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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 된 일상에 판타지 뿌리기
작가 : KiKuKo
작품등록일 : 2017.6.24

계한고등학교의 여름방학동안 평범하게 보내던 주혁필의 일상에 판타지가 뿌려진다.

 
01. 실루엣
작성일 : 17-06-26 23:03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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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무. 검도와 무용을 합친 말로 음악에 맞춰 검을 들고 무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 검무를 더 화려하고 더 멋있는 퍼포먼스를 뽐내는 대회가 검무 대회이다. 나는 검무 동아리를 만들기 전부터 이런 대회에 나가고 싶었다. 신라시대의 ‘화랑’같은 퍼포먼스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며 검 끝에 그려지는 검선이 박수와 감탄을 유도한다. 마치 고구려와 신라시대의 무신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도 한다. 나는 실제로 본적도 없지만 말이다.

 

  검무 대회에 사용할 음악을 고르고 고르다 보니 어느덧 날짜가 바뀌어있다. 내가 끝끝내 고른 음악이 10곡이다. 이중에도 많게 세 곡까지 뽑아야한다. 너무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는지 눈이 뻑뻑하고 목이 뻐근하고 허리도 피곤하다며 소리를 낸다. 너무 많은 소리를 들었는지 귀도 묵직하다.

  “잠깐 바람 좀 쐴까?”

 두 손으로 눈을 비비며 마사지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여름 점퍼를 꺼내 걸치고 현관문 밖으로 향한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에어컨 바람도 부럽지 않은 시원함이 과부화 상태의 머리와 피곤에 찌든 심신을 식혀준다.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걸으며 기지개를 펴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보인다. 그 주변으로 드문드문 떠있는 인공위성의 별과 반짝이며 날아가는 비행기가 보인다. 나는 오른손에 검을 쥐는 상상을 하며 팔을 뻗어 동작을 만들어본다. 검을 위에서 아래로, 몸과 검을 돌리며 한바퀴, 고공에서 십자 베기 등. 고공 베기는 웅장한 부분에서 앞의 두 사이드에 있는 애들이 하면 될 것 같다. 머리를 식히니 아이디어가 막 떠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악은 어떻게 섞어야 할지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앞의 가로등을 바라보았다. 가로등의 빛에 모여드는 나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를 것만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로등 위에서 정체 모를 하얀 털 뭉치가 내려온다. 처음에는 고양이인가 싶었지만 고양이가 대롱대롱 움직일 리가 없다.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가 이것을 조종하는 것 같다.

  ‘뭐지? 저거?’

 바람에 날려 온 모피인가? 싶었던 그때 꼬리가 있는 방향으로 말소리가 들린다.

  “으음~, 개운하다.”

 기지개를 피는 신음소리와 함께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목소리의 출처를 찾아 가로등의 위쪽을 보았다. 빛의 반대 방향이라 그런지 자세히는 안보이지만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인다. 얼굴이 보일 듯 말듯하다. 그리고 달빛에 비춰진 사람 비슷한 모습의 실루엣에, 풍성하게 달려있는 저건, 혹시 꼬리인가? 그리고 사람의 머리위에 달려있는 뾰족한 건 리본인가? 아니다 방금 꿈틀 거렸다. 바람에 팔랑이는 것이 아닌 ‘꿈틀’이었다.

  “뭐지? 저거?”

  “음?”

 가로등위에 여성이 나를 본 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려고 한다. 뭔가 낯이 익은 듯 한 얼굴이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하고 가로등 위를 다시 보았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실루엣이 없어졌다.

  ‘방금 뭐였지? 내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본건가?’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나머지는 내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눈을 붙였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는지 머릿속에서 계속 그 실루엣이 그려진다. 풍성한 꼬리, 사람 모습, 뾰족하게 머리위로 솟은 동물 귀. 요괴인가? 요괴? 그런데 가로등에 대롱대롱 흔들리던 꼬리는 크지 않았고 평범한 동물꼬리처럼 생기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풍성한 건 꼬리가 많아서 인가? 꼬리가 많다? 여성의 목소리. 설마 구미호인가? 에이, 구미호가 어딨어? 내가 너무 피곤한거야. 그래, 잘못 본 거겠지. 너무 피곤하면 별게 다 보인다고 하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 일은 잊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나는 일어나자마자 절전모드로 전환이 된 컴퓨터를 만진다. 컴퓨터에 내가 골라놓은 10곡의 음악들을 자동재생으로 틀어놓고 핸드폰을 켜 채팅방을 보았다. 부원 애들의 말을 요약하면 목요일이나 토요일이 적당하다고 한다. 목요일이 적당한 이유는 불금에 연습하는 건 심신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전날 하는 것 이 좋다는 의미로 목요일을 고른 것이고 토요일은 주말이고 다음날은 일요일이니 괜찮다는 의견이었다. 그런 말을 들어보면 나는 목요일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그럼 목요일에 하자. 의견 있는 사람?”

 방학이라고 늦잠을 자는지 답이 없다. 요일은 이번 주 안에만 결정하면 되니까 그들의 대답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한다.

 

  간단하게 아침밥을 먹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열 곡 중에 세 곡을 뺀다. 하나는 웅장한 부분이 부족하고 다른 하나는 다른 곡이랑 섞었을 때 느낌이 살지 않는다. 마지막 하나는 넣으면 과할 것 같다. 이제 남은 7곡에서 세곡을 뽑아야한다. 남은 7곡은 전부 쟁쟁하니 이따 재권이한테 몇곡 선정해달라고 부탁해봐야겠다. 일단 검무에 사용하는 도구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학교로 가보기로 한다. 학교의 검무 동아리 실에 다양하고 큰 깃발에 목검에 가검, 죽도에 봉까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현관문 밖으로 나와 채팅방을 열어 재권이에게 말을 걸었다.

  “재권아, 나랑 학교 가자. 대회에 사용하거나 할 수 있는 장비 및 도구들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

 채팅을 보내고 나서 앞을 보니 영은 누나가 안절부절 못한 표정으로 우물쭈물해하고 있다.

  “저기, 혁필아, 어젯밤에 뭐 못 봤어?”

  “뭘요?”

 나는 누나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제 가로등위에 있던 실루엣이 떠올랐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구나.

  “누나도 혹시 봤어요? 그 요괴?”

  “...... 어. 봤어.”

 누나의 말에 나는 누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나도 그 요괴의 실루엣을 보았고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이건 누나에게 점수 딸 수 있는 찬스가 아닌가! 나는 한명의 나이트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누나, 무서워하지 말아요. 제가 그 요괴로부터 누나를 꼭 지켜드릴게요.”

  “고마워...”

 무서워하는 누나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몸이 녹아내릴 것 같다. 그런데 누나의 모습이 마치 어디로 외출하러 나가는 듯해 보인다.

  “누나, 어디 가세요?”

  “어. 잠깐 친구들 만나러 가. 넌 어디가?”

  “저는 학교에 가서 대회 때 사용할 도구들 확인하려고요.”

  “열심히 하네.”

 누나가 대견스러워하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제 누나랑 헤어지려는 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혁필아!”

 한재권이 나를 향해 달려오다, 내 옆에 있는 영은 누나를 보고 인사를 한다.

  “아, 누나도 계셨구나. 안녕하세요? 여전히 예쁘시네요.”

 한재권의 애교같은 인사에 영은 누나는 미소를 지으며 웃는다. 나는 그런 한재권을 바라보았다.

  “왜 째려봐? 예쁜 사람을 보는 건 남자로서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 너의 말이 맞아. 가자, 얼른 골라야지. 누나 그럼 저희 가볼게요. 누나도 조심히 다녀오세요.”

 누나가 손을 흔들며 손 인사를 보내고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건다.

  “말해라.”

  “안심해. 아직 몰라.”

 전화기 안쪽으로 화가 섞인 한숨이 들려온다.

  “내가 몇 번을 말해! 빛의 반대방향에 있어서 잘 안보였을 거라니까?”

  “그래도 너의 실수가 삭감될 거라고 생각하지마라.”

 그의 말에 답답함이 밀려온다.

  “걔가 눈을 의심하는 사이에 숨었고 그리고 설령 나의 얼굴을 봤다 해도 나라고는 생각 못 할 거야. 내가 계속 처신만 잘하면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들킬 일 없다니까 그러네. 좀 나를 믿어봐!”

 전화기 속의 목소리가 짧은 한숨을 내쉬고 대답한다.

  “좋아. 계속 지켜보겠다. 만약 너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 순간 그들을 보내겠다. 너를 죽이든 그 남자를 죽이든 내가 알아서 하겠다.”

 전화기 속의 목소리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어제 보름달이 떠 몸이 답답해져 변신을 잠시 풀었는데 하필이면...

 

  둘이서 학교 가는 길에 어젯밤에 본 실루엣에 대해 재권이에게 얘기 해보았다. 한재권이 곰곰이 생각하다 대답해준다.

  “그거, 너구리 일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거기에 너구리랑 고양이가 거기 있던 거지. 고양이 소리가 여자나 아기 목소리랑 비슷하고 너구리는 꼬리가 좀 두껍잖아?”

  “그렇지만 사람모습이었는데?”

 재권이 작은 목소리로 ‘사람’이라는 단어를 읊조리며 생각하다 뭔가 떠올랐는지 박수를 탁 치고 말을 꺼낸다.

  “나무! 말 그대로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졌다며? 너구리랑 고양이도 놀라서 달아났고 나무가 여자의 몸통모양을 맡았는데, 그 둘이 없어지면서 그 모습의 존재를 잊어버린거지. 왜냐하면 넌 그 모습을 아주 잠깐 봤거든.”

 뭔가 추리가 맞는 듯 어색하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근데 내가 본 꼬리는 너구리 색의 꼬리가 아니라 백구 같은 강아지의 꼬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계속 하자니 말이 더 길어져 본전도 못 찾을 거 같아 말을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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