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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15. 그림자를 좇다. <1>
작성일 : 17-06-30 16:03     조회 : 705     추천 : 9     분량 : 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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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림자를 좇다.

 

 

  다음날 정수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수속을 하고는 7인실로 병실을 잡았다. 하루 동안 응급실에 있던 정수는 일반병실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꾀병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지만 응급을 요하는 환자들을 곁에서 본다는 것이 곤혹 그 자체였다. 교통사고로 팔다리가 부러진 사람, 자해로 피범벅이 된 사람, 배에 칼이 찔려서 들어온 사람, 죽음이 임박한 사람 등 응급실은 천태만상의 군상들로 넘쳐났다. 정수는 일반병실에 입원하고는 정밀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정밀검사를 하고자 입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병원으로 찾아오는 강동경찰서 동료들과 광역수사대 수사관들의 눈속임을 하려면 이틀간 정밀검사라도 받아야했다.

 

  사흘 후 정밀검사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가끔 위통을 앓고 있던 정수는 난데없는 위암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그것도 위암 3기였다. 주치의는 오진일 수도 있으니까 다른 병원에서 다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종용한다. 정수는 위암이라는 말에 머리를 쇠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암은 가족력(家族歷)으로 나타나지만 정수의 아버지가 위암으로 세상을 떴다는 것을 정수는 잊어먹고 살았었다. 세브란스병원이 오진할 일도 없겠지만 다른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다시 받아보라는 담당의사가 하는 말은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

 

  ‘젠장! 무슨 위암이래. 내가 지금 병원에 있을 신세야?’ 정수는 위암이라는 진단에도 마냥 병원에 머무를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그만큼 정수에게는 위암도 우스웠다. 위암 3기라는 말을 간과했다.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다시 받아보는 것도 나리를 만난 뒤의 일이었다. 가족들이 안다면 난리가 났을 테지만 정수가 병원에 입원한 것마저 가족들은 모르고 있었다. 살인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아내에게 전화를 건 것이 전부였지만, 사건이 생기면 외박이 다반사였던 남편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입원한 지 나흘째 되던 날, 정수는 병원을 나섰다. 공식적으로는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는 상태로 담당의사와 담당 간호사만 아는 비밀리에 조용히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빠져 나왔다. 정수는 서류상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해두고 그림자를 좇기 위해서 스스로 그림자를 자청했다. 휴직을 한 상태여서 허리에는 수갑도 권총도 없었다. 무장을 하지 않은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나리를 찾아 나선 것이었다. 이제 자신을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아무것도 없었다. 위험한줄 알면서도 맨몸으로 찾아 나선 것이다.

 

  정수가 제일 먼저 행동으로 옮긴 것은 서울과 수도권의 KT센터를 방문하여 나리의 신원(身元)으로 개통된 집 전화번호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서울과 수도권의 케이블방송을 신청한 것이 없는 지 조사했다. 지역이 광범위해서 조사를 하는데도 여러 날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8월말이 되어도 어디에서도 나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자신의 신분을 꼭꼭 숨기더라도 분명 케이블방송은 시청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명의로 사용한 흔적은 없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흔적도 없었고, 홈쇼핑을 비롯한 공항, 철도 등 어디에도 이용한 흔적이 없었다. 지체 3급의 복지카드를 가지고 있는 나리는 공항과 철도를 이용할 경우 할인을 받기위하여 복지카드를 창구에 제출할 것이지만 어디에도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나리를 도와주고 있는 걸까? 누구의 명의로 케이블방송을 신청했을까?’ 정수는 2년 전에 알았던 나리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인적사항을 똑 같은 방법으로 대조해 나갔다.

 

  9월로 접어들자 더위는 한풀 꺾이는 듯했다. 정수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광역수사대에서도 더는 수사에 진척이 없었다. CCTV 어디에서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었고, 인터넷으로 칼을 주문한 PC방에서도 나리의 흔적은 없었다. 오로지 강호일이 피살된 날 대리기사로 잠시 모습을 나타낸 것이 전부였다. 세 번째 피살자를 끝으로 사건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언론에서는 경찰의 초기수사 미흡을 꼬투리 잡아서 무능한 수사력이라고 연일 떠들고 있었다. 경찰청장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은둔하는 것처럼 숨어 다닐 때였다. 그럴 때 반대로 나리는 정수를 향하여 움직였다.

 

  나리는 세 번째 살인 후, 한 달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매일 저녁에 찾아오는 강철을 제외하면 집을 방문하는 사람도 없었다. 온종일 집 안에만 틀어박혀서 꼼짝을 않던 나리는 네 번째 살인을 위하여 준비하고 있었다. 타깃을 아랑으로 정한 그녀는 아랑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수소문했다. 아랑은 코르셋을 오픈할 때 마담으로 채용한 여장남자였다. 게이 출신의 아랑은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트랜스젠더처럼 살았다. 비정규직으로 IT회사에서 근무하던 아랑은 계약기간이 끝나자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그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보수로 가게 일을 봐주던 아랑에게 먼저 손을 잡아준 사람이 나리였다. 코르셋을 오픈하면서 아랑을 마담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직장이 잡히는 동안 먹고 살라고 한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자신을 채용한 사장을 밀어내고 동업자를 바지사장으로 앉히고는 자신이 사장인양 전권을 행사했다. 바지사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만 가게에 나올 뿐 가게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그것을 아는 아랑은 교묘하게 그를 이용했다.

 

  나리는 아랑을 잊을 수가 없었다. ‘감히 네가?’ 하는 식의 감정은 살인을 준비하면서 그 대상에 아랑의 이름을 네 번째에 적을 만큼 적대적이었다. 아랑은 코르셋의 마담으로 있다가 나리의 후임이었던 종화와도 서로 틀어져서 다른 가게에서 일한다는 것을 수소문하여 알게 되었다. 그 수소문하는 중에 그녀는 자신을 노출시키고 만다. 나리는 태연하게 오이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란아!”

  “어머! 나리언니?”

  “그래. 요즘 어떻게 지내니?”

  “전 아직 헤라에 있어요. 언니는?”

  “아직 살아있지...”

  “연락이 안 되어서 많이 걱정했어요. 건강하시죠?”

  “건강? 건강이 대순가? 못 죽어서 살지”

  “이번 주 일요일에 우리 한번 봐요. 일요일은 쉬니까...”

 

  이란은 나리가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줄 알고도 시치미를 떼며 그녀를 만나자고 한다. 이란에게는 용의자란 게 아무 의미 없었다. 오랫동안 못 본 언니를 한번 보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나리는 다른 생각이었다.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오로지 타깃의 근황과 소제지가 궁금했다.

 

  “그래? 그럼 토요일에 내가 전화할게. 그건 그렇고, 혹시 아랑이 요즘 뭐하는 줄 아니?”

  “아랑이는 고백에서 일해요.”

  “그래? 코르셋 그만두고 고백에 간 거야?”

  “안 친해서 잘 몰라요. 고백에서 일한다는 소문만 들었어요.”

  “알겠다. 토요일에 전화할게”

  “꼭 하세요. 기다릴게요.”

 

  나리는 원하는 말만 듣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화 중에 전화가 끊기자 이란은 다시 전화를 걸려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부러 끊은 거잖아. 뭐지?’ 이란은 다시 걸려던 것을 멈추고는 저장된 주소록을 하나씩 넘겨나갔다. 그리고는 하나의 번호를 꾹 눌렀다.

 

  “송정숩니다.”

  “오빠! 저예요. 이란이”

  “아네. 어쩐 일입니까?”

  “할 말이 있어서”

  “얘기 하세요.”

  “이걸 해야 할지...”

  “무슨 일입니까? 혹시 나리 씨랑 연락이 되었습니까?”

  “네.”

  “전화가 온 건가요? 언제요?”

  “방금이요. 일요일에 보자고 했는데, 아마 다시 전화를 안 할 것 같아요.”

  “뭐라고 해요?”

  “아랑이 근황을 물어보던데요.”

  “그래요? 나리 씨 핸드폰 번호 나한테 문자로 보내줘요.”

  “네. 설마 나리언니가 범인은 아니겠죠?”

  “아직 확실치는 않아요. 그래도 내가 만나야 해요. 아님, 살인자의 누명을 쓸 수 있으니까”

  “네. 바로 보내드릴게요.”

 

  정수는 이란이 보내준 번호를 저장했다. 며칠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뒤져도 나리의 계정은 모두 휴면 상태였다. 도저히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뜻밖의 곳에서 수확을 얻은 것이다. 정수는 즉시 핸드폰 번호를 조회했다. 그러나 그 번호를 김대식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핸드폰의 명의는 박강철이었다. ‘박강철이라, 이 남자는 누구지?’ 핸드폰의 주인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면 만나야 했다. 그러나 박강철을 만나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이 나리를 만나는 것이었다. 빙 둘러 가느니 그녀와 바로 대면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자 정수는 나리에게 먼저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

  “잘 지내시죠? 건강은 어때요? 송정수입니다. 방금 이란 씨로부터 전화번호를 받았어요. 6개월 전부터 수소문했는데, 연락이 안 되더군요.”

 

  정수는 이번 살인사건으로 찾는다는 뉘앙스를 없애고 6개월 전부터 당신을 찾았다는 식의 짧은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답장이 오도록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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