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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상처입은 짐승(2)
작성일 : 17-06-29 22:27     조회 : 247     추천 : 1     분량 : 6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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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입은 짐승(2)

 

 

 

 "지금, 뭐라고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

 

 페리샤가 변덕이 심해서 상대를 곧 바꿀 줄 알았더니, 예상이 빗나갔다. 나설 것인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라리마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저건 참기 힘들었다.

 

 "페리샤, 그 말은 그 분께 실례로구나."

 

 "헤일린."

 

 "넌 아름답지만 그게 그 분의 신부가 될 수 있을 거란 이야기는 아니야. 라리마보다 뭐가 잘났다고 그러니? 그의 격이 떨어질까 두렵구나."

 

 페리샤는 뱀같은 눈빛으로 헤일린을 바라보았다. 라리마는 헤일린이 저를 도와주는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다. 둘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적의를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였던 탓에, 페리샤는 그녀가 주제도 모르고 건방진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신부 수업 받을 가치도 없어서 약혼도 못한 주제에. 왜? 내가 그렇게 부러워?"

 

 "아니. 팔려가는 신세가 부러울 리가 있니? 제발 늙은이의 부인이 아니길 바랄게."

 

 "너!"

 

 헤일린은 제 뺨을 내리치려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드리안이 아까워. 헤일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 약혼을 한 이유는 이 곳에 더 자리잡기 위함이었다. 공작가에 필적하는 페리헬 백작 가는 그의 선택을 받았을 뿐. 라리마는 물론이고 페리샤도 그의 격에 걸맞는 여인은 아니었다. 페리샤는 제 분에 못 이겨 씩씩거리다가, 그들을 벗어나려했다.

 

 "페리샤, 연장자에 대한 대우는 해줬으면 좋겠구나. 난 너보다 한 살이 더 많단다. 이이상 무례하게 굴면, 신부 수업 전에 예절 교육을 다시 받게 해줄게."

 

 "너야말로 내게 무례하지 않는 게 좋을 걸. 넌 여기 있으면 좋은 꼴 못 볼 거야."

 

 "남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면 나중에 피눈물 흘리는 법이야. 서로 평화롭게 지내자꾸나."

 

 그녀는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페리샤가 하녀와 함께 사라질 때까지, 그들은 침묵했다. 라리마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라리마가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가까이 손을 내밀자, 그녀가 말했다.

 

 "라리마, 페리샤의 말은 신경쓰지 마렴."

 

 "네, 언니. 고맙습니다."

 

 "고마워할 필요없어. 그냥 내가 마음대로 나선 것 뿐이야. 네게 실례가 되지 않았다면 좋겠구나."

 

 라리마는 다정한 그녀의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제뉴어리와 같이 있는 걸 본 뒤로 그녀에게 대면대면하게 대했는데, 그녀는 그걸 떠나서 저를 도와줬다. 헤일린은 제 방으로 향했다. 우는 소리가 들렸다. 좋겠구나, 넌 울 수 있어서. 난 울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는데. 하지만 라리마를 도운 것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분명 후회는 하지 않았을텐데."

 

 아주 조금 후회가 되는 건, 그녀가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바깥 분위기로 그렇고 해서 외출을 삼가고 있었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이건 페리샤의 짓일지도 모르겠군."

 

 그녀는 냉정하게 판단했다. 은밀한 기척이 느껴졌다. 무엇이 목적일까? 그녀는 셀리와 함께 걸으면서도 생각했다.

 

 '널 지하에 감금시키고 싶어. 그러면 나만 바라봐야할 테니까.'

 

 인기가 많아지면서 섬뜩한 편지도 오기 시작했다. 물론 보낸 이는 알 수 없었다. 헤일린이 사교활동을 급격히 줄인 것도 이런 이유였다. 혼혈에 대한 모순적인 부분은 바로 '소유욕'이었다. 일종의 수집품처럼, 갖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혼혈인 소녀가 노인의 양녀로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제뉴어리를 챙겨줄 생각으로 사교활동을 조금 한거니 굳이 더 할 필요도 없었다.

 

 "아가씨, 무슨 일이죠?"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음을 확인한 셀리가 물었다. 납치가 목적인가? 살인이 목적인가? 셀리만은 다치지 말아야했다. 어떡하지? 헤일린은 싸움 같은 거 못 했다. 유학할 때에도 검술이나 격투 같은 건 배우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녀는 제 몸은 둘째치고 셀리의 안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셀리도 싸움은 못 했으니까.

 

 "셀리, 경비단에 가서 내가 위험하다고 전해줘. 살해 혹은 납치를 당할 것 같다고."

 

 "아가씨!"

 

 "쉿, 큰 소리 내지마."

 

 그녀는 주머니 속의 총을 꺼냈다. 셀리는 벌벌 떠는 손으로 그녀를 붙잡았다.

 

 "안 됩니다, 아가씨. 위험합니다. 차라리 제가 죽을게요. 아가씨가 피하세요, 네?"

 

 "그건 안 되겠는걸. 네가 죽는다해도 나에 대한 위협은 여전히 건재해. 목적은 나일테니까. 그러니까 그건 기각."

 

 냉정한 말이었다. 이런 때의 헤일린은 셀리도 못 막았다. 헤일린은 긴장하고 있는 셀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네가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내 운명이 달라져. 이왕이면 제국군으로 불러와줄래? 전문 암살자같으니까."

 

 "네, 네. 버티셔야 합니다."

 

 "그래. 그러도록 노력할게."

 

 셀리가 이를 악물고 뛰었다. 저쪽도 제국군이 돌아다니는 이상 소란피우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무기는 총이 아니라 검일 것이었다. 애초에 왕국은 총에 대해서는 기술이 부족했다. 검술을 좀 배워둘 걸 그랬다. 헤일린은 후회했다. 곧 그럴 틈도 없어졌다. 헤일린은 이 주변을 돌면서 암살자의 공격을 피할 생각이었다. 싸움은 자신 없었지만, 마력은 자신 있었다. 헤일린은 마력을 둘러 몸을 방어했다. 그녀의 등으로 칼이 꽂힐 뻔했으나 간발의 차로 살았다. 칼은 튕겨져나갔다. 석궁에서 쏜 화살이 그녀의 팔을 스쳐지나갔다. 연이어 단검이 그녀의 치마를 살짝 찢었다. 적은 3명 이상인 것 같았다. 적들도 아주 조금은 마력을 쓸 수 있는 모양이었다. 적들의 위치 따위 그녀가 알 수 있을리 없었다. 그녀는 사냥감에 불과했다. 마력을 쓸 수 있는 이는 1명 정도 일 거다. 왕국은 마력에 대해서는 확실히 약했다. 그나마도 너무 미약해 마력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도 아니었다. 저 암살자 중 한 명은 마력을 무기에 활용하는 연습을 한 것 같았다.

 

 "헉, 헉, 헉."

 

 다리에 마력을 실었다. 구석진 곳이라 안심한 건지 뒤에서 얼굴을 가린 이가 따라오고 있었다. 셀리를 멀리 보낸 것이 다행이었다. 이런 상황을 겪게 할 뻔했다. 헤일린은 다시 한번 마력을 운용했다. 이번엔 총구에 집중했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죽을 준비는 되셨나?"

 

 암살자는 숨을 몰아쉬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 사람은 마력을 쓸 수 있는 이가 아니야. 그렇다면 죽여도 되겠군. 그녀는 이제 라이다의 말을 이해했다. 과연 위급할 때 알 수 있었다. 이 총은 마력을 장전해쓰는 것이었다. 공기총 같아 보이지만, 그런 구조이기에 마력을 더 효과적으로 모아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공격을 한차례 피하고, 그에게 총을 쏘았다. 그의 심장에 구멍이 났다.

 

 "아가씨!"

 

 멀리서 셀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확인 사살을 한 그녀가 총을 위로 들었다. 이번엔 빨간 연기가 쏘아졌다. 제국에서 유학한 그녀는 기사들이 위급할 때 빨간 신호탄을 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위로 8시 방향'

 

 그녀의 몸이 자동으로 움직여졌다. 석궁을 피한 그녀가 위를 올려다보았다.

 

 "제길, 사격을 잘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3시 방향'

 

 3시 방향으로 달리니 다급한 제국군의 목소리가 조금 들렸다. 그녀는 총을 다시 올려 주황색 신호탄을 두어번 쏘았다. 주변에 적은 없으나 2명이 남아있다는 뜻이었다. 석궁을 든 암살자는 멀리 따돌린 상태였다. 대신 단검을 사용하던 암살자가 그녀를 공격했다. 스친 팔이 아팠다. 그리고 어지러웠다. 독인가.

 

 "어지러울텐데. 아쉽게도 아가씨는 의뢰인 앞에서 죽어야해서, 포획하는 게 우리 목표야."

 

 "지독한 의뢰인이군."

 

 그녀는 더 걷기 힘들어졌다. 그녀는 총을 주머니에 넣고 상처에 손을 댔다.

 

 "해독."

 

 하얀 빛이 나와 그녀의 상처를 해독시켰다. 암살자는 놀란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뭐냐, 그 괴물같은 마력은! 이런 마력은 들어본 적도 없어."

 

 "마력을 쓰는 이가 당신이었군. 왕국인치고 꽤 괜찮네."

 

 그녀는 총을 들어 그의 허벅지를 쐈다.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으며 도망치려는 그를 제국군이 베어버렸다. 어지러움이 남은 탓에 심장을 노리지 못했는데 다행이었다.

 

 "헬린!"

 

 "아가씨!"

 

 셀리와 리첸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첸은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를 들었다. 기사들은 그를 말렸으나, 리첸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리, 리첸 경. 피해요."

 

 마력은 공짜가 아니었다. 한꺼번에 마력을 많이 쓴 탓에 어지러움이 배가 되었다. 저기 석궁을 든 이가 노리고 있는데, 리첸에게 말하려니 입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베네딕트 단장님!"

 

 헤일린이 바닥에 던져졌다. 옆구리를 맞은 리첸이 보였다. 헤일린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리첸 경, 왜 저 대신 화살을 맞으신 거죠? 그냥, 그냥 놔두지. 오랜만에 마력을 끌어쓴 탓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것이 헤일린의 그날 마지막 일과였다.

 

 "아가씨!"

 

 ***

 

 타일라 병원이었다. 제국군 두어명이 병실을 앞을 지키고 있었고, 그녀 옆에는 셀리가 울고 있었다. 그 땐 몰랐는데 이곳저곳 잔상처가 난 모양이었다. 치마가 찢기면서 다리에도 독이 스며들었던 모양인데, 정신이 없다보니 몰랐다. 공격을 피하는데만 급급했으니 당연했다.

 

 "강력한 마비독이었다나봐요. 하루를 잠들어계셨어요."

 

 "리첸 경께서는?"

 

 "왕궁에 계세요."

 

 "암살자들은 다 어떻게 되었니?"

 

 "그 암살자라면 다 처리했습니다."

 

 제국군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와 보고했다. 그에게 인사하는 걸로 봐서, 직급이 더 높다고 생각되었다.

 

 "겔린 경이라고 불러주십시오."

 

 "겔린 경, 리첸 경께서는 무사하신가요?"

 

 "예. 화살이 관통된 것이 아니고 스친 것이라서, 하루 이틀정도만 쉬어주면 됩니다. 그것보다 독은 괜찮으십니까?"

 

 "아, 예."

 

 "해독약을 드셔서 괜찮겠지만, 본디 어지럼증을 강하게 동반하는 독이라 어지럼증은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괜찮다면, 리첸 경을 직접 뵙고 싶습니다. 안 될까요?"

 

 그 베네딕트 단장을 '리첸'이라고 부를 정도면 꽤 친한 사이라는 거였다. 탄일제도 아니고 괜찮지 않을까. 게다가 리첸의 명령도 있었고. 그는 그녀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지금 가실 겁니까?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예, 부탁드립니다."

 

 "아가씨, 좀 더 쉬고 가셔도 괜찮아요. 게다가 미혼 영애가 남성의 병문안을 가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그 소문 때문에?"

 

 셀리는 그렇다고 하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헤일린은 무표정이었다.

 

 "셀리, 또 그녀가 한 짓이라면 어떡할래? 그렇다고 한다면 저택보다는 리첸 경의 옆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네가 살아남은 건 리첸 경의 덕분이야. 그걸 잊지 않았으면 해."

 

 그녀는 주인의 명에 따랐다. 겔린 경은 강단있는 헤일린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논어을 이야기할 때에도 그렇고, 왕국의 여인답지 않아서 대하기가 편했다. 보통의 여성과는 감성이 다른 것 같았다.

 

 "페리헬 영애, 그것보다 죄송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뭔가요?"

 

 "배후를 밝히려 했으나 평소처럼 다 처리해버린 뒤였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풋."

 

 헤일린은 제 긴장을 풀어주는 겔린 경에게 고마웠다. 제딴엔 진지하게 사과하는 모양인데, 헤일린에게는 웃기기만 했다.

 

 "배후라. 괜찮아요. 그런 거 몰라도. 알고 싶다면 저도 그들을 죽이지 않았겠죠."

 

 겔린 경은 헤일린이 조용히 넘어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 그가 마차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 통행증을 받으십시오. 통과시켜줄 겁니다. 그 곳에 저희 쪽 사람이 나와 있을 것이니 따라가시면 됩니다."

 

 "네, 고맙습니다."

 

 셀리는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 그녀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 기사를 따라 걷는 그녀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유독 차가워보였다. 쉽게 말 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셀리, 응접실에서 기다려주겠니? 나 혼자 들어가고 싶구나."

 

 "알겠습니다, 아가씨."

 

 리첸의 방에는 이미 손님이 한 명 있었다. 아드리안이었다. 아드리안은 기사에게 나가있으라 지시했다. 방에는 아드리안과 리첸, 헤일린밖에 없었다.

 

 "헤일린, 몸은 괜찮습니까?"

 

 "예. 조금 어지러운 걸 제외하곤 건강합니다."

 

 리첸은 상반신을 벗고 있었는데, 헤일린은 그것을 민망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녀는 리첸을 차분하게 바라보았다. 그날, 누군가가 속삭였다. 그리고 움직여졌다. 마비독만 아니었더라면 더 잘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감각은 제 것이 아니었다. 로제 페르나. 라이다가 말한대로 그녀에 대해 더 알아볼 필요성은 있었다. 그랬다면 리첸이 다칠 일이 없었을 거였다.

 

 "너, 여기까지 와서 심각한 표정 지을 거야?"

 

 "리첸 경."

 

 "리첸님!"

 

 "난 괜찮다. 이 정도로 안 죽어."

 

 그는 뻔하게 들려올 질문을 상상했다. 몸은 정말 괜찮은 거냐, 무리하면 안 된다. 뭐 이런 말들을. 평범하게 병문안 오는 이들의 말을 할 거라며 피식 웃었다. 하지만 헤일린은 늘 그의 예상을 벗어나는 사람이었다.

 

 "왜 그러셨습니까?"

 

 "뭐?"

 

 "차라리 제가 다치는 것이 나았습니다. 제가 뭐라고 그리 하셨습니까?"

 

 "너 말을 왜 그렇게 하냐. 우린 '친구'잖아."

 

 친구. 제국의 친구들로부터 배신 당한 이후, 그녀는 친구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처음으로 마력을 개방한 사건이었다. 이 사람에게 친구는 정말로 허술한 단어겠지. 헤일린은 허탈하게 웃었다.

 

 "14살 때, 체킬 산에 갔었다고 했지요. 배신을 당하고 얻은 것이 있다면, 함부로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헬린."

 

 "아무래도 리첸 경과 저와는 '친구' 개념이 다른 듯 하네요. 제게 친구란 저를 해치지 않을 이입니다. 그러니 제가 리첸 경과 친구를 할 자격은 없는 것 같습니다."

 

 "헤일린, 잠시만요."

 

 아드리안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녀는 제 안의 어린 짐승을 막기 힘들었다. 그 울분이 금방이라도 가득 찰 것 같았다. 그녀가 어지러움에 그에게 기댔다.

 

 "놔주세요, 아드리안님."

 

 이렇게 가녀린 팔을 어떻게 놓으라고 하는 겁니까. 그는 안타까움에 그녀의 팔을 끌어당겼으나,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몸조리 잘 하세요, 리첸 경."

 

 상처입은 어린 짐승은 누군가의 손길조차도 경계한다. 제 안의 삐뚤어진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일주일은 헤일린을 더 방어적으로 만들었다. 어쩐지 오늘 밤은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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