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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망치는 영웅
작가 : time stop
작품등록일 : 2017.6.2

겁쟁이, 비겁자, 도망자라고 불렸던 용사의 동료인 카인. 그는 마지막, 마왕과의 싸움에서 용사 로엘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죽음을 직감하고 지면에 머리를 처박은 후, 눈을 떠보니……살아 있었다.
마왕 퇴치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세계에서. 카인은, 로엘을 찾는다.

 
도망 시작.
작성일 : 17-06-25 16:46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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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가 타고 온 마차 수는 네 개. 마을에 있는 건 다섯 대 정도. 말은……열다섯?”

  마차 아홉 대에 말은 열다섯 마리. 적다, 이 수로는 몇 백 명이라는 대 인원을 이동시키기에 적합하지 않아.

  왕복으로 이동해서 대피 시켜?

  아니, 절대로 안 된다. 애초에 길부터가 잘 닦여 있는 정규 루트가 아니야. 너무 험해서 돌아오는 건 무리다.

  “부족합니다, 이건 너무 부족해요…….”

  생각, 생각해라. 이건 도망치는 거야. 항상, 내가 도망칠 때 뭘 먼저 고려했지?

  ‘탈출 경로.’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지도 위로 붉은 색 잉크로 원을 그리고, 파란 색 잉크로 경로를 표시한다.

  많은 인원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길목과 그나마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만한 곳들이다.

  “아키르나씨, 이동하는 인원을 분산시킨다면.”

  “리스크는 오히려 더 클 겁니다. 반으로 나눠도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들입니다. 백이나 십이나 통솔하기 어려운 것 똑같아요.”

  그리고 그 절반은 노년층과 어린아이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건……적들의 현 상황.’

  탁자 위에 놓여 있는 푸른 수정구를 집어 들었다. 아키르나가 이곳으로 올 때 마차에 실었었던 몇 안 되는 물품 중 하나로, 통신석이라고 불리는 고가의 물건이었다.

  “아아ㅡ, 레르헨. 들려?”

  [응]

  곧바로 반대편에서 즉답이 들려왔다. 나는 지도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레르헨에게 질문을 던졌다.

  “현재 적의 상황은? 그러니까 이동속도 같은 거.”

  레르헨은 기본적으로 마법사다. 그것도 대 부분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대 마법사. 굳이 비유하자면 체스에서 퀸 같은 존재다.

  그런 그녀에게 대규모 탐지 마법 같은 건 간단한 일이다.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이점을 살려 정찰을 부탁했다.

  [……뒤에 있는 거대한 놈들은 꽤 느려. 하지만 앞에 있는 붉은 늑대들은 생각보다 발이 빨라. 뒤에 놈들이랑 많이 떨어져 있어. 아마 두 시간 정도면 저 녀석들이 제일 먼저 도착할 거야]

  “하필이면 늑대 종류의 마물인가……일단 정찰은 계속 해줘. 신호를 주면 지정한 루트로 갈 준비를 하고.”

  [하아ㅡ.]

  갑작스레 들려오는 한숨 소리에 나는 잠깐 멈칫하고 굳어버렸다.

  [너 내가 아는 그 녀석 맞아? 이런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여태껏 도망쳤었던 거야?]

  “……그러게.”

  그 말에 씁쓸하게 웃었다. 나도 내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하여튼……너나 로엘이나 둘 다 바보야]

  그 말을 끝으로 통신석의 푸른 불빛이 희미해져 갔다. 저쪽에서 먼저 연결을 끊은 거였다.

  “……로엘.”

  로엘, 그는 정신을 어느 정도 수습한 뒤에 내게 말했다.

 

  ‘카인, 나는 싸울게. 그러니까 너는 도망쳐줘. 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착한 것도, 정직한 것도 병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로엘은 그런 녀석이었다. 그렇기에 마음에 들긴 했지만.

  “자아……시간이 없으니까 빨리빨리 해야죠.”

  붉은 색 동그라미가 처진 곳에다가 다트를 꽂았다. 원래 이러면 폼이 안 나지만 뭐,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까.

  ‘세 번째는 이용해 먹는 거지.’

  철저하게 이용해 먹어서 나는 살아남는다. 그게 도망치는 사람의 기본 마인드다.

  “펜터씨, 그 용병들의 탈출 경로는 알고 계시겠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는 용병들의 대장 격인 사람이다. 그 밑에 있는 용병들이 현 상황을 보고 분명 그에게 제일 먼저 제안했을 터. 도주 경로도 알려줬을 게 분명했다.

  “허, 거참 눈치는 귀신이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잉크병에 손가락 하나를 넣었다. 파란 색의 잉크가 자신의 손끝에 묻어나온 것을 확인한 후에, 지도 위에 손가락을 얹고 주욱 그어 내렸다.

  “대강 이렇게 알고있수다.”

  “그거면 충분해요.”

  나는 펜터씨가 그은 도주 경로에다가 거침없이 가위표를 그었다. 확실히 안전하고 소수의 인원은 탈출이 가능한 곳이지만……우리의 탈출 경로로는 이용하지 않는다.

  ‘받은 만큼 싸워? 나중가면 받기 싫어도 싸우게 될 거다.’

  “아키르나씨, 통솔은 힘들겠지만 일단 인원을 최대한 분할하겠습니다. 저와 레르헨, 아키르나씨가 통솔하게요.”

  “삼등분하시겠다는 겁니까?”

  “그 말 그대로요. 어차피 저 인원들을 무리하게 대피 시키려하면 안 됩니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문제가 조금 있어도 안전하게 가는 게 중요해요.”

  저 인원들을 모두 한꺼번에 대피 시키려고 한다면 경로 선택에 큰 제약이 걸린다. 그 만큼 길목이 넓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만큼 인원이 줄어들면? 당연히 길목도 좁은 곳을 선택할 수 있으니 그나마 제약은 줄어든다.

  “……형씨.”

  펜터, 그가 어울리지 않게 얼굴을 조금 붉혔다. ……조금 끔찍한데 이거.

  “사등분 합시다 사등분.”

  “네?”

  사등분이면 통솔할 인원이 한 명 늘어야 하는 건데, 설마.

  “음, 뭐……나는 배짱이 있으니까. 베테랑 용병이니까……꽤 굴러먹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돈이, 몸이 전부인 용병인 그가 스스로 자처해서 나서는 거다. 분명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경력이 있기에 더욱 잘 알 터인데 그는 스스로 나서고 있었다.

  ‘이게 다른 점이구나.’

  겁 많은 사람과 그 겁을 이겨내는 사람. 카인과 펜터. 이 둘의 차이다.

  “……나쁠 건 없습니다만. 후회하지는 않으시겠죠?”

  “고럼! 베테랑 용병의 배짱을 얕보면 안 되는 거지!”

  듬직하다. 역시 용병인 건가.

  “그럼 이제……시작하죠.”

  ‘겁쟁이’의 전략을.

 

 

 

 

  [약 열 마리 정도의 늑대가 접근 중, 곧 그쪽에 도착 할 거야!]

  약간은 다급한 듯한 목소리. 이 다급함을 오랜만에 듣는 구나. 그런 생각과 함께 내 입을 빠르게 움직였다.

  “최대한 견제하면서 지정 위치로 이동해 줘, 그리고 중간 중간 마법으로 녀석들 떼어 주고.”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놈들은 그나마 처리하기가 쉽지만 몰려 있는 놈들은 처리가 힘들다. 한꺼번에 덤벼오기 때문에 공격을 예측하기가 힘든 탓이었다.

  “그리고 펜터씨, 작전 시작입니다.”

  아키르나에게 부탁해서 추가적인 통신석을 받아와 통솔자 역할을 맡은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줬다. 연락은 문제없어.

  [조금 양심에 찔리기는 해도……괜찮으려나]

  이 작전, 펜터에게 부탁한 일은 그가 용병으로서 조금 미안함을 느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베테랑 용병님이 지켜주시면 끝입니다.”

  [아, 그, 그렇지 형씨? 나는 베테랑이니까 아하하하하……]

  이미 결심했다. 뭐든 철저하게 이용해 먹을 생각으로.

  [늑대들 흩어졌어, 약 다섯 마리 정도가 떨어져서 지정 위치로 이동 중!]

  “펜터씨, 그쪽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아, 으, 응. 알겠다고 형씨……!]

  첫 번째 전략.

  지금 이 마을에서 그나마 전투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젊은 층의 사람들. 그런데 그마저도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했기에 위급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용병들을, 우리가 데려온 용병들에게 호위를 부탁할 수 있다면?

  물론 지금 그들은 도망치고 있었다. 애초에 받은 만큼만 일하는 그들이었고, 처음 의뢰 내용부터가 라이너스 영지까지의 호위였다. 하지만, 내가 뭐라고 했었지?

  나중가면 싸우기 싫어도 싸우게 될 거라고.

  [다섯 마리 모두 그쪽으로 가고 있어 형씨! 이제 도착, 녀석들이 보여!]

  펜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쪽에서 다른 이의, 아니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우, 우와악! 뭐, 뭐야. 펜터씨?]

  [역시 펜터씨도 도망치시려는 거죠? 그렇죠?]

  [자, 잠깐! 펜터씨 뒤에 그 녀석들 뭡니까 그거……으아아아!]

  먼저 펜터 그가 늑대들을 유인해 한 경로로 이동한다. 그 경로는 내가 가위표를 쳤던, 용병들의 도주 경로였다.

  [어이! 왼쪽, 왼쪽에 두 놈!]

  갑작스럽게 등장한 펜터와 늑대의 모습에 당황하겠지만 그들은 이내 침착하게 대처할 것이고, 곧 다시 제 갈 길을 갈 것이 분명했다.

  저래 보여도 최상급 용병이 세 명 정도 껴있다. 아무리 마물이지만 늑대에게 질 일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늑대가 사방에서 출현한다면?

  [뭐야 이거……왜 이렇게 많아……!]

  우리야 레르헨이라는 뛰어난 정찰병이 있으니까 적들의 정확한 수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저들은 아니다. 늑대들의 수가 백인지 천인지 모른다.

  사실상 대여섯 마리의 늑대들이지만 저들이 지나가는 곳은 거대한 숲의 정 중앙. 그 지리의 특성상 숲 속에 몸을 숨긴 늑대들의 수는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포진해 있는 상태면 더더욱.

  물론지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내가 노리는 건 그게 아닌 다른 것.

  [이쪽, 이쪽으로 간다!]

  펜터, 그가 돌파구를 제시한다. 다름 아닌 마을 쪽으로 나 있는 길을 향해서.

  [대, 대장. 하지만 그쪽 길은……!]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리가 없다. 아니, 애초에 도망치려던 녀석들인데 그 길이 돌아가는 곳이라는 걸 왜 모르겠냐고.

  [뛰어 멍청아! 죽고 싶냐!]

  하지만 저들은 늑대의 수를 모른다. 거기다 레르헨에게 부탁해 늑대의 위치를 교묘하게, 그들이 한 곳으로 밖에 탈출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그들을 마을로 돌아오게 될 터.

  “제 1작전은 성공.”

  제 2작전은 일단 용병들이 마을로 다시 돌아와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키르나씨, 현재 준비 상태는요?”

  사람들의 피난을 위한 준비를 미리 아키르나에게 부탁해 놨었다. 꽤 꼼꼼한 사람이니까 잘은 했겠다만은……수백 명. 이건 아무리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라도 통솔하기 힘든 대 인원이다.

  [피난 경로와 이동 시간 등은 모두 숙지시켜놨습니다……하지만 역시]

  “……마차 수가 문제군요.”

  마차의 수.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송할 만한 수단, 이게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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