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하얀색 왕과 검은색 기사
작가 : TiAmo
작품등록일 : 2016.7.28

도망쳐나온 스노우와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

"저 왕관을 봐 아름다운 붉은색이지?"

 
2.늑대(4)
작성일 : 16-08-05 14:18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578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뿌우우-!

 

  펠릭스가 토니를 마무리 지으려는 찰나 나팔이 불었다. 가마르 쪽의 퇴각 나팔이었다.

 

  펠릭스와 그 병사들이 적의 선봉대를 완전히 궤멸시켜버렸기 때문에 쉽사리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그레이스였다. 가마르 병사들은 마치 지금을 기다렸다는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망치기 위해서 칼과 방패를 버리고 가는 병사들도 여럿 있었다.

 

  펠릭스는 후방에서 추격명령이 내려지지는 않을까 해서 언제든지 적을 뒤쫓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토니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넌 붙잡아 두는 편이 더 나을 것 같군. 이봐! 여기 이 녀석을 데려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팔의 고통을 느끼지 못했던 토니였지만 순간 고통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런 토니를 두 명의 병사가 붙잡았다.

 

  "으아악! 으아아!"

 

  토니는 상당히 충격이 큰 모양이었는지 비명지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물론 팔이 잘려나간 것에 대한 고통도 고통이지만 그것을 잘라낸 대상이 어릴 적의 친구였다는 사실이 상처를 더욱 아프게 했다.

 

  "분명히 몸값을 두둑히 받을 수 있을 거다. 이 녀석 가마르 가문의 장남이야. 피를 멈추고 가둬 놓도록."

 

  토니는 한동안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서 펠릭스의 부하들에게 끌려갔다.

 

  "대장, 어디 다치신데는 없으십니까?"

 

  "뭐, 항상 그랬듯이 조금 피곤한 것 뿐이야."

 

  늑대의 2부대를 이끌고 있는 해리스가 다가와서 말했다. 그리고 펠릭스는 언제나 해왔던 대답을 또 다시 말했다.

 

  "그보다 너야말로 괜찮나? 1부대까지 통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뭐 맨 앞에서 싸우는거라면 명령할 게 그렇게 많지도 않으니까요."

 

  해리스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늑대는 총 15개의 부대가 있는데 그 부대를 이끄는 부대장이 한 명씩 있고 그 한 명이 부대의 10명 남짓하는 인원을 이끈다. 그리고 15개 부대 내에도 서열이 있는데 1부대가 가장 강하고 15부대가 가장 약하다.

 

  부대장들은 각자 부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각 부대원들은 전쟁터에서 일정 거리 이상을 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이들의 기본적인 싸움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부대의 부대장이 사라져버린 관계로 2부대장인 해리스가 1부대까지 관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리스는 펠릭스를 제외하면 두번째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1부대의 부대장이 사라진 지금 해리스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1부대의 부대장으로의 승격이 예정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대부분이 그런 내부 서열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지만 해리스는 조금이라도 펠릭스에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이유에서 항상 1부대의 부대장을 원해왔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이번에야 말로 조금 쉬어야겠어. 중요한 인질도 잡았으니 전쟁은 끝난거나 다름없지."

 

  펠릭스는 사실상 전쟁이 끝났다고 확신했다. 가마르 가문의 가주 클로어 가마르에게 자식은 토니 한 명뿐이었다. 팔이 하나 없어졌다고는 해도 집안을 이어받을 유일한 자식을 내팽개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전쟁은 이미 가마르의 패배로 결과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펠릭스는 휴식을 취하다가 보수를 받아서 이곳을 떠날 생각만을하고 있었다.

 

  "네, 푹 쉬세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찾아가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한다."

 

  펠릭스는 잠에서 깨어나는 그 순간까지도 이제 전쟁은 끝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조던 그레이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펠릭스는 자신의 천막에 돌아가서 잠에 빠졌고 다음날 정오가 되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펠릭스는 바로 조던 그레이스의 천막을 방문해서 가마르 쪽에 협상을 제안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아낸 후 전쟁을 끝마치자고 말했다.

 

  "아니, 나는 협상을 제안할 생각이 없네."

 

  조던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네?"

 

  펠릭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도대체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이 무었인가. 영주의 입장에서 전쟁이라는 것은 금전적 이득이 전부인 것이 아니었던가.

 

  "이 참에 완전히 짓밟에 놓아야겠네. 다시는 재기가 불가능하도록 말이야."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이유라 딱히 자네한테 말할 그럴 듯한 이유는 없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고 싶어. 어차피 그렇게 될 거 녀석의 아들도 죽일까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저는 전쟁은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 잡아온 포로 녀석이 자네를 친구라고 하던데?"

 

  펠릭스는 순간 울컥했다. 자신은 토니에 팔을 잘라내었는데 토니는 아직도 자신을 친구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토니에게 너무 큰 미안함이 들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토니의 팔을 벤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저는 고작 그런 감정 때문에 전쟁을 끝내자고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그레이스가 유리하지만 가마르는 돈이 많은 가문입니다. 앞으로 계속 전쟁이 진행되면 어떤 변수들이 튀어나올지 또 모르는 일입니다."

 

  "괜찮네, 자네들이 있지 않은가."

 

  펠릭스는 분명 조던이 자신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더 전쟁을 해서 펠릭스와 그 부하들을 죽이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희라고 해서 모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비록 두 번의 전투에서 이겼지만 이후의 전투에서는 저희가 모두 다 이겼고 지금 저들은 처음보다도 약해져 있지만 다음번 전투에서 저희가 이기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자네는 배짱이 너무 없어. 그리고 연장자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지 못하네 무릎이라도 꿇고 말하는 것이 어떤가?"

 

  펠릭스는 당장이라도 조던의 목을 치고 싶음을 느꼈다. 조던의 목을 잘라서 토니에게 주며 사과를 청하고 싶었다. 그것이 토니의 팔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말이다.

 

  "제가 무릎을 꿇고 제안을 한다면 저희를 고용하신 고용주님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을까요?"

 

  "뭐, 그건 그 때에 가서 이야기 하도록 하지. 하지만 설마 고용주에게 반항해서 자신들이 쌓아온 평판을 떨어뜨리고 싶지는 않겠지?"

 

  펠릭스가 집을 나와서 늑대를 만든 이후 자신의 명예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단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다른 귀족들에 대한 늑대의 평판이다. 그 평판은 용감히 전쟁터에서 죽어나간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쌓아진 것이었다.

 

  펠릭스는 이번에도 또 늑대의 평판을 지키기 위해 희생해야만 했다.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땅에 무릎이 닿는다. 무릎 위에 손을 올리자 고개는 저절로 숙여졌다. 상대에게 굴보가여 고개를 숙인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도 수치스러워서 고개가 숙여진 것이다.

 

  "저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두번의 전투로 저쪽은 많이 약해져있는 데다가 가문을 이을 장자까지 인질로 붙잡고 있으니 저희가 협상을 요청한다면 충분히 받아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녀석들에게 충분한 돈을 얻어낼 수 있을테니 더 이상의 피해는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네 생각은 그런가? 미안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이참에 녀석들을 모조리 몰살해버리는 편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이야."

 

  펠릭스는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껏 자신을 무례하게 대한 사람은 한 둘이 아니었지만 이 정도로 펠릭스를 화나게 한 사람은 없었다.

 

  "그래, 어떤가? 펠릭스 로서 아니 이제는 그냥 펠릭스인가?자네의 그 멍청이들은 또 싸울 수 있겠지 어차피 싸우는 것을 빼면 쓰레기에 불과한 자들 아닌가. 자네를 무릎꿇린 것은 미안하지만 이것 역시 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게. 자네가 명예를 버린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자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네."

 

  "어째서 싸워야만 하는 건지 이유라도 알려주십시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지금 녀석들을 완전히 짓밟아 놓는게 그레이스의 미래를 위해서 더 좋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저 녀석들을 제외하면 이 주위에 우리와 대적할 만한 녀석들은 없으니까. 게다가 이미 협상은 끝났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자네가 자고 있을 때 이미 저쪽에서 협상을 하기 위해서 사람을 보냈어. 그래서..."

 

  "아니요, 그만 듣겠습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펠릭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릎이 아팠다. 딱딱한 땅에 무릎을 꿇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버린 우정과 명예가 고작 이딴 쓰레기를 위해서 였다는 사실에 무릎이 너무나 아팠다.

 

  그 현실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다시 한번 아팠다. 펠릭스가 천막을 나서려는 순간 조던이 말했다.

 

  "아, 그리고 토니라는 녀석은 내일 녀석들의 성 앞에 가서 본보기로 죽일까 하는데, 괜찮겠지?"

 

  펠릭스는 대답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펠릭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펠릭스는 알 수 없는 억울함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그렇게 많은 것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세상에 화가 났다. 노력의 결과가 너무나도 작고 작은 것이어서 그것에 화가 났다.

 

  펠릭스는 당장 토니를 보러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러갈 용기가 선뜻나지 않았다. 뭐라고 말을 걸으면 좋을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펠릭스는 토니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일 가마르 가문의 성 앞에 세워진 간이 사형대가 둘이 서로를 보는 마지막이 되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

 

  토니는 진형의 뒤쪽 바깥에 있는 나무 기둥에 몸이 묶인채 있었다.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주지 않았는지 고개를 축 늘어트린 채.

 

  "누군가 온다고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펠릭스가 토니를 만나려는 것을 그레이스의 병사가 막아섰다.

 

  "비켜라, 내가 쓰러트린 녀석이니 만날 권리가 있다."

 

  "우리에게 그런 건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다. 우리는 영주님의 말씀만 듣는다."

 

  "꽤나 충성스러운 병사들이군. 그런데 그거 아나? 내가 지금이라도 자네의 몸을 얼마든지 벨 수 있거든. 너희는 가마르와의 싸움에서 두 번 이긴 것이 너희들이 잘 싸워서 그랬을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사실 우리 늑대가 없었더라면 당연히 너희들의 패배였다. 당장이라도 내일 우리들이 싸우지 않으면 너희가 패배하겠지."

 

  "그런 말도 안돼는 협박이 통할 거라고..."

 

  병사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펠릭스가 병사의 목에 칼을 들이댔기 때문이다.

 

  "이건 협박도 뭣도 아니야. 그냥 닥치고 있어. 이건 명령이다. 너희 주인에게도 알리지 말고 이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알겠어? 만일 지금 내가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면 너만은 무슨 일이 있어서 죽여버릴테다."

 

  진심을 담아 한글자 한글자를 말하는 펠릭스의 말에는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고 분노로 가득찬 눈은 그 진심을 뼈져리게 느끼게 해 주었다.

 

  "...아...알겠습니다."

 

  펠릭스는 칼을 집어넣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토니의 앞으로 걸어갔다. 토니를 보자 한쪽팔을 잃은 토니만큼은 아니었겠지만 토니의 팔 또한 아파왔다.

 

  펠릭스가 지그시 토니를 바라보고 있자. 토니가 고개를 들어 펠릭스의 얼굴을 보았다. 토니의 눈은 빛을 잃어 흐려져 있었고 희고 곱던 피부도 먼지에 묻혀 그 아름다움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토니가 칼을 들고 휘두르며 적을 베어넘길 수 있었게 했던 팔은 사라져 버렸다.

 

  "왔구나, 펠릭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3.동굴 안의 드래곤(2) 2016 / 8 / 19 346 0 6081   
13 3.동굴 안의 드래곤(1) 2016 / 8 / 11 329 0 5386   
12 2.늑대(7) 2016 / 8 / 8 348 0 5358   
11 2.늑대(6) 2016 / 8 / 7 432 0 5491   
10 2.늑대(5) 2016 / 8 / 6 350 0 6162   
9 2.늑대(4) 2016 / 8 / 5 355 0 5781   
8 2.늑대(3) (1) 2016 / 8 / 4 422 0 5282   
7 2.늑대(2) (2) 2016 / 8 / 3 382 1 5525   
6 2.늑대(1) (3) 2016 / 8 / 2 408 2 5298   
5 1.나린(4) (2) 2016 / 8 / 1 437 2 5442   
4 1.나린(3) (4) 2016 / 7 / 31 427 3 6075   
3 1.나린(2) (3) 2016 / 7 / 30 432 2 5537   
2 1.나린(1) (4) 2016 / 7 / 29 439 2 5402   
1 프롤로그 (2) 2016 / 7 / 28 689 2 143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