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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11시11분 <파란장미>
작가 : 물달
작품등록일 : 2017.6.17

고백한번 못해본 사랑을 찾아 해매는 수혁. 유명한 마술사이지만 주로 하는 공연은 작은 도시들을 다니며 공연시작 전  광장에서 바람잡이를 한다. 수혁이는 말한다 “뮤지컬을 보러 와서 나를 만날수도 있고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아직 찾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episode ] ....8
작성일 : 17-07-01 18:26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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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이익'

 홀에서 들어오는 작은 불에 의존하던 수혁이는 문이 닫히자 어두워진 공연장 안에 가만히 서있었다.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길래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불은 켜놓지 어두운데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부터 들었다.  밤 눈이 어두워 늦은 저녁에는 걷는 걸 무서워 하던 모습이 떠올라 더욱 걱정되었다.

 "저기 도연씨. 도연씨 있어요?"

 조금이나마 동공은 어둠에 적응하고 흐릿하게 사물의 윤곽만 보여지고 있는데 수혁이는 마음이 급한지 무대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도연이를 찾았다.

 "아!"

 외 마디 비명은 수혁이의 예상과 다르게 수혁이 입에서 나왔다.

 익숙하지 않는 공연장이라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 턱에 부딪친 수혁이는 그 자리에 앉아 다친 발을 확인하려는데 낯선 손이 먼저 수혁이의 발을 잡았다.

 "괜찮으세요?"

 작은 목소리였지만 걱정이 담긴 목소리에 수혁이는 보이지도 않는 미소를 지은 뒤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았다.

 "네. 도연씨 맞죠? 도연씨랑 말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영이 맞지? 너무 보고 싶었어]

 수혁이는 마음에서 터지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다듬고 다듬어 도연이에게 말을 걸었다.

 "네. 말씀하세요"

 "저번에는 죄송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으로 착각을 해서.."

 [아영아 미안 너 인걸 늦게 알아봐서 미안해 ]

 "아니예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에서라도 너를 찾아서 정말 다행이야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 왜 말도 없이 떠났는지 .. 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

 " 이만 가볼께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너를 바라볼께. 사랑한다. 이말 꼭 해주고 싶었어]

 수혁이의 인사에 도연이는 점점 멀어졌다. 어느덧 익숙해진 어둠에 수혁이는 도연이를 쳐다보고있었지만 도연이는 아직도 잘 안 보이는지 의자를 집어가며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는 문에 한줄기의 빛이 들어오고 도연이의 모습은 사라졌다.

 나가버린 도연이를 생각하던 수혁이는 마음 놓고 웃었다. 어둠에 익숙하지 않던 도연이가 깜깜한 공연장에서 뭘 할까? 설마 아닌가 잠시 의심하던 모습을 날렸다. 수혁이는 도연이의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있을 만큼 어둠에 익숙해진 반면 도연이는 나가는 순간까지 의자를 집어가며 걸어 나갔다. 어둠에 익숙한게 아니라 공연장에 익숙한 거였다. 

  가끔은 보이지 않는 게 더 진실 될 수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로 진실을 마주 할 수 있었고 눈물이라고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작은 물방울이 수혁이 손등에 앉았다는 걸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보고만 있었다면 도연이도 억지로 숨기려 했을꺼고 알아 차릴 수 없을 테지만 어둠에 숨어서 나타나던 도연이의 모습에 수혁이는 작은 소리로 알아 챌 수 있었다.

 확신할 수 있는게 단 하나만 있더라도 그거 하나만 믿고 다가가기로 했다.

 어떻게 되든 좋다. 끝이 있을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 충실하기로 했다. 10년 전 다가오던 아영이를 바라만 보던 모습을 버리고 다가가기로 했다. 10년전 아영이가 그랬던 것처럼 ....

 그동안 숨느라 고생했어. 이젠 내가 너에게 다가갈게

 

 **

 

 

 수혁이는 도서관 이 문닫는 시간이 한참이 지난 시간까지 캠퍼스를 헤매다가 정류장으로 향했다. 학교 정문은 입구부터 시작해서 지하철 역까지 아직 꺼지지 않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겠지만 후문은 그에 비하면 시골처럼 조용했고 반짝이는 정문과 달리 가로등 하나만 노오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수혁이는 그 가로등을 피해 어둠에 숨어 생각에 빠져있었다.

 요즘은 하루 하루가 고민이었다. 부모님 뜻대로 사업을 물려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마술사의 꿈을 가져야 하는지....

 경영학과만 나오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겠다던 부모님의 말씀은 경영학과를 들어오니 더 완강히 반대하고 계셨다. 그렇다고 마술사를 포기할 생각은 아니었기에  집에 가도 날마다 의견대립이 커져만 가서 차라리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말도 안 되는 사춘기를 23살이나 되어서야 겪고 있던 수혁이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둠에 취해 생각이 깊어 갈 때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여자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건너편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아영이와 진아가 보였다.

 가로등 한가운데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두 사람은 그곳이 밝은 만큼 어두운 곳에 있는 수혁이를 못 봤는지 재잘 거리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만으로도 알아 볼만큼 아영이의 얼굴에 보인 웃음에 수혁이는 미소 짓고 있었다.

 여태 무슨 걱정을 한 건지 날릴 만큼 티끌 없이 깨끗한 웃음에 수혁이의 고민도 깨끗이 지우고 있었다.

 처음 몇 주는 계속 봤는데 호태와 진아 사이가 소원해진만큼 수혁이도 따로 아영이를 보지는 못했기에 며칠 만에 보는 아영이 모습을 좀 더 담아 두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영이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한쪽 귀퉁이 어두운 부분에서 바바리 코트를 입고 옷깃을 여민모습이 전형적인 바바리 맨이라는 걸 알아보도록 입은 남자가 불쑥 나왔다.

 “꺅~” 

 바바리 맨을 먼저 본 진아는 악을 지르고 아영이는 진아가 바라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바라봤다.

 바바리맨은 두 사람이 봐 주는게 좋은지 음침하게 웃으며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지나야 서지나? 뛸 수 있지? 빨리 뛰어서 정문으로가 !”

 "너..너는?"

 “나는 너보다 빠르잖아. 내가 조금 늦게 출발할게. 하나. 둘. 셋 뛰어 ”

 아영이는 진아의 대답이 나오기 전에 카운터를 셌고 진아도 뛰어라는 소리가 끝나기 전에 정문을 향해 뛰어갔다. 바바리맨은 뛰어간 진아를 쫓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걸 감사히 여기는지 아영이 앞에 서서는 팔을 놓았고 손에만 의지하며 입고 있던 옷이 풀어 헤쳐지자 아영이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뒤를 돌아 뛰려고 했지만 무서움에 발이 떨어 지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리를 써도 답은 안 나오고 인터넷에 수없이 올라오는 헤드라인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동안 움직이지 않는 다리에 힘을 주고 있는데 주위가 생각보다 조용하자 아영이는 손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아영이 눈에 보이는 건 바바리 맨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수혁이었다.

 ‘선...배...“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진아랑 같이 악을 지르면 되지 혼자서 뭘 할 수 있다고 겁도 없이!”

  많이 놀란 아영이의 목소리는 살포시 갈라졌지만 수혁이는 그것 보다도 무모하게 혼자 남은 아영이에게 화나있었다.

 “진아는 예쁘니깐 챙겨줘야죠. 저는 보시다시피 얼굴이 무기라 걱정 안 해도 되고요”

 “저녁에는 얼굴 안보여서 사람들이 무기인지 몰라 !”

 “헐.. 선배가 그렇게 말하니깐 좀 서운한데요. 우선 진아한테 연락 먼저 해볼께요”

 아영이는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진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오늘은 부모님 집에서 잔다는 진아의 말을 들으며 몇 번이고 괜찮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선배. 그런데 어떻게 된거예요?"

 "빨리도 물어본다. 내 얼굴 보더니 가더라."

 바바리맨은 차마 달려오는 수혁이 얼굴에 살기가 묻어 있어서 라고는 말도 못하고 반대 방향으로 줄행랑 쳤다.

 “선배 오늘은 고마웠어요, 버스 타러 오신거죠? 선배 집 반대 방향이잖아요. 빨리 건너가세요. 그쪽이 버스가 먼저 와요”

 “안 무서워?”

 “괜찮아요 저를 뭘로 보고 그렇게 섭한 말씀을. 제가 얼굴 잘 보이도록 전등아래 있으면 아무도 안 오겠죠”

 말투는 한없이 당당하게 보였지만 손가락 끝에 떨림을 수혁이는 보았다. 몇 번 보지 못했지만 수혁이가 아는 사람 중 성격파악이 가장 쉬운 사람은 아영이었다. 퍼주는 건 뭐가 그리 좋은지 그렇게 주면서 자기는 의지 할 줄도 모르고 부탁할 줄도 몰랐다. 

 오늘만 보더라도 충분히 데려다 달라고 말할 수 있는데 뭐가 그리 힘든지 떨리는 손가락과 다리를 무시하고는 괜찮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나도 오늘 여기서 버스탈꺼야”

 자존심인지 아니면 다른 벽이 있는 건지 쉽게 먼저 허물생각이 없는 수혁이는 수혁이 나름대로의 배려를 보여주었다. 

 “어디가세요.”

 “알아서 뭐하게”

 수혁이는 도로만 쳐다보고 있었다. 떨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아주고 싶었기에 최대한 시선을 멀리 두고 있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는 일들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하기에 거리를 유지 하고 있었고 이게 아영이와의 사이에는 가장 좋은 일이라 여겼다. 다음에 정리가 된 후 고백하면 되기에 그때까지는 시간을 두고 싶었다. 

 “수혁선배 있자나요.. 좀 있으면 진아랑 호태 선배 한 달 되가는 거 아시죠?”

 아영이는 수혁이를 보던 눈을 돌려  별 들이조차 조용하게 빛나는 먼 하늘만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벌써 그렇게 됐네.”

 “그런데 지나랑 호태선배 헤어질꺼에요.”

 “장담하는거야?”

 “장담하죠. 어쩌다 보니 눈치만 빨라서..하하"

 둘 사이를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었지만 호태와 진아는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일주일간은 매일 만나더니 그 뒤로는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지금은 전화도 만나는 일도 줄어 들고 있었다.  호태도 진아를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지만 몇 번 만나면 자기를 좋아할 거라는 진아 생각과는 다르게 그 상태가 유지 중이였고 진아도 첫눈에 반했다고 말하는 거에 비해 무뚝뚝한 호태에게 질린 건지 갈수록 관심은 줄어들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니깐 뭐”

 “그럼 선배 우리도 볼 이유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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