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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보통이 아닌 연애
작가 : 꿀크리스마스
작품등록일 : 2017.6.16

준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그것도 6살이나 어린, 갓 대학을 졸업한, 아주 예쁜, 우리 회사 신입사원과.

개자식, 3년 간 사랑이 이거야?

소임은 이를 바득 갈았다.
이별을 고했던 건 소임이었지만,
헤어진 지 이제 한 달 남짓 지난 시기에 새로운 애인을 사귀는 건
임준답지 않았으니까.

“오해하고 있잖아. 어떻게 나를 그렇게 몰라.”
왠지 모를 슬픈 눈으로 자꾸만 소임의 주위를 맴도는 준과

“저한테 고백한 거 아니예요? 나는 우리가 오늘부터 1일인 줄 알았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들이대는 카페 알바생 진기까지.

소임과 준, 그리고 진기가 그려내는
보통인 듯 보통이 아닌 연애 이야기.

 
14 이해와 오해의 너무 잔혹한 차이 (1)
작성일 : 17-06-30 23:02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6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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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이해와 오해의 너무 잔혹한 차이 (1)

 

 

  번잡한 출근길, 소임은 버스를 타고 있다.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바쁘게 오가는 출근길의 버스에서 가까스로 자리를 잡고 앉아 창밖을 보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듣고 있자면, 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된다. 노래의 볼륨을 높이면 높일수록 현실과의 괴리감은 깊어지고, 지금 타고 있는 버스가 출근길의 버스인지 퇴근길의 버스인지, 그도 아니면 여행길의 버스인지 잠시 잠깐 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소임은 그런 기분을 좋아했다.

  <이해와 오해의 너무 잔혹한 차이

  너와 나, 우리는, 매우 경솔한 사이>

  소임은 가수 10cm의 ‘talk’라는 노래를 특히 좋아했다. 발매된 지 몇 년이 지난 노래였지만, 그 재치 있는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이해와 오해는 한 글자 차이라고 하기에도 많은, 모음 하나 차이의 단어인데도 그 의미의 차이는 정말 어마무시하단 말이지.’

  노래 가사말에 빠져있던 소임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캬, 참 괜찮은 가사로구만, 하고. 그리고 잠깐 창밖에 시선을 던진 소임은 불현 듯, 이번 정거장이 목적지라는 것을 알았다. 급하게 버스 하차벨을 누르고 나서야 정거장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소임은 자연스럽게 헐리앗 카페로 들어갔다.

  “굿모닝.”

  “네, 굿모닝.”

  소임의 입장을 바라보며 진기는 반갑게, 그리고 제법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고, 소임 역시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오늘은 출근이 조금 늦네요. 바로 가야겠네.”

  “아, 버스가 좀 정체해서.”

  “점심시간에도 와요, 오늘은 내가 카페라떼 타줄게요.”

  “카페라떼는 좀 텁텁해서 싫은데…… 그냥, 아메리카노로 줘요.”

  “소임씨 올곧은 취향,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오늘 점심은 카페라떼로. 텁텁하기는, 카페라떼가 얼마나 부드러운 커피인데요, 나처럼.”

  마지막 ‘나처럼’이라고 말하며 진기는 부드럽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을 찌릿, 하게 만드는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소임은 또,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아무튼, 점심에 올 거죠?”

  “응, 올게요.”

  “어, 그거 좋은데.”

  “뭐가요?”

  “네, 올게요. 가 아니라 응, 올게요. 하는 거요.”

  소임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주저했고, 진기는 잠시만 기다려요, 하면서 커피를 제조하기 위해 뒤돌아섰다. 뭐야, 정말. 그런 간지러운 말을 어쩜 저렇게 잘하는 거지. 이게 세대차이인가, 싶은 소임이었다.

  옅은 진동이 주머니 속에서 느껴졌다. 소임은 커피를 기다리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진동의 진원지를 살폈다.

  [야, 그 연하남 물었다면서? 박소혜한테 다 들었어. 차소임 능력 좋네. 가르친 보람이 있어.]

  소라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지난 밤, 소혜가 물어볼 것이 있어서 소임에게 전화를 걸었고 용건이 끝난 소혜는 안부 인사 겸 잘 지내냐, 요즘 뭐하고 지내냐, 그 연하남은 어떻게 되었냐, 가볍게 물었다. 그리고 소임은 묻길래 대답을 했었다. 그러니까, 그 연하남이랑 데이트를 했었다고.

  그리고 그 소식은 빠르게 퍼져 소라에게서 아침부터 낯부끄러운 카톡을 받아야했던 소임이었다.

  [말 좀 곱게 써라. 물었다는 뭐냐?]

  [와, 벌써부터 남친 감싸고 돌기?]

  그런 답장과 함께 소라는 음흉한 표정을 짓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소임은 그 이모티콘이 너무 음흉스러운 것 같아 답장을 하지 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다시 쑤셔넣었다.

  “하여튼 강소라, 음흉하긴. 이모티콘도 꼭 지 같은 걸 보내.”

  “소라가 누군데요?”

  혼잣말을 하고 있던 소임에게 진기가 제조가 완료된 연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건넸다.

  “앗, 깜짝이야. 아, 제 친구예요. 이상한 애.”

  “소임씨 친구들도 보고싶네요. 소임씨처럼 다들 귀여워요?”

  “에에? 진짜 아침부터 너무 힘든데요?”

  “점심에 못 보면 내가 힘들 것 같으니까, 꼭 와요.”

  진기는 그렇게 말하며 손님의 주문을 받기 위해 다시 뒤돌아갔다. 그리고 소임은 그런 진기의, 다정하고도 그, 뭐, 뭐랄까, 귀엽다고 할까. 그런 행동들이 싫지 않았다.

 

 

 *

 

 

  “야, 고개 숙여. 이유희 또 이리로 온다.”

  사내 식당 안, 숟가락으로 국을 퍼 입으로 집어넣으려던 도희가 거북이처럼 잔뜩 목을 움츠리더니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소임 역시 밥을 가득 담은 숟가락에 콩나물 무침을 올려 입안 한 가득 밀어넣다가, 고개를 확 숙여버렸다.

  “앗! 차대리님, 최주임님이다. 우리 여기 앉아요!”

  “아이씨, 바.”

  도희의 입에서 굵직한 욕설이 뱉어졌다. 아무리 어떻게든 숨으려고 한다고 한들, 사내 식당은 오픈이 되었어도 너무 오픈이 되어 있는 공간이었고, 목을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몸이 가려질 만한 행동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떻게든 이 둘과 섞여 밥을 먹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찾아대는 유희였기 때문에 그들은 들킬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차대리님, 여기 앉아도 되죠?”

  매일 점심시간마다 하는 말을 마치 처음인 듯 잘도 물어보는 유희였다. 내가 언제 거절한 적이 있다고 왜 매번 물어보는 거야, 소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비즈니스적인 웃음을 흘리며 그러라고 했다. 소임은 억지로 웃기라도 했지만, 도희는 대답도 하지 않고 여전히 유희를 노려보고 있었다. 유희 식판에 놓여진 콩나물 무침이 불에 볶아질 듯한 눈빛이었다.

  유희가 도희의 옆에 앉고, 그 주위로 박대리, 신주임, 그리고 남녀 직원들이 줄지어 앉았다. 도희는 이것마저도 재수가 없었다. 이유희가 뭐라고 직원들이 다다다 달라붙어서 무리지어 다니느냐 이 말이다. 이건 뭐 임준, 이유희 부대라고, 뭐라고.

  그렇게 생각하던 도희는 뭔가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준이 없었던 것이다.

  “유희씨 짝꿍 임대리는 어디가고 오늘은 혼자야?”

  “아, 임대리님은 외근 나가셨어요. 식사까지 하고 들어오신대요.”

  하며, 도희를 향해 어깨를 들쑥날쑥하며 뭐랄까, 승리의 미소를 짓는 유희였다. 유희씨 짝꿍이라니, 하물며 다른 사람도 아닌 콕 집어 자신한테 준의 행방을 묻는 것까지. 물론 도희가 사용한 ‘짝꿍’이란 말은 유희를 비꼬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쓰이지 않았다.

  “아이고, 이제 임준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유희씨한테 물어보면 되는 거야?”

  박대리가 깐죽거리며 장난을 쳤다. 그런 박대리를 도희는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쳐다봤고, 박대리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소임은 언제나처럼 고개를 처박고 저작 운동에만 집중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 나는 그저 밥이 맛있다, 라는 생각으로 머리 속을 감싸는 소임이었다.

  “네! 이제 저한테 다 물어보시면 돼요, 임대리님 일은요.”

  “오호, 유희씨 점점 대담해지네. 둘 사이에 진짜 무슨 진전이라도 있었던 거야?”

  신주임이 발칙한 표정을 지으며 유희의 어깨를 쳤다.

  “히힛, 비밀이에요.”

  유희는 부끄러운 듯 해보이지만, 어서 빨리 그 비밀을 당장이라도 캐내달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도희는 왠지 모르게 소임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었다. 물론 소임은 눈치채지 못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 나는 그저 밥이 맛있다, 라고 되뇌이면서 콩나물 무침만 와그작 와그작 어금니가 바스라지도록 씹는 중이었으니까.

  “뭐야, 진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신주임은 그런 유희의 떡밥을 놓치지 않고 앙, 물어버렸다.

  “으음, 글쎄요?”

  “뭔데, 말해봐, 유희씨.”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아이, 부끄러운데.”

  “임준이 유희씨 마음 드디어 받아준 거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끄덕끄덕.”

  “헐! 그럼 진짜 둘이 사귀는 거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 응?’

  “네, 저희 진지하게 만나보기로 했어요.”

  “오, 축하해, 유희씨!”

  “뭐?”

  “뭐?”

  그러니까, 신주임은 유희의 바람대로 그 비밀이라고 하는 것을 캐내기 위해 애를 썼고, 유희는 어설프게나마 튕기는 듯 하지만 술술 다 불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던 소임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은 생각에 뭐? 라는 단발마의 비명을 질렀고,

  도희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에 무슨 개 같은 말을 하는 거냐는 뜻의 뭐? 라는 추임새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도희에게 쏠렸다. 소임이야, 준의 전 여자친구로써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 싶었다. 그런데 도희는 왜 소임보다 더 울그락불그락한 표정인 건지. 도희의 표정은 분명 내 친구를 모욕하지마! 라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왜요, 최주임님?”

  “진짜, 임준이랑 사귄다고?”

  “네, 뭐 잘못 된 거라도……?”

  도희는 어느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옆자리에 앉아있는 유희를 노려보며 물었다.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 같은 표정이었다. 반면, 유희는 아주 얄미운 자신만만한 얼굴로 도희를 올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내가 이겼으니까, 넌 꺼져, 라는 표정이랄까. 도희는 화를 참으며 숨을 씩씩 내뱉었다. 그러더니 돌연 식판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그런데 정말 당황스러운 것은 누구보다도 소임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야, 임준이랑 이유희는 그때 회식 자리에서부터 사귀었던 거 아니었어……?’

 

 

 *

 

 

  도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회사 건물을 빠져나갔다. 소임은 도희의 뒤를 따랐다. 일단 유희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 남아 있는 것보다는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식당을 빠져나왔고, 도희의 행동에 대한 의문과 또 꼭 도희에게 물어봐야만 하는 것이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그러니까 그게 뭐냐면,

  소임은 분명 준과 유희가 사귀기 시작한 시점이 그날 회식자리에서부터라고 알고 있었다. 회식에서 준은 러브샷을 한 뒤 유희와 1일을 하겠다고 했고, 술김이 아니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다음날 출근을 해서도 지난 회식에서의 일이 실수였다거나, 장난이었다거나 하며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물론, 도희 역시 준의 어제 일이 실수였다거나, 장난이었다거나 말했다고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준과 유희가 사귀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거나, 같이 화를 내주거나, 같이 유희를 째려보거나 했다.

  ‘진짜, 임준이랑 사귄다고?’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방금 전 도희가 뱉은 말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사귄다고? 물으면서 당황해하는 도희의 태도는 지금껏 준과 유희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소임에게는 두 사람이 사귀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고, 같이 화를 내고, 같이 질투를 하고……

  아니, 왜?

  소임은 도희가 지금껏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없었다. 도대체, 친구인 도희가 왜 그랬겠냐는 거다.

  “저 년은 왜 맨날 차대리님, 여기 앉아도 되죠, 야? 나는 보이지도 않는다니? 입사동기 주제에 너는 대리고 나는 주임이라고 무시하는 거야, 뭐야?”

  “도희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게 아니면 뭔데? 너는 대리고 나는 주임이라고 무시하는 거잖아, 저게 지금!”

  “도희야…… 서운하다. 너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한 거야? 우리는 입사동기인데 나는 대리, 너는 주임, 그래서 사람들이 너랑 나를 차별하고 무시한다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랑 지금까지 어떻게 친구로 지냈어……? 그래서 그런 거야, 거짓말도?”

  소임은 서운한 마음에 식당에서부터 지금까지 머릿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생각을 도희에게 죄다 쏟아버리고 말았다. 도희가 지금껏 그런 자격지심까지 갖은 채로 자신과 친구로 지냈다는 생각에 소임은 정말, 가슴 깊이 서운함이 몰려왔다. 극심한 서운함에 눈물이 핑돌았다.

  하지만 도희의 표정은 냉정하고 차가웠다.

  “친구? ……친구는 무슨 친구. 비즈니스에 친구가 어딨어.”

  “야, 최도희!”

  “풉, 너랑 같이 다닌 이유? 임준이 너랑 있어야만 말을 걸었으니까.”

  소임은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데, 그냥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은데,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또 호기심이라는게 그렇지가 않았다.

  “무슨 말이야?”

  “미안한데, 차소임. 똑똑히 들어. 내가 먼저였어. 너보다, 내가 먼저였다고, 임준을 좋아한 건.”

  제발, 도희가 그만하기를, 마음 속으로밖에 외칠 수 없는 소임이었다.

  “그런데 네가 꼴랑 사귀어버렸잖아, 그것도 3년씩이나. 얼굴도 보통, 몸매도 보통, 성격도 보통에, 전부 다 보통. 보통이 아닌 건 이름 밖에 없는 너 같은 게 어디가 좋다고.”

  제발, 제발……

  “이제야 헤어졌구나 싶었는데, 네가 미련을 버리지를 못하더라고. 그래서 거짓말 좀 했어. 임준이랑 이유희랑 사귄다고. 사실 그때 회식 자리에서 네가 나가버리고 임준이 바로 해명하고 사과했어. 술이 너무 취해서 말이 헛 나왔다고. 근데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고 거짓말이라도 해야 네가 좀 포기할 것 같았거든.”

  “야, 최도희……”

  “너보다 내가 먼저였는데, 이유희보다 내가 더 먼저였는데. 그럼 이제 내 차례인 거잖아. 근데 왜 이유희야? 왜 이유희냐고!”

  도희의 눈빛에는 광기가 서렸다. 그 눈빛에, 도희의 말에 소임은 좀처럼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모든 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는데, 다 장난이었다고 도희가 웃으면서 팔짱을 껴주기를 바랐는데, 도희는 쉴 틈 없이 모든 비밀들을 털어놓고야 말았다. 그리고 급기야는 아직도 분노가 가라앉지를 않는지 소임을 향해 소리치며 화를 내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게 소임의 잘못이라는 듯.

  “그건……”

  소임이 입을 떼었다.

  “그건, 임준한테, 직접, 물어봐.”

  “뭐? 하, 이젠 너까지 나를 무시해?”

  “아니. 무시가 아니야. 동정해. 동정한다, 너를.”

  “뭐?”

  “너, 진짜…… 엉망이구나.”

  소임은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도, 닦을 수도 없었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 누구보다 의지하고 마음을 주었던 사람의 배신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큰 상처였다. 소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의식하지도 못하는 채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도희를 바라보고 있었고, 도희는 곧 그런 소임을 외면한 채 먼저 회사 건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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