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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감정조절장치
작가 : 오새롬
작품등록일 : 2017.6.7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스스로 감정을 통제 할 수 있는 기계를 얻게 된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인연들이 기계와 연관된 것만 같다.

등장인물들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감정조절장치 16화
작성일 : 17-06-29 09:01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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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그 집에 가서 맡겨진 물건들을 찾아가기도 하니까 그래도 안심은 되셨겠죠. 그래도 일주일은 너무 긴 시간이었을 거예요.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기엔 아버지가 바쁘셔서 가까운 경비 아저씨한테 연락을 했죠. 그게 그만 두신 경비 아저씨였고요.”

  그가 궁금해 하던 아저씨의 이야기가 나오자 준비해온 질문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하는 말끝에 어쩌면 그토록 바라던 진실이 남아있을 지 모른다.

  “이미 경비 일을 그만 두신 상태라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눈치껏 501호에서 챙기지 못한 짐들을 정리하면서 며칠 쉬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대요. 제가 502호에 있는 걸 알고 계셨거든요.”

  아파트에서 아저씨를 내쫓았던 그녀를 위해 아저씨는 둘 사이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자처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아저씨를 싫어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그것 역시 궁금했다. 한참동안 이야기를 듣던 그가 이제야 준비해온 질문들을 시작한다.

  “사실대로 말씀 드리면 경비아저씨와의 관계가 썩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이 아파트에 오기 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라고 들은 적이 있어요.”

  얼마나 많은 답변을 들을 수 있을는지 대답을 정리하다 흐르던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아저씨와 저와의 관계가 나쁘다는 말은 조금 억지인 것 같아요. 저는 그저 아저씨와 가까워질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아저씨와 가까워질 수 없다는 말, 그 뒤에 따라 붙을 이유들이 기다리는 그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내색을 보이기 위해 시선을 돌려가며 여유를 부리지만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의 입을 통해 듣게 될 다음 말을 기다린 지 한참이 지났지만 시계를 바라보던 그녀는 다른 것에 관심이 있었다.

  “벌써 30분이나 지났네요. 저 다시 병원에 들어가야 해요. 아직은 수습기간이라 시간을 칼같이 지켜야 하거든요. 먼저 일어나 볼게요. 다음에 봬요.”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말을 피하기 위한 수단은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아저씨와의 관계와 수간호사가 자신의 집으로 찾아 온 것을 말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숨겨야 할 비밀이 있는 건지 다른 누군가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함인지도 의문이다. 수간호사를 제외하고 오늘 만난 사람들 중에 정답을 알려준 이 더 이상 없었다.

  상대하기 불편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병원으로는 더 이상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간호사의 퇴근을 기다리며 평소 돌아가신 원장선생님과 자주 다니던 서점으로 향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책들을 즐겨 읽지 않게 되었다. 유명작가들의 글을 보면 자신의 글은 늘 허름하게 느껴 질 뿐이다. 피해의식 같은 건 없었지만 아직도 자신이 쓴 글에 대한 평가는 지하 밑바닥에 닿아 있었다.

  그림이 많은 책 한 권을 골라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 그림들을 유유히 살펴보지만 쉽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출판사에서 제안한 파격적인 조건들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떠올린다. 오래 된 아파트에서 벗어나 인정받는 작가들이 제공받는 작업실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간에 쫓겨 현실과 씨름하다 펜을 놓아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껏 꿈꿔온 일들이 자신의 선택에 의해 좌우 된다는 것은 감당이 안 될 만큼 설레는 일이었다.

  시계의 짧은 바늘이 7이라는 숫자에 다다르자 얌전하던 그의 휴대폰에 진동이 울린다. 서점을 빠져나와 간호사와 만나기로 한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오래 기다렸죠? 평소보다 환자가 많아서 한참 걸렸네요.”

  병원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한 수간호사는 언제나 모든 일에 능숙했다. 처음에는 서툴렀다고 하지만 그의 눈에는 모든 일을 쉽게 처리하는 완벽한 사람으로 보인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굶주린 배를 채우며 준비한 이야기들을 꺼냈다.

  “간호사님이 저희 집에 오신 날, 분명 회사에는 저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이 오셨다고 했죠?”

  며칠 밖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바쁜 간호사에게는 조금 생각을 떠올려야 하는 부분이었다. 이내 그날 퇴근할 당시를 기억하고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그날 아파트에 간다는 말은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어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보겠다고 하고 나왔죠.”

  의사의 말로는 자신의 딸을 통해 그 날 찾아온 일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말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간호사조차 아무에게도 그 날 일을 말하지 않았다면 의사에게 사실을 흘려보낸 사람은 누구였을까? 자신에게 가장 아군이라고 생각 되는 간호사에게 만큼은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상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간호사님이 저희 집에 왔었다는 걸 원장이 알고 있더군요. 그 사람 말로는 딸이 직접 말한 이야기로 하는데, 막상 그 여자 분은 아버지에게 말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 같은 의문점이 생긴 간호사가 옆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아무런 말도 없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제시 해본다.

  “근데 바뀐 원장선생님이 그 사실을 알지 말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차피 여자 분은 옆집에 살던 사람이었고 비슷한 또래의 남녀가 친해지지 않을 이유도 없잖아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의사에게 모든 상황을 들키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다만 자신의 딸이 악연과도 같은 그와 가까운 사이라는 게 거슬릴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같은 공간에 함께 있었던 것까지 숨길만큼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다. 간호사의 말에 마음을 다잡은 그가 자신의 생각을 묻는다.

  “일단은 그 말을 누가 원장에게 했고 왜 저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지 알고 싶어요. 분명 누군가는 진실을 속이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사람들한테 당당하게 묻는 건 어떨까요?”

  결단을 내린 생각이 무례하진 않은 건지 알고 싶어진다. 자신의 선택에는 늘 자신감이 없던 상태로 살아왔다. 누군가가 옆에서 잘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만 해준대도 얽힌 일들을 풀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 생각에도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사람들한테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게 진실을 아는 가장 빠른 길일 것 같아요.”

  간호사의 생각 역시 그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금껏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고 사건을 유추하기에는 그리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거짓말을 거짓말로 대응하기 보단 직접적인 질문으로 날카롭게 접근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 같다. 한참동안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다 이곳까지 찾아온 중요한 이유가 떠올랐다.

  “지금 원장선생님과 돌아가신 선생님은 혹시 알던 사이였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두 사람이 알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옆집 여자가 지금 병원에서 일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도 알고 싶고요.”

  웬만한 병원 일은 모두 꿰뚫고 있을 만한 유일한 사람은 간호사뿐이었다. 그녀와 경비 아저씨, 돌아가신 선생님과 지금의 원장을 유추하다보면 분명 모든 실마리는 풀릴 수 있을 거라 생각 된다.

  “제가 듣기론 두 선생님이 대학 시절 같이 인턴생활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두 분이 얼마나 친했는지는 모르지만 매일 보는 사이였을 거예요.”

  그가 예상했던 대로 모든 사람들은 어떤 끈으로든 연결되어 있었다. 그녀가 이 병원에 일하게 된 것도 가족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이다. 이 선을 쫓아 조금 씩 쫓아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조금 특이한 일이 있었어요.”

  그가 질문을 내놓기도 전에 먼저 꺼내 놓은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그 아파트에 경비 일을 했다는 분이 찾아와서 여자 분한테 부탁을 하더라고요. 자리가 떨어져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나이차도 많은 두 분이 마치 수평적인 관계처럼 느껴졌어요.”

  아저씨와 그녀가 아는 사이라는 건 그 전에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분명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혹시 별 다른 말을 듣지 못했는지 차분히 생각을 유도하다 결정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택배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아저씨가 여자 분이 살던 때 집에 몰래 들어가서 뭔가를 살피고 나온 적이 있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아저씨가 그녀의 집에서 찾았던 건 택배상자 안에 담긴 물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직접 메모까지 해가며 비밀을 알아내려 했던 작전이 들통 난 게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이유는 좀처럼 알 수 없었다.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확실한 정리는 집으로 돌아가 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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