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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날아라, 종이비행기
작가 : 길성진
작품등록일 : 20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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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컨디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무거운 짐을 나르던 도중 계단에서 굴러버렸다.
몸이 기울어질 때 이 뒤에 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원래대로라면 나의 덧없는 잿빛 인생이란 소설은 여기서 끝나야 정상이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유령으로서 눈을 떠버린 것이다.
바로, 30이라는 숫자가 나의 왼 눈 밑에 새겨져있는 상태로 말이다.
'30'
그건 나에게 남아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죽음의 표식이었다.
그래. 남은 한 달동안은 생전에 해보질 못했던 못된 장난을 쳐보자!
그렇게 결심하고 장난을 치는 그때, 나는 나와 같이 유령인 어떤 소녀를 만났다.

"만약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운명적인 우리들의 만남과 다가오는 끝.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진실.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애절하면서도 어딘가 낭만적인, 그런 이야기다.

 
재회
작성일 : 17-06-25 15:10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1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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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면 먼저 돌아가도 돼."

 비록 마지막일지언정 내가 수아를 지켜보는 건 소녀에게 있어 썩 보기좋은 모습은 아닐테니.

 얼른 마음을 정리하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소녀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을까.

 "기다릴게."

 소녀는 고개를 저으며 내 옷소매를 끌어당겼다.

 그런 소녀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럼에도 이 곳에서 곧바로 발을 떼고싶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잊기 위해서. 그래서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수아의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 세시가 되자 빵을 채우던 40대의 포근한 인상의 여점장이 수아에게 말을 걸었다.

 "시간이 이렇게 됐네. 수아야. 오늘도 고생했어~. 이만 들어가봐~."

 "앗, 네. 갈아입고 올게요."

 안 쪽 직원실로 향한 수아는 흰 색 테니스 스커트와 검정색 맨투맨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사복차림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럼 점장님. 수고하세요~."

 "내일 봐~."

 수아를 따라 매장을 나섰다.

 하루동안 지켜본 결과, 열심히 일하고 살갑게 대하는 보기좋은 태도에 아무래도 손님뿐 만 아니라 점장의 호감도 제대로 사고있는 듯 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간다.

 그 사실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제 마음속에서 떠나보낼 생각을 하던 찰나, 반갑지 않은 광경을 보게되었다.

 "왜그래?"

 수아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려던 걸음을 멈춰서자 소녀가 날 쳐다보더니 이내 내 시선이 향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와 같은 것을 보았을 때, 소녀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근처에서 수아를 뚫어지게 지켜보던 사람은 아까 오래된 휴대폰으로 도촬했던 남자였다.

 수아가 걷기 시작하자 그 또한 5m정도 거리를 벌리며 수아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퇴근할 때까지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와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을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번화가라 그런지 수아는 자신이 미행당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제발 이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줬으면.

 그렇게 빌며 노심초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그때였다.

 번화가를 빠져나와 점점 인적이 드물어질 때, 남자는 바지안에 손을 넣어 자신의 성기를 조물딱거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의 우리 두 사람의 표정이 구겨졌다.

 "야. 너 지금 뭐하는─."

 남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으려하자 수욱 통과한다.

 몇 번이고 저지하려 해봐도 그저 내 손은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몸이 떨린다. 점점 불안해진다.

 슬슬 수아도 눈치를 챘는 지 힐끔 뒤돌아보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마침내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을 때, 결국 우려하던 사태가 일어났다.

 남자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들더니 발소리를 죽이며 단번에 거리를 좁혀가 등에 들이댄 것이다.

 "소리지르면 찔러죽여버릴거야."

 "……이러지 말아주세요."

 두려움에 벌벌 떠는 목소리로, 수아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그만해……."

 낮게 가라앉은 나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뒤에서 수아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골목으로 들어가. 조금이라도 소리지르면 바로 찌를거야."

 수아는 흐느끼며 남자의 협박대로 방향을 바꿨다.

 "그만해……."

 골목으로 들어서자 수아는 곧바로 남자를 밀쳐내며 뒷걸음질 쳤지만 더이상 뒤로 물러나지 못하게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도, 도망치지마. 소리 지르지도 말고. 조, 조금이라도 저항하면 찔러버리고 즐길거니까."

 역겨울 정도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점점 수아에게 다가갔다.

 나머지 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조물딱거리며.

 "싫어요.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그만해……."

 더이상 물러나지 못하고 주저앉은 수아의 간절한 한마디는 가볍게 빗나갔다.

 소녀는 두 눈을 질끔 감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바지를 내리는 그 순간이었다.

 "그만 하라고 이 개새끼야!!!!!"

 부르짖으며 죽일듯한 기세로 그에게 달려드는 그 순간.

 ─내 몸이 푸른 빛에 휩싸였다.

 그것을 계기로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온 힘을 다해 휘두른 닿을리가 없을 내 주먹이 그의 안면에 제대로 명중한 것이다.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진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건 남자를 박살내버리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아까부터, 아니. 예전부터 수아를 노리며 급기야 범하려했던 이 남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거센 신음을 흘리며 요란하게 쓰러진 그의 복부는 걷어차기 좋은 위치였다.

 "우욱!!"

 온 힘을 다해 걷어찬 뒤 그가 신음과 침을 흘리며 배를 부여잡았다.

 무방비상태가 되었다. 이번엔 곧바로 그의 안면을 강하게 걷어찼다.

 "커헉……!!"

 코피로 보이는 핏방울들이 허공에 퍼져나간다.

 얼굴을 부여잡으며 몸을 쭈구리는 남자.

 나는 재빨리 위에 올라타 그의 광대뼈를 박살내버릴 듯이 있는 힘껏 후려팼다.

 빠른 속도로 뭉툭한 소리가 빈번히 울린다.

 도중엔 너무나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언가가 눈을 뜬 느낌이었다.

 어느새 주먹이 까져 피가 철철흐르고 필사적으로 안면을 막던 그의 저항은 사라져있었다.

 정신차려보니 바닥엔 핏자국들과 함께 단추와 빠진 치아들이 몇 개인가 보였다.

 그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세운 뒤 있는 힘껏 던져버렸다.

 "으으윽……."

 꺼져가는 불씨처럼 희미한 신음만을 흘리는 그는 더이상 움직일 기력도 남아나질 않았다.

 더이상 했다간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겨우 이성이 돌아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의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빠개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적당히 던져둔 그 순간.

 "가, 가은……?"

 옆에서 들려온 그 말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유가은? 너 정말 가은이야……?"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눈시울이 벌겋게 물든 수아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보고들었던 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수아는 지금 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소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뒤늦게서야 나에게 일어난 이변이 대충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느긋한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이틈에 나는 수아의 손목을 잡고 재빨리 자리를 빠져나왔다.

 

 

 

 

 

 저녁의 시작을 알리는 듯 올려다본 푸름엔 연노란 빛이 옅게 섞여있었다.

 가까운 곳에 수아와 자주 들렀던 놀이터가 있다.

 그곳을 향하며 수아의 손목을 잡고 걸었다.

 "앗…… 미안."

 멋대로 손목을 잡고있었다는 걸 깨닫고는 재빨리 놓았다.

 "아니야. 괜찮아."

 수아가 상냥하게 웃었다. 불쾌해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알록달록한 페인트가 벗겨져 곳곳에 거뭇한 철 색의 묻은 회전무대와 아직은 새것같은 은색의 정글짐.

 때가 탄 그네와 오래된 타이어를 반동역할로 삼는 한 쪽으로 기울어진 시소.

 몇 분간 더 걷자 그리운 모래밭 놀이터가 들어섰다.

 "여기는……."

 "응. 우리가 자주 놀러왔던 놀이터."

 가끔씩 야자가 하기 싫어질 때마다 찾아왔던 학창시절 우리들의 아지트였다.

 학교와도 떨어져있어 드나드는 사람은 거의 없는 모래밭 놀이터로 옛날 놀이터의 느낌이 많이 남아있는 정겨운 장소다.

 수아가 벤치에 앉았다. 그리곤 옆에 앉으라는 눈으로 쳐다본다.

 한 걸음 사이를 두고 수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그러게. 야자를 빼먹고 여기서 항상 음악을 들었었지."

 내 말에 수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놀이터도 오랜만이지만 내가 말한 건 가은이 너야."

 "……그러게. 오랜만이야. 수아."

 "응. 정말. 어디보자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지 몇 년이나 지났지?"

 그렇게 말한 수아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더니,

 "3년이네."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3년이라. 벌써 그만한 시간이 흘러갔구나.

 그 사실에 내심 놀람과 동시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비슷한 여운을 느꼈는지 수아도 어딘가 쓸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깐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수아가 입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는데 푸른 빛과 함께 네가 나타났어. 그건 뭐였어?"

 어디부터 얘기를 시작해야할 지 막막해 지긋이 눈을 감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안부와 함께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처음부터 얘기하기로 정했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지금부터 내가 할 얘기는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그래서 믿긴 정말 힘들거야."

 "하지만 진실이지?"

 고개를 끄덕이자 수아가 살포시 웃었다.

 "그럼 믿을게. 아까 본 푸른 빛도 나름대로 증거일테니까."

 다행히도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숨을 들이마시고 말할 준비가 된 나는 설명의 첫마디를 내뱉었다.

 "사실 난 얼마전에 죽었어."

 옆을 바라보자 조금 놀랐는지 수아의 눈이 휘둥그레진 것이 보였다.

 뜬구름 잡는 소리에 왠지 믿기힘든 이야기라는 반응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이해하려하는 모습이 선명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나는 괜찮겠다싶어 이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대학시절의 이야기부터 죽게된 원인과 소녀를 만났던 것과 아까 그 남자를 기습하게 된 경위까지.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자초지종 설명했다.

 조용히 경청하던 수아는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라는 건 잘 알고있어. 물론 믿으라고 강요도 하지 않을테고."

 "어쩌면 그 애도 이 자리에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럴지도……. 아니. 분명 있을거야."

 분명 그럴 것이다. 이렇게 수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한가지를 의미하는 것이겠지.

 어찌된 영문인지 나는 잠깐동안 유령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종이비행기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덕분에 이렇게 수아에게 그리고 수아의 닿을리 없던 목소리가 닿고있다.

 "네 곁에 새로운 친구라. 한 번쯤 보고싶네. 예뻐?"

 "……응. 꽤 예뻐."

 뭐라 대답해야하는게 정답인지 모르기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수아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건들며 능청스럽게 장난을 걸어왔다.

 어색하게 웃었다.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우리를 스쳐지나가며 추억을 던져놓는다.

 "수아."

 나지막이 이름을 불렀다.

 "……응."

 지금부터 꺼낼 이야기가 어떤 주제인지, 그녀는 알고있다는 것을 쓸쓸한 목소리가 말해주었다.

 수아에게 내 본심을 말한다. 그토록 바랐던 순간이 기적적으로 찾아온 것이다.

 이번엔 확실하게 그녀에게 닿을 수 있도록.

 나는 말했다.

 "널 좋아했어. 지금까지 쭉."

 "……."

 줄곧 좋아하던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짧은 한마디가 수아에게 닿을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불공평할 정도로 너무나 길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마침내 긴 시간을 지나 나의 마음이 말로써 표현되었다.

 "너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것을 그 뒤로 계속해서 후회했어. 후회하고 또 후회했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상태가 된 것은 영구적인게 아니라 일시적인 문제라는 것을.

 그러니 이틈에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받지 못했던 말을 받아야한다.

 지나간 시절에 대한 후회를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다.

 "좋아한다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간단한 그 한마디를…… 줄곧 너에게 전하고 싶었어."

 돌아오는 대답없이 잠시 침묵이 흐른다.

 옆에서 바라본 따스하면서도 쓸쓸한 그 미소에 유독 오래된 놀이터가 빛바래지는 느낌이 든다.

 마침내 침묵을 하던 수아가 말을 꺼냈다.

 "혹시 기억해? 중간고사가 끝나고 여기에 들렀을 때. 그때 정글짐 위에서 우리가 나눴던 대화를."

 "당연하지. 나는 모르고 너는 알고있는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면 어떨 것 같냐는 그것 말이지?"

 "응. 기억하고 있어줬구나."

 잊을리가 없다. 수아와 함께했던 모든 것들은 사소한 것일지언정 기억하고 있다.

 교복을 입은 채 서로의 등에 기대며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때의 우리 모습을, 바라본 정글짐에 그려새겼다.

 "언젠가 때가 되면 알려주겠다고 했지. 그 '때'라는 건 지금인거야?"

 내 물음에 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너에게 고백을 받는 날이 오면 줄곧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알려줄 생각이었어."

 "……그렇구나.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수아가 줄곧 말해주지 못했던 그 비밀이란 건 무엇이었을까.

 때때로 떠오를때면 궁금해하던 그것은, 3년이라는 필요이상의 긴 시간을 넘어 지금 이 자리에서 밝혀질 속셈인가보다.

 잠깐의 여백을 새기고, 수아가 입을 열었다.

 "기억할 진 모르겠지만 나와 넌 같은 초등학교의 출신이야."

 출신 초등학교가 같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살짝 놀랐다. 표정에 드러났는지 날 바라본 수아가 작게 웃었다.

 역시 모르고 있었구나라고. 수아의 미소가 그렇게 말했다.

 물론 수아의 그 한마디는 확실히 놀랐지만, 단순히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아직 뒤에 이어질 얘기가 남아있었다. 수아가 말했다.

 "심지어 6학년 때 너와 같은 반이었어. 어때? 거짓말같지? 하지만 진짜야."

 믿기 힘든 말이었다. 6학년 때 있었던 일은 꽤 오래전이라 대부분의 일들은 날아가버렸다.

 그렇다. 남아있는 기억이라고 해봐야 당시 꽤 자극적이었던 일들이 전부였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기억속에서 어떤 여자애의 모습이 불현듯 스쳐가 수아와 겹쳐질 때.

 "너……."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드디어 기억이 났나보구나."

 자그맣게 미소짓는 수아가 그렇게 말하며 뒤에 이어질 말을 꺼냈다.

 "응. 너와 짝궁이 되고, 널 울렸던 못된 여자애인 이수진이야."

 이수진. 잊을리가 없는 여자애의 이름이었다.

 그 당시 나는 이수진을 좋아하고 짝이 되어 내심 기뻐했지만 그녀는 나완 달리 울음을 터뜨려 마음에 상처를 새겼다.

 그게 마음이 아파 홀로 교실에 남아있는 난 울기도 했다.

 날 울린 장본인은 모를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건 상당히 의외였다.

 "중학교를 입학할 당시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 친척들이 모두 기피할 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런 날 거둬주시고 애정을 쏟으시며 키워주셨어. 그때부터 일찍 철이 들었던거야. 날 돌봐주는 조부모님들을 위해 열심히 살자는 의미로 이수진에서 이수아라고 개명을 했어."

 그런거였구나. 드디어 수아가 줄곧 간직해왔던 비밀을 알게되었다.

 고2때 만난 수아는 이수진이라는 인물이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그 시절의 이미지와 완벽히 달랐다.

 "그땐 너무 철이 없었던 시절이라 너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어. 미안해."

 그런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거구나. 그렇다면 나도 그녀에게 꼭 사과해야만 한다.

 "괜찮아. 나도 몹쓸짓을 했는 걸."

 의아해하며 갸웃거리는 수아에게 말을 이었다.

 "그때 네가 미워서 복수를 했거든. 네가 쓰던 리코더를 변기물과 대걸레의 구정물에 담궜지."

 "……정말이야?"

 "……응. 정말이야."

 내 말에 잠시 뚱한 표정을 짓는 수아.

 "푸흡……."

 이내 그녀가 자그맣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내가 복수했다는 것 까진 알지 못했나보다.

 "뭐야~. 가은이 너~. 정말 그러기야?"

 능청스럽게 어깨를 들썩이자 수아가 검지로 콕콕 찔러댔다.

 "그때도 널 좋아했는데 그렇게까지 반응할 필욘 없잖아. 너도 심했어."

 전혀 원망스럽지 않은 목소리에 수아가 쿡쿡 웃었다.

 "소심한 애인 줄 알았는데 되게 장난기가 심한 애였구나? 그때 교실에 슬리퍼가 사라지거나 바퀴벌레 모형이 들어있는 것도 다 네 짓이야?"

 "뭐 그렇지. 공범이 있었지만."

 "못말려. 정말~."

 3년간의 공백이 단번에 사라지듯 그 시절의 친근함을 되찾은 기분이 든다.

 초등학생때의 어렸던 나는 이렇게 수아와 만나 추억을 곱씹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나 있었을까?

 대조되는 현재와 과거. 그 거리의 아득함에 젖으며 작게 지어진 쓴웃음에 추억을 머금는 그때.

 "나 말이야. 현재 애인이 있어."

 "……그렇구나."

 다름 아닌 저렇게 예쁜 여자애다. 이미 임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이미 예상을 해뒀다.

 조금 쓸쓸하지만 그러려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만, 뒤에 이어진 수아의 말은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임신 2주차야."

 그 말에 잠시 사고가 멈췄다. 안면마비라도 온 듯 순식간에 쓴웃음이 사라졌다.

 고개를 돌려 수아를 쳐다보았다. 어설픈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잘못들은 건 아니었는지. 아니면 방금 전 있었던 일로 잠시 스트레스를 받아 혼란스러워 엉뚱한 소리를 내뱉은건지.

 갑작스레 들려온 수아의 한마디는 실감이 나질 않아 얼떨결에 되물어버렸다.

 수아는 원래부터 내 소유였다며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졌던 게 아니다.

 애초에 방금 내가 했던 고백은 딱히 사귀어달라는 의미로 말한 것도 아니었고, 그녀 또한 그걸 잘 알고있었다.

 연인이 없어도 이렇게 된 처지인 이상 이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임신은 너무나 뜬금없는 소리였다.

 허탈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손님으로 만났어. 서른 살의 직장인인데 정말 자상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그래. ……그렇……구나……."

 내 시선은 자연스레 수아의 배에 향했다.

 마음에 싱크홀이 일어난 것만 같은 감각에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았다.

 "아까 날 좋아했다고 했지?"

 시선을 올려 수아를 쳐다보았다.

 무르익어가는 연주홍빛 하늘의 색깔처럼 따스하면서도 너무나도 상냥한 미소로, 수아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널 좋아했어."

 수아의 그 한마디에 내면의 수도 밸브가 터져버렸다. 텅 비어있던 공간에 무언가가 급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한다.

 "단순히 그 시절뿐 만이 아니야. 졸업한 뒤에도 네 생각이 들었어. 가은이 너와 만날 수만 있다면, 곧바로 내 본심을 전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어."

 터져버릴 듯 점점 팽창해간다.

 "고백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고 했지? 그건 딱히 너만 그랬던게 아니야. 나도 그때 내가 먼저 한 걸음 걸어갔을 걸하고 후회했어. 후회하고 후회하고……. 그리고 또 후회했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상이 제대로 맺히질 않는다.

 이젠 한계다. 더이상은 듣고싶지 않다.

 줄곧 듣고싶었던 그 말이 너무나 따스해서.

 너무나 잔인할 정도로 따스해서.

 그만. 제발 그만……. 나는 속으로 간절하게 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간절한 바램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버렸다.

 "그 사람의 고백을 받게된 것도 널 잊기 위해서였어. 그러다가 어느새 그 사람의 진심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리고 진심으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되었어."

 새어나오는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삼키고 참아내며.

 해선 안될. 의미 또한 없을. 뻔한. 배려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이보다 더 잔인한 건 없을지도 모를 자학적인.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바보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사람을 사랑해?"

 "응……. 없어선 안 될 정도로 사랑해."

 있는힘껏 새어나오는 눈물을 참아낸다.

 "이걸로 두번 째구나……. 아까 날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의 구원이 되어주어서 정말 고마워."

 불안정한 젠가탑처럼 톡 건들면 와르르 무너질 것이 분명하기에.

 필사적으로 참았는데.

 "정말 좋아했어. 가은아."

 함께 수학시간에 수학문제를 누가 더 빨리 푸는지 대결했던 것,

 수업도중 교과서에 낙서하다가 키득거려 함께 벌을 섰던 것,

 그때 주변 녀석들에게 커플로 오해를 받았던 것,

 야자시간에 손가락 씨름을 하다가 감독 교사에게 부채로 머리를 맞았던 것,

 공부가 하기 싫은 날이면 항상 이 놀이터로 찾아와 음악을 함께 들었던 것,

 그내에 앉아 서로의 망가진 가정사를 늘어놓았던 것…….

 그 말에 수아와 함께했던 지난 시절들이 하나하나 스쳐지나갔다.

 가슴이 아려온다. 죽을 것만 같을 정도로 거대한 아련함이 덮쳐와 날 집어삼킨다.

 목구멍이 타들어가고 계속해서 하염없이 쏟아져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콧물이 코끝을 적시고 볼을 타고내리던 눈물이 간지럽다.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눈물에 짠 맛이 느껴진다.

 점점 얼굴이 망가진다. 흐느낌이 심해진다.

 ─결국.

 결국 난 입을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터져나오는 걸 차마 막을수가 없었다.

 떨어지는 눈물에 모래바닥이 거뭇하게 적셔진다.

 다섯살 꼬마아이처럼 나는 엉엉 울었다.

 

 

 

 

 

 

 

 

 

 수아가 떠나가고 홀로 놀이터에 남겨지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에 또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흡사 전자담배와 같은 새하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시야를 가리던 연기가 사라졌을 때.

 그동안 모습을 감췄던 소녀가 보였다.

 "……역시 있었구나."

 벤치에 앉은 채 눈 앞에 서있는 소녀를 올려다보았다.

 "응……."

 "이런 꼴불견인 모습 보이기 싫었는데 말이야."

 자조적인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소녀는 부드럽게 웃어보이더니 한 걸음 나에게 다가왔다.

 "이수진 쟤는 널 울리기만 하네."

 그리고, 내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가 감싸안으며, 비겁할 정도로 따스한 위로의 말을 건내주었다.

 "많이 힘들었지?"

 마지막 그 한마디에 겨우 사그라들던… 아니. 아직 끝내 다 쏟아내지 못했던 눈물이 다시금 쏟아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졸업식 이후 두번 째로 실연의 눈물을 쏟아내는 오늘이었다.

 눈물샘이 말라버리다 못해 찌그러질 것만 같을 정도로.

 후에 눈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실연의 아픔을 쏟으며, '이제 그만하면 됐다'라는 마음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나는 소녀의 가슴에 안겨 실컷 울었다.

 

 

 

 

 

 

 

 

 

 소녀의 손을 잡고 놀이터를 빠져나와 향한 곳은 이 곳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모교인 초등학교였다.

 넓은 저녁하늘에 드리워진 황혼에 바라본 초등학교는 더욱 그리운 느낌이 든다.

 모두가 하교를 하고도 남을 시간이라 그런지 넓은 운동장엔 우리 두 사람이 전부였다.

 스탠드에 나란히 앉아 운동장을 바라본다.

 "잠시 내 어린 시절의 얘기를 할까 하는데."

 소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어 그렇게 운을 뗐다.

 옆에서 소녀가 날 바라보는게 시야 가장자리로 보였다.

 "초등학교 6학년때 있었던 나의 첫사랑에 대해서야."

 소녀가 잡은 손에 더욱 힘을주며 꼬옥 잡아온다.

 이젠 망설이지도, 외면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어. 어느 날 자리바꾸기로 짝궁을 정하는데 그 여자애와 짝궁이 된거야. 내심 기뻐하고 있었지. 하지만 그 여자애는 내가 짝이란 걸 확인한 순간 엉엉 울더라.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말이야."

 "정말 너무하네."

 소녀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치? 그 당시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 그때 당시 청소당번이었던 나는 교실에 홀로 남아 울고있었지. 그러던 그때 어떤 여자애가 교실에 들어온거야. 바로 내 첫사랑이었던 '박세희'라는 여자애였어."

 그 이름이 소녀의 귀에 들어간 순간, 소녀의 미소에 쓸쓸함이 번졌다.

 "휴지를 뽑아오더니 코를 풀어주더라. 그 뒤엔 날 울렸던 그 여자애의 리코더를 더러운 물에 담궜다 빼며 함께 복수를 했지. 참, 세희는 나처럼 외톨이인 여자애였어. 그래서 더욱 끌렸는지도 몰라. 그 뒤로 둘이서 함께 짓궃은 장난을 칠때면 정말로 행복했지. 그래. 난 세희를 정말 좋아했던거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것만 같은 졸업식이 코 앞에 들이닥쳤어. 세희는 이사를 가게되어 나완 다른 중학교를 지망할 수밖에 없었어."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준비를 하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졸업식 전 날, 나는 세희에게 고백을 했어. 세희 또한 날 좋아하고 있다며 내 고백을 받아주었지. 정말 기뻤어. 서로 다른 중학교를 가게되어도 항상 연락하자며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어. 그렇게 졸업식을 무사히 마치고 이사를 가 떨어지게된 세희와 날마다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지.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예고도 없이. 어제까지만 해도 즐겁게 통화하던 세희와 연락이 끊겼어.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자 들려온 목소리는 세희의 목소리가 아닌 없는 번호라는 싸늘한 안내 소리였지. 뭔가 사정이 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기다렸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세희에게서 연락은 오질 않았어."

 소녀는 시선을 내렸다. 조금 우울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유일한 연락 수단이 전화였는데 그게 끊기니 도저히 찾을 방법이 없었어. 무작정 걸어다니며 찾아보기도 했지. 하지만 그게 이별이라는 의미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스쳤어. 그러더니 내가 하고있는 짓이 정말 예의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결국 찾는 건 포기하고 암울한 나날들을 보내게 되었지.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돈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넘어져 죽어버렸어. 욕심도, 이룬것도 없는 따분한 인생이었어. 그런 인생이라도 돌이켜보라는 건지 유령이 되어있더라."

 초등학생 시절부터 유령이 되기까지. 프롤로그를 끝마친 나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섰다.

 "유령이 되고나서 어떤 소녀와 만났어. 단발머리가 정말 잘어울리는 예쁜 여자애였어. 근데 아니나다를까. 처음 본 순간부터 뭔가 낯이 익은 느낌이 든거야. 사실 그 낯익음은 대충 무엇인지 짐작이 갔지만 당연히 부정했어. 그럴리가 없다며 말이야. 하지만 그 애와 함께 다닐수록 확신은 더욱 짙어져만 가고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나는 알게 되었어. 못된 놈에게 함께 복수를 하는 그때 이보다 더 선명할 순 없겠구나 싶을정도로 말이야."

 혼자서가 아닌 함께라는 점에서. 그때 느꼈던 상당히 그리운 감각이 선명하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 소녀는 불현듯 모습을 감췄던, 장난의 즐거움을 알려주었던 나의 첫사랑이었던거야."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이 소녀의 턱에 고인다.

 황금빛을 머금은 물방울은 점점 커져가더니 결국 아스팔트 위로 똑똑 떨어진다.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나는 재회의 눈물을 흘리며 세희의 손을 꼬옥 잡고서 이렇게 말했다.

 "오랜만이야. 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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