠나가라 울음을 터뜨린 건 굴욕적이었지만 숨도 잘 안 쉬어지고 너무 힘들어서 정말이지 그렇게 울 수밖에 없었다.

 

 

 *

 

 

  “공주님 일어나세요!”

 

  “.......”

 

  “공주님!”

 

  “아씨! 내가 아침에 건들지 말랬잖아!!!”

 

  “하지만 오늘은 제국에서 사절단이 오는 날이란 말이에요!”

 

  한참 실랑이 끝에 결국 짜증을 팍팍 내며 일어났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아침잠이 많고 아침에 저절로 예민해지는 건 전생이랑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다.

 

  아침 햇살이 얼굴에 닿으니 새삼스럽게 옛날 생각이 나 기분이 가라앉는다. 문득문득 드는 전생에 대한 기억은 다시 태어난 지 이십년이 흘렀음에도 내 기분을 저조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렇게 쉽게 기분이 저조해지는 데에는 다시 태어난 생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지만 상황은 데자뷰가 느껴질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도 한 몫 했다.

 

 또 사생아로 태어나다니! 게다가 또 똥 묻은 다이아몬드 수저!

 

 밀려오는 분노에 주먹으로 애꿎은 욕조의 물을 철썩 소리 나게 내리쳤다.

 

 사생아라도 알고 보니 대기업 총수의 딸이었다거나, 왕의 딸이었다. 라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사생아여도 좋으니 제발 그런 사람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하겠지만, 모르는 소리. 사생아는 어디에서나 사생아일 뿐이다. 그 꼬리표는 인간적인 노력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벽이었다.

 

  물론 난 전생에서는 인간적인 노력을 넘어서는 노력을 했고, 그래서 극복했었다.

 

  그러나 그래서 맞은 결과는?

 

  똑같이 비참했다. 아니, 오히려 아비가 누구인지 모른 채 그대로 살았더라면 더 행복한 결말을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남편과 친구에게 살해당하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씻고 나가니 메리가 드레스를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것도 뭔가 부족하고, 아 이것도 뭔가.......”

 

  숏컷으로 바짝 자른 머리를 탈탈 털며 방으로 들어가니 메리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와 드레스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어차피 몇 벌 있지도 않는데 뭘 그렇게 고민이야? 오른쪽 걸로 해.”

 

  “공주님. 말 나온 김에 드리는 말이지만, 예산으로 새 드레스 좀 사면 안 되나요?”

 

  “응. 안 돼. 딱 봐도 멀쩡한데 뭘 새로 사? 어차피 예쁘게 차려입고 가봤자 눈총이나 받으니까 그냥 눈에 안 띄게 무던한 게 최고야.”

 

  내 대답에 메리가 보란 듯이 큰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제국에서 오시는데 귀하신 분의 눈에 들어서 공주님이 좋은 데로 시집가셨으면 좋겠어요.”

 

  “쓸 데 없는 소리하지 마 메리. 결혼 같은 건 할 생각 전혀 없으니까. 정략결혼으로 팔려가도 어떻게든 파혼당해서 혼자 살 거니까 나한테 그 얘기는 더 꺼내지마.”

 

  “네에.......”

 

  메리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다가와 화장대 앞에 앉은 내 뒤에 서서 머리를 마저 말리는 것을 도왔다. 내가 화장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메리가 말했다.

 

  “봐도 봐도 신기하네요. 어쩜 그렇게 화장을 잘하세요? 궁에 들어오기 전에 배우기라도 하신 거예요? 원래는 제가 해드려야 되는 건데.......”

 

  눈썹을 마저 그리고 붓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내가 잘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못하는 거야.”

 

  메리의 입술이 득달같이 부루퉁하게 나왔다.

 

  “아닌데요.......”

 

  코르셋을 생략하고 파니에만 주워 입은 채로 목까지 오는 무던한 드레스를 걸쳤다. 그것 때문에 또 한바탕 메리와 실랑이를 했지만, 허리의 곡선을 바짝 강조하거나 가슴골을 보이게 해서 여성성을 어필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으므로 끝까지 내 의견을 관철시켰다.

 

  짧은 머리로 트집잡혀 예의가 없다는 둥 남자 같다는 둥의 쓸 데 없이 시비 거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으므로 적당한 길이의 어두운 갈색머리가발을 쓰고 준비를 마쳤다.

 

  메리와 함께 한참을 걸어 사절단을 맞이할 때 쓰는 메인 게이트에 도착했다. 하인들이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준비가 거의 끝난 모양이었다.

 

  왕족들의 자리 구석지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섰다. 내가 일찍 온 편이었는지 대부분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정말 화려하네요. 왜 제국에선 5년마다 꼬박꼬박 사절단을 보내는 걸까요? 더 엘더른에 비하면 메이븐은 코딱지만 한 왕국인데요.”

 

  메리가 주위를 구경하며 조용히 물었다.

 

  “....... 메이븐은 희한한 동네야.”

 

  “네?”

 

  왕족들은 전부 머리를 빻았는지 하나같이 멍청하지만.

 

  “아랫사람들이 똑똑하단 말이야.”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말이 끝나자마자 제2공주 아리아드네가 치렁치렁한 붉은머리를 휘날리며 터질 듯한 가슴을 한껏 드러내고 도도하게 걸어오는 게 보였다.

 

  여전히 내말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메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마디를 덧붙였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유명한 편이야. 수도만 해도 학생들이 하도 몰려서 아카데미가 세 개나 있잖아. 가려서 뽑아도 그 정도니 수재들이 수없이 배출될 수밖에 없겠지. 제국은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는 거야.”

 

  “그렇군요.”

 

  메리가 손바닥을 탁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족들과 고위 귀족들이 다 모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팔소리가 들리며 사절단이 입성했다.

 

  “세상에....... 공주님 저것 좀 보세요! 사절단이 들어오고 있어요! 저건 제국의 깃발이네요! 정말 대단해요!”

 

  메리의 말대로 휘황찬란한 행렬이었다. 그리고 가장 선두에서 백마에 올라타 있는 남자는 그 휘황찬란함의 절정이었다. 햇빛에 반사되어 부서지는 부드러운 금발과 초록빛 눈동자는 순백의 제복을 입은 병사들 사이에서도 단연 도드라졌다.

 

  항간에 떠도는 제국의 2황자가 엄청난 미남이라는 소문은 확실히 거짓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프란시스코 라코우스키 닮았네.”

 

  좀 더 지적인 이미지의 프란시스코 라코우스키.

 

  “네? 방금 무슨 말씀 하셨어요?”

 

  정신없이 사절단을 구경하고 있던 메리가 물었다.

 

  “아니야.”

 

  조용히 대답하며 사절단 일행이 왕실 일행과 인사치례를 하는 것을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며 가만히 지켜보다 적당한 때에 퇴장하여 내 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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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seohee 17-09-15 19:39
 
꿈에 그리던 백마 탄 왕자님 등장!
그런데 우리의 여주는 별 감동이 없는듯! 좀 더 왕자님을 구경하다 돌아갈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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