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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감정조절장치
작가 : 오새롬
작품등록일 : 2017.6.7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스스로 감정을 통제 할 수 있는 기계를 얻게 된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인연들이 기계와 연관된 것만 같다.

등장인물들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감정조절장치 14화
작성일 : 17-06-27 09:03     조회 : 419     추천 : 0     분량 : 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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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쥐인 소주를 한 모금 들이켜고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떤 말과 행동으로 지쳐버린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묻혀있던 이야기들을 세상으로 꺼내기 위해선 작은 정보하나까지 절실하게 필요하다. 잔뜩 붉어진 그의 얼굴을 살피던 아저씨도 아무런 말없이 있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알고 있던 이야기들을 조심히 풀어놓는다.

  “아까 말한 택배 말일세. 한동안 내가 의심을 가지고 유심히 지켜봤다네. 그 깊은 밤에 배달 오는 사람은 도대체 누군지, 어디서 물건을 가져다 오는지 말이야. 내용물을 몰래 훔쳐볼 수도 없고 의심만 커져버렸지.”

  경비 일을 보며 여자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한지는 꽤 오랜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만큼 모든 것은 철저하게 감시되고 있었다.

  “그러다 한 번 배달원한테 물어본 적이 있었지. 어디에서 온 물건인지 어떤 물건인지. 물론 경비원이기에 알아야 할 것들도 있었지만 중요한 단서가 될 것 같아 매일 종이에 적어두었다네.”

  이야기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일했던 경비실 안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미 온전히 발음하기 힘들만큼 취한 상태였지만 행동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멀어지는 정신을 붙잡았다. 아저씨가 서랍에서 꺼내 온 종이뭉치들은 서툴게나마 날짜와 시간, 인적사항 등을 적어 놓은 것이었다.

  “요긴하게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필요하다면 가져가서 살펴보게. 어쩌면 나도 모르던 얘기 들을 알게 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메모 해놓은 자료는 그의 손에 전달되었다. 이 내용들이 얼마만큼의 진실을 알게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분명 의심 갈만한 정황들이 있었고 숨기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보였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알 수 있다면 이마저도 중요하게 보관해야 할 물건이다.

  애타게 진실을 알고 싶어 하던 그에게 자신의 메모를 전달 한 아저씨는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물론 아직 확인되지 못한 아들이라는 사람의 정체와 의사선생님의 죽음까지, 풀어야할 문제들은 너무도 많다. 언제쯤 사람들을 믿고 살 수 있을지 그 때가 너무도 멀게 느껴졌다. 스스로 추론을 해내가기에 감정의 기복 역시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당분간은 감정조절장치의 힘으로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도움이 필요했다.

  그 날 밤,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늦은 시간이 되자 조심스럽게 501호로 발길을 옮긴다. 혼자서 해결하기에 분명 벅찬 일이었지만 그마저도 사치로 느껴졌다. 주위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 한 후 천천히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긴장한 탓인지 비밀번호 오류로 한 번에 문을 열지 못했다. 아파트 CCTV가 지켜보고 있기에 서둘러 다시 한 번 번호를 누른다. 이상하게도 몇 시간 전까지 문제없던 비밀번호가 잘못된 것이라는 경고음이 흘러나왔다. 한참의 사투 끝에 요란한 사이렌이 울렸고 덜컥 겁이 난 그가 재빨리 집으로 도망간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분명 그녀가 도착하고 1층까지 바래다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에 비밀번호를 바꿨을 여유는 없다. 어쩌면 자신의 물건이 없음을 확인한 뒤 곧장 다른 번호로 변경했을지 모른다. 바뀐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당장 주의해야 할 사람은 501에 살던 그녀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다시 옆집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했다. 하려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아저씨에게 받은 메모들이 떠오른다. 택배에 관한 비밀을 푼다면 작은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찬찬히 날짜를 훑어보던 그가 공통 된 숫자를 찾는다. 택배가 도착한 날은 그가 병원에서 감정조절장치를 선물 받은 날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은 날까지 모두 메모에 포함된 날이다.

  그 외에 다른 특이점은 없는지 좀 더 꼼꼼히 살펴본다.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한 곳은 모두 그가 병원에 찾아간 날이 맞았지만 그 외의 날들은 특별한 규칙이 없어 보였다. 알아낸 증거부터 차분히 정리해본다. 감정조절장치를 처방 받은 날 받은 택배는 무엇이었을까? 비고란에 적힌 배달원에 인적사항을 살피다 익숙한 특징을 찾아 낼 수 있었다.

  ‘30대 초반에 오른 팔에 흉터가 있는 남자’ 어쩌면 아저씨의 아들이라고 찾아 온 사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휴대폰을 들어 곧장 저장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다. 다행히 신호는 가고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서인지 도통 전화를 받지 않았다. 30대 초반의 팔에 흉터를 가진 남자가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흉터의 모양이나 자세한 특징을 알 수 있다면 좋은 증거가 될 수 있을 테지만 구체적인 기록은 없었다. 한참을 메모와 씨름해 보다 병원과의 연관성 외엔 다른 정황을 찾지 못한 채 검토는 끝이 난다.

  한번 가로막힌 생각 탓에 원고를 써내려가야 하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약속한 날짜가 다가올수록 진실에 대한 궁금증만 더욱 커져갈 뿐이다. 이미 소설 속 아이가 어른이 되어 모든 복수를 끝내고 악마가 되어버렸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 해야 할 일과 궁금한 일들이 뒤섞여 반복되던 그의 일상을 망쳐가는 과정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최종원고를 마감하기 전 날이 될 때까지 그는 아무런 일도 해결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번 계약이 파기 되어 버릴 것 같은 생각에 불안감은 증폭되어 간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써온 원고라도 출판사에 제출해야 할 것 같다. 무거운 마음으로 건물 안에 들어서자 약속을 중요시하는 편집장의 얼굴이 보였다. 그의 표정을 통해 좋지 않은 분위기를 직감하고는 별 다른 인사 없이 자리에 마주 앉는다.

  “오늘까지 최종원고를 마감하기로 하셨는데 별다른 연락이 없으시더군요.”

  글이 완성되는 대로 메일을 보내기로 한 것조차 지킬 수 없던 바쁜 날들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 앞에서는 어떤 변명도 하고 싶지 않다.

  “죄송합니다. 이번 계약은 없던 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끔찍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그가 내린 결정은 평소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이었다. 어떻게든 편집장의 마음을 돌려 출판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아무런 의욕도 남지 않은 상태이다.

  의외의 말을 전해들은 편집장이 굳은 얼굴로 질문을 건넨다.

  “이번이 특별한 기회인건 저 뿐만이 아닌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위약금이 엄청나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테고요.”

  돈에 관련한 문제는 구체적으로 고민해 본 적 없지만 한 번 내린 결정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저에게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상황에서 글을 써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약금은 최대한 빨리 갚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호하게 출간을 포기한 그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온다. 오래전부터 꿈꿔온 일을 포기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편집장 역시 굳은 얼굴을 보고선 어렵게 말을 꺼낸다.

  “혹시 심신을 불안정하게 해버린 일이 생긴 거라면 시간은 충분히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계약 위반에 대한 별 다른 요구는 없을 겁니다.”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말에 그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린다. 과연 원고를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가 시간의 문제인 것인지 쉽게 정리 되지 않았다. 괜찮은 조건에도 입을 열지 않는 그를 기다리다 이내 다른 제안이 들려온다.

  “뭐, 유명한 작가들에게만 제공하는 작업실 같은 게 필요하신가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괜찮은 장소로 알아보도록 하죠. 아직도 출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지 않으셨습니까?”

  시간과 장소의 제공.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다. 풀어야 할 숙제들이 너무도 많았지만 쉽게 거절하기에는 이만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가 잠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게 된다면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저에게 생각 할 시간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제안하신 내용들이 너무 파격적이라 저의 상황들을 조금 정리하고 나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미 목까지 차오르는 승낙의 말을 억지로 삼킨 채 가장 현실적인 답변을 택했다. 물론 더 좋은 조건들을 얻기 위한 밀고 당기기의 수단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온통 그를 속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괴롭힌다면 편집장의 말 또한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각자에겐 거짓이 되어 돌아온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한두 명의 사람에 의해 무너져 버린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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