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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기억에 접속
작가 : 연화랑
작품등록일 : 2017.6.1

타인의 기억을 볼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누구의 기억을 들여다 보실래요?

능력자 오수민과 과거의 사고로 인해 알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오피스걸 차도희의

치유와 사랑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 여러분을 몽환적이고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들의 기억세계 -중-
작성일 : 17-06-25 23:25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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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희의 노트에는 여러가지가 적혀있었다.

 

  그 날 있었던 일, 속으로 느꼈던 느낌, 영수증이나 영화표같은것도 붙어있고, 말하자면 그녀의 일상이 모두 담겨있었다.

 

  수민은 도희의 노트를 넘기다가 자신의 상담소로 찾아온 그 날에 멈췄다.

 

  < 오늘도 전날 잠을 자지 못해서 멍한 날이었는데, 아침부터 유희가 걱정하면서 상담소에 가보라고 했다. 처음엔 그다지 끌리지 않았지만 친구가 추천한것도 있고해서 가보기로 했다.

 

  그 곳은 여느 상담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차갑고 딱딱함이 아닌 따뜻한 안정감을 주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그 사람. 치료사 오수민. >

 

  노트는 여기서 잠시 망설인 느낌을 주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도희는 수민에 대해 쓰려고 하다가 잠시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몇 줄 띄워지고 글이 다시 시작되었다.

 

  < 환한 미소에 깨끗한 옷차림에 눈부시게 환해서 쳐다보기가 미안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잔잔하고 마음속에 들어오는 목소리.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듯 했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주 오래전 옛날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

 

  유치원때쯤이었는데 옆집 꼬마랑 놀이터에서 노는데 한 아저씨가 다가와서 무슨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었다. 목소리가 직접 마음속에 들어오는 듯한 느낌.

 

  닮은 것도 아니고 그냥 느낌이었는데 왜 그 일이 떠오른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때문이었는지 상담하는 동안에도 그 후에도 계속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이 만남이 이 인연이 좀 더 오래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수민은 이 글을 읽으면서 뭔가 익숙한 느낌이 왔고 불현듯 예전일이 눈앞을 스쳤다.

 

 

 +++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수민.

 

  잘 기억은 안나는데 어떤 여자애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어떤 남자가 다가왔고 수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을 건넸다.

 

  “꼬마야, 너한테 초능력이 있다면 뭘 할거지?”

 

  “어떤 초능력인데요?”

 

  “그건 아직 모르지만 너에게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말이야.”

 

  “음...그럼 그걸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래요! 슈퍼맨 처럼요!”

 

  아이는 밝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남자에게 말을 건넸다.

 

  남자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남기고 갔다.

 

  “지금 그 마음 변치 않았음 좋겠구나. 훗날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에 대답할수 있기를.”

 

  아직 어렸던 때였지만 그 남자의 말이 뭔가 마음속에 들어온다는걸 느꼈던 수민이 금방 머리를 들어보았지만 이미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곁에 있던 여자아이에게 수민이 말했다.

 

  “내가 커서 꼭 널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될게.”

 

  여자아이는 그 말이 든든했는지.

 

  “꼭 그래야해! 약속!”

 

  하면서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응!”

 

  하고 수민도 약속했다.

 

 

 +++

 

 

  지금 왜 저 기억이 떠오른 것인지는 수민도 알 수 없었지만, 수민의 기억이 맞다면 저 다음에 이사를 가서 다시 그 여자아이와는 만나지 못했다.

 

  수민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 아직 도희의 방이라는 걸 생각하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2시. 많이 늦었네. 이만 가봐야겠다.

 

  그냥 갈까하다가 다음 날 도희가 궁금해할거 같기도 하고 뭔가 아쉬웠던 수민은 도희 책상위에 메모를 남겼다.

 

  < 도희씨, 오수민입니다.

  어제 많이 취해서 제가 모시고 왔어요.

  향초 두고 갈테니 사용해보세요!

  다음엔 좋은 모습 기대할게요>

 

 

 

 #################################

 

 

 

  그 날은 취했던건지 아니면 수민이 곁에 있는 게 안도가 되었는지 무척 푹 잠을 잔 도희.

 

  아침에 깨어나보니 머리도 맑고 술먹은 다음날 치곤 굉장히 상쾌했다.

 

  유희가 도희를 살피러 왔다.

 

  “언니! 깼어? 오랜만에 정말 잘자길래 미리 안깨웠어. 머리는 안아파? 아침먹으러 나와.”

 

  “어, 그래. 알았어. 유희야.”

 

  유희를 내보내고 일단 옷을 갈아입으려던 도희는 문득 책상위를 바라보다 수민이 남긴 쪽지와 향초를 발견했다.

 

  쪽지를 보니 수민의 이미지만큼 단정한 글씨가 써있었고, 달달한 향의 향초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 도희는 지난 밤 와인바에서 술을 마신후 잠이 들었던게 기억났고, 잠결이었지만 따뜻하고 편하게 업혀왔던게 기억났고, 순간 순간 자신이 수민을 잡았던 기억이 스쳐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니건만 실례를 한 것 같아서, 제대로 상담소로 인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도희는 출근준비를 하면서 유희가 불러대는 아침상으로 달려갔다.

 

  “언니, 어제 수민샘이 바래다 줬는데 기억나?”

 

  “응, 아까 책상위에 쪽지 봤어.”

 

  “그랬구나. 역시 세심한 남자라니까. 언니 오늘도 늦어?”

 

  “아니 오늘은 일찍 와야지. 왜?”

 

  “그래? 그럼 오늘은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그럴까? 모처럼 우리 유희랑 데이트 할까?”

 

  “응! 언니! 저녁메뉴는 내가 정해서 이따 문자할게.”

 

  “그래. 너 먹고 싶은 걸로 해. 비싼것도 괜찮으니까 알았지?”

 

  “와우! 알았어. 언니. 출근 잘하고 이따 봐!”

 

  신이 난 유희를 보면서 도희는 북어국만 마시고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휴대전화 속에는 남친인 강철의 번호가 찍혀있었고 좀 찝찝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

 

 

 

  다음날 수민은 상담소에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도희쪽도 구진쪽도 연락없이 조용한 것이 아마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상담소로 향한 수민에게 아침일찍부터 구진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민아, 지난번 말한 그 스토커 아니 납치용의자 찾았다. 그리고 그 우연씨 집으로 찾아가서 고소장을 받는 형식으로 해서 고소도 했고 바로 잡아넣었어. 우와, 그 현장 사진을 니가 봤어야하는데 빨리 잡은게 진짜 다행이었어.”

 

  “그래? 잘되었네. 현장에서 뭐 또 다른게 나왔나봐?”

 

  “말도 마. 현장에 온통 여자사진들이 즐비한데 그 중에서 한우연씨 사진만 벽으로 가득이더라. 완전히 스토커라니까. 무섭더라구.”

 

  “그랬구나. 그 다른 여자분들도 위험할뻔 했네. 차는? 그 납치했었다던 차도 찾았어?”

 

  “아 그 차 찾았지. 거기서 증거물도 꽤 많이 나왔어. 완전 빼박이야.”

 

  “다행이네. 잘 해결되서. 아, 우연씨 상태는 어때?”

 

  “맞다. 그 말 하려고. 지난번 상담받고나서 고소장 접수할때까지도 불안해보였는데 이번에 범인 잡히고 나니까 많이 안심이 되었나봐. 이제 낮에도 가끔씩 뭐 사러도 나오고 그런다더라고. 너한테 치료받으러 한번 더 간다고 했어. 조만간”

 

  “그렇구나. 상태가 좋아졌다니 다행이네. 상담소는 늘 열려있으니 언제고 편한 시간에 오시라고 전해줘. ”

 

  “그래. 니가 또 큰 건 하나 했다. 내가 니 이야기 팀장님한테도 해놨어. 표창이라도 하나 줄지 누가 아냐!”

 

  “그런거 받을려고 하는 일 아니거든! 난 그냥 도움이 되는게 좋아서 하는거야. 니가 나 좀 그만 벗겨먹으려 들면 그걸로 감사할 따름이다.”

 

  “허, 내가 언제 그랬다고! 담에는 정말 편하게 보자! 껍데기에 한잔 콜!”

 

  “그래! 콜! 바쁠텐테 들어가라!”

 

  구진의 전화를 끊고 나자 도희에게서 문자가 왔다.

 

  < 도희에요. 지난 번엔 저때문에 수고하셨지요. 죄송해요.

  늘 제가 폐를 끼치네요.

  조만간 치료도 다시 받을겸 맛있는거라도 사서 갈게요.

  향초가 참 달달해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해요. >

 

  수민은 빙그레 웃으며 답장을 하려다 말고, 그래. 금방 또 보겠지 싶어 음악을 올리고 소파에 기대었다.

 

  바로 그때,

 

  상담실 문이 열렸다. 한우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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