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향기를 입다
작가 : 서은환
작품등록일 : 2017.6.24

" 여솔씨, 사랑에 눈 먼 남자에겐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어요. 얼마나 멀리있던, 얼마나 높이있던,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갈께요. 누구도 무시 할 수 없는 최고의 남자가 될께요. "

 
5화
작성일 : 17-06-25 15:40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502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예의도 없고 "

 

 태화는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설화를 내려다보며 혀를 찼다.

 

 " 너한테 지킬 예의없어 "

 

 설화는 떨리는 눈빛을 애써 숨기며 말했다. 큰 키, 운동으로 다져진 몸, 섬뜩한 표정에서 오는 위압감은 언제나 견디기 힘들었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정장과 목까지 잠근 단추가 그의 성격을 대신하는 듯 보였다. 그런 태화의 존재감은 마치 혼자만 다른 차원에 있는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태화는 미세하게 돌아간 넥타이의 위치를 바로잡으며 말했다.

 

 " 뭐 하고 있는 거냐 "

 

 " 알 거 없잖아 "

 

 태화는 깊은 한숨을 쉬며 설화 옆에 쪼그려 앉았다. 태화의 길고 곧은 손가락이 천천히 향하자 설화의 몸이 움찔하고 반응한다. 태화는 한껏 움츠러든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설핏 웃었다.

 

 " 형이 동생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게 이상한가? "

 

 당장이라도 한입에 집어삼킬 것 같은 포식자의 눈빛이 설화를 훑어간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 안에 송곳니를 숨기고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 하찮고 쓸모없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동생인데 "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꽂히는 태화의 목소리는 일할 때 모두를 집중시키고 의도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그 진정한 진가는 타인을 찍어 누를 때 발휘되었다.

 

 " 대체, 니가 말하는 꿈은 언제 이루는거냐 "

 

 꽉 쥐고 있는 설화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 어차피 못 할 텐데. 왜 굳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

 

 " ..... "

 

 " 그냥 시키는 거나 하지. "

 

 " 난…!"

 

 설화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지만, 마주친 태화의 눈빛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겉으로 보이는 웃음과 달리 섬뜩한 아우라가 태화의 몸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태화를 노려보던 설화의 눈빛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땅으로 쳐 박혔다.

 

 " 니가 그래서 병신인거야 "

 

 자리에서 일어난 태화는 구겨진 옷을 정리하며 말했다. 귀찮으니까 앵앵거리지 말라는 듯, 경고 없는 경고가 설화의 온몸에 박혀 들어갔다.

 

 " 너 같은 건, 여솔이랑 지내면 니가 얼마나 바닥인지 실감밖에 못 할꺼야. "

 

 " .... "

 

 " 한 달…. 이랬던가? 과연, 니가 버틸 수 있을까? 또 도망치겠지. "

 

 " .... "

 

 "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

 

 설화는 말을 마친 태화가 사라진 길목을 그저 비탄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태화가 떠나고도 한참 뒤에야 풀린 긴장감에 설화는 쥐고 있던 주먹을 서서히 풀었다. 손가락의 미세한 떨림과, 손바닥에 남아있는 습기가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결국,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긴장하고 움츠러들기 바빴다.

 

 설화는 처절하게 난도질당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지잉-

 

 [ 성이 여 이름이 솔 : 나 끝났는뎅 어딧뇽 ]

 

 설화는 밝혀진 핸드폰을 보고 설핏 웃었다.

 

 [ 구경 다녔어요. 금방 갈께요 ]

 

 [ 성이 여 이름이 솔 : 입구로 와요ㅋㅋㅋ ]

 

 후우, 설화는 심호흡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래, 일단은 신경 쓰지 말자. 생각하며 나왔을때 입구에 서있는 여솔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 죄송해요. 설화씨 "

 

 " 뭐가요? "

 

 " 재밌는 구경 시켜준다고 했는데. 완전 별루였죠 "

 

 " 아뇨, 전 괜찮아요. 재밌었어요. "

 

 여솔은 눈도 마주치지 못하면서 머쓱하게 말하는 설화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 거짓말 참 못 하시네요. 가요 맛있는 거 먹어요 "

 

 자신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라 잘 해주는 것인지, 원래 성격이 좋은 것인지.

 

 여솔씨는 제가 지금까지 봐온 사람들이랑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말은 속으로 삼킨 채 여솔의 뒤를 따랐다. 아까 PD가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혼자 일할때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많이 다른듯하지만.

 

 " 솔이씨, 제가 옆에서 보고 있다고 이미지 관리 하는거죠 "

 

 설화의 질문에 출입증을 찍던 여솔의 한쪽 눈썹이 활처럼 휘어 올라갔다.

 

 질문이 좀 잘못 되었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 채 볼만 긁적이는 설화를 보며 여솔은 해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 네 맞아요. "

 

 말을 마치고 돌아선 뒷모습에 설화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거짓말 참 잘하시네요.

 

 

 

 

 

 

 ***

 

 

 

 

 

 민태는 연신 한숨만 내쉬는 유진을 허름한 호프집 구석 한켠으로 안내했다.

 

 " 연락 올 거야 그렇게 너무 한숨 쉬지마 "

 

 민태는 유진의 잔을 채워주고, 자신의 잔을 채우며 말했다.

 

 " 그 사람은…. 칼이야…. 그 자리에서 반응이 온다고…."

 

 술을 단숨에 들이킨 유진은 잔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잔은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했다. 민태는 들고 있던 잔을 든 손을 민망하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 자기야, 천천히 마셔 "

 

 " 왜!! 내가 용아 그룹 얼마나 들어가고 싶었는지 알잖아!! 근데 그거 못 들어간 것도 열받는데!! 술도 맘대로 못마셔!!! "

 

 민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주물렀다. 애초에 유진을 만났던 이유가 생긴 거 반반하고,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자극적이라는 것 뿐이었는데.

 

 " 니는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

 

 해서는 안 될 말도 서슴없이 뱉는 유진의 예민함을 받아주면서까지 만나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졌다.

 

 " 내가 사업만 잘…."

 

 " 그놈의 사업은 개뿔…."

 

 유진은 비웃음 섞인 눈을 흘기며 잔을 채웠다. 민태가 그냥 집이나 갈까 싶을 때쯤 유진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 아이씨 뭐야 또 시끄…."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노려보던 유진의 눈이 액정에 쓰인 이름에 흔들렸다.

 

 " 왜 누군데? "

 

 " 가…. 강태화…!"

 

 자신의 뺨을 열심히 쳐가며 목소리를 가다듬은 유진이 심호흡을 크게 한 후 핸드폰을 들었다.

 

 " 네~ 태화 오빠~ 기다렸어요! "

 

 " 염병…."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는 민태를 노려보던 유진은 다시금 미소를 장착한 채 핸드폰에 굽실 거렸다. 태화 특유의 싸늘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 용건만 말할께 」

 

 " 네? 아 네! 말씀하세요 "

 

 「 일단은 인턴으로 들어와 」

 

 " 인턴이요? 네! 좋아요!! "

 

 한결 밝아진 유진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굽신거리며 대답했다.

 

 「 그리고 맡길 일이 있는데, 그것만 잘하면 정직원으로 돌려 줄께 」

 

 " 뭐든지 맡겨만 주세요. 잘할 수 있어요!!! "

 

 얼굴에 경련이라도 날 듯 미소를 유지하며 네 네 대답하던 유진은 전화를 끊고는 잔을 들었다.

 

 " 자기야 우리 짠할까? "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던 민태는 잔을 부딪쳤다.

 

 

 

 

 

 

 ***

 

 

 

 

 

 지잉-

 

 [ 성이 여 이름이 솔 : 설화씨, 저 오늘 어디 좀 들렀다 가야 하니까. 사무실에서 쫌 기다려요! ]

 

 상자가 가득 쌓여있는 여솔의 사무실 앞에서 핸드폰에 뜬 메세지를 확인하던 설화는 중얼거렸다.

 

 " 좀만 빨리…. 말하지…."

 

 동시에 철컥 소리를 내며 화연이 문을 열고 나왔다.

 

 " 오셨어요! 오늘 솔이 좀 늦을 건데 들어와서 기다려요. "

 

 " 아…. 네…."

 

 앉아서 기다리란 말에 쇼파에 앉은 설화는 어색해질 분위기를 걱정했다.

 

 여솔과 함께 다닌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화연과는 처음 만났을 때 이후론 딱히 대화를 나눈적이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설화가 걱정한 보람도 없게 화연은 문만 열어주고는 복도에 쌓여있던 박스를 옮기느라 바빴다.

 

 불편해서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던 설화는 일어나 화연이 옮기던 박스를 하나 잡고 다시 말했다.

 

 " 어디로 옮기면 되나요? "

 

 화연은 들고 있던 박스를 책상에 올리고 그 위에 기댄채 장난스럽게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 내 맘대로 일 시키면 고용주한테 혼나는데 "

 

 " 고용주한테는 내 맘대로 한 거라고 할테니 돕게 해주세요 "

 

 화연은 산처럼 쌓인 옷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 저거 다 옮겨야 하는데? "

 

 " 그럼 역시 제가 도와야겠네요 "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인 화연은 다시 박스를 나르기 시작했다.

 

 박스에는 옷으로 보이는 천들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랑 다르게 제법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옮기는 화연을 보며 설화가 말했따.

 

 " 이 힘든걸 화연씨한테만 시키고 여솔씨가 너무했네요 "

 

 " 옮기기 싫어서, 안 오는 게 분명해요. "

 

 당황한 듯 눈이 크게 떠진 설화를 보며 화연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농담이에요. 왠지 설화씨는 진심으로 받을 거 같아 "

 

 " 맞아요…."

 

 " 보통은 아니라고 하지 않나요. "

 

 점점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는지 어느새 말도 없이 박스를 옮기던 화연이 주저 앉았다.

 

 " 아!!!! 못해!!! 설화씨 좀 쉬어요 "

 

 제법 많이 옮겼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복도에 남은 절반 정도 되는 박스를 보며 설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 그래야…. 겠네요.. "

 

 " 괜히 도와준다고 했죠? "

 

 " 네 "

 

 " 그러니까 보통은 아니라고 하지 않냐구요 "

 

 말을 마치며 한바탕 시원하게 웃던 화연은 탕비실에 들어가 음료와 수건을 꺼내 건넸다.

 

 수건과 음료를 받아든 설화가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는 화연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 이런 일 혼자 해오셨으면, 불만이 쌓일 법도 할꺼 같은데.. "

 

 크으- 입가를 닦던 화연은 설화의 말에 잠시 골똘히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 아, 보통은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네요 "

 

 " 보통은요? "

 

 화연은 박스위에 걸터앉은 채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 전 말이죠, 과장 좀 섞어서 걔가 갑자기, 나! 사람을 죽였어!!! 라고 말해도 왜 사람을 죽이고 그래라고 대답 할 수 있어요 "

 

 " 예시가 너무 과격한데요.. "

 

 " 그러니까 과장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정도의 신뢰라고 생각해주세요 "

 

 " 이해했습니다. "

 

 " 우리 회사가 만들어진 지 이제 3년 됐거든요. 근데 유명세에 비해서 1년간은 수입이 없었어요. 오히려 적자였죠 "

 

 " 왜요? "

 

 " 홍보를 명목으로 무상 대여해달라는 곳이 많았거든요. "

 

 " 싫다고 하면…."

 

 " 그럴 수 있으면 그랬겠죠. 하여튼 돈을 벌긴 커녕 적자를 보는 중에도, 제 월급은 단 하루도 늦은 적이 없어요. 보너스나 명절 떡값도 섭섭하지 않게 나왔구요 "

 

 " 솔이씨가 돈이 많나요 "

 

 " 아뇨, 그 사실들도 작년에 알았어요. 그마저도 다른사람한테 들었구요. 아마 지금도 제가 아는지 모를 거예요. "

 

 " ..... "

 

 " 걘 그런 애예요, 티를 안내죠 분명 지입으로 말 안 할 테니까, 제가 말해주는거에요 "

 

 의외라는 듯 경청하던 설화의 눈빛에 민망하게 웃던 화연이 말을 이어 가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사람들 불러서 돈 주고 하라니까!! 이걸 왜 니가 옮겨!!!! "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들어오던 여솔은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설화와 화연의 시선에 주춤하며 말했다.

 

 " 뭐…. 뭐야 둘이 왜웃어..? "

 

 수건으로 땀을 닦던 설화는 입을 막고 쿡쿡 웃으며 화연에게 말했다.

 

 " 과연 그런 사람이군요.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29화 2017 / 11 / 24 263 0 5383   
28 28화 2017 / 11 / 23 271 0 5260   
27 27화 2017 / 11 / 16 267 0 4955   
26 26화 2017 / 11 / 15 281 0 4578   
25 25화 2017 / 11 / 12 276 0 4863   
24 24화 2017 / 11 / 7 265 0 3980   
23 23화 2017 / 11 / 6 265 0 5277   
22 22화 2017 / 11 / 3 269 0 5216   
21 21화 2017 / 11 / 2 282 0 5258   
20 20화 2017 / 10 / 31 260 0 4602   
19 19화 2017 / 10 / 29 284 0 5104   
18 18화 2017 / 10 / 25 277 0 4521   
17 17화 2017 / 10 / 11 264 0 4821   
16 16화 2017 / 9 / 26 256 0 4905   
15 15화 2017 / 9 / 17 277 0 4977   
14 14화 2017 / 9 / 17 262 0 5119   
13 13화 2017 / 9 / 17 270 0 4402   
12 12화 2017 / 9 / 17 265 0 4782   
11 11화 2017 / 7 / 24 260 0 5200   
10 10화 2017 / 7 / 12 267 0 4884   
9 9화 2017 / 7 / 5 305 0 4994   
8 8화 2017 / 7 / 1 291 0 4920   
7 7화 2017 / 6 / 29 298 0 4841   
6 6화 2017 / 6 / 27 289 0 4988   
5 5화 2017 / 6 / 25 293 0 5026   
4 4화 2017 / 6 / 24 301 0 5374   
3 3화 2017 / 6 / 24 278 0 5171   
2 2화 2017 / 6 / 24 306 0 5555   
1 1화 2017 / 6 / 24 525 0 586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