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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3화. 인사
작성일 : 17-06-26 18:46     조회 : 55     추천 : 0     분량 : 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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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방금 내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던 동원은 문득 며칠 전 만난 이상한 여자가 떠올랐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마무리 하느라 이제야 여유가 생겼는데 이 편안한 시간에 왜 그 여자가 떠오르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눈물이 그렁그렁 하던 큰 눈, 화장기가 없어 더 깨끗해 보였던 피부, 바다 내음을 뚫고 느껴졌던 향긋한 비누 냄새까지 별 게 다 떠올랐다.

 

 작년에 백상예술대상에서 극본상을 받은 이후로 더 바빠진 동원은 어마어마한 미모의 여배우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다.

 

 이제 일반인들의 외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다며 걱정했었는데 뜬금없이 그 여자가 특별히 예뻤던 것 같아서 갸우뚱거렸다.

 

  ‘그 동안 너무 눈호강을 많이 했더니 오히려 눈이 이상해졌나보군.’

 

 영화배우와 섬여자의 사랑? 괜찮은 아이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메모지를 꺼내들었다.

 

 뭐든지 생각이 날 때 아이디어 노트에 적어 놔야했다.

 

 오랜 시간 글을 쓰면서 지켜오는 철칙이 하나 있다면 그건 언제 어디서나 메모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그 습관이 집착처럼 느껴져서 괴로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메모 속에서 나온 글들로 조금씩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나니 오히려 아이디어 노트가 늘어가는 것이 뿌듯해지는 요즘이었다.

 

  ‘얼른 연수한테 다녀와야겠다.’

 

 며칠 동안 비가 오며 흐렸던 것이 무색하게 너무나 화창한 날이었다.

 

 햇살이 내려앉은 바다는 그야말로 금빛으로 반짝거렸고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따뜻해서 봄이 왔나보다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별장을 나선 동원은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십여분을 올라갔다.

 

 금방 시야가 트인 높은 정상이 나타났고 거기엔 해송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다른 나무와 동떨어져 혼자 서 있는 것이 어쩐지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큰 바위들 사이로 바람을 맞으며 굳건히 서 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멋진 나무였다.

 

  “연수야, 나 왔다. 이번에는 조금 늦었다. 이번 글은 정말 힘들었어. 이상하게 잘 적어지지가 않더라고. 그래도 결국 끝냈어. 예전 같으면 글이 안 써진다고 술만 마시고 방에 틀어 박혀서 실력이 없는 것 같다며 계속 괴로워만 했을 텐데……. 니가 떠난 이후로 그렇게 쉽게 살 수가 있어야지. 어때? 오빠 멋있냐? 훗. 정말 후련하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니 옆에서 쉬다가 갈 거다. 오늘 날씨도 진짜 장난 아니네. 일단 햇빛에 몸 좀 말려볼까? 어두운 작업실에서 글만 썼더니 진짜 곰팡이가 생긴 것 같단 말이야. 일단 여기 바위ㅇ…….”

 

 동원은 심장이 떨어질 뻔 했다.

 

 자신이 자주 누워 있는 바위틈에 웬 여자가 누워서 멀뚱멀뚱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기척이 없었는지 정말 이렇게 화창한 낮이 아니었으면 귀신인 건 아닐까 기겁할 뻔한 그런 순간이었다.

 

  “저기, 죄송한데요. 제가 먼저 여기 와서 누워있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말소리가 들려와서 아는 척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있었는데, 그 쪽이 하필 이쪽으로 와서 제가 지금 이렇게 누워 있다가 급하게 앉았는데요. 지금 제가 어떤 말을 해야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누구시죠? 낯이 익은데 제가 아직 섬에 온 지 얼마 안돼서.”

 

 시인은 베시시 웃었다.

 

 당황스러울 때는 일단 웃어야 상황이 잘 마무리 된다.

 

 이 잘생긴 남자는 누굴까 싶었다.

 

 동원은 정말 깜짝 놀랐다가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시인이 좀 웃기기도 했다.

 

 그런데 이 여자, 날 못 알아보나?

 

  “나 모르겠습니까?”

 

  “......?”

 

  “제가 전화 할 때도, 혼잣말 할 때도 계속 그쪽에게 들리게 말을 하네요.”

 

 시인은 기절할 뻔 했다.

 

 이 남자가 그 남자인가 보다.

 

 섬에 놀러왔으면 조금만 놀다가 갈 것이지.

 

 그건 그렇고 완전 잘 생겼네. 나 오늘 화장하고 나왔나?

 

 그런데 연수는 누구지? 하며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지나갔다.

 

  “어머, 통화 크게 하시던 분이시네요. 호호호. 제가 그 날 날씨 때문에 기분이 좀 그랬거든요. 오늘은 보시다시피 멀쩡하답니다. 참, 두 번째 만남인데 인사 제대로 할까요? 정시인이라고 해요.”

 

 이 남자 자세히 보니 엄청 멋있었다.

 

 키는 185쯤 될까, 살짝 웨이브 진 머리에 쌍커풀 없는 눈, 높은 콧날과 꼭 다문 입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목구비가 얼굴이 가득 찬 걸 보니 얼굴 크기도 작나 보다.

 

 떡 벌어진 어깨에 탄탄해 보이는 가슴, 튼튼한 허벅지까지.. 마치 연예인을 보는 듯 했다.

 

 시인은 멋진 남자를 보자 기분이 좋아져서 더 화사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하필 시인의 뒤쪽으로 밝은 햇살이 비춰서였을까?

 

 잔잔한 바닷가에 금빛 파도가 반짝거렸기 때문일까?

 

 일어나 밝게 웃으며 손을 내미는 시인의 모습이 동원의 눈에 눈부시게 다가왔다.

 

 자신도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며 자연스럽게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찰나의 정적이 둘을 감쌌다.

 

  두근. 두근.

 

 동원의 가슴을 뚫고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새어나올 것 같았다.

 

 갑작스런 스스로의 반응에 동원은 당황했다.

 

 급하게 정신을 차리고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동원의 손이 너무 따뜻해서 시인은 놀랐고, 계속 햇빛에 누워있었으면서도 너무 찬 시인의 손에 동원이 놀랐다.

 

 아주 잠시지만 서로 놀란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 동원입니다. 웃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제가 그런 소리 좀 자주 들어요. 호호호. 섬에 놀러 오셨어요? 아 참, 여기는 제가 먼저 발견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뭔가 이미 알고 오신 표정이네요. 자주 오시는 곳인가 봐요. 그럼 제가 양보해 드릴게요. 그나저나 여기 진짜 좋네요. 바다도 한 눈에 보이고, 안전하고, 평편하고..?”

 

 바위틈에서 나오는 시인에게 동원이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멋쩍게 웃으며 손을 잡았다.

 

 인사하는 의미의 악수와 도와주는 손길은 또 느낌이 달랐다.

 

 동원은 계속 심장이 뛰었고, 뭐라고 이야기를 더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양보해주겠다는 시인에게 괜찮다고 말해야 할까, 고맙다고 말해야 할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손을 놓았다.

 

  “손이.. 너무 찹니다. 괜찮은 겁니까?”

 

  “그쵸? 호호호.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손이 찬 거라고 우기고 있죠. 호호호. 그럼 다음에 또 인사해요. 먼저 내려갈게요.”

 

  “네.”

 

 시인은 돌아서서 선착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동원은 자리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말끝마다 웃음기가 있는 모습이 지난번에 우는 모습을 본 것과는 딴 판이었다.

 

 긴 생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자신의 키가 큰 편인데도 시선이 그렇게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걸 보면 시인도 키가 꽤 커 보였다.

 

 운동화를 신고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는 시인의 뒷모습이 마치 어린 여자아이인양 발랄해 보였다.

 

 긴장했었던 걸까?

 

 몸에 힘이 풀려서 시인이 누워있던 바위틈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에 가만히 손을 대 보았다.

 

 왜 이러지? 생각하다 맞아, 내가 너무 놀랐나 보다. 언제나 혼자 있었던 공간이잖아. 하며 숨을 내쉬었다.

 

 왠지 웃음이 나왔다.

 

 낮도깨비도 아니고 이리 불쑥, 저리 불쑥 튀어나오는 그녀가 재미있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연수를 잃은 이후로 여자들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연수는 동원에게 종이에 베인 상처처럼 보이진 않지만 계속 물 닿을 때마다 아픈, 정확히 어디인지 찾을 수 없는 그런 상처였다.

 

 자신의 글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 틈에서 항상 힘이 돼주었던 그녀의 소중함을 그녀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이후에야 알게 된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지금 연수가 있다면 우울감에 빠져 있었던 그런 어두운 남자가 아니라 이렇게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한없이 행복한 만남만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상황이 항상 동원을 괴롭혔다.

 

 어떤 여자를 봐도 죄책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여자는 연수가 떠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었다.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아니다. 놀러 왔겠지. 이런 섬에 저렇게 젊은 여자가 일할 데가 어디 있다고.. 근데 혼자 섬에 놀러 왔진 않겠지? 그 때 혼자인 것 같은데.. 부모님 집이 있나 보다. 어느 집에 저런 딸이 있었지?’

 

 동원은 문득 너무 궁금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나고 자란 동네라 가가호호 모르는 집이 없는데 저 아가씨가 여기 섬에 무엇 하러 왔는지, 왜 왔는지 알고 싶었다.

 

 괜히 동네 어른들께 인사나 가야겠다고 결심하는 동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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