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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망치는 영웅
작가 : time stop
작품등록일 : 2017.6.2

겁쟁이, 비겁자, 도망자라고 불렸던 용사의 동료인 카인. 그는 마지막, 마왕과의 싸움에서 용사 로엘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죽음을 직감하고 지면에 머리를 처박은 후, 눈을 떠보니……살아 있었다.
마왕 퇴치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세계에서. 카인은, 로엘을 찾는다.

 
미쳐버린 녀석을 피해서
작성일 : 17-06-25 20:48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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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엘, 로엘 괜찮아?”

  […….]

  “로엘?”

  […….]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았다. 이건 상대방 쪽에서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인데.

  “힘들겠지…….”

  자신이 실수하면 마을 사람들 몇 명이 죽을 수도 있다. 그런 압박감이 존재하는데 힘들이 않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나도 힘들어 로엘. 저 개새끼들 때문에…….”

  아마 지금쯤 그 둘은 도착했을 거다. 말이 한 마리라서 속력은 조금 느리겠지만. 뭐, 어떻게든 될 거다.

  “후우우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다시 내뱉는다.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심호흡.

  하나.

  둘.

  그리고 셋.

  “흐아압……!”

  품속에서 꺼낸 작은, 붉은 색의 돌을 뒤편으로 던진다. 화염석이라 불리는 폭발성 물질.

  등 뒤에서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 큰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녀석들의 시야를 충분히 가릴 수 있을 만큼의 연기를 일으킬 뿐.

  퍼억!

  그리고 말 위에서 뛰어내린다. 이 정도 속력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떨어지면……어디 한 곳은 확실히 부러진다.

  ‘끄으으읍…….’

  더럽게 아프다, 하지만 신음 소리를 억누른다. 들키면 끝이다.

  몸을 숨긴 수풀 옆으로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난다. 흙먼지 때문에 기침이 나올 것만 같았다. 목이 간질거려서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억누른다.

  아우우우우우!

  대체 몇 번 듣는 걸까 이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는.

  “쿨럭……쿨럭, 쿨럭!”

  늑대들이 지나가자마자 나는 기침을 터트렸다. 젠장, 목이 간지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쿨럭…….”

  겨우 잦아든 기침 소리에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썩을, 오른쪽 팔이 안 움직여. 거기다.

  “따갑다고 따가워…….”

  말에서 뛰어내려 바닥에 구른 탓에 조금씩 아물던 왼손의 상처가 더 깊게 벌어졌다. 피가 굳기는커녕 안에 있는 새 피들만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다.

  “일단은……동굴로.”

  힘이 빠져버린 몸을 겨우 이끌고 동굴로 향했다. 이대로 길바닥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놈들에게 추격당한다. 이 피 냄새를 최대한 풍기지 않도록 해야 했다.

 

 

 

 

  동굴 안은 어두웠다. 내 몸 하나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티익.

  손톱의 끝으로 화염석을 튕겼다. 은은하고 따듯한 빛이 동굴의 내부를 비추었다. 이런 식으로도 써먹을 수 있으니, 조금 더 가지고 올 걸 그랬다.

  “위험한데…….”

  이 앞으로 나가는 것도, 그렇다고 동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위험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차피 이미 들어와 버렸고 부상도 심하다. 지금 이 상태로 돌아다니는 건 무리다.

  탁, 타악.

  동굴의 안쪽을 향해서 걸음을 옮긴다. 안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었다.

  손등에서 피가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상처의 크기도 꽤 있는 걸로 봐서는 굳기 전에 과다출혈로 사망할 것만 같았다.

  “여긴……?”

  화염석을 내 이마 높이까지 들어, 동굴의 내부를 비춘다. 대체 얼마나 넓은 것인지, 화염석 만으로는 턱도 없을 정도.

  밖에서 봤던 것 보다 동굴의 내부는 훨씬 더 컸다. 어지간한 마을 하나를 옮겨오고도 남을만한 크기. 동굴 안에 이런 게 존재할 수 있는 건가?

  틱, 티익.

  금방이라도 꺼질 것만 같이 희미한 불빛을 내뱉는 화염석을 손톱 끝으로 다시 두드렸다.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지속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문제였다.

  언뜻 보이는 길로 향하기 위해서 벽에 손을 짚고 따라서 이동했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손등의 상처가 더욱 욱신거렸다.

  “젠장, 빛이…….”

  결국 제 수명을 다하고 꺼져가는 화염석의 불빛. 여유분은 없었기에 벽면을 따라서 이동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때. 그 순간에.

  “당신은……살아있었던 겁니까.”

  왜인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주변이 확 밝아졌다. 저항할 틈도 없이 내 눈을 파고들은 빛 때문에 눈이 무척이나 시렸다. 그렇지만 내 앞에 있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보기 위해, 어떻게든 눈꺼풀을 벌렸다.

  “너는…….”

  초록색의 머리카락, 차분해 보이는 얼굴,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쓰는 그 말투.

  “죽은 줄 알았는데. 아니, 차라리 죽었으면 했습니다. 당신 같은 거, 이 세상에 필요는 없었으니까.”

  “라우엔……!”

  마왕군의 간부 중 하나. 소환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 라우엔.

  분명 그때 마왕을 처치하면서 같이 쓰러트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왜 여기에 있다는 말인가.

  “죽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쓰러지고 나서, 눈을 떠 보니 이곳에서 깨어났었습니다.”

  미쳐있다.

  그의 얼굴에, 표정에 조금씩 광기가 내려앉는다.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는 라우엔.

  “동료들을 찾았습니다. 어디에 있냐고. 제발 대답 해 달라고……그런데. 아무도 없었어요. 오로지 저 혼자뿐…….”

  광기는 더욱 진해져만 간다.

  “……모두 죽어버렸더군요. 시체 하나, 흔적 하나 남기지도 않고. 모두 당신들이. 아니, 용사 로엘이 행한 짓이었습니다.”

  “악을 멸하는 게 뭐가 잘못하는 거지?”

  “…….”

  답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광기가 더욱 진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악, 악이라……저는 악당입니까? 아니, 악당이죠. 동료들도 그렇습니다. 모두 악당,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제게는……서로에게는.”

  ‘가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로엘을 정의의 용사로 보아도 저에게는 아닙니다. 그저 가족을 죽인……살인자입니다. 찢어 발겨야 할……! 없애버리고만 싶은 그런 존재…….”

  이성과 광기가 차례대로 오간다. 지금 그의 모습은 그 누가 봐도 정상인이 아닌 상태였다.

  “네가 그 마물들을 보낸 건가?”

  “그래요……제가 그것들을, 로엘을, 마을을 모든 걸. 가족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로엘을. 그 용사를!”

  죽이기 위해서.

  목소리가 다시 차분해진다. 마치 두 개의 인격을 넘나드는 것처럼, 사람의 모습이 계속해서 변화한다.

  “그러니 당신도 죽으십시오. 매일 도망만 치던, 살아있어 봤자 도움도 안 되는 쓰레기가.”

  그의 손에 붉은 마법진이 떠오른다. 소환을 위해 진행하는 마법의 진. 동굴의 내부니까 그리 큰 것을 소환하지는 않겠지만……일반인인 내게는 늑대 한 마리만 소환해 둬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딱히 죽고 싶은 마음은 없거든……!”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상처를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난 라우엔을 이기지 못한다. 이건 아키르나도, 펜터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똑같다.

  “도망가지 못합니다. 도망자.”

  붉은 마법진의 빛 속에서 튀어나오는 수십 마리의 마물들의 모습에 나는 작게 혀를 찼다.

  미안 로엘, 아마 여기서 죽어버릴 것만 같다.

  ㅡ그어어어어.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든 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기는 검은 색의 마물들. 얼마나 기괴하게 생겼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으윽.”

  동굴의 입구를 향해서 달리고 있지만 상처 때문에 한계는 존재했다. 조금씩 풀려가는 다리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는 붉은 피들이 내 정신을 점점 흐리게 만들었다.

  “썩을, 한 번 해 보자고……!”

  어차피 이 정도 상처와 속도로는 제대로 도망치지도 못한다. 이판사판. 나는 바로 뒤로 몸을 돌려서 녀석들, 마물들을 바라보았다. 기어오고 있었지만 그 속도는 기는 것 치고는 무척이나 빨랐다.

  “내가 죽나 네 녀석들이 죽나, 해 보면 알겠지!”

  품속에서 끄집어낸 여러 개의 폭발석들. 화염석과는 다르게 폭발하는 성질이 있는 돌들이었다. 아까 화염석을 챙길 때에 너무 급했는지 가방에 같이 들어가 있었다.

  “먹어라 이 망할 녀석들아!”

  그대로 모든 폭발석들을 내던졌다. 애초에 하나하나의 폭발력을 모른다. 자칫하면 이 동굴 전체가 날아 갈 수도 있지만, 지금 그딴 걸 따질 때가 아니지.

  후드드득.

  여러 개의 폭발석들이 바닥을 구르는 것과 동시에 나는 동굴 벽면의 뒤로 몸을 던졌다.

  ‘터져라, 터져라, 터져라!’

  귀를 틀어막고 몸을 웅크렸다. 젠장, 대체 얼마나 강한 거지? 저 하나의 양이면 몰라도 여러 개니까. 아니, 그것보다 몇 개를 던진 거야?

  쿠과과과과광!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시간도 없이 연속적으로 폭발하는 폭발석들. 귀를 막고 있는데도 소리가 귀의 안, 고막을 강타했다.

  “크으으읍.”

  폭발의 진동이 몸에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눈을 질끈 감고 있었지만 이거 하나 만큼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동굴은, 곧 무너질 거다.

  달려, 달려, 달리라고!

  몸을 웅크린 채로 굳어있는 나에게 연신 외쳐댔다. 하지만 이 망할 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쿠웅!

  그런 내 옆에서 갑작스레 들려오는 굉음에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 현실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순간적으로. 다시 굳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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