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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 Ⅲ} 그들의 포커스 ... 8
작성일 : 17-06-30 09:56     조회 : 293     추천 : 3     분량 : 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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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쩍번쩍 광을 낸 검은색 세단이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이우의 걸음이 괜히 느려진 사이 운전사가 뛰어나와 뒷좌석 문을 열고 섰다. 기사의 웃는 얼굴을 슬쩍 살핀 이우는 주춤거리며 차에 올랐다.

 차가 출발하자 이우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만지작거렸다. 수호에게 전화를 해보는 게 나을지 망설이다가 기웅을 떠올렸다.

 수호가 가슴 총상으로 입원했던 병원에서 처음 만난 기웅은 장난기가 많고 잘 웃는 사람이었다.

 큰 키에 멀쩡한 허우대로 건들거리며 걷고 건들거리며 말했다. 무채색의 단조로운 의상을 즐겨 입는 수호와는 다르게 해골이 번쩍거리는 메탈장식을 두르고 해괴한 일러스트가 프린트된 스컬룩을 자주 입었다.

 그렇지만 불량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웃을 때 선해지는 눈매가 인상 좋게 느껴졌다. 워낙 잘 웃는 사람이라 같이 있을 때면 덩달아 많이 웃게 되었다.

 나흘간 매일 수호의 병실에 들러 한참씩 머물다 돌아갔다. 수호와 얼굴만 맞대면 티격태격 말씨름을 했지만 너무 친해서 그런다는 게 빤히 보였다.

 친형제처럼 느껴질 정도로 죽이 잘 맞는 두 사람이었다.

 지난번 선암교 공사현장에서 수호의 옆에 있던 기웅을 떠올리니 이우는 새삼 고마운 기분이 들었다.

 위험한 현장에서 서로에게 목숨을 의지하는 동료. 기웅이라면 수호에게 이런 이벤트를 할 수도 있을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서프라이즈 제대로 한 번 해볼까.

 이우는 슬금슬금 웃음을 물며 메시지를 보냈다.

 ― 형 바빠요?

 

 욕실에서 나서던 수호는 핸드폰 소리를 쫓아 부리나케 침대로 갔다. 머리카락에서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히죽거렸다.

 ― 숙소에서 잠깐 쉬는 중. 이제 또 나가야 돼.

 ― 현이우 : 일은 아직 멀었나 봐요?

 ― 그러게. 사실은 어제 다 잡은 걸 놓쳤어.

 수호는 답을 보내면서 인상을 썼다. 잡았으면 지금쯤 이우랑 놀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솟구쳤다.

 ― 현이우 : 형 보려면 아직 멀었나 보네요. ㅠㅠ

 눈물 이모티콘에 수호의 인상이 더 구겨졌다.

 “그새 또 문자질이냐?”

 방 안을 들여다보던 기웅이 나가며 말을 얹었다.

 “커피 마셔! 얼음 다 녹는다.”

 ― 금방 갈게. 진짜로. 당장 잡아서 올라갈게.

 ― 현이우 : 알았어요. 다치지 않게 항상 조심하고요.^^

 수호는 이를 꽉 물었다. 그놈의 포커스. 한 번 더 눈에 걸리면 그땐 차로 들이받아서라도 안 놓치리라 다짐하며 방을 나섰다.

 

 

 호텔 리조트 안으로 차를 몰던 기웅은 핸드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수호를 힐끗 쳐다보았다.

 수호는 핸드폰을 쥐고 앉아 이우와의 지난 대화를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있었다.

 기웅은 조용히 핸들 방향을 돌렸다.

 

 “너 저기 좀 갔다 와.”

 수호가 핸드폰에 박았던 얼굴을 세웠다. 차 밖을 어리둥절하게 훑어보았다.

 어둑한 골프장 주변은 조용했다.

 “여기 뭔데?”

 기웅의 턱짓을 따라 수호가 시선을 돌렸다. 조명이 다 내려가 컴컴한 클럽하우스 건물을 멀뚱하게 내다보았다.

 “저기는 왜?”

 “형이 뭐 좀 맡겼어. 가서 찾아와.”

 “골프장에 뭘 맡겨? 언제 나 몰래 골프 치러 왔었냐?”

 “그걸 이제 알았냐? 맨 날 쳤다 새꺄. 빨랑 가서 좀 찾아와.”

 기웅의 짜증에 어리둥절하던 수호는 덩달아 짜증스럽게 대거리했다.

 “지금 시간에 문 닫았어. 내일 나오면서 찾아.”

 “기다리라고 했어! 아 급해 새꺄!”

 소리가 버럭 질러지자 수호는 이를 앙다물었다. 출장 온 뒤로 이우 타령만 하며 심술을 좀 부렸기로서니, 이젠 별 심부름을 다 시킨다 싶어 자존심이 상했다.

 “아 진짜, 너무하네. 맡긴 사람이 찾아오시든가.”

 ​“빨리 못 내리냐?”

 수호는 부아를 누르며 대꾸했다.

 ​“뭔데. 뭐 찾아오면 되는데.”

 “가서 내 이름 대면 알어. 말 그만 시키고 내려 빨리!”

 수호는 이를 꽉 깨물며 차에서 내렸다.

 짜증을 누르며 빠르게 걷던 수호는 엉겁결에 자세를 낮췄다. 멀찍이 보이는 사람의 형체를 눈을 좁히며 훑었다.

 흰색 상의를 입은 사람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직원인가 싶어 몸을 바로 세우며 빠르게 다가갔다. 직원이 갑자기 팔을 번쩍 들어 흔들었다.

 수호의 걸음이 문득 멈춰졌다.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던 이우는 우뚝 멈춰선 수호를 향해 걸음을 뗐다. 수호는 머릿속이 텅 비워진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뛰듯이 걸어온 이우가 목에 매달렸다. 이우의 향기를 느끼고서야 입이 헤벌어진 수호는 안긴 몸을 꽉 마주 안았다.

 “아, 와, 와, 뭐, 와.”

 “놀랐죠?”

 말문이 막힌 수호는 부둥켜안은 몸을 좌우로 흔들어대며 바보 같은 웃음만 흘리고 있었다.

 

 “영화를 찍어라 그냥.”

 기웅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두 사람에게 잠시 시선을 두고 있다가는 차를 출발시키며 전화를 걸었다.

 “네, 저예요.”

 기웅은 천천히 핸들을 돌렸다.

 “다 보셨어요? 네. 특별한 건 없고요? 네. 아, 혹시 보안경비시스템 같은 거 있던가요?”

 기웅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확실히 위험을 모른다.

 기웅은 길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이어폰을 끼웠다. 이어지는 말을 들으며 허공을 보던 기웅의 손가락이 핸들을 톡톡 두드려댔다.

 흔한 경비시스템 하나 없다. 위험에 처한 걸 모른다. 부유한 가정. 반듯한 성장 기간. 맑은 인상. 수호의 눈썰미.

 어둠이 없다. 아쉬울 것도 없다. 연관성이 안 보인다.

 그럼 뭘까. 노바디가 원하는 것. 백만 달러 이상의 어떤 것.

 메시지는, 덫일까.

 “눈 몇 개 달죠. 외벽이랑 직결되는 위치. 침입 가능한 위치 전부요. 네. 노출 특히 신경 써주세요. 전문가 눈으로도 몰라봐야 돼요. 내일 정오까지는 괜찮으니까 시간 충분히 가지고 작업하세요. 네. 아, 아우팅… 아웃팅은…….”

 기웅은 클럽하우스 쪽을 돌아보며 이마를 긁적였다.

 “아뇨, 그러지 마시고 제 방으로 넣어주세요. 제 자료실 앱으로 서브 따주시고요. 네. 다른 서브 일체 차단입니다. 인폼팀도 접촉 불가예요. 네. 네 고마워요.”

 끊어진 전화기를 잠시 보던 기웅은 골프장 쪽을 괜스레 째려보았다.

 “팔자에도 없는 짓을 다 해보게 생겼네.”

 중얼거리며 밖을 내다보던 얼굴에 피식 웃음이 떴다.

 

  “형 어떻게 된 거야?”

 수호가 핸드폰에 대고 소곤거렸다. 전화 너머로 기웅의 웃음이 흥, 흘렀다.

 -그러는 넌 어떻게 된 거냐. 맡긴 거 찾아오랬더니 왜 안 나타나?-

 수호는 벤치에 앉아있는 이우를 돌아보며 헤벌쭉 웃었다.

 -왜, 심부름 갔다가 길고양이라도 주웠냐?-

 기웅의 이죽거리는 말투에도 수호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이우를 보아서인지 기웅에게 고마워서인지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웃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으이구, 지금 니 얼굴 안 봐도 비디오다. 입 또 파리 들어가게 벌렸지.-

 “거처 노출 어쩌려고 이우 불렀어?”

 벙실거리며 속닥거린 수호는 이우를 다시 슬쩍 돌아보았다.

 -여기가 거처냐? 사랑의 도피처지. 여기 거처 아닌 거 그새 까먹었어? 쓸데없는 걱정 말고 찐하게 놀 궁리나 하셔. 필드 문 열렸으니까 바람 쐬고 올라와. 필드 야경 이쁘더라.-

 “아 그래?”

 -고양이 짐 룸에 올려놨다고 전해주고.-

 수호는 전화에 대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형은 오늘 다람쥐랑 자러 간다. 샘나지?-

 “어? 응?”

 얼떨떨하던 수호는 달아오르는 얼굴로 짜증을 부렸다.

 “아 됐어! 같이 놀다 자면 되지, 왜 사람 이상한 놈 만들어?”

 -야, 내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상사병 커플 사이에 끼여 자겠냐? 형 씻고 쉬다 나갈 거니까 한참 놀다 들어와.-

 “아 진짜 됐”

 전화가 끊어졌다. 수호는 이를 앙다물고 핸드폰을 째려보았다. 이내 기가 막힌 헛웃음을 흘리며 이우를 돌아보았다.

 이우는 어느새 일어서서 바다 멀리로 시선을 두고 있었다.

 

 “형 다친 줄 알고 저 진짜 깜짝 놀랐다니까요.”

 수호는 습관처럼 주변을 훑으며 이우의 목소리에 귀를 세우고 있었다.

 “하여간 그 형이 좀 엉뚱해.”

 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웃코스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다가 중간에 걸음을 세웠다. 발아래 출렁이는 바닷물을 내려다보다가 먼 바다로 시선을 올렸다.

 한여름 밤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후덥지근했지만 이마의 땀을 식히기엔 충분했다.

 “근데 좋은 사람인 거 같아요.”

 말을 이은 이우가 다시 걷기 시작하자 수호는 걸음을 나란히 맞췄다. 주변을 괜히 둘러보고는 슬쩍 손을 잡았다.

 이우는 잡힌 손을 슬쩍 쳐다보고 말을 이었다.

 “좋은 분이죠? 기웅이 형.”

 “나한테는 진짜 잘해주지. 최고로.”

 수호가 이우의 귓가에 손을 세웠다. 귀에 입술을 바짝 붙이고 소곤거렸다.

 “너무 잘해줘서 남들이 오해해. 기웅이 형이랑 나.”

 이우가 웃음을 물고 말했다.

 “듣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귀엣말을 해요?”

 수호는 새는 웃음을 참았다. 그놈의 귀엣말 나도 한번 해 보자.

 닿을 듯 입술을 간지럽히던 귓가의 솜털 감촉. 수호의 입에 실없는 웃음이 흘렀다. 가슴이 둥실거리며 들떴다.

 먼 바다를 내다보는 이우를 따라 수호도 바다에 시선을 고정했다. 별이 하나둘씩 빛을 내기 시작하는 시각이었다.

 드문드문 서 있는 은근한 가로등 빛. 바람에 실려 오는 바다 냄새, 출렁이는 파도들이 입을 맞추고 부서지는 소리, 바람의 간지럼에 흔들리며 부스스 웃어대는 수풀.

 손안에 쥐고 있는 가느다란 손의 감촉, 체온. 바닷바람과 함께 떠다니는 이우의 향기. 이우와 손을 잡고 나란히 바라보는 바다.

 수호의 마음이 벅차올랐다. 이런 꿈같은 순간을 선물해준 기웅이 문득 너무 고마웠다.

 갑자기 주책없는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방 비워줘 봐야 쓸데도 없는데 그런 오버액션은 왜 하는 걸까.

 오늘의 이 원수를 무슨 수로 갚나 싶은 생각에 한숨까지 실어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찰나 수호의 몸이 저절로 낮춰졌다.

 급한 움직임에 이우도 덩달아 주저앉았다.

 수호는 서늘해진 눈초리로 먼 전방의 형체를 주시했다. 필드 끝 창고 건물 주변을 가만히 노려보다가 이우를 돌아보았다.

 “왜요?”

 이우가 소곤거렸다. 수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유도 모르고 심장이 벙벙 뛰었다.

 수호는 입고 있던 진청색 셔츠를 급하게 벗었다. 벗어든 옷으로 이우의 흰 상의를 덮어 가리며 소곤거렸다.

 “일단 나가자. 빨리.”

 수호는 이우를 앞세우며 허리를 낮췄다. 이우는 덩달아 몸을 낮추며 어깨에 둘린 셔츠 깃을 움켜쥔 채 걸음을 서둘렀다.

 

  “삼 팀입니다. 추정자 발견. 힐튼 골프장 아웃코스 동쪽 끝 해성고 인접.”

 수호는 셔츠 단추를 채우며 무전을 넣었다.

 인이어가 조용했다. 시계를 확인했다. 9시 50분. 짜증이 치밀었다. 하필 무전 오프 타임.

 바로 기웅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자꾸 전화질이냐.-

 “추정자 발견. 아웃코스 해성고 인접 창고.”

 -어?-

 “형 지금 룸이야?”

 -아니 차 안이야. 김 실장 호출하고 바로 갈게. 밟기만 해.-

 “응. 무전도 열라고 해."

 수호는 통화를 끊으며 이우에게 다가갔다. 이우는 불안한 눈길로 나온 길 쪽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시선이 맞자 수호가 씩 웃어보였다.

 “먼저 올라가 있어. 형 저 나쁜 놈 잡고 집에 같이 가면 되겠다.”

 이우는 입술을 씹으며 키를 받아들었다.

 “올라가서 좀 쉬고 있어. 일층에 스낵바 있으니까 배고프면 먼저 뭐 먹고. 응?”

 “형 그냥.”

 이우는 눈치를 살피며 말을 이었다.

 “그냥 내가 도와줄까요? 그래도 되는데.”

 “뭐? 돕,”

 수호는 급한 마음을 누르며 달래듯 말을 이었다.

 “이게 지금, 니가 도와주고 자시고 할 일이 아니에요. 기웅 형도 금방 올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올라가 있어. 응?”

 이우는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맞췄다.

 “시간 없어. 빨리, 응?”

 이우는 마지못해 걸음을 돌렸다. 이우를 쳐다보던 수호가 속닥거리듯 소리쳤다.

 “빨리 갈게! 무조건 객실에만 있기! 알았지?”

 필드 쪽으로 뛰어가는 수호를 물끄러미 보고 서 있던 이우는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수호와 통화를 끊자마자 차를 출발시킨 기웅은 전화를 이어 걸었다.

 -나도 밥 좀 먹자, 첫 끼다 첫 끼 새끼들아.-

 “포커스 추정자 떴습니다. 힐튼 컨트리클럽 아웃코스. 김 대리 추정입니다.”

 -뭐? 진짜야?-

 “무전 열고 김 대리 위치 맵부터 바로 확인하세요. 다른 팀 호출하시고 작업팀 요청.”

 -어 그래, 확인.-

 김 실장의 신바람 난 목소리를 뒤로하고 기웅은 전방을 응시했다. 아웃코스 주변 숲길로 질러 들어가며 해성고 쪽으로 속력을 높였다.

 문득 한숨을 피식 내쉬었다. 쫄랑이, 기껏 애인 데려다 손에 쥐여줬더니.

 필드 뒤쪽 울타리의 터진 틈을 발견한 기웅은 급하게 차를 세우고 내려섰다.

 비좁은 숲길에서 증발했던 포커스의 동선이었음을 짐작하며 필드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삼백 미터 전방으로 보이는 단층 창고를 주시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수호는 아웃코스를 뜀박질로 가로질렀다. 먼 시야에 창고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다리를 늦췄다.

 조금 전 보았던 형체는 나갔다 돌아온 사이 사라지고 없었다. 숨을 고르며 어둠을 골라 조용히 전진했다.

 창고가 시야에 선명해지던 중 다급하게 어둠 위로 엎드렸다. 고개만 가만히 들어 형체를 주시했다.

 큰 키, 호리호리, 다부진 어깨, 흐르는 듯한 걸음걸이. 기웅이었다.

 수호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다가가며 주변으로 시선을 둘렀다. 다시 기웅을 돌아본 순간 다급한 고함이 절로 터졌다.

 “형!”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도 잠시 서 있던 이우는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뗐다. 층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망설여졌다.

 문이 닫히기 시작하자 허겁지겁 문을 붙들며 다시 내려섰다.

 빠르게 엘리베이터 홀을 벗어나 건물 입구를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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