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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얀색 왕과 검은색 기사
작가 : TiAmo
작품등록일 : 2016.7.28

도망쳐나온 스노우와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

"저 왕관을 봐 아름다운 붉은색이지?"

 
2.늑대(7)
작성일 : 16-08-08 10:10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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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스노우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노우는 고통도 느끼지 못한채 죽은 것이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죽고나니 죽음이라는 것도 생각보다는 별 것 아니 모양이다.

 

  "스노우!"

 

  스노우가 자신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때쯤에 나린의 목소리가 스노우의 귓가에 울렸다. 눈을 뜨자 방금가지만 해도 자신을 향해 달려오던 곰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뭐, 뭐야. 곰은?"

 

  "갑자기 사라졌어."

 

  스노우는 어리둥절 했다. 나린이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멀쩡히 잘만 달려오던 녀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는 것을 믿을 수 있을리 없었다.

 

  스노우는 눈 앞이 핑그르르 도는 것을 느꼈다. 눈알이 빠져나올 듯 하고 관절 마디마디는 삐거덕거렸다. 배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토가 나올 것만 같았고 혈관 속의 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기분 나빠본 것이 얼마만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스노우의 인생에서 최고로 기분 나빴던 순간이라는 것만은 틀림 없었다.

 

  "우웩!"

 

  스노우는 기분나쁨을 참지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 토악질에서 나오는 것은 스노우는 먹은 적이 없는 온갖 벌레들과 나무 줄기와 열매 등이었다. 그것들은 스노우가 여태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이 근방 지역에서 나지 않는 것들이거나 혹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이것들이 짓이겨져 있는 탓에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런! 부작용이다!"

 

  스노우는 속을 비워내는데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지 못했지만 나린은 보았다. 갑자기 허공에서 사람이 나타나더니 말을 하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마법이라던가 신비스러운 존재에 대해서 믿지 않는 나린은 단순히 자신이 곰에 대한 공포에 너무 질린 나머지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허공에서 나타난 사람은 남자였다. 로브를 입은 뚱뚱한 남자. 턱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있었지만 나이가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남자는 뒤뚱뒤뚱 걸어서 스노우에게 다가가더니 스노우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나린은 그 뚱뚱한 남자의 행동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긴장이 풀려 그대로 제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뚱뚱한 남자는 안절부절하며 스노우의 옆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 남자는 품안에서 알 수 없는 보라색 액체가 남긴 병을 꺼내더니 스노우의 머리에 그 액체를 뿌려주었다.

 

  그 액체는 냄새가 무척이나 고약하고 강했다. 나린의 코에도 그 냄새가 바로 옆에서 나는 것 처럼 느껴졌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린 또한 울렁거림을 느꼈다. 나린이 스노우처럼 벨레들을 뱉어내는 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쪽에서도 부작용이다!"

 

  뚱뚱한 남자는 어쩔줄을 몰랐다.

 

  * * *

 

  "대장, 싸움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해리스가 천막 안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천막 안의 탁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던 펠릭스는 당연히 그레이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최악이라고 해 봤자 성을 완전히 함락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

 

  물론 다음번에 언제든지 질 수 있다고 말한 펠릭스였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난 두번의 전투에서 그레이스는 가마르에 대스을 거두었으니까 말이다. 남은 병력이나 기세, 게다가 이쪽은 인질까지도 잡고 있었다. 종합해 보았을 때 가마르는 더 이상 그레이스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수준에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 토니의 말이 걸리기는 했지만 하루아침에 상황이 바뀔리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 이겼겠지?"

 

  "아뇨, 어쨋든 전쟁이 끝나기는 했습니다."

 

  펠릭스는 해리스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천 여명의 병사들은 거의 전멸했고 조던 그레이스도 붙잡힌 후에 막대한 보상을 약속하기 전까지는 풀어주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사실상 그레이스가 몰락한 것이나 다름없겠군요. 가마르의 장사꾼 놈들이 조금도 남기지 않고 뜯어먹을 테니까요."

 

  "병사들이 전멸했다고?"

 

  계산이 되지 않았다. 그레이스 쪽에는 천여명을 조금 넘는 병사가 거의 멀쩡히 남아있었다. 가마르 역시 처음에는 천명정도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두번의 전투로 그 병력이 반에 반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리 성에서 수비한다는 유리한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전멸했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전멸 할 수 있는 거지? 함락에 실패했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녀석들이 이번에 제대로 손을 썼더군요. 용병을 천 여명 가까이 고용했습니다. 그 용병대 중에서는 백마나 거미 녀석들도 있었으니까 상대가 되지 않았다고 봐야죠."

 

  백마와 거미 모두 동부에서는 알아주는 용병대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값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 유명한 용병대를 둘 이상 고용해서 전투에 이용했다는 이야기는 여태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가마르는 전례에 없던 일을 해냄으로써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자신들의 가장 큰 무기인 경제력을 이용해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수단으로 승리했다.

 

  "가마르니까 가능한 일이겠죠. 게다가 이렇게 했을 때 상당한 이득이 있었을테죠."

 

  "그렇다면 토니가 군데를 이끌고 이곳을 공격해 온 것도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랬던 건가. 내가 토니를 잡은 것이 독이 됐을 수도 있겠군."

 

  "확실히 조던이 자만하는 계기가 됐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저는 대장이 토니를 잡지 않았다고 해도 저희가 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쪽에서 그 정도 용병들을 고용했다면 저희로서도 힘들테니까요. 특히 백마 녀석들은."

 

  해리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일전에 한 전투에서 백마 용병대와의 전투에서 크게 깨진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용병대끼리도 어느정도의 상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용병대 마다 사람을 모으는 지역이나 사람들을 이끄는 신념등이 다르기 때문인데 늑대는 백마에 특히나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백마 용병대는 각자 말이 있고 무기도 장인들이 만든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인데, 백마는 귀족의 자제들 중에서 버려졌다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에 기술과 장비면에서 늑대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정면에서 부딪혀 근성과 끈기로 싸워 이기는 늑대의 경우 특히나 그런 백마를 이기기 쉽지 않았다.

 

  "저 개인적으로는 녀석들과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하고 싶군요. 저희는 이만 돌아가는게 좋겠습니다. 이곳에 더 있어봐야. 좋은 꼴은 못볼 것 같으니까요."

 

  "누가 그 정보를 가지고 왔지?"

 

  펠릭스는 너무 믿기 힘든 소식이었기 때문에 조금더 확실하게 확인해봐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리스의 입에서 예상외의 답변이 나왔다.

 

  "그게...사실 가마르 쪽에서 보내온 겁니다. 전쟁이 끝났다고 토니의 서명이 밑에 있었구요."

 

  해리스는 품 속에서 돌돌 말린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펠릭스에게 건넸다. 펠릭스는 종이를 재빨리 펼쳐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종이에 적힌 내용은 지금까지 해리스가 말해주었던 것들. 그리고 펠릭스를 가마르 성으로 초대한다는 것이었다.

 

  "초대한다고 적혀있기는 하지만 설마 가실 생각은 아니시겠죠? 아무리 토니가 대장의 친구라고 해도 전쟁이 끝난 후에 바로 적진의 한가운데로 가는 일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구요."

 

  "알아, 나도 갈 생각은 없어. 아무리 토니가 초대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영 껄그러워. 돌아간다. 그레이스 가문의 성으로 편지 한장 보내. 우리 사례금은 알아서 잘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만일 그렇지 않을 시에는 다시 돌아와서 짓밟아 버리겠노라고 말이지.

 

  그리고 다시는 그레이스 가문에서 일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앞으로는 그레이스 가문에서 일을 맡기더라도 하지 않을 작정이니까."

 

  "네, 알겠습니다."

 

  해리스는 말을 다 듣고도 나가지 않았다.

 

  펠릭스는 머리가 조금 복잡해져서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다가 아직 나가지 않은 해리스를 보았다.

 

  "뭐해?"

 

  "왠지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실 것 같아서요. 지금 철수하면 나린은..."

 

  나린, 펠릭스는 그 존재에 대해서 잠시 잊고 살고 있었다. 동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늑대의 방식이었지만 막상 전쟁터에서 생활하다보면 동료를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된다. 나린도 다른 동료들과 같이 전장에서 사라져간 이름 모를 하나의 동료가 될 뻔 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는 확실히 펠릭스의 머리 속에서 또 다른 고민을 하게 했다. 나린이 사라진 것이 고민이 아니라 원래 나린이라는 존재 자체가 펠릭스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이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없었다. 펠릭스는 약간 해방된 듯한 느낌을 살짝 느꼈다. 죄책감은 없었다. 왜냐하면 나린이 죽었다고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펠릭스는 나린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1번대를 이끌게 된 나린이다. 이런 곳에서 죽을 그녀가 아니었다.

 

  근접전 실력이 많이 떨어지기는 하지만...아마도 괜찮을 것이다.

 

  "확실히 나린이 죽거나 도망쳤다는 생각은 들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없어진 것이 맞으니까. 우선은 부대장들의 번호를 하나씩 앞당기고 추천을 받아서 15번대를 이끌 사람을 찾는 걸로 하지."

 

  "네, 알겠습니다."

 

  해리스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해리스는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이었다. 1번대를 이끌며 펠릭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도울 수 있게 되는 해리스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그럼 이만."

 

  해리스는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한 후 천막을 나갔다.

 

  천막 안에 혼자 남은 펠릭스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토니가 자신을 초대한 의도에 대해서 말이다. 해리스에게 이미 가지 않겠다고 말은 했지만 왠지 마음에 걸렸다.

 

  토니가 보복을 하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 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에 토니는 무었을 위해 펠릭스를 불렀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가마르는 겨우 단 한번의 전투를 위해서 천 여명이 넘는 이들을 상당히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온 것이 되는데, 지독히도 돈을 아끼는 가마르의 상인들이 그것을 용납했을 것인가.

 

  게다가 토니가 직접와서 자신의 팔까지 버려가며 희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차피 그렇게 많은 수의 용병을 고용할 거라면 성에 틀어박혀서 싸워주지 않다가 용병이 왔을 때 적을 제압해도 충분한 것이 아닌가.

 

  펠릭스의 머리 속에서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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